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애플와치 (워치) 발표 감상 정리

사람들은 점점 (정확히는 잡스 이후) 애플 이벤트에서 발표되는 애플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애플 제품에 대한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영화를 보고나면 영화 리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별점을 보는 일이 늘어났다는 것과 비슷하다. 애플과 스티브잡스를 좋아한다면 이런 ‘저렴한’ 반응은 유쾌하지 않지만 애플이 ‘신계’의 가격과 품질의 ‘시네마디스플레이’같은 제품을 팔던 90년대 시절에서 벗어나 ‘인간계’의 가격과 품질의 ‘아이팟’이나 ‘아이폰’ 정도의 제품을 동 시대에 내놓으면서 감수해야 할 저렴한 반응인지도 모르겠다.

- 철저히 개인적으로 이번 애플 아이폰 6와 6플러스 발표는 ‘더 이상 아이폰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단, ‘아이폰보다 더 나은 폰이 나온다면’ 그럴 것이다. 다시 제대로 된 문장으로 이야기하면 ‘아이폰 보다 더 나은 제품이 나온다면 아이폰을 더 이상 사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발표가 이번 아이폰6와 6 플러스 발표였다. 참 시시한 발표였다. 화면이 커지면 ‘불편하다’고 말했던 회사가 ‘정 원한다면’ 혹은 ‘정 사겠다면’ 혹은 ‘시장이 원한다면’ 혹은 ‘그게 잘 팔린다면’의 이유로 화면을 크게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마뜩찮다. 다시 ‘신’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구약성서에서 하나님은 ‘왕을 주소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니들이 원한다면 ‘왕’이라는 걸 허락할게 하신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지들 손해로 막을 내렸다. 다시 말하지만 신 레벨의 제품을 만들던 잡스는 왜 손가락도 닿지 않는 큰 화면을 원하는지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지만 모세 정도 되는 레벨의 ‘팀 쿡’은 징징 거리는 ‘시장'을 위해 그냥 그걸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이다. 이 결과는 애플에게는 매출 증대 사용자에게는 ‘두 손 사용’이라는 해괴한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팀 쿡 입장에선 어쨌거나 눈 딱감고 그 ‘양 손가락 허우적’에 대해 타협을 하면 아이폰의 콘텐츠와 안전함과 만족도과 여전히 가장 최고의 경험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양보가 가능했을 것이다. 너무 예쁘고(멋지고) 심지어 착한데 딱 하나 단점은 ‘집이 먼’ 그런 소개팅 파트너를 만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집 먼건 용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만한’ 상대를 만나기가 어디 그렇게 쉽겠냐?

- 사실 큰 화면은 나같은 사람빼고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구매자들의 ‘비겁한 변명’이었다. 아이폰은 화면이 작아서.. 아이폰이 조금만 컸어도.. 따위의 변명 이제부터 없는 걸로 되어버렸다. 하지만 발표 이후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의 반응은 새로운 구실을 찾고 있다. 절연선이 안 이뻐. 이번엔 한번 건너 뛸래, 5s가 더 이뻐… 사실 이 분들은 원래 아이폰 따위를 쓰고 싶지 않았던 분들이다. 소개팅 이야기에 다시 빗대본다면 주말에 만난 파트너가 키가 작아 별로라던 사람은 그 다음 주말에 정작 키 큰 파트너를 만나면 이번에는 가족이 많은게 문제라고 하고 그 다음주엔 말투가 싫다고 하고 그 다음주엔 캐주얼하게 입고 나온게 싫다고 하는데 결국 그러다가 키 작고 가족 많고 말투 이상한 그 왜 길거리나 동네 이동통신 대리점에 안드로이드 마스코트 닮은 그런 사람과 결혼하고 말 사람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정말 아이폰을 쓸 자격은 모르겠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진짜 ‘작아서’ 아이폰이 싫었던 사람들 혹은 이미 아이폰을 쓰고 있었는데 ‘좀 컸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은 이번 발표가 반가웠을 것이고 그들의 ‘수’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국에서 되지도 않는 새로운 결제 기능 ‘페이’에 대해서는 의견 생략. 엘지 유플러스로도 나온다는 점은 케이티와 에스케이티보다는 엘지유플러스 주가를 좀 올려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단 엘지유플러스가 기존처럼 괜찮은 스마트폰 요금제를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 그 다음 시계 이야기. 다른건 다 모르겠고 ‘용두 — The crown’ 이라는 시계 용어를 끌어낸 것만으로 이날 발표의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 시계포에서 시계 맞출 때 한번이나 들었을까 말까한, 전통의 시계에서 3시 오른쪽에 붙어있던 그 돌출 부분을 2시 언저리 어디로 옮겨놓고는 ‘용두’라는 그럴듯한 마케팅 티핑 포인트로 꺼내놓은 점은 애플 부사장마케팅 필 쉴러가 한 건 했구나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접속해 본 애플 사이트의 ‘용두’ 소개 페이지. 애플의 시계는 출발이 다르다는 느낌을 분명히 제공한다. 아니 대체 왜 삼성과 엘지는 이 용두 부분을 마케팅적으로 기능적으로 애플만큼 써먹지, 언급하지 않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첫번째 차이가 여기있다. http://www.apple.com/watch/technology/

