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브랜드를 종교로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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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전 11시, Soho에 위치한 Supreme 매장에서 새로운 신발을 출시한다. 발매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블럭 전체가 붐빈다. 누구보다 먼저 그 신발을 사려고 모인 사람들이다. 여기서 1마일 정도 떨어진 Madison Square Park로 가보자. 이번에는 Shake Shack 앞에 긴 줄이 늘어졌다. 이들은 치즈버거 하나를 먹으려고 1시간을 기꺼이 기다린다. 힙합 그룹 Odd Future의 리더인 Tyler, the Creator는 Orchard Street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천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그의 신상 의류 라인을 구입하기 위해 죽치고 있다.

상식적으로, 무언가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은 좋은 경험이 아니다. 불편하고 귀찮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보면, 이들(특히 젊은이들)은 줄 서서 기다리는 경험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제품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경험’ 그 자체가 제품의 만족보다 더 강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얻어진 제품 자체도 훌륭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면, ‘줄 서는 행위’가 곧 일종의 커뮤니티로 발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브랜드의 단골이 되려는 팬들로 이루어진 모임 말이다.

‘종교가 되어버린 브랜드’(Brand Religion)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몇몇 브랜드의 역사와 특성보다는, 종교가 니치에서 매스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Malcom Gladwell이 그의 저서 The Tipping Point에서 설명하기를, 종교가 퍼지는 것은 카리스마 있는 창립자의 힘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교리(dogma)에 집중한 신도들의 감정적인 열의(emotional zeal) 때문이라는 것이다. 커뮤니티 내에서 교리를 둘러싼 생각들이 교환되면 될수록, 감정적인 애착은 더 커지게 된다. 그 결과, 그들은 커뮤니티 내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신자로 만들려고 노력하게 된다.

문화나 브랜드의 광적 추종자들(fanatics, 광신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내 경험을 미루어 보자면, 그들은 감정에 크게 좌우된다.(스포츠, 종교, 음악, 그 밖에 무엇이든간 광적인 추종자들은 그렇다.) 광신자가 감정적인 상태가 되면 더 많은 돈을 쓰고, 더 오래 기다리고, 더 요란하게 떠든다. (나는 이런 현상을 ‘비이성적인 구매’라고 부른다.) 광신자를 만드는 핵심 요소는 이런 것이다: 1)팬들이 모일 수 있는 물리적인 또는 가상의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2)그들의 집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며, 3)다른 곳에서는 채울 수 없는 한정적인 제품이나 경험으로 그들을 보상하는 것. 그 결과 팬들은 그 순간들을 어딘가에 남기게 되고(예컨대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한다거나), 아직 그 브랜드에 덜 열광적인 사람들도 참여하도록 만든다. 브랜드 광신자들이 더 많은 순간들을 공유할수록, 브랜드 종교(brand religion)는 더 커진다. Gary Vayerchuck이 그의 저서 Jab, Jab, Jab, Right Hook에서 설명하기를, 커뮤니티 담당자는 이런 소셜한 순간들을 만들어낼줄(curate) 알아야하며(그는 이것을 ‘jab’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순간들은 곧 팬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jab’이 연속되면, 그 팬들은 소비자로서의 구매 행위까지 유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right hook’)

나이키에서 매니아들을 위해 한정판 신발을 발매하는 사례처럼 대형 브랜드들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 소위 ‘브랜드 종교’는 작은 브랜드에게 특히 더 유용하다. 브랜드 종교는 작은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전파(evangelize)하도록 하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몇 가지 이유에서 가치가 있다. 활발하고 섬세한 커뮤니티의 도움 없이, 작은 브랜드가 무작정 온라인 스토어를 열어서 성공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턱대고 그렇게 한다면, Amazon이나 Zappos 같은 ‘큰 주인’들에게 잡아먹히기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다.(이들을 통한 판매 프로세스는 대개 고객 유입 당 비용, 또는 노출량 기반 비용으로 값이 메겨진다.) 대규모 광고 집행은 엄청난 지출을 발생하고, 장기적인 팬은 커녕 당장의 매출을 올린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가장 저렴한” 제품이라는 포지션으로 경쟁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가격은 시장에서 중요한 차별점이 되는 요소이지만, 소비자의 충성도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더 싼 제품이 있으면, 바로 그 제품을 따라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지구상 가장 강력한 브랜드인 Apple 마저, 실용성을 강조한 아이폰5c를 출시할 때에 비슷한 실수를 했다. 나름대로 공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를 했지만, 합리적인 가격의 안드로이드폰들은 이미 시장에 너무 많았다. (고사양을 지닌 아이폰5s에서는 이야기가 달랐지만 말이다.)

