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 호텔은 왜 에어비앤비에게 추월 당했을까?

호텔건물 하나없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이제는 힐튼 호텔을 기업가치에서 앞서고, 하얏트 호텔을 몇 개 살 수 있는 규모로 성장했다. 하도 사건사고도 많은 이유에는 그만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인데, 무엇이 달랐는지 그 이유를 한 번 살펴보자.
* 이 글은 페이스북 그룹 ‘The Startup Class’와 스타트업 클래스 마케팅과 사업개발, 유료화 강의 등에서 에어비앤비에 대해 소개한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휴가시즌이다. 우리가 여행을 가면서 예전에는 비싸게 갔던 제주도를 몇 만원, 일본이나 각종 휴양지를 몇 십만원 정도의 금액에 갈 수 있는 저가항공권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인터넷에서 숙소를 예약하는데 여행사 대신 각종 예약 사이트들, hotels.com이나 booking.com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데다, 어느순간 한국에서도 많은 예약과 이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비스가 하나 있는데, 다름아닌 에어비앤비(Airbnb)이다.

실제 내가 고객으로서 Airbnb를 알게되고 이용한지 최소 5~6년 정도 된 것 같고, 어느 사이트보다 해외여행이나 출장갈 때 개인계정이나 회사계정을 이용해 가장 먼저 알아보는 숙박예약 서비스인 관계로 오늘은 이 해괴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겪은 그동안 경험들과 스타트업 관련 강의하면서 자주 언급한 Airbnb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적어볼까 한다.

예전에 캡춰했던 각 나라별 지역 체크인한 이미지. 지금은 훨씬 더 늘어났지만 각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거의 80~90%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것 같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 에어비앤비를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느니 미래의 숙박업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들로 설명하고, 최근 외교부 페이스북에도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자주가는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서 발생한 몰카, 성폭행 및 신변위협 등을 유의하라고 공지사항을 띄울 정도이니 낯선 해외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유명해진 셈이지만, 이 스타트업은 실체가 무엇이고, 왜 그렇게 성장했으며 두터운 팬 층이 많은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신 분들은 생각보다 적다.

작년에 이미 Quartz에서 ‘호텔들이 진짜 진심으로 에어비앤비를 경계해야할 때(영문)’라는 기사로 언급할 정도로 우버(Uber)와 더불어 10년 안에 이렇게 빨리 성장한 스타트업이 더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 작년 Atlas Research가 Yahoo Finance/CB Insights의 데이터로 만든 아래 통계를 보면 더욱 실감날 것이다. 농담삼아 Airbnb는 그들이 투자받은 기업가치로 봤을 때 주식을 팔면 하얏트 호텔체인 몇 개는 살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

Source: https://www.theatlas.com/charts/HyjvbqfD

호텔 산업의 정체

예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자사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호텔의 본질은 숙박관광업이 아니라 시설/장치업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사실 그렇다. 삼성은 에버랜드 리조트 외에 신라호텔 뿐만 아니라 신라스테이라는 일종의 레지던스형 숙소를 운영 중이고, 프랑스계 아코르(Accor)그룹과 합자한 아코르 앰버서더 그룹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소피텔, 노보텔, 풀만, 머큐어, 이비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 타겟층 대상으로 영업 중에 있다.

강남지역 역삼역 앞에 웅장하게 서 있는 대형건물인 강남 파이낸스 센터도 원래 사실은 호텔로 운영하려다 여러가지 이슈들과 수요 문제로 사무용 건물로서 탈바꿈했고, 10년도 전에 그 큰 건물에서 일해본 적도 있다. 우리가 물놀이를 가거나 스키타러 갈 때 친숙한 콘도인 대명이나 한화리조트 등 한국에 정말 많은 숙박업소와 그 체인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호텔들은 그렇게 관광수요가 많은지 잘 모르겠는데 왜 이렇게 많아진 것일까?

