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공유경제 vs 플랫폼 기반 협력주의

Wookseob Jeong
19 min readApr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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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역에 대한 안내
해당 글은 트레보 숄츠(Trebor Scholz)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플랫폼 기반의 협력주의(Platform Cooperativism)’에 대한 소개 자료로서 실리콘 밸리 발 공유경제 모델들의 한계나 현실적인 대안경제 모델에 관심있는 분들께 소개하고자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Cooperativism은 -ism이 가지고 있는 ‘-주의’ 라는 맥락에서 ‘협력주의’로 번역하였으며, 국내에 소개된 전통적인 맥락의 ‘협동조합’과는 결을 달리하는 부분도 있어서 Cooperativism=협력주의, Cooperative(s)=협동조합으로 번역해두었음을 알려 둡니다. 그 밖에 번역의미가 중의적일 경우 원어를 가급적 원어와 함께 표기해두었으며, 문장의 간략화를 위해 평서체로 작성하였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오역이 있을수도 있는 만큼 원문도 꼭 확인해보시기 바라며, 원문 글이 2014년 12월에 발행된 만큼 시간적으로 현재 상황에 맞게 업데이트 되지 않은 내용도 있을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2016년 2월 22일 p2p파운데이션을 통해 소개된 장문의 최근 페이퍼도 확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 필자소개
Dr.Trebor Scholz. (트레보 숄츠)
분단시절 독일 동독에서 자랐으며, 러시아인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여름에는 지역의 공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독일 드레스덴, 폴란드 바이마르,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 미국 샌 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버팔로, 투산 등 다양한 국가/도시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5년 뉴욕에서 열린 Platform Cooperativism 컨퍼런스를 통해 기존 공유경제 모델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디지털 노동 환경에 대한 주목할 만한 주장들을 본격적으로 공유했으며 작가, 교육자 그리고 미국 뉴 스쿨(The New School)의 문화 미디어 학부 부교수로서 디지털 노동환경, 글로벌 미디어 액티비즘 등을 다루고 있다.[상세소개link]

3. 본문안내
협력적 경제/공유 경제라고 불리는 비즈니스에서 비윤리적인 노동 관행에 대한 반발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즈, 뉴 리퍼블릭과 같은 미디어들을 통해 노동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Taskrabbit, Handy, Uber등과 같은 ‘온라인 노동 중개업(Labor Borkerages)’을 하는 비즈니스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 되었다. 근래 개최된 디지털 노동 컨퍼런스(Digital Labor conference)에서 맥킨지 웍(Mckenzie Wark)은 현재 협력적 경제/공유 경제라고 불리우는 비즈니스 모델은 전통적인 자본주의로 설명하기 힘든 점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비즈니스 모델은 자본주의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무언가 더욱 악화시키는 것들입니다”라고 말이다. [1]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러한 알고리즘 기반의 반 노동조합주의식 비즈니스 모델(anti-unionism)도 공정한 근무 환경 제공을 통해 우리에게 다른 종류의 소유권을 제공해 줄 수 있고, 인도주의적인 자유 시장 모델이 될 수 있게 응용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GPS를 통해 승차 가능성을 공유하는 우버 앱을 생각해보자. 왜 노동 중개업 기반의 플랫폼인 우버의 CEO와 투자자들만이 주요 수혜자가 되어야 하는 걸까? 각 지역사회의 개발자들과 운전자들이 직접 소유한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협력적으로 우버의 앱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수도 있지 않을까?
VC를 통해 3억 달러로 평가받는 가치나(180억 달러의 버블을 포함), 광범위한 국제적인 확산에도 불구하고 우버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은 아무것도 없다. 우버 앱은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디지털 기술은 한 부분일 뿐이고, 이 글에서는 로버트 오웬이나 에드워드 파머 톰슨이 주창한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worker-owned cooperatives)’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고 싶다.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모듯 것을 잊어 보자. 곧, 대규모 무인시스템이 세상을 지배하는 새로운 운영자가 될 것이다.”

