[Book Review] 마음의 탄생

Wooho Jung
10 min readOct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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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Ray Kurzweil

마음의 탄생. 크고 두껍다.

0. Table of Contents

  1. Why this book?
  2. About the author
  3. Glossary
  4. Key sentence
  5. Summary
  6. Evaluation
  7. Commitment

1. Why this book?

애청하고 있는 지대넓얕의 143회 ‘AI와 영생’편. 채사장님이 ‘레이 커즈와일’의 책 <특이점이 온다.>를 소개했다. 10년이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그리는 미래는 상당히 과감하면서 매혹적이었다. ‘특이점-Singularity’는 컴퓨터의 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앞지르는 시점을 말하는데, 이 책의 제목은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마음의 탄생>은 저자의 특이점에 대한 생각들의 연장선 상에서, 컴퓨터로 인간의 마음을 구현할 수 있을지를 다룬 가장 최근 저서이다. (2012년)

2. About the author

그의 책은 SF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서두에 레이 커즈와일의 이력을 나열한다. (안 그러면 너무 약 파는 느낌)

21세기 버전의 진시황 느낌. 영생을 추구하신다.
  • 1948년: 많은 천재가 그렇듯이 뉴욕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난다.
  • 15세-17세: 클래식 음악작품을 분석한 뒤 비슷한 스타일로 합성하는 패턴인식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든다. CBS 방송에 출현해 이 프로그램이 작곡한 악보를 피아노로 연주한다. 발명상을 휩쓸고, 백악관에 초청 받아 린든 존슨에게 격려 받는다.
  • 20세: MIT에 개설된 프로그래밍 수업을 1년 반 동안 모두 클리어하고, 수천 개 대학의 모집요강을 DB화하여 입시지원자 개개인에게 맞는 대학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매년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강남 아파트 값(현 시세 7.5억원)을 받고 매각한다.
  • 26세: 평판스캐너기술과 음성기술을 결합하여, 맹인을 위한 Kurzweil Reading Machine을 출시한다. 전미 스케일의 유명인이 된다. 4년 후 제록스에 매각하고, 제록스의 기술자문이 된다.
  • 36세: 스티비 원더에게 영감을 얻어 신디사이저를 만든다. 음질테스트에서 그랜드피아노에서 나오는 소리와 구분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바로 세계적인 악기 브랜드가 된다. 영창악기에 매각한다.
  • — 미래학자, 발명가,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 — —
  • 64세: 구글의 ‘머신러닝과 언어처리 프로젝트’ 책임자가 된다. 아이폰 시리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한다.

3. Glossary

3–1) 신피질(Neocortex): 감각 지각, 시각적 대상 인식, 추상적 개념 인식, 동작 제어, 공간 지각, 합리적 판단, 추론, 언어 구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부분을 관장하는 뇌의 겉표면(outer surface).

4. Key sentence

“뇌(신피질)와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5. Summary

인간이 생각이라고 간주하는 모든 활동은 뇌의 신피질에서 관장한다.

따라서 신피질의 작동 원리를 알게 되면, 베일에 싸인 인간의 생각의 메커니즘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뇌도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5–1) 신피질의 작동 원리: 패턴인식 마음이론

저자는 아래의 생각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이 후려친다.

신피질 작동원리: 패턴을 인식하여 정보를 처리한다. (=패턴인식 마음이론)

  • 우리 기억은 순차적이며 그 순서는 정해져 있다. 입력된 순서대로만 출력할 수 있다. 우리는 기억의 순서를 거꾸로 뒤집지 못한다. (e.g. 알파벳이나 주민번호를 거꾸로 외우기 어렵다.)
  • 뇌에는 이미지, 비디오, 소리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장치가 없다. 우리 기억은 패턴의 나열로 저장된다. (e.g. 방금 지나간 여자의 모습을 묘사하기 어렵지만, 여러 사진 중에 지목하는 것은 쉽다.)
  • 우리 뇌는 패턴을 인지한다. 정보의 일부분만 인지하더라도, 인지 능력은 패턴의 변하지 않는 특징을 명확하게 감지한다.

=> 저자는 인간만의 독보적인 창의력이나 예술적인 능력도 제한된 시간에 패턴인식기를 얼마나 많이 작동시키는 지에 달렸다고 본다.

우리 뇌는 정보가 일부 변형되더라도 패턴의 특징으로 감지할 수 있다.
패턴인식을 통해 하위 레벨 패턴(A)부터 상위 레벨 패턴(Apple 또는 문장)으로 계층적 사고를 한다고 가정한다.

5–2) 신피질의 하드웨어 스펙

직접 계산해보았다.
  • 신피질의 연산 속도: 100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패턴 인식기는 1초에 3*10⁵번 연산(Transaction)한다. 패턴인식기 600개가 모여 피질기둥을 이루고, 500,000개의 피질기둥이 모여 신피질을 이룬다. 신피질에서 패턴인식기들은 병렬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초당 9*10¹³번 연산이 가능하다.
  • 신피질 메모리: 72바이트 용량을 가진 패턴인식기가 3억 개 있으니, 20 기가 바이트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블루레이 고화질 영화 한 편 수준의 메모리라니..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다. (오래된 기억의 경우, 기억이 엄청 흐릿하다가 겨우 생각나는 경우가 있다. 안 쓰는 기억들이 신피질보다 먼 장기기억세포에 저장되다가 로딩되는 느낌이다. 아이폰으로 치면 아이클라우드 느낌.)

