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Trustless: 블록체인은 여전히 최선일까?
미래에 어떻게 기술이 발전할 것인가를 얘기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이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객관적이며 동시에 주관적인 근거들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이번 글은 미래에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 인가에 대하여 객관적이며 동시에 주관적인 생각을 담은 글을 전달한다.
1. 서론
서비스 제공자를 신뢰하는 것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당연하게 여겨진다. 길고 불친절한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는 행위는 선택이 아니라 강요에 가깝다. 티몬 사태는 이러한 개인의 무력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조짐은 미미하다. 더욱이 기술의 발전, 특히 AI의 발전으로 서비스의 물리적 수는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국경 없는 디지털 세상에서 책임의 소재는 더욱더 희미해질 것이다. 현재의 머지포인트 사태, 티몬 사태, 그리고 수많은 창의적인 AI 사기는 그 미래를 좀 더 뚜렷하게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 AI 발전과 함께 증가하는 피해는 특정 대상을 신뢰하지 않고도 신뢰할 수 있는 것(이하 무신뢰)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블록체인이 등장한다. 2024년에 발간된 크리스 딕슨의 Read, Write, Own에서는 블록체인을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로 소개한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특정 대상을 신뢰하지 않고도 신뢰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한다. 복잡한 기술 설명을 제외하고, 블록체인이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블록체인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네트워크의 검증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대상을 신뢰할 필요가 없다. 누구나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대상을 신뢰하지 않아도 되며, 그렇기에 이를 무신뢰라 부른다. 누구나 검증 가능하다는 특성은 비허가성, 탈중앙성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뉘앙스는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은 발전한다. 발전에 따라 동일한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도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진의 매개체가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었듯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MMS에서 메신저앱(e.g., 카카오톡)으로 발전했듯이, 혹은 AI가 등장하여 많은 지식 노동을 대체했듯이, 기술의 발전은 새롭고 더 효율적인 가치 전달 방안을 가져온다. 시대에 상관없이 세상은 빠르게 변하며, 정론은 쉽게 낡는다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2024년의 우리는 2010년과 다르다. 주어진 컴퓨팅 파워, 다른 네트워크 요구사항, 발전한 알고리즘 등 모든 면에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도 블록체인은 여전히 무신뢰를 전달할 가장 효과적인 기술일까?
2. 본론
2.1. 블록체인이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식
만약 특정 주체만 검증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 주체가 누구이든, 혹은 얼마나 명성이 있든 상관없이 신뢰해야 하는 주체가 존재하게 되므로 “무신뢰”의 정의에 어긋나게 된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검증 주체가 불특정 다수일 경우에만 이를 무신뢰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검증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사람들이 참여하고 싶지 않은 활동이라면 검증 과정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순수한 무신뢰를 실현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검증이 지나치게 어렵다면 검증을 할 수 있는 대상이 특정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증 역량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블록체인은 노력한다. 불특정 다수가 언제든지 검증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적어도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블록체인은 보다 순수한 무신뢰를 전달할 수 있다. 검증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검증에 참여하고 싶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은 물질적 인센티브 제도를 유지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동시에 커뮤니티를 성장시키는 것도 중시한다. 커뮤니티 성장을 위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영역을 설명하고, 어떻게 더 잘 해결할 수 있는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홈페이지와 개발자 문서에서 다음을 강조한다: 1) 검증인 노드를 운영하는 방식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위해 2) 보상과 소각으로 토크노믹스를 소개하며, 3)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이 있는지 상세히 나열한다. 이 모든 것은 무신뢰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무신뢰를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
2.2. 블록체인이 무신뢰를 달성하는 방식의 어려움
2.2.1. 검증 작업의 어려움
블록체인에서 검증은 제안된 블록을 재실행하여 검증한다. 재실행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측면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블록 제안자가 제출한 블록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제한된 시간 안에 동일한 데이터를 실행하여 제안된 블록과 동일한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참여자들과 검증 결과를 공유하고 합의해야 한다. 이러한 각 영역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요구사항이 증가하고 있다. 우선, 블록체인의 상태(State)는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검증에 필요한 상태만 남기더라도 그 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폴리곤의 경우 이미 5TB를 초과하였고, 이더리움은 약 2TB를 넘어서고 있다. 검증에 필요한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의 양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L2를 더 많이 지원하기 위해 blob이 추가되고, Sync committee를 지원하며 검증인의 역할이 추가되는 등의 변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작업을 제한된 시간 내에 실행해야 하므로, 필요한 연산 능력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확장성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누구나 검증 작업을 하기는 어려워졌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이제 전문 검증인 집단이 존재하게 되었다.