Okada, Manila. 필리핀 시내에 또 지어지고 있는 일본계 자본의 Okada 호텔/리조트/카지노.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건설산업을 부흥하며 현지 인프라 개발을 위해선 필요한 존재이다. 이미 이 지역에만 30개의 호텔이 영업 중이고 현재 13개가 또 지어지고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hotels_in_Metro_Manila

단순히 생각해보면 호텔이나 리조트의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집기부터 시작해 식자재 유통, 인력운영, 시설관리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호텔의 본질은 사실 토지개발 및 부동산건설, 즉 토목사업과 그와 부수한 금융사업들이다. 최근들어 건설경기 침체로 아파트나 대형 리조트 의 개발, 회원권 판매 및 분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어도, 소규모 펜션이나 건물형태의 그런 개발사업은 여전히 존재하고 투자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숙박업은 사실 부동산 개발산업이다

예전에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에는 이런 사업들이 꽤 수익율을 거두는 사업이었다. 은행 등 금융권들은 고객들에게서 이런 PF(Project Fund) 자금을 유치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동안 자금을 빌려주고, 건설회사가 건물을 세운 다음 분양을 통해 고객들에게서 돈을 받아 그 대출금액들을 갚는다. 물론 덤으로 분양받은 고객들에게서 대출을 개설하는 실적을 세울 수 있는 사업이었다.

은행 및 투자자 입장에선 이 과정이 길어봐야 몇 년안에 끝나므로 꽤 단기에 높은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사실 은행들의 개인/기업대상 대출을 통한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 사이의 차익을 통한 수익) 보다 훨씬 높을 수 밖에 없는게, 내놓기만 하면 100% 분양이 가능한 그런 호시절이었으니깐. 이런 거주목적의 주택 외에도 임대 세입자를 받는 상가, 사무실 등 역세권의 상업용 건물개발 역시 각종 자산운용들이 취급하던 상품이다.

꿈과 희망의 Disney도 은근히 이런 개발사업 꽤 많이 해왔다. 플로리다의 The Lake Buena Vista Shopping Village를 몇 번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최근 Disney Springs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해외에선 부동산 수요와 공급에서 어느정도 한계에 다다르자 호텔 매니지먼트 산업들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이런 임대주택과 상업용 건물보다는 운영과 관리를 위한 리소스는 많이 들어가지만, 꾸준한 부대시설 운용을 위한 일종의 필요물품 공급에 있어 유통마진을 기대할 수 있고, 관광지 뿐만 아니라 업무상 투숙객 등의 수요도 있어 한참 개발되는 지역에 개발할 경우 나중에 건물과 토지의 가치상승 등을 통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런 건물들을 가동률, 객실 점유율들을 주말에 한정(금,토 25% 수준)해서 보수적으로 예측하고 개발했다면 당연히 수익성이 있겠고 주중이야 각종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특가형태로 판매해도 되지만, 아닌 경우 공실을 채우기 위한 피땀어린 경쟁이 필요하다. 이는 장소(Venue) 비즈니스라 불리는 각종 컨벤션, 엑스포, 세미나 등 행사들이 열리는 이유이기도 하며, 이미 호텔업계에서는 이 기사만 보더라도 공급과잉으로 판단하는 추세이다. 그래서 이를 통해 태어난 것이 저가항공권 검색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booking.com, hotels.com 같은 가격비교 형태의 스타트업들이었다.

부동산 신화, 전통적 사무실, 임대건물 들의 붕괴

하지만, 최근들어 강남지역을 지나갈 때 많이들 보셨듯이 호텔 뿐만 아니라 이런 임대 목적의 건물들의 공실율 문제는 더이상 생각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오기 쉽지않다. 어찌보면 경쟁은 심하지만 호텔 객실처럼 작게 쪼개어서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와 버렸고, 이미 판교에 있는 매리어트 호텔의 경우 호텔과 뷔페, 상업용건물, 상가가 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천의 어느 호텔 역시 고층부는 호텔과 저층부는 상업용 건물로 복합 운용된다.

from the Hustle, https://thehustle.co/why-wework-is-worth-so-much

이런 Micro management를 시행하기 가장 좋은 것은 기존 호텔이나 리조트 같은 숙박산업이거나 아니면 기존 전체 임대하는 상가/사무실 형태가 아닌 코워킹 스페이스라 불리는 위워크(wework) 같은 공유형(사실 이 이야기는 맞지 않지만) 사무실 등의 형태가 있다. 물론 이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지만, The Startup Class 페북 그룹에 올린 글이나 The Hustle의 “왜 WeWork은 그리 가치가 높은가?(영문)” 기사를 참고하시면 되겠다.