물론, 미래에 우버와 같은 단 한가지 모델만 존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래의 노동시장이 단 한가지 모델만은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상상력에 전문적인 협력과 협동의 형태를 담아보자. 노동자 소유 협동 조합은 플랫폼 기반의 앱을 통해 구현될 수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P2P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함으로서, 이전과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하는 자본가들에게 진짜 공유경제 플랫폼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다.

나는 생의 많은 부분을 협동조합에 몸 담았다. 또한, 공동체 중심의 환경에서 자랐고 공동체 중심의 사회가 어떻게 평등함을 만들어내는지 지켜봤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내가 모든 것을 협동조합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밀레니엄 세대들은 개인적인 조건을 넘어서는 협동조합 활동에 몸담는 것을 몹시 불편하게 생각할 것이고, 막대한 자본을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것을 장벽으로 생각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실리콘 밸리의 자본가들이 앞서 나가는 동안 벌어지는 사회적인 운동이나 정부 규제 혁신과 관련된 활동들이 느려터져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커들은 물론, 장기적으로 일을 해야하는 육체 노동자들,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모두 함께 네트워크의 힘을 활용해 우버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구태한 비즈니스 모델인지 증명해야 할 때이다.

현재의 협력적 경제/공유 경제 노동 환경에 대한 몇가지 의견을 먼저 다루고, 내가 ‘플랫폼 기반 협력주의(Platform Cooperativism)라고 일컫는 것들에 대해서 보다 상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비즈니스 구루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컨텐츠 공유 부터 물건, 공간, 교통과 관련된 대여업, 그리고 노동 중개업 까지 단계적인 시장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Feastly, Carpooling, Handy, Kozaza, EatWith, Kitchensurfing, TaskRabbit, Uber 등의 기업들을 포함한 수 많은 공유 경제를 표방하는 기업을 통해 유사 제품/서비스를 기존보다 저가에 구매 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환영하는 추세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에 언급한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기존 자본 시장이 가지고 있던 문제에 대항하는 취지로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되긴 했다. 공유 경제는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모델이자 다음 세대의 노동 방식을 설명하는 선구자적인 모델로 묘사되고 있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래버는 “빌어먹을 직업들”이라는 에세이를를 통해 구글은 죽음을 정복하게 될 것이고, 이런 대담하고 파괴적인 경제 모델들이 노동시장을 원시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2]

http://ca.askmen.com/entertainment/austin/hbo-s-silicon-valley-geeks.html

하지만 이제 소수의 사람들만이 ‘파괴적 공유 경제’라는 이름의 연극을 예전처럼 믿고 있을뿐이며, 소비자와 개인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목적으로 ‘peer’라는 수사를 구현하거나 변화하는 세상을 설명해야 할 때(HBO의 드라마 ‘실리콘 밸리’ 에서나) 지속적으로 언급할 따름이다. 그들은 현재 벌어지는 모습을 정의할 필요가 있을 때만 일종의 수단으로서 공유 경제라는 말을 사용할 뿐이다. 대중들은공유경제가 수백만 달러의 광고를 통해 그들의 서비스를 알리려는 마케터들의 수법이란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우버 뿐만아니라 위키피디아나 Fold It도 사실상 노동력을 무상으로 착취하는 것과 같다고 공공 세미나를 통해 언급한바 있다.

또한, 이렇게 애매모호한 공유경제의 확산은 ‘월가 점령(Occupy)’이나 ‘아랍의 봄’과 같은 풀뿌리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어버렸다. 우습게도 마치 제약 산업처럼, 공유경제를 대변하는 기업들의 마케터들은 주로 젊거나 호감 가는 여성들일 경우가 많다. 또한 비평가들은 기존 공유 경제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불쾌한 문제들을 알리는 것을 주저하는 것 처럼 보일때도 있다.

최근 ‘플랫폼 자본주의(platform capitalism)’를 언급한 샤샤 로보[3]나 마틴 케니[4]는 현재를 장식하고 있는 21세기를 대표할 새로운 직업들의 형태를 조금만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순식간에 수 많은 ‘긱’들에 의해 노동자들이 비극을 마주하는 모습이라고 한 바있다. 플랫폼 자본주의는 ‘하청 계약’과 ‘대여 경제’를 통해 소수의 자본가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정의할 수 있다. 아웃소싱하기 어려운 일들, 애완 동물 돌봄이, 청소용역 같은 직업들이 플랫폼 자본주의 아래 놓이게 된다.

