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NFT의 가치는 어디에서 나올까 II: 미술과 정체성.

Steve : : FP
A41.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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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 readOct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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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punk | 출처: Lavalabs)

필자가 NFT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서도, 다양한 레이어1 블록체인에서 많은 NFT들이 발행되었고 그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아니, 오히려 인기가 더 늘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인기는 일시적일수도 있겠으나,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유로 많은 NFT들이 발행되고 거래되겠지만, 필자의 기준에서 NFT가 가치로운 이유는 NFT가 필자의 정체성을 상당부분 투영하기 때문이다. NFT가 나의 정체성을 투영하기도 하고, 내가 NFT에 투영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물론 모든 미술에 정체성이 투영되지 않듯, 이 이야기는 모든 NFT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니 그 점은 유의하시면 좋겠다.

미술과 정체성: 멕시코 초 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

(The Two Fridas | 출처: 프리다 칼로 박물관)

NFT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미술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고자 한다. 미술은 여태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정체성을 투영해왔다. 어쩌면 미술이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도구였는지도 모른다.미술이란 도구로 자신의 정체성을 잘 투영한 작가는 대표적으로 프리다 칼로(Frida Kahlo)가 있는데, 그녀는 그림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는데에 거침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 자신의 정서적, 심리적 상태를 그림으로 표현해내는걸로 유명하다. 위의 그림 ‘The Two Fridas’는 남편인 리베라와 이혼하고 나서 그녀의 정서적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유럽 문화와 멕시칸 문화 사이 어딘가에 있는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 말고도 프리다는 자신의 모습과 심리적, 정서적 상태를 그림으로 표현해냈고, 이러한 그녀의 성향은 오늘날 현대 미술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오늘날 현대미술에선 낸시 버슨(Nancy Burson)(디지털 아트 작가)이나 한국의 서도호(Do Ho Suh)같은 인물이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미술은 여태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누군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디지털 세계에서의 정체성: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러한 흐름은 NFT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사실상 NFT를 대표하고, NFT중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크립토펑크(Cryptopunk)의 경우는 펑크를 소유한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게 일종의 유행이 되면서 소유자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펑크를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은 사람들은 자기소개란에 펑크 고유 번호를 적어두기도 하고, 아예 닉네임을 펑크 번호로 바꾸는 유저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Richerd의 트위터 소개글 | 출처)

최근에 Richerd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해프닝이 하나 있었다. POAP 라는 곳에서 Richerd의 크립토 펑크를 무려 100억원(2,500ETH)이 넘는 금액에 사려고 했지만, Richerd가 거절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Richerd가 100억원을 거절한 이유가 흥미로운데, 그 이유는 간단하게 말해서 Punk #6046이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하기 때문에서였다. 더 재미있는 것은 Richerd가 자신의 펑크가 왜 100억원이 넘는 가격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인데. Richerd에 의하면 그가 Punk #6046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고 나서 자신이 NFT 시장에 유의미한 기여를 해왔고, 그러한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Punk #6046이 100억원에 비딩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여태까지 NFT시장을 지배해왔던 NFT 가치평가의 기준을 뒤엎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NFT 시장에서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은 ‘희소성(Rarity)’이었다. 어떤 NFT 종류가 더 희소한지, 얼마나 뽑기 힘든지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해왔고, 지금도 희소성은 NFT 의 가치를 산정하는데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기준으로 꼽힌다.

하지만 Richerd의 펑크는 크립토펑크 중에서도 희소성으로 따지면 그렇게 희소하지 않은 펑크인데도 100억원을 비딩 받았다. 이러한 사실은 앞으로도 펑크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할 수 있는 NFT는 단순히 희소성 말고도 자신이 디지털 세상에서 어떠한 족적을 남기는지에 따라서도 가치가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펑크류 NFT의 가치는 디지털 세상의 브랜드 가치가 되고있는 것이다.

“Rarity is cool, but does your punk represent you?”

NFT 시장의 미래: 만드는 것, 구매하는 것, 그리고 소유하는 모든 것이 예술이다.

아까도 언급했듯, 모든 미술품이 정체성을 표현하지 않는다. 미술의 종류는 다양하고, 그것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도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펑크와 같은 NFT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NFT가 생길 것이고 이들은 고유의 가치평가 기준도 생길 것이다. 지금은 단순히 ‘희소성’을 기준으로 하고있지만, 앞으로는 기존 미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NFT 시장에 적용되기도 할 것이며, 누가 구매를 하고 어떻게 활용을 하는지에 따라서도 추후 가격이 바뀌게 될 것이다.

NFT에 유틸리티를 추가할 수 있을까? 앞으로 많은 프로토콜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긍정적인 점은 NFT와 소셜 미디어를 융합하려는 시도를 시작으로, 많은 프로젝트들이 NFT가 가진 특성을 활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맺으며

NFT 시장도 이제 막 시작했다. 물리적인 세계에서 디지털 세계로 전환하는 이 시점에서 NFT는 디지털 세상에서 신용으로 작용될 수도, 유저를 증명하는 일종의 신분증이 될 수도 있다. 필자가 바라는 점 한가지는 NFT를 통해서 좀 더 건전한 디지털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Richerd가 소유한 펑크의 가치는 Richerd가 100억원을 거절한 사건 이후에 더 올랐을 것이다. NFT를 민팅해서 파는 것도 물론 너무나도 멋진 일이지만, 자신의 NFT에 추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더욱더 멋진 일일 것이다. Richerd의 펑크를 만든 것은 Lava Labs지만 펑크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은 Richerd 인 것처럼 말이다.

all for NFTs.

This article is written by Stacks Punk #364. Galactic Punk #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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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volutionary is a scarce man, and brave, and hated and scorned. When his cause succeeds, the timid join him, for then it costs nothing to be a patri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