WeWork같은 스타트업은 최근 Series G(A부터 G단계, 총 7번의 단계) 투자를 유치하면서 20조 기업가치 규모의 회사가 되었다. 전세계에 오피스들을 운영하며 부동산 자산운용과 비슷하지만 다른 접근으로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물론 이런 운영과 내부에 입주한 회사들에 대한 서비스 제공, 커뮤니티 운영에 있어 정말 최고로 좋거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기존 산업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색다른 접근들이 있었음을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 숙박산업의 룰(rule)을 붕괴하는 에어비앤비가 생겨났다. 물론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기존 숙박시설을 겸한 부동산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환대(Hospitality)에 해당하는 F&B, 숙박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업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다른 형태의 서비스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형적인 숙박산업으로 혼동하는게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엄격한 서비스 통제와 관리가 이루어지는 호텔이나 리조트에 비해 매우 많은 문제, 각종 화려한 이슈들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 일어난 몰래카메라, 성폭행 사건 등 낯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고객경험을 중시하는 에어비앤비에게는 꽤 치명적인 이슈 중 하나이다. (물론 내가 여기의 사업개발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겠지만) 기존 허가개념인 숙박업이었다면 어떤 법적 제재나 통제가 될 부분이지만, 이건 이런 목적으로 지어진 부동산이 아닌, 집 대신 요트를 빌려주기도 하고 주차된 캠핑용 차량, 별장이나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고객이 빌릴 수 있는 서비스이지 않은가.

Couch Surfer — flickr : https://www.flickr.com/photos/jordanfischer/2534831768

비슷한 형태로는 애초에 Couch-surfing이라 부르는 숙박비를 아끼려는 배낭여행객들이 다른 나라 여행객의 집에 손님으로 방문하고 남는 소파를 빌려서 잠을 잠깐 자고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개념도 있었고, 단순히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형태의 숙박과 더불어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위험들과 호스트(주인장, 빌려주는 사람)의 레퍼런스(신뢰도)에 대한 문제, 투숙객에 의한 시설훼손 등의 문제도 꾸준히 발생해왔다.

어찌보면 생판 모르는 ‘남의 집’에 가서 방 하나만 빌리거나 집을 빌리는 이런 이상한 아이디어는 나름 혁신의 요람이라는 실리콘밸리에서의 평가도 처음엔 일반인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이자 실리콘밸리 대표적 스타트업 육성기관 Y combinator를 만들었던 Paul Graham 역시 설마 이 친구들이 당시에 이 아이디어로 꾸준히 갈 것인지 의구심을 가졌다고 한다.

실리콘밸리 역사상 제일 그지(!)같은 아이디어의 초창기 모습은 어땠을까?

“Airbnb is the worst idea that ever worked”

어느 투자모임에서 발표한 에어비앤비가 주로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Paul Graham의 트윗SF Chronicle의 기사 참조)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도 비싼 임대료를 낼 처지가 아닌 사람들을 위해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Stage5라는 실리콘밸리와 다양한 창업가들의 인터뷰 영상을 번역해서 공유하는 페이지에 올라온 이 영상에는 이들의 초기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stage5/videos/749423191834286/

사실 에어비앤비를 처음 접하게 된 것도 2010년이었나 11년에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Bizdev(사업개발)하던 친구가 홍콩계 미국인이었는데, 실리콘밸리 친구들이 소개해주면서 알게되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멋진 사이트와 모바일앱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다소 투박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소개하는 한 마디가 다름 아닌 ‘It’s awesome(이거 죽인다)’이었다.

당시에 특히 샌프란시스코로 팀원들을 출장을 보내거나 숙박예약 때문에 나는 다소 짜증이 났던 것은 테크컨퍼런스가 자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시내) 호텔들은 잠깐 묵는 숙소의 퀄리티가 좋지 않은데다(심지어 바퀴벌레도 출몰한다) 3명이 잘 수 있는 Triple room은 $300~400 정도의 금액을 받는다. 좁아서 가방을 놓을데가 없을 정도에 심지어 차를 렌트해도 주차비를 따로 받기도 해서 렌터카와 함께 주차장을 알아봐야 한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Airbnb를 통해서는 숙박이 다 차도 주변에 2층 집 전체에 방 4개짜리 6명이 충분히 지낼 수 있는 숙소를 예약할 수 있고 그 가격은 $200인데다 무료 와이파이가 있고 무료 주차도 할 수 있다. 그 지역에 살고있는 집주인을 통해 어디가 맛집인지, 가볼만한 곳은 어디인지 정보도 얻을 수 있는데다, 어눌한 영어를 해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 물론 그는 그렇게 받은 숙박비 수입으로 친구집에 묵거나 다른 지역에 놀러가 편하게 지낸다. 말 그대로 내 입장에선 다른 호텔에 비해 Awesome한 경험이다.