핸디(청소 p2p 서비스)처럼 혁신적이라고 불리는 모델을 플랫폼 자본주의라고 지칭하긴 어렵다고 할 지라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한 주문형 비즈니스 모델로 몰려가는 밀레니엄 세대들 때문에 교통,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 활동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상황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우버나 에어비엔비와 같은 기업들은 자산에 대한 어떠한 물리적인 인프라스트럭쳐도 없이 150억 달러라는 기업가치로 사상 최고의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들은 물리적인 자산에 대한 어떠한 투자도 없이 당신의 차와 집, 노동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중간 상인들에게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물류 기업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뉴욕대학교 비즈니스 전공 교수 아룬 순드라라잔에 의하면, 현재 개인 서비스와 전문 서비스가 혼합되면서 4차원적인 상업 활동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동시에 노동자 보호와 관련된 이슈들도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노동력 이외에 (착취할만 한)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유경제라는 대서사시는 그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것 처럼 달콤하게 느껴진다. 집앞 정원에서 키운 나무에서 수확한 과일을 이웃에게 팔거나, 로마에 있는 아파트나 삼나무 숲 속에 있는 나무집을 빌리는 것 처럼 말이다. 버클리에서는 이웃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저녁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고[5], 우버택시 안에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해 자신만을 위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모든 것이 정말 편리해 보인다.

공유경제는 ‘기술로 연결되었지만 외롭다 (Alone Together)’의 작가 ‘쉐리 터클(Sherry Turkle)’의 이야기를 완전히 무마시킬 수 있을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에어비엔비를 이용해 독거 노인이 빈방을 빌려준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소비를 위해 타인의 집을 사용하고 사회성을 위해 머무르는 것 처럼 착각하게 된다.[6]

만약 당신이 우버 운전자로서 많은 시간을 차와 함께 보내는데 동의 한다면, 우버에서는 당신이 만족 할만 한 고급 차량을 구매하는데 공동 투자를 해줄 것이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소유가 아닌 접근성(access, not possession)”이라는 구호가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들은 소유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필요할때만 물건을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을 더 원한다고 한다. 집카(ZipCar)는 이런 생각을 대변하는 모델이다. 이것은 필요한 것은 언제든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일을 소유하지 않지만 언제든 재생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사용하는 것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다음에 다시 필요해지면 비용을 재지불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삶 자체를 스스로 스트리밍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소비자가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을 알 수 없어 불량품이 나돈다는 개살구 시장(markets for lemons)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더 이상 관리가 허술하게 된 중고 자동차를 살 필요가 없어진다. 이것은 사기를 치는 중고 자동차 딜러, 무허가 배관공이나 전기 기술자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을 통해 실시간 프로필이 만들어지고 그러한 플랫폼들과 결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소한 이러한 평판 시스템은 공유경제 비즈니스들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정부의 규제에 대항할 수 있는 조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평판 기준에 대한 충분한 내용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주장(캐나다의 기술자이자 유명 블로거 톰 슬리)도 있다. 평판 시스템이 우버나 에어비엔비의 악성 유저를 골라낼 수 있다면 정부도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노동자들의 최소 급여나 독점 방지를 위해서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기존 택시 회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경우도 있다. 승차 요청 앱을 이용해서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을 더 쉽게 만들어주고 승객 중심의 서비스를 통해 나쁜 운전자들에 대해 평판 후기를 남길 수 있다. 일부 택시 기사들은 정규직이라 (비정규직인)우버 운전자가 아닌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들은 택시 회사의 제약없이 유연하게 업무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생태학적으로 생각해봐도 노동력 기반의 회사일 경우 한명의 기사가 하나의 직업을 가지는 것이 (우버처럼 불안정한 시간제 직업을 가지는 것 보다)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시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는 한장에 80만 달러나 하는 메달리온 시스템(택시 영업증)은 지자체의 생각없는 무책임한 행동일 뿐더러 택시기사들이 연대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본 글 작성 이후인 2015년 경 메달리온 규제에 대한 완화가 있었으며, 옐로캡은 결과론적으로 2016년 1월 법원 파산 신청에 들어감) 메달리온과 같은 정부 규제성 시스템은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에 걸림돌이 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대여 서비스 시스템은 택시 서비스를 다양한 종류의 노동자 협동조합의 형태로 변화시켜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버와 에어비엔비 등이 대도시를 상대로 어떻게 마켓팅을 하는지를 살펴보면, 오래된 말로 ‘돈이 모든걸 말해준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새롭게 생각하기.

