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발자가 말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왜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10+ 개발자는 찾기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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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y of a programmer
6 min readJun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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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은 말할 것도 없고 주니어 개발자, 엔지니어들은 옆에서 보기에도 열정이 넘칩니다. 에너지가 넘쳐서 업무 외에도 많은 공부를 하고 모임에 참석합니다. 그 중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경력이 쌓이면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듭니다. 물론 공부와 모임을계속하는 사람들은 회사 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밖에서 찾기 힘든 것이죠.

시니어 개발자들은 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저를 사례 삼아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는 것이 많습니다.

아는 것이 많으면 좋은 것이 아니냐고 흔히 생각할텐데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독입니다. 어떤 때는 모른 체로 진행을 하거나 최소한의 기능 구현까지만 마쳐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니어 개발자들은 아는 것이 많습니다. A를 진행하려고 생각하면, B도 고려해야하고 C도 준비해야하는 것입니다. 회사 업무하던 습관에 기인하여 리스크 검토도 해야하지요. 또한 유지보수성도 고려할테고, 근사한 아키텍쳐를 생각해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만큼의 예산도 없고, 준비도 없으며 사용자도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고민이 적은 저년차일 때에 추진력 있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성공 여부는 별개입니다.

두려움이 많습니다.

평판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는 것이 많은 만큼 아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패하면 본업을 하는 자신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는 것이죠. 돌이켜보면 완성도 낮은 과제든 사이드 프로젝트이든 해본 적이 있을텐데요. 또한 주변 동료들에게 상담을 해준 적도 있을 테구요. 객관적으로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한 적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본인의 이야가 되면 두려움이 커집니다. 앞서 아는 만큼 어렵다고 했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본인이 회사에서 성공한 과제만큼 사이드 프로젝트 역시 성공을 시키고 싶은 마음인거죠. 사이드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회사와 다르게 누구도 비난하는 사람이 없을텐데 말이에요.

돈이 문제입니다.

주니어 개발자와 시니어 개발자의 처우 비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면 당연하게 현재의 내가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같은 시간 또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대우받고 있는 것인데요.

이것또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본업을 마치고 1–2시간 다른 일을 하더라도 할만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이 시간에 내가 본업을 한다면 얼마의 돈을 받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즉,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더 큰 결심이 필요하게 됩니다.

체력 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단순히 어리니까 체력과 시간이 많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쌓아온 시간 만큼 인간관계가 확장되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 포기해야하는 것은 작은 취미였겠지만, 이제 다른 일을 하려면 가족과의 시간(특히나 아기나 어린이가 있다면 더욱 어렵습니다.)이나 내가 수년간 공들여 쌓고 만족하는 취미시간을 포기해야합니다.

더 멀리 오래 일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번아웃을 피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쉼과 휴식을 찾는다고 할까요?

그런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냈습니다.

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최소한의 기능 구현과 낮은 완성도(미래의 업데이트로 미뤄두었습니다.)를 목표로 본업이 조금 여유있을 때에 짧은 시간을 들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장애물이 될만한 요소가 많았는데요. GPT 도움을 받고 조금만 욕심을 덜어내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브라우저 익스텐션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아이콘 생성은 Dall-E로 그려내고, 소개글도 ChatGPT에게 시켜보고, 익숙하지 않은 HTML, JS, CSS 는 ChatGPT 에게 리뷰받으면서 하니까 어려운 부분은 금방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름 짓기가 가장 오랜 시간을 썼을지도 모릅니다.

간단하지만 제가 쓰고 싶었던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사파리 글꼴 변경 기능을 하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과감하게 로그 수집도 사용자 추적도 포기했습니다. 회사 일이 아니니까 문제 분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가 잘되어서 사용자가 많아지면 그때부터 기능 개선을 위한 로그 수집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회사 업무와 같이 높은 수준의 준비를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시니어 개발자들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도 잠깐이지만 사파리 익스텐션의 무료 앱 인기 차트 59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이드 프로젝트로 배운 점

생각은 몇년 전부터 했었지만 이제서야 만들었는데, 정작 개발 시간은 5월의 연휴 기간 1–2시간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추진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라는 말이 있죠? 목표를 낮추고 출시를 먼저 하는 전략도 유효했습니다. 일단 생각한 기능을 만들고 나면 고칠 것이나 더할 것이 더 선명하게 보이더라구요. 이를 통해 업데이트를 하면 단순히 1회성 사이드 프로젝트를 벗어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 개인으로 앱을 마지막으로 등록해본 것이 2011년이었는데 그 사이 많이 달라졌음을 정직하게 경험하였습니다. 브라우저 익스텐션이라서 앱스토어에 멈추지 않고 크롬 앱스토어 개발자 등록과 앱 등록도 해보았는데 이또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크롬 앱스토어 개발자 등록은 5$ 였으며, 앱 심사는 자동이지만 요청한 권한에 대하여 실제 코드가 없어서(개발중에 쓰다가 배포시에 제거) 등록 거절도 당해보았습니다.

크롬 앱스토어에서의 노출과 성적은 정말 처참하더라구요.

그래도 연휴기간 반짝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달 뒤에 이렇게 글도 쓸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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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ware Engineer with 10+ years in iOS, focusing on performance optimization, modularization, and innovative solutions. Proven leader in major tech proj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