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과 신재생에너지 벤처생태계

미국의 벤처캐피탈은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투자에서 많은 실패를 하였다. 오죽하면, 신재생에너지(Clean Tech)와 벤처캐피탈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14년 이후,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중 많은 성공 사례가 등장하였다.

도대체 무엇인 변화한 것일까?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실패:`05~`12

벤처캐피탈의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투자는 `02년 $230M에서 $4,100M으로 17배 이상 증가하였다. 대표적인 리더로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Byers)가 있다.

KPCB는 `13년 까지 총 68개의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 2개는 M&A가 되었고, 3개는 IPO를 하였다. 문제는 M&A 2건 중 1개인 Miasole은 파산을 했다. IPO가 된 3개는 IPO 가격의 한창 아래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게다가 비상장기업이고, 8,000억 가까운 투자를 받은 Solyndra는 파산을 했다.

이러는 도중에 KPCB는 Top Tier의 자리를 Y-Combinator, A16Z, Accel Partner와 같은 신흥강자들에게 내주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주도했던 John Doerr의 명성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사실상 실패를 한 것이다.


Shikhar Ghosh와 Ramana Nanda는 2010년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벤처캐피탈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겪는 어려움을 체계적으로 분석을 했다. 크게는 2가지 원인이 있다.

Ghosh&Nanda,Venture Capital Investment in the Clean Energy Sector, HBR(2010)

자본집약적이고 투자 회수기간이 길다

벤처캐피탈은 투자한 다수가 실패하고, 소수의 성공한 투자에서 대부분의 투자수익을 얻는다. `90 ~ `06년 426개의 벤처캐피탈 펀드를 분석해 본 결과, 소수의 성공한 벤처가 61.7%의 수익을 창출되었는데, 이들에 투자된 금액은 전체 투자액의 4.3%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벤처캐피탈은 소액을 다수의 벤처에 투자를 해야 해야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기업은 투자규모가 너무나도 크다.

솔린드라(Solyndra)만 하더라도, $970M을 투자 받았고, $535M를 정부 보증대출을 받았다. 당시 업계 평균 투자 금액인 $50M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이러한 투자는 벤처캐피탈의 포트폴리오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M&A 생태계가 갖추어 지지 않았다.

대부분 벤처캐피탈의 펀드 만기는 10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회수를 3–5년안에 해야 한다. 회수(Exit) 에는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가 있다. IT나 바이오 기업과 달리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은 M&A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수자라고 할 수 있는 다국적 석유기업이나, 전력기업은 시장잠식으로 우려로 인해서, 스타트업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05–`12까지 Sun Edison 제외하고 인수합병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업공개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지나치게 큰 투자규모로 인해서 기존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했다.

변화하는 벤처캐피탈과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하지만, `13년 이후로 많은 스타트업이 성공을 했다. 성공적으로 IPO한 사례만 찾아보아도,

  • Tesla: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10년 이후 IPO를 했지만, `12년 모델 S 출시후 폭발적으로 성장)
  • Solar-City: 태양광 설치 서비스업(`08년 IPO이지만 금융위기 이후 Death Valley를 겼다.`14년 처음 흑자)
  • Sun-Run: 태양광 설치 서비스업(`15년 IPO)
  • Opower: 에너지 절약을 위한 EMS(Energy Management System) 개발(`12년 IPO)
  • Silver Spring Network: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13년 IPO)

성공한 이유는 간단하다. 벤처캐피탈은 기존의 실패를 분석하고, 투자의 전략을 바꾸었다.

기술적 위험이 덜하거나, 덜 자본집약적인 스타트업에 투자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분야마다 게임의 법칙이 다르다. 앞서 언급한 Ghosh와 Nanda의 논문에서는 자본집약도와 기술적위험으로 2X2 메트릭스를 활용해서 분석을 했다.

Ghosh&Nanda,Venture Capital Investment in the Clean Energy Sector, HBR(2010), 수정하여서 발췌

실패한 벤처캐피탈의 투자는 새로운 하드웨어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했다. 자본집약도도 높고, 기술적 위험도 높은 영역에 투자를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Solyndra와 Miasole과 같이 신소재 태양광 전지이다.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

  • 솔라시티와 선런같은 기업은 태양광 설치업이기 때문에 금융서비스형 산업에 가깝다. 자본집약도는 매우 높지만, 기술적 위험은 낮다.
  • 반면에 Opower 같이 에너지 관리시스템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가깝다. 기술적 위험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자본집약도는 낮다. 기존의 ICT기업과 유사하며,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서 폭발적인 J-curve를 그릴 수 있다.

기존에는 세상을 한번에 바꿀 수 있는 하드웨어에 투자를 하였지만, 이제는 서비스 단위에서 사용자들에 편의를 주는 금융/설치업(솔라시티)나 소프트웨어(Opower)에 투자를 했고 성공을 하였다. 현실의 벽을 인정하고, 보다 점진적인 변화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데, 바로 테슬라 모터스이다. 기술적 위험도 매우 높고, 자본집약도도 매우 높은 자동차 제조업인데, 성공을 하였다. 엘론 머스크( Elon Musk)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다.

성공한 스타트업이 M&A 생태계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성공한 스타트업은 빠르게 M&A를 시작을 하였는데, `14,`15년에만 업계의 판도를 바꾼 굴직한 M&A는 다음과 같다. (Crunch Base 참조)

  • Google의 Nest 인수: 구글의 에너지 및 스마토홈 시장의 진출 의미 `14년 1월에 4Bn 인수. `10년 창업 후 4년만에 exit.
  • Solar City의 Silevo 인수: 고효율 결정형 태양광 전지기업으로 솔라시티는 Silevo의 인수 후 뉴욕에 태양광 전지 Giga-Factory를 건설하였다. `14년 7월에 $200M에 인수 , `07년 창업후 7년만에 exit.
  • Sun Edison의 First Wind 인수: 풍력단지 운영에 특화 된 벤처, 선에디슨으로 부터 `14년 11월 44M.`07년 창업후 7년만에 exit.
  • Sun Edison의 Vivint Solar 인수: 태양광 설치업의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 인수 `15년 7월에 2.2 Bn 인수.`11년 창업후 4년만에 exit.

위 3기업 모두 4–7년만에 투자회수를 해서, 벤처캐피탈은 펀드 만기 이전에 성공적인 투자회수를 하였다. IT기업 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IPO를 한 기업들로 인한 M&A 생태계 조성은 분명히 긍정적이고, 기존과 다른 변화이다.

한국의 벤처캐피탈과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은 이상적인 하드웨어 산업에 투자를 하면서 큰 실패를 맛보았지만, 이후 보다 현실적인 서비스(소프트웨어, 설치산업)에 투자를 하면서 성공하였다. 이러한 성공은 신재생에너지 벤처생태계를 만들었다.

국내의 신재생에너지 벤처생태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에 국내 20개의 벤처캐피탈에게 태양광 사업계획에 대해서 질의를 했지만, 산업을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이 전무했다. (물론 내가 아직 못 만난 것일 수 있고,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

이 말을 거꾸로 보자면, 현재의 성장중인 인코어드, 해줌, 루트에너지와 같은 국내 스타트업은 VC이외의 다른 펀딩방식을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ICT벤처생태계와 같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도 빠른 시일내에 성공적인 벤처생태계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