그렇다고 곧 종말이 올것처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앱을 이용해서 호출할 수 있거나 더 나은 방법을 활용해 조직할 수 있는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을 생각해보자. 협동조합의 경우 우버와 같은 내부 경쟁자들과의 경쟁, 대중들의 인식, 일 할당량, 급여수준 등 해결해야될 과제들이 많다.

투자자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우버가 가까운 미래에도 꾸준히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비즈니스 사례들을 보면 이런 분석은 예측일 뿐이란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최고 주가를 올렸던 Myspace나 Friendster같은 서비스들이 어떻게 고객을 잃었는지, 심지어 어쩌다 비즈니스를 접게 되었는지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혁신이란 것은 오직 대규모 자산이 있을때만 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단순히 그런 논리만을 믿는다면 ‘제퍼 티치아웃’(Zephyr Teachout, 진보 활동가이자 법대교수로서 2014년 뉴욕 민주당 경선에서 34%의 지지율을 끌어낸바 있음)같은 활동가가 경선에 나서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최근 제퍼 티치아웃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시스템을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현상을 지적한바 있는데,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현대인들은 공동체적 주인(Collective Owners)의식을 가지기 보다 기업이 원하는 노동자로서의 의식을 더 따라 가려는 것 같아 보인다.

우버X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은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개인 개발자들에 의해서 충분히 구현될 수 있다. 서비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개발자와 노동자들에 의한 개발 과정을 가지면 된다. 조금 더 나아가면 비트코인을 활용한 크라우드 펀딩식의 지원도 가능하다. 우버가 등에 업고 있는 대규모 자산을 가진 투자자들은 법의 규제를 흔들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으며, 언제든 구미에 맞게 지자체나 정부를 주므르면서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한다고 할 수도 있다.

우버는 도시 수준의 레벨에서는 얼마든지 규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 단위의 노동법도 좌지우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도, 정말 아마도 이들이 완화시킨 규제들을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에서 유리하게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버로 인해 택시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가지고 있는 독점구조에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를 등에 업고 단기적인 주주들의 이익만을 고려한 기업들이 더 나은 근로 조건을 제공한다면 운전자들이 갖게될 이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은 상상하기 힘들다. Peers와 같은 비즈니스 연합은 다른 공유경제 비즈니스들과 달리 노동자들을 직접 소개해주는 중개상의 역할을 하고 있고, 사회적인 안전망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수익 배분 문제를 고려할 경우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 중개자 역할만을 하는 우버에게 막대한 수익을 줘야하는 걸까? 우버와 리프트의 저가경쟁으로 인해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고 있으며, 업무환경에 대한 철저한 감시망(온라인 평판 시스템의 단점)을 통해 언제든지 일자리를 잃게 될 지도 모른다. 트위터에 사소한 비판만 하나 올라와도 운전자에게 영향이 가는 것이다.