신피질은 정보 전달 속도에서의 생물학적 한계를 갖지만, 엄청난 병렬구조(3¹⁰ 개의 뉴런)와 메모리와 CPU가 붙어있는 구조로 아직까지 컴퓨터에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5–3) 디지털 뇌를 만들 수 있는가?

  • 컴퓨터 연산 속도: 뇌를 기능적으로 시뮬레이션하려면 초당 10¹⁴~10¹⁶번 연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컴퓨터는 아직 신피질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일본의 K컴퓨터는 이미 초당 10¹⁶번 연산을 해낸다고 한다. 인텔은 최근 circuit board 공간 문제 해결을 위해 3D 프린팅을 활용해서 쌓는 방식으로 제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컴퓨터로도 신피질의 연산 속도를 능가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메모리: 인간의 메모리가 20기가 바이트가 훨씬 넘는다고 해도 컴퓨터를 이길 수 없을 듯.. 이 부분은 컴퓨터가 넘사벽이다.
일본 K 컴퓨터. 신피질에 대적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나보다..

5–4) 수확가속법칙에 따라 정보기술 발전은 급가속!

수확가속법칙은 정보기술이 예측가능하고 기하급수적인 궤도를 따라 발전한다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1000불짜리 컴퓨터의 연산능력 상승곡선을 로그함수로 나타냈다. 2010년 경에는 쥐 한 마리 뇌의 연산능력에 불과하지만, 2030년 경에 사람 한 명의 연산능력을, 2050년 경에는 전 인류의 연산능력을 능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로그함수 그래프 내에서도 y=x² 기울기.. 과연?
<특이점이 온다.> 내용을 역자가 친절히 요약해주셨다.

5–5) 그래도 복제할 수 없는 인간만의 의식이 있지 않을까?

저자는 그런 거 없다고 한다. 의식이나 마음도 뇌의 작용일 뿐이라고 하며, 최근 연구 사례들을 소개한다.

5–4–1) 분할뇌 실험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들보가 절제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좌뇌가 명령을 해서 오른손을 움직였더니, 후에 우뇌가 자기가 명령을 해서 오른손이 움직인 것으로 합리화(작화증-이야기를 꾸며냄) 했음이 밝혀졌다고 한다.

5–4–2) 리벳 실험

두피에 EEG(뇌전도) 전극을 붙인 실험 참가자들에게 ‘움직이고 싶은 욕구나 충동을 처음 인지하는 순간’에 버튼을 누르게 했다. 참가자들이 버튼을 누른 시간은 실제 움직인 시간보다 0.2초 정도 앞섰다. 하지만 EEG신호를 살핀 결과, 운동피질이 행동을 촉발시킨 시간이 욕구를 보고한 시간보다 0.3초 앞섰다. 결국 행동을 하기로 결정 내리기 전에, 운동피질이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준비했다는 뜻이다.

6. Evaluation

6–1) 사고실험에 기반한 예측은 아직..

저자의 패턴인식 마음이론은 사고실험에 기반하기 때문에, 아직 나에게 확실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아인슈타인이 사고실험으로 상대성이론을 도출했지만, 그 성과는 후대 과학자들이 실험적으로 검증하면서 더욱 빛을 받게 되었다. 저자도 이 책의 예측이 검증이 되고, 패턴인식기를 활용한 컴퓨터가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시점에 재평가받는 게 맞을 듯하다.

6–2) 진짜 수확가속 하는가?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법칙을 붙여, 수확가속법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Computing power도 저장장치도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왜 아이폰 16G 폰을 쓰고 있으며, 매번 사진을 지워야 하는 걸까? 수확가속법칙? 나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6–3) AI가 딥러닝 하면 정말 밥까지 떠 먹여주나?

AI가 최근에 영화에서 전지전능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으면서 AI대세론에도 한층 무게가 실린 것 같다. 하지만 AI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것과 화장지 공장을 운영시키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일 것이다. 각각의 영역에서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가다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AI가 딥러닝을 해도 당분간 우리 같은 월급쟁이들이 해야 할 일들은 계속 산더미일 것으로 예상된다.

6–4)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초당 연산 능력으로 너무 단순화한 듯.

최신형 CPU를 탑재한 컴퓨터에게 렉이 안 걸리는 것을 바랄 뿐, 끊김 없이 말동무가 되어주길 기대하지 않는다. 슈퍼컴퓨터라도 연산 속도만으로 오랜 친구처럼 사람의 미묘한 감정을 헤아리고 반응해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빠른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인간의 마음에는, 통계적 분석 후 최적의 정답을 빠르게 찾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 있는 것 같다.

역시 미묘한 감정을 헤아려주지는 못한다.

6–5) 기억장치가 뇌에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저자는 신피질 패턴인식기 개수를 기준으로 인간의 메모리가 20기가 바이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추정은 기억장치가 뇌에만 존재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최근 장기 기증한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되는 현상인 세포 기억설이 조금씩 대두되고 있다. 정상과학으로써 뇌가 모든 기억 및 사고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패러다임이 틀릴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신피질을 복제한 인공지능은 인간 뇌와 치환되지 않을 것이다.

6–6)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려는 의지에 박수

인간의 뇌, 의식, 자유의지, 정체성과 같이 건드릴 엄두가 안나는 이슈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선구자가 되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라도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 논리적인 접근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7. Commitment

7–1) <특이점이 온다>도 빠른 시일 내에 읽어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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