2.2.2. 지속 가능성
지속 가능한 토크노믹스는 더욱 복잡한 주제이다. 많은 검증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검증 작업이 어려워질 수록 비용은 증가한다. 재실행을 통한 검증은 근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그리고 블록체인이 창출하는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면, 이 비용은 홀더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또한, 자본의 집중화 경향은 중앙화된 블록 제안자 집단을 만들고, 이에 따라 검열 저항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은 많은 블록체인이 직면하는 모호한 도전 과제 중 하나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공감과 애정을 가지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이 흘러도 이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이나 어렵다. 서문에서 말했듯이 세상은 빨리 변하고 정론은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재단들이 흔히 이 문제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어려움들 가운데 수 많은 블록체인이 흥망성쇠를 목격하였다. 말도 안되는 가격까지 토큰이 떨어지기도 하고 커뮤니티가 붕괴되기도 하며 더이상 탈중앙화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앙화 된 주체들만 검증에 참여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도 무신뢰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이 2012년부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모두가 한번쯤은 들어본 영지식 증명을 활용한 기술(여기서는 ZK-SNARK)이다.
2.3. 영지식 증명 기술의 발전
영지식 증명 기술은 블록체인과 다른 방식으로 무신뢰를 전달한다. 블록체인은 검증을 하기 위해 재실행해야 한다. 즉, 제안된 블록과 내가 실행한 결과가 맞는지 확인하여 검증하는 것이다. 반면 영지식 증명은 검증을 위해 재실행할 필요가 없다. 작은 증명을 통해 누구나 쉽게 검증할 수 있게 된다(이 글에서는 ZK-SNARK와 ZK를 구분하지는 않는다). 재실행을 위해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가 없고, 킬로 바이트 단위의 증명을 통해 검증할 수 있으니 훨씬 더 많은 주체가 검증에 참여할 수 있다. 더 순수한 무신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증명을 생성하는 비용까지 줄어든다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블록체인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증명 시스템은 증명을 더 작게, 빠르게 생성하기 위해 발전하고 있고, 생성한 증명의 검증 비용을 작게 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ZK 기술은 무어의 법칙과 비슷한 성장세로 발전했고, Prover 생성 시간, Proof 사이즈, 증명 비용은 모두 수십배 이상 발전하였다. 그리고 하드웨어 가속화가 이루어진다면 비약적인 발전을 얻을 것이라 에상하고 있다. 만약 비용이 효율화 된 미래가 찾아온다면, 영지식은 어떻게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식을 바꿔 놓을까?
2.4. 데이터 별로 다른 무신뢰 기술
위 다이어그램은 비탈릭이 작성한 것이다. 비탈릭은 이더리움을 사용해 개발하려는 개발자들에게 “글로벌 컨센서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오히려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며, 대신 영지식을 고려하라고 제안한다. 글로벌 컨센서스가 필요한 경우만 정확히 알면, 블록체인을 사용할지 영지식을 사용할지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다이어그램에는 추가적인 설명이 없다. 따라서 개인적인 해석을 담아 서술해보고자 한다.
어떤 데이터는 모든 상황에서 통용된다. 예를 들면 돈, ID, 혹은 디지털화된 실물 자산이 그러하다. 이러한 데이터는 여러 상황에서도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반면, 독립된 상황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데이터도 있다. 예를 들어, 게임 속 재화는 그 게임 속에서만 의미가 있다(사실 대부분의 데이터는 독립된 상황에서만 존재한다).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는 데이터는 자기 선언적으로 “글로벌 컨센서스”를 필요로 한다. 즉, 데이터가 모든 상황에서 같은 의미를 가지려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합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위의 비탈릭의 다이어그램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블록체인은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는 데이터의 무신뢰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독립된 컨텍스트에서만 존재하는 데이터의 경우에는 굳이 블록체인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블록체인의 글로벌 컨센서스를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올바른 행동의 정의는 (상대적이지만) 서비스 내에서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대신, 내가 올바른 행동을 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고, 그 증명을 누구나 검증할 수 있게 하면 된다. ZK는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보다 더 우수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블록체인 자체도 ZK를 통해 무신뢰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증명을 통해 무신뢰를 실현하게 되면, 증명을 잘 만드는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예를 들면, MEV 추출 문제, 재정렬 문제, 검열 저항성 문제, 그리고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인프라에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레이어 2 기술 중 ZK 롤업은 영지식 증명을 통해 재실행이 아닌 증명을 통해 검증을 수행한다. 레이어 1의 관점에서도 이더리움은 로드맵 목표로 완전한 ZK-EVM으로의 전환을 선언하였고, Aleo와 같은 새로운 ZK-VM을 기반으로 하는 체인도 등장하고 있다. (영지식 롤업 혹은 Proof 네트워크 운영 비용은 기술의 성숙도를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이다. 물론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여 표를 작성했다. 데이터라는 넓은 범주를 X축에서는 여러 상황에서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데이터인지(Universal) 아니면 단일 상황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데이터인지(Isolated)로 나누고, Y축은 데이터가 공개되어도 되는지, 아니면 공개되면 안 되는지로 나눌 수 있다. 블록체인은 공개적이며 모든 상황에서 존재하는 데이터의 무신뢰를 실현하는 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신뢰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재설계하기보다는, 영지식 증명을 활용하여 무신뢰를 실현하는 방향이 점차 보편화될 것이라 기대한다.
