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실험실’ 을 만든다는 것

Yoonmi Eom
Jul 28, 2017 · 3 min read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그래서 무슨 일을 하신다구요?"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 사람들과 같이 합니다.>

제 페이스북의 자기 소개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들 (동료들), “그래서 무슨 일을 하신다구요?”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 사람들 (C Program 의 파트너들) 과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대화 중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한 말이 있습니다.

안전한 실험실. 우리가 하고 있는, 해야 하는 일을 요약하는 말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 Program은 새로운 실험, 이어가 보고 싶은 시도, 지금은 작지만 의미있는 확산이 가능한 일들에 투자합니다. 투자의 대상은 프로젝트지만, 투자의 본질은 그 일을 시도하는 사람과 조직에게 어느 기간 동안 실험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실이니까, 계속해서 새로운 가설을 만들고, 고치고, 다시 시도해 볼 수 있는 거지요. 실험의 첫 질문과 가설을 만들고, 바꿔 가는 과정은 저희도 함께 합니다.

동네에 미술관이 생긴다면 어떨까?
학교 앞에, 매일 들락거릴 수 있는 작업실이 생긴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어떻게 놀고 있을까?
학교 안 빈 공간이 놀이'터'가 될 수는 없을까?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학년이나 과목의 경계 없이 스스로 배운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고등학생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

프로젝트를 끌어 가는 어른들이 하는 일은 결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실험실을 만들어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안전한’ 실험실이란 뭘까요.

현명한 파트너 한 분이 들려준 답은 ‘실패할 수 있는’ 실험실이라는 것이었어요. 실험실이니까, 실패를 걱정하지 않고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생각을 시도해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그래서 안전한 실험실이라는 말은 어렵습니다. 어디부터가 ‘실패’ 일까요. 어디서부터 ‘안전하다’ 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실험을 수행한 결과 나타난 실패’ 와 ‘실험을 수행하는 데 실패하는 것’ 은 다릅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실험실의 분위기도 달라집니다. 계획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으려면 (많은 경우 실험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니까요!) 실험실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요.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는 그 실패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All the world is a laboratory to the inquiring mind. (Martin H. Fischer)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온 세상은 실험실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을 품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매일 만난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느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좋은 질문이 의미있고 구체적인 실체가 되어 세상에 나오려면, 우리는 어떤 실험에 투자하고, 어떤 실험실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매일 고민하면서 실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질문을 마음에 품고 계신가요?
여러분에게는 어떤 실험실이 필요한가요?

    Yoonmi Eom

    Written by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그래서 무슨 일을 하신다구요?”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 사람들과 같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