Airbnb가 성장해온 과정

무작정 샌프란시스코로 넘어와 통장에 있던 전재산 $1,000, 임대료로 한 달에 $1,000, 우리돈으로 120만원이 넘는 월세를 내야했던 가난한 졸업생 몇 명이 생존을 위해 공기침대(Airbnb)를 빌려주고 아침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당연히 쉽게 잘 팔릴 이유가 없을텐데,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민주당 전당대회에 따라 다니는 값싼 숙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숙박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시리얼도 포장만 바꾸어 수집용으로 팔기 시작했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투자자 Paul Graham도 위 동영상에서 언급되었듯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고 실험해보는 것들을 보고 투자했다지만, 처음부터 에어비앤비가 매우 고속성장을 통해 잘 된 것은 아니었다. 나도 마케팅 강의 때 자주 설명하는 내용인데, 제 아무리 좋은 개념이더라도 잘 실행을 못하면 그지(?)같은 아이디어에서 머물렀을 이 서비스가 매우 단순하게 2배가 넘는 성장을 한 사례가 있다.

from How Airbnb Started by Anna Vital — http://fundersandfounders.com/how-airbnb-started/

뉴욕에 등록된 숙소들을 전문사진사를 보내 잘 찍은 사진들을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 때 1주일 거래액 $200에서 $400으로 두 배, 200% 성장을 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게 무슨 별 것이냐고 생각하겠지만 당연히 모든 숙박예약들은 직접가는 것 보단 사진에 의존해서 예약하기 때문이고, 항상 우리는 펜션들을 예약할 때 매우 넓은 방 사이즈와 수영장 크기를 보고 예약하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기대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

물론 호텔업계나 펜션 등 숙박업 입장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일 수 있겠지만, 이 스타트업은 전통적인 숙박업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모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기존 숙박업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기 시작했는데, 방 임대가격과 청소비 등 유지보수에 대한 비용을 다르게 청구하기 시작했고(방 가격 $80, 청소비 $20 등)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호텔 고객에게는 당연히 어림도 없는 이야기지만 Airbnb니깐 가능한 일이다. 왜 그럴까?

에어비앤비의 진짜 고객은 누구인가?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 등 각 지역별 행사에 참가하는 고객들,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를 원하는 사람들 외에도 에어비앤비의 고객들은 매우 다양한데, 그 비밀은 예전 Craigslist, 우리나라로치면 무료신문이었던 벼룩시장이나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같은 중고물품이나 부동산 임대를 거래하는 사이트에 올라온 아래 글을 보자.

Growthhackers.com에 올라온 초기 마케팅 이야기 — https://growthhackers.com/growth-studies/airbnb

비단 여기에 직접 올린 게시물 뿐만 아니라 장소와 관련된 거의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는 에어비앤비와 관련된 언급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중요한 건 단순히 호스트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이 서비스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에어비앤비 직원인가? 절대 아니다. 뭔가 리워드가 어마어마하게 주어졌느냐 하면 사실 그렇지 않다.

이렇게 좋은 경험, 즉 기존 호텔의 격조높은 서비스는 아니지만, 현지 사람의 따뜻한 환대와 여행지에 대한 쉽게 접할 수 없는 솔직한 정보, 현지인과의 교류 등에서 한 번 만족한 고객들은 그 다음번 이용부터는 당연히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하기 시작했고, 이게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Viral 효과를 여지없이 불러 일으켰다. 그냥 단순한 고객이 아닌 셈이다.

얼마전에도 내 페이스북 친구 중 전에 글로벌 IT대기업을 다니셨고 해외를 자주다니는 분이 에어비앤비 경험에 대해 극찬을 한 적이 있는데, 아래 댓글에는 여지없이 실망했던 고객들도 댓글이 달리지만, 만족한 고객은 끊임없이 해외 다니면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거나 추천할 것이다. 이건 돈 얼마를 주면 리뷰, 블로그 글, 댓글 마케팅 해준다는 업체에 맡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모두는 아닐지 몰라도,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 에어비앤비를 사랑하는 편이다.