P.S. 무신뢰를 실현하는 방식과는 별개로, 블록체인이 검증을 위해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지식 증명을 통한 검증 방식은 데이터를 일부 감추거나 나눠 가짐으로써(MPC)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기술로 활용될 수도 있다.
2.5. 서비스가 온전한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법
서론에서 언급한, 맹목적으로 서비스 제공자를 믿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블록체인 업계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보다 민주화되고, 데이터 주권을 가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앱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래의 Web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2024년에도 여전히 블록체인은 확장성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킬러 앱”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적이고 주도적인 새로운 개념의 프로토콜이 등장하는 것은 언제나 기대되지만(이 미래에 매료되어 전 직장을 그만두었다), 어쩌면 그 전에 우리는 당면한 신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징검다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영지식 증명과 블록체인의 조합이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즉, 기존 서비스의 동작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무신뢰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서비스를 사용할 때 그 서비스가 정상적인 코드를 실행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하자. 이 경우, 서비스는 오프체인에서 내가 코드 실행과 함께 증명을 생성하고, 그 증명을 블록체인에 제출하거나 개인이 검증할 수 있게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는 킬로바이트(KB) 단위의 데이터만으로도 누구도 믿지 않고 올바르게 요청이 이뤄졌음을 신뢰할 수 있다. 이는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앱을 재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단하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내가 사용하는 Layer 1이나 Layer 2, 지갑 등에 대해 공부할 필요도 없으며, 새로운 스타일의 Web3 서비스를 이해할 필요도 없다. 이미 몇몇 프로젝트들은 zkVM으로 불리는 기술을 통해 이러한 예시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영지식 증명과 블록체인의 조합은 블록체인의 높은 재실행 검증 비용을 감소시키며, 이로 인해 지속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증명과 검증 과정이 블록체인보다 간단하고 가볍기 때문에 검증을 위한 커뮤니티를 유지할 필요도 없다. 영지식 증명은 블록체인이 제공하지 못하던 데이터 종류에 대한 무신뢰 전달 방안임과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을 보완하고 완성시킨다.
3. 결론
이번 글이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글인만큼 흥미로우면 좋겠다. 나는 이 글을 작성할 때 몇 가지 가정들을 기반으로 작성하였다. 그래서 몇 가지 가정들에 대해 내 생각(혹은 믿음)을 추가로 서술하고자 한다.
가정 1: 블록체인은 무신뢰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아직은)회색 지대에 있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을 보았을 때, 그리고 유저들의 니즈를 보았을 때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블록체인이 조금 더 큰 범주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쓰였으면 한다. 영지식 증명과 함께 보편적인 영역에서 무신뢰를 전달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가정 2: 무신뢰 가치를 사람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가정이지만 나는 반드시 찾아올 미래로 생각한다. 인터넷, 통신, AI의 발전은 해마다 복잡도를 빠르게 증가시킨다. 정보의 홍수로 검증할 수 없는 전문가는 넘처난다. 디지털 세상의 모든 것은 흉내 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앙화된 주체에 의한 증명은 복잡성을 제어하기에 완전하지 않은 기술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가정 3: 영지식 증명이 효율화 될 것이다.
AI에서 하드웨어 가속화가 기술의 부흥을 가져오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였다. 영지식 증명시스템도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GPU 가속화로 어느정도 가능해진다면 더 빨리(2년 내) 가능해질 것이고, CPU 칩셋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면 라이브러리 설계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 더 걸릴 것이지만, 분명히 찾아 올 것이라 믿는다.
서비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 많은 피해를 야기할 것이다. 우리는 맹목적인 믿음 대신 믿지 않고도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지금은 우리에게 블록체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재실행 방식의 검증은 높은 비용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커뮤니티를 유지해야 하는 문제영역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과 달리 영지식 증명은 작고 간단한 증명을 통한 검증으로 위 문제를 해결한다. 검증은 재실행보다 훨씬 더 값싸기 때문에 비용이 적고 누구나 할 수 있어 순수한 무신뢰를 전달할 수 있으며, 덕분에 지속가능성에서 유리하다. 블록체인은 비용을 감수하고도 글로벌 수준의 합의를 필요하는 데이터에 대해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안이 될 것이며 영지식은 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에 대해 무신뢰를 전달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 믿는다.
블록체인이 지금의 기술에 이르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실험들이 있었는지 상기해보자. 블록체인 기술 발전 과정은 끊임없는 실험들과 변화들로 가득 차 있었고, 2024년에 우리는 끝내 확장성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종종 정해진 미래라는 표현을 쓴다. 논리적으로 합리적이라면 얼마나 오래가 걸리던 결국 그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신뢰가 필요한 미래는 정해진 미래이다. 그리고 영지식은 우리에게 새로운 퀀텀 점프를 제시할 것이라 믿는다.
100가지 미래 예측 중 1가지만 정답입니다. 99개는 틀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미래에 대해 예상하는 글을 작성해본 것은, 이 미래에 공감하고 같이 도전할 팀원들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A41에서 작은 PoC 여러번 수행하면서 역량 키우고 실제로 ZK 기술이 성숙하는 순간이 오면 무신뢰를 전달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