사진을 보면 볼수록 저 디지털크라운이 아이폰의 사파이어 홈 버튼처럼 지문인식이 되고 결제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는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이 아닐까? 게다가 언젠가 애플 티비에서 이야기했던 ‘링’형 리모콘 인터페이스도 매칭이 되지 않는가? 됐다 그럼 이것이 두번째 애플 와치와 다른 회사들의 스마트형 전자시계와의 차이가 되겠다.

시계로 무엇을 할까? 애플의 발표는 ‘시계가 하면 좋을’ 기능을 말하지 않는다. 스마트 시계라면 ‘해야만 하는Should do’ 기능이 이미 준비 되어 있다고 말한다. 애플은 후발주자임이 무색할 정도로 음성인식 컨시어지 서비스인 ‘시리’가 있고 ‘턴바이턴’이 있고, 결제 기능을 붙여 넣었고(한국은 안되지만 흑흑..), ‘애플티비’ 연계 기능(역시 흑흑x2) 을 애플 와치에 넣어놓았다. 애플이 카테고리 크리에이터 일때만 해도 즉, 아이폰 때만해도, 전화기가 하면 좋은 기능을 넣어서 아이폰을 만들어 성공시켰지만, 카테고리에 진입해야 하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스마트 시계가 ‘하면 좋겠구나’ 가 아닌 스마트 시계라면 ‘해야 하는’ 주요 기능을 이미 품질이 검증된 상태로 준비해 놓았다는 점이다. 세번째 차이가 여기 있다. 얘네 시계 기대해볼만 하다.

이번에도 투덜이는 있을 것이다. 둥근 시계가 아니라서 아쉽다고? 일본이 만든 80년대 전자시계들을 떠올려보자. 동그란 디자인이 기술적인 준비가 못된 부분도 있겠지만 어짜피 360도 회전하는 바늘 시계의 미학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야 콜론 마크 : 가 껌뻑거리는 걸 십 수분간 들여다보며 신기해하던 카시오와 세이코에서 보아온 전자 시계의 미학은 네모에도 존재했다. 시계가 라운드형이어서 차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저 시계가 듀얼와치이면 구매하고, 난 그저 시계에 만화캐릭터가 있으면 구매한다. 시계는 그런 것이다.

- 마지막으로 이번 이벤트 자체에 대한 이야기. 대체 왜 중계의 시작은 그모양이었을까? 생중계 한두번 하는것도 아니고. 게다가 중국어 더빙 혼합방송이라니? 새벽잠을 설쳐가며 대기타던 사람들을 급당황하게 만들었던 이벤트 중계는 좀 실망이었다.

- 진짜 마지막으로 새로운 애플 티비가 이번에도 나오지 않은 것도 아쉽다. 취미는 더 이상 아니라고 했고, 시계야말로 진짜 ‘취미’임에도 바로 제품을 보여줬는데 ‘티비’에 대한 간보기는 언제쯤 끝나고 식탁에 올려놓을 건지 궁금하고 그렇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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