택시 운전자들과 기술자들의 협력으로 서비스를 만든다면 기업 수익 분배가 좀 더 형평성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동차 소유주들이 개발한 자동차 대여 서비스와 협동조합형 이베이라 할 수 있는 페어몬도와 같은 서비스로 이미 구현되고 있다.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은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사회단체들의 대안 모델이 될 수 있다. 그 조건을 살펴보면, 공동으로 소유할 것 / 민주적으로 비즈니스를 관리할 것 / 업무를 위한 공동의 목표를 가질 것 / 건강보험과 연금을 제공할 것 / 노동의 존엄성을 가질 것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뉴욕에서 몇년 전 시작된 여성중심의(24명으로 구성된) 한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을 살펴보면 최저 인금이 10달러에서 25달러로 인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요하이 벤클러(Yochai Benkler)나 마이클 보웬(Michel Bauwens)등에 의해서 오랜시간 동안 제시된 바 있다. [7] 보웬은 동등한 파트너로서 자유로운 참여를 지향하는 p2p 경제 모델을 통한 공유재 생산의 중요성을 주장해 왔다. 벤클러의 경우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컨텐츠의) 공동 생산은 협동적이고 협력적인 행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비 시장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8]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은 다큐멘터리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This Changes Everything)’를 통해서 2001년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후 버려지거나 오래된 공장을 협동조합으로 변화시킨 사례들을 2년간 촬영하고 경험한 것들을 공개한 바 있다.[9] 그녀는 또 다른 다큐멘터리 ‘접수(The Take)’를 통해서 부도난 자동차 부품회사의 노동자들이 협동 조합으로서 기업을 다시 일으켜낸 내용을 다룬바 있다. 해당 노동자들은 위기를 극복해낸 뒤 지난 10여년간 위기에 빠졌던 기업들을 탄탄하게 재건해가고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는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협동조합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내수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60년의 협동조합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경우 20만명의 규모로 400여개의 노동자 협동조합이 운영 중이며, 그 중 한 곳은 2,400만 파운드(약 400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한바 있다.

성공적인 협동조합을 예로들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몬드라곤(Mondragon)의 경우 1956년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으로 창립된 이후로 2013년 까지 금융, 상업, 교육 등의 분야에서 74,061명의 노동자들이 소유주로서 활동하고 있다.[10]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인간적인 비즈니스라는 가치아래 설립되었으며, 대표 매니저들의 평균 수입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조직내 노동자들의 5배를 넘지 않는다. (월마트 대표의 임금이 일반적인 월마트 노동자 임금의 1,034배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보자.)

협동조합의 구조와 일반적인 기업의 구조를 비교해보면, 자본중심의 플랫폼이 플랫폼 기반의 협동조합이 되는 것도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 플랫폼은 투자자를 등에 업은 중개상들의 눈속임 없이 온전하게 노동력을 교환할 수 있게 해준다. 단기적인 일거리를 제공하는 플랫폼 뿐만아니라, Mechanical Turk (컴퓨터 보다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에게 시키고 비용을 지불하는 웹서비스), CrowdFlower(크라우드 소싱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에도 적용가능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정의를 따라보자. 플랫폼 기반의 협력주의는 노동자들에게 보다 동등하고 개선된 노동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를 대변하는 수 많은 비즈니스들은 돈을 쫒고 있지만, 플랫폼 기반의 협력주의는 소유권의 공유를 통해 공유의 진짜 의미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반시장적인 성격이 아닌 시장경제의 일부로서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맞이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시켜 줄 수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협동조합이 모든 자본주의식 플랫폼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우선으로 하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통해 21세기에 새롭게 맞이하고 있는 디지털 노동 방식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적 기초를 다져줄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1] Wark, McKenzie. “Digital Labor and the Anthropocene.” «DIS Magazine.N.p., n.d. Web. 29 Nov. 2014.

[2] Graeber, David. “On the Phenomenon of Bullshit Jobs.” STRIKE! Magazine. N.p., n.d. Web. 18 June 2014.

[3] http://www.spiegel.de/netzwelt/netzpolitik/sascha-lobo-sharing-economy-wie-bei-uber-ist-plattform-kapitalismus-a-989584.html

[4] http://brie.berkeley.edu/publications/WP182.pdf

[5] http://josephine.com

[6] http://www.digitallabor.org/participants/arun-sundararajan

[7] http://p2pfoundation.net

[8] http://cyber.law.harvard.edu/wealth_of_networks/Paragraphs

[9] Klein, Naomi. This Changes Everything: Capitalism vs. The Climate. Simon & Schuster, 2014. Print. 105.

[10] Cheney, George. Values at Work: Employee Participation Meets Market Pressure at Mondragon. ILR Books/Cornell University Press, 1999. Web. 29 Nov.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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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kseob Jeong

Graduate Student, Integrated Design, KISD,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그 중간 어디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