참 플랫폼 서비스는 말이 쉽지, 이렇게 호스트와 게스트 각 양면 고객에게서 광범위한 사랑을 받기는 매우 어렵다. 어찌보면 내 이웃 또는 내 친구가 운영하는 곳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기도 하지만, 이런 지인기반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제 아무리 평점이나 리뷰가 있더라도 쉽게 일종의 신뢰관계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여러 사건사고와 문제들도 역시 발생한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에서는 어느정도 이상의 고객 경험과 신뢰도가 쌓이게되면 단순 고객이 아니라 팬으로 돌변한다. 이는 고객 뿐만 아니라 호스트도 당연히 에어비앤비에 우호적인 것이 큰 차이인데, 춘천에서 호스트 중 우수 호스트에게 부여하는 슈퍼호스트를 1년 넘게 유지하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오랜 지인의 사례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이미 예전에 강화도에서 펜션을 운영해봤던 분이 왜 다른 예약 사이트들을 두고 에어비앤비라는 플랫폼을 통해 꾸준히 운영할까?

아래 리뷰를 살펴보면 인위적 평가가 아닌 Organic review, 진짜 리뷰를 고객들이 남겨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airbnb.co.kr/rooms/3219482

플랫폼 서비스의 본질에 대해서는 내가 예전에 쓴 글 ‘그 백화점에는 왜 회전목마가 있을까’를 참고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지만, 기존 플랫폼이라 이야기하는 호텔, TV, 홈쇼핑, 백화점 등에서는 공급자가 겨우 20%~50% 정도를 가져가는 구조(물론 이게 무조건 나쁜게 아니라 전통적으로 투자되는 비용도 상당히 많다)였다면, 애플 앱스토어로 시작된 이런 스타트업들의 플랫폼에서 서비스 제공자가 최소 70% 이상 가져가는 수익배분은 나온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은 셈이다.

또한 이미 애플은 예전부터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를 2001년부터 서비스해온 바 있다. 디지털 뮤직, MP3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음반시장과 아티스트들도 U2를 비롯 아이튠스의 홍보대사처럼 나선 이유에는 아티스트 그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수익배분 구조에서 출발한다. 지금은 일반적이어도 당시 후발주자였던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처음 출발할 때에는 수익배분 5:5로 하려고 했던 것을 아는 분들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여기에 한 술 더 뜬 셈이다.

그렇다면 Airbnb는 무엇이라 설명해야 하나?

쉽게 요약하자면 Airbnb는 단순한 숙박예약 플랫폼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 뿐만 아니라 현지 호스트를 통한 각종 정보를 얻고 싶은 게스트 여행객들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이고, 소위 우리가 겪어왔던 일반적이고 일방적인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더욱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나도 예약이 다 찬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그동안 받은 좋은 리뷰 덕분에 전세계 어디에서도 에어비앤비로 예약하는 데 있어 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이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카페를 만들 때 참여한 후 지속적으로 이런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성장되는 과정들을 오래 목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플랫폼을 통해 각종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발견하게 된다.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로 이런 손님이나 호스트를 위해 각종 침구나 주기적인 숙소관리를 위한 사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런 생태계(Ecosystem)는 대표적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애플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발견된다.

이렇게 제품을 사준 고객이 팬이 되는 경우는 참 흔치않다. © Crush — http://crushfff.com/

애플 역시 WWDC(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 같은 이벤트를 열지만 화려한 CEO Tim Cook(물론 작고한 Steve Jobs보단 못할 수 있지만)의 발표 외에도 뒷 편에서는 Apple Developer들이 나와 애플제품을 위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들과 각종 문제해결을 위한 워크샵이나 교육 등을 진행한다. 정말 구름같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 모여드는 이유이다. 에어비앤비도 이런 호스트들과의 만남들을 통해 생태계를 관리하고 있다.