나는 ‘브랜드 종교’를 몇 번 직접적으로 경험해봤다. 내 아내는 최근 SoulCycle에서 일하기 시작했다.(아마도 SoulCycle은 요즘 가장 핫한 운동 프랜차이즈 브랜드일 것이다.) 이 브랜드의 핵심은 ‘경험’이다. 힘찬 음악, 간지나는 조명, 운동 선수들과 멋진 강사들이 제공하는 의욕 넘치는 연습. 팬(사용자)들은 단순히 페달을 굴리는게(spin) 아니라, 자전거를 즐긴다(ride). 마치 항공권 예약을 하듯, 웹사이트에 들어가 강사가 있는 곳과 가까운 자전거 코스를 고른다. 판매되는 모든 운동 용품은 독점이고, 한정판이며, 매달 업데이트된다. 이런 ‘의도된 부족함’은 열성 팬들을 더 열광하도록 하며, 회사 매출의 12%를 기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SoulCycle의 이런 전술들은 하나의 지배적인 원칙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체육관’이 아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생각이다.

결국 브랜드 종교란 이런 것이다. “부족함과 집착을 결합시켜 감정을 부추기는 것” 말이다. (‘비이성적 구매’를 이끌어내는 요인이 바로 이런 것이다.)

Warby Parker의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CEO인 나의 친구 Neil Blumenthal과 이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다. 많은 추종자를 지닌 브랜드를 만드는 Warby Parker의 전술은 이 맥락과 일맥상통한다. 그들은 우선 회사의 ‘정신’(ethos)을 만들었다고 한다.(Neil은 ‘우리의 계율’이라고 표현했다) 회사의 존재 이유에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실질적인 업무의 태도를 규정하는 한 편, 팬들을 대상으로 깊은 감정적 교류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Warby Parker의 정신의 핵심은 ‘완전하고 제약없는 투명성’이다.

커뮤니티를 만듦에 있어, 일반적인 회사들이라면 이야기하기 꺼려하는 주제들을 기꺼이 꺼내어 함께 대화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회사 창립 이후 그들은 더 이상 trial-at-home(안경을 집으로 배달해서 시착해보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일순간 그 프로그램 자체를 중단했다. (다른 회사였다면 매출 감소를 걱정해 이런 결단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단에 앞서 그들은 먼저 양해를 구했고, 그 멋진 서비스를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놀라운 디테일로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즉각 그들을 이해했고, 모두가 그 변화를 받아들였다.

Warby Parker의 투명성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들은 2011년부터 매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여기서 사업에 관한 모든 지표와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직원들이 좋아하는 맥주와 베이글은 무엇이인지까지 말이다. 회사의 문화를 이렇게 솔직하고 별난 방식으로 보여주는 행위는 브랜드에 독특한 인격을 부여한다. 경쟁자들 사이에서 유난히 돋보이도록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부족함과 집착을 이용해 브랜드 종교를 구축하는 Warby Parker의 솜씨는 한정판 컬랙션 발매에서 드러난다. “우리의 경쟁자들은 매년 2개의 컬렉션을 발표할 때, 우리는 20개를 발매한다”고 Neil은 설명했다. 컬렉션의 대부분은 48시간 이내에 완판된다. 브랜드를 추종하는 팬들에 의해서 말이다.

소셜 커머스가 우리에게 가르친 한 가지가 있다면, ‘고객을 사로잡는 단 하나의 방법’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족함과 집착을 건드려 강력하고 감정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진지하게 고려해볼만한 부분이다. 뮤지션이나 스포츠 팀이 그랬듯, 브랜드 역시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한다. 고객의 애착을 브랜드의 핵심 정신으로 밀어넣어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고객 유치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Virgin Mega의 창립자이자 CEO인 Ron Faris가 2014년 1월 Havard Business Review에 기고한 글을 번역한 것이다.

고객과의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제품(또는 회사)-고객의 관계를 뮤지션(또는 스포츠 팀)-팬의 관계처럼 발전시켜야한다는 가르침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나 역시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에어조던 재발매를 앞두고 나이키 매장 앞에서 밤을 지새우거나, Supreme, Bape, Yeezy 등의 브랜드에 열광하고,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fan이 된 고객’을 보고있자면 문득 ‘tech product은 이런 cult를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글에서 제시한 1)‘브랜드의 정신을 독특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태도와 2)‘부족함과 집착을 건드리는’ 전술은 그 방법론에 있어서의 어렴풋한 힌트가 된다. Tech 분야에서 사례를 들자면, 1)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 중 몇몇은 사용자와 서비스 사이에 강한 감정적 관계가 있다.(예를 들어 reddit, 디씨인사이드, Tumblr, Medium 등.) 2)‘부족함과 집착’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어 Pinboard의 독특한 유료 상품 가격, Mailbox의 출시에 사용된 대기 리스트 방식, exclusive contents를 제공하는 Netflix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