이런 생태계 관리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특히 잘해왔던 분야이고 한국의 협력업체와의 상하관계에선 말만 상생을 외칠 뿐이지 아직은 생소한 개념인 것도 사실이다. 어찌보면 한쪽 편, 고객 입장만이 아닌 월세를 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창업자들의 경험이 에어비앤비 서비스 안에 잘 녹아져있고, 이건 중개인이나 손님 입장에서의 경험에선 당연히 놓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게 왜 기존 호텔산업을 넘어서 버릴 정도로 큰 것인가?

기존 호텔체인의 대표명사인 힐튼(물론 창업자의 손녀 패리스 힐튼도 셀럽으로서 유명하지만) 보다 기업가치가 있을정도로 성장한 것에 대해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의문을 품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어찌보면 호텔과 리조트 등 기존 관광산업은 어찌보면 여행지나 출장지에 휴식과 거주를 위해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부자들을 위한 전유물이었던 산업 아니던가.

또한 여행 역시 이런 중산층 이상을 위한 산업이 아니라 배낭여행객들을 비롯해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각종 트렌드에 따라 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이다. 이런 격변하는 시장에서 에어비앤비(AirBnB)라는 호텔 건물하나 없는 스타트업 하나가 이 산업의 판도를 뒤집었고, 사실상 기존 호텔들이 다루지 못했던 기회를 잡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처음에 여행이 아닌 단기 숙소를 위해 출발했던 에어비앤비도 덩치가 커지면서 이용자들이 급변하고 있다. http://uk.businessinsider.com/airbnb-ceo-speaks-on-disrupting-hotel-industry-2017-3

단순히 이런 민박 형태의 숙박 뿐만 아니라 호텔, 레지던스 등 다양한 숙소들이 에어비앤비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이색적인 숙소에서 출발해 이제는 관련 숙박산업 전반이 모두 들어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에 호텔들이 남은 객실판매를 위해 Booking.com이나 Hotels.com을 통해 20% 수준의 수수료를 내고 있었다면, 지금은 이 형세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https://www.emarketer.com/Article/Airbnb-Traffic-Surges-Surpassing-Older-Brands/1015937

그렇다고 모든 스타트업이 에어비앤비처럼 쉽게 될리는 없다. 내가 스타트업 클래스: 유료화 강의에서도 수차례 강조했긴 하지만, 서비스를 유료화하는데 있어 기존 산업처럼 고객의 매출 창출은 이루어져도 차별성과 경쟁력을 두기 어려운 분야도 많이 없다. 더욱이 무형의 콘텐츠를 팔아야 하는 게임처럼 이렇게 터프하게 살아남은 비즈니스도 별로 없을 것인데, 하물며 실체가 있는 숙박업으로서 운영되는 호텔과 에어비앤비의 전쟁은 어떻겠는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름하게 시작한 이 작은 스타트업 역시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도전을 받게될 것이고 어느 누군가가 이 아성을 무너트릴 지 모르는 것이 이쪽 분야이다. 내가 2003년에 네이버 카페를 처음 만들던 시절만 하더라도 당시 훨씬 더 큰 경쟁자였던 다음 카페를 정말 이길 수 있을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듯이 말이다.

물론 이 에어비앤비가 향후에 어떻게 얼마나 더 나아가게 될 지, 아니면 다른 호텔이나 숙박예약 플레이어가 뒤집을지는 역시 모르는 일이고 에어비앤비가 가진 한계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단순히 이 전쟁을 공유경제니 숙박산업의 혁신이라고 단순히 이야기하기엔 에어비앤비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향후 그 가능성들은 기존 산업들의 형태와 행보보다 더 큰 잠재성을 기업가치로서 인정받고 있다.

어찌보면 실리콘밸리의 가장 그지(!)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하나씩 기존 산업들의 규칙(rule)들을 부수며(disrupt) 살아남고 성장해왔다.

그게 바로 에어비앤비가 호텔 건물 하나 없이 힐튼을 이긴 이유이다.


위에서 언급한 스타트업들의 다른 이야기들은 스타트업클래스: 유료화, 게임에서 배우는 레벨과 경제시스템 강의에서 들으실 수 있다. 또한 이런 강의에서 이야기한 내용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그룹 스타트업 클래스에서 올린 글들을 종합한 것이다.

* 이 글은 당연히 에어비앤비와 10원 하나 받지 않고 오랜 고객으로서 쓴 글이다. 현재로선 아무런 관계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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