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전공자(일반인) AI 교육의 어제와 내일

Woojin Andy Kim
Algorima
Published in
11 min readJan 1, 2020

안녕하세요,

모두를 위한 No-code AI 교육용 소프트웨어 EasyDeep을 만들고 있는 알고리마의 김우진입니다.

먼저 2020년 경자년 한 해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2019년 지난 한 해는 제게 커다란 변화, 결심, 도전이 있었던 의미있던 한 해 였습니다. 알고리마도 비록 아직은 초반이지만, 몇몇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아직 랜딩페이지(https://www.easydeep.ai/)만 만들어놓고 본격적인 홍보를 하기 전임에도, 전국의 초·중·고 선생님들께 신기할 정도로 많은 문의 메시지가 오고 있습니다. 랜딩페이지의 SEO나 상위 키워드 광고 등을 집행하기 전이라, 궁금해서 ‘혹시 어떻게 저희를 아시게 되셨나요?’를 여쭤보면 대부분 주변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고 합니다. 대부분 Early Adopter 교사 분들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시기 때문이죠.

1월 중 Beta Test 예정인 EasyDeep

어떤 분야든 ‘Early Adopter’는 진보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저희와 연락이 닿고 있는 현업 교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막연히 공교육에 대한 회의적인 마음을 갖고 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였습니다.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 의식을 가지고, 충분치 않은 지원에도 끊임 없이 학생들을 위해 ‘SW/AI 교육’에 대해 연구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대한민국에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Early Adopter 교육자 분들께서 일선에서 교육의 혁신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저희 알고리마와 같은 민간기업의 ‘Innovation’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K-MOOC 사업은 작년까지 5년 간 300억이 투입되었음에도, 강좌 이수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스터디파이가 적절한 규율과 동기부여로 완주율을 55%까지 끌어올린 것과 대비되는 사례입니다.

저는 (아직은) 교육 전문가도, AI 전문가라고 하기에 턱 없이 부족합니다만, 근 몇 달 간 하루에도 수십개의 기사, 자료들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은, 아직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저희 같은 작은 기업이 ‘AI 교육’에 대한 현직 교사 분들의 뜨거운 수요를 느낀다면, 분명 우리가 하는 일은 사회에 필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텐데,

과연 그 방향성은 어떻게 되어야하는지?

‘AI 전국민 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견지도 상당히 많이 쏟아지는 가운데, 막연한 조롱과 비판이 아닌, 정말로 바람직한 글로벌 선례를 만들기 위해서 (이윤 창출 외에) 우리 알고리마와 같은 민간 기업의 역할이 무엇일지?

그동안 고민을 하면서 해결책의 첫 출발은 올바른 문제 인식이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수학·통계·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인, 혹은 非공학 전공자용(줄여서 ‘비전공자’로 칭하겠습니다) AI 교육의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아직은 비전공자를 위한 AI 교육 관련 커리큘럼 및 콘텐츠, 학습도구 자체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AI 기술은 이미 산업 전 분야를 넘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음에도, 아직 AI에 대한 지식은 소수의 엔지니어에 국한된 실정입니다. STEM 교육을 강화한다 해도, 아직까지는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국민의 다수는 非엔지니어며, 지난 2016년 알파고 사건(!)을 기점으로 AI에 대한 관심은 전 국민적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추상적인 개념 설명 혹은 활용 사례 소개에 지나지 않는 일반인용 콘텐츠, 혹은 엔지니어로서의 커리어를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공자용 콘텐츠 외 준전문가, 혹은 도메인 전문가를 위한 콘텐츠는 아직 전무하다시피 한 편입니다.

물론, 정부 역시 이러한 실정을 알고 있기에 서울시교육청은 올 5월까지 200 페이지 분량의 AI 교과서의 심의를 완료하고, 2학기부터는 특성화고 및 일반 고등학교에서 해당 교과서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코딩 교육 의무화 때와 마찬가지로, 교과서를 떠나 AI를 가르칠 교원 자체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므로, 비개발자 관점에서도 충분히 AI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교원 양성을 위한 효과적 교육 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앞으로 급증할 AI 교육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액세스 가능한 소프트웨어 기반의 자가학습 방법을 통해 교육의 비용 효율을 높여야만 할 것입니다.

둘째,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모든 자동차 운전자가 엔진 설계에 대해 알 필요는 없습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일반인용 AI/Machine Learning(ML)/Deep Learning(DL) 교육 커리큘럼은 초반부터 선형 대수학, 선형 회귀분석,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 수학적 개념의 선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부트캠프를 비롯한 단기 교육 과정 또한 Python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죠. 물론, 개발자의 커리어를 가고자 하거나, 궁극적으로 ML/DL에 대해 깊숙이 파고자 하면 이러한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숙지는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래밍 언어 학습은 어디까지나 필요에 의해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만약, AI를 활용한 사업 개발 혹은 서비스 기획을 해야하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프로그래밍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왜 배워야하는지’도 모른채 천편일률적으로 요구하는 이러한 코딩 교육은 오히려 흥미를 떨어트리고 이탈율을 높이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Pain Point를 제거해 준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학습 곡선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요?

셋째, 단순 이론 교육만으로는 AI를 활용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Pain Point를 제거함과 동시에 학습 효율을 높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론으로는 ‘Learning-by-doing’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Learning-by-doing의 학습 효과는 이미 많은 선행 연구(“Learning by doing and learning through play: an exploration of interactivity in virtual environments for children”, “An effective metacognitive strategy: learning by doing and explaining with a computer‐based Cognitive Tutor”)에서 입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학습 서비스에서도 우수 사례를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MIT Media Lab에서 개발한 스크래치, 국내 네이버 자회사인 엔트리 연구소에서 제작한 엔트리 등 교육용 블록코딩 프로그램, 교육용은 아니지만 Code 한 줄 없이 GUI를 통해 누구나 웹사이트 제작을 가능케하는 Wix 등의 웹사이트 빌더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툴들의 공통점은 바로 원래는 복잡할 수 있는 사전 학습량을 대폭 단순화·간소화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UI/UX를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단순하더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물 제작은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하게 만들고, 단계별로 추가 지식을 자발적으로 흡수하여 결과적으로 더욱 고도화된 결과물을 제작하도록 유도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창출합니다.

아울러, Learning-by-doing 학습 방법은 Gamification이 가미되면 그 효과가 배가됩니다. Interactive한 소프트웨어에 게임 요소를 가미해서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AI의 개념을 학습시킨 PopBots란 유의미한 성공 사례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학습 방법을 통해 5, 6세 아이들이 Supervised Machine Learning의 원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정답률이 90%에 이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결론: 전공자 교육과는 철저히 차별화된 ‘양손잡이’ 육성을 위한 AI 융합 교육 개발 필요

연령대별 AI 학습 Needs 및 Solution

따라서, 초등학교나 중학교부터 무턱대고 SW 교육 일환으로 코딩 먼저 학습시키는 것은 ‘AI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짧게는 중학교, 길게는 고등학교까지는 대부분의 학생이 잠재적으로 ‘AI’를 주전공으로 엔지니어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탄탄히 다져갈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나아가 ‘Learning-by-doing’ 실습형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후 전공·전문 분야가 생기는 대학(원)생, 직장인들에게는 ‘AI의 활용과 응용’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AI의 잠재력과 한계를 인지하고, AI 관련 사업 및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의사, 변호사, 예술가를 막론하고 자신의 본업에 AI 기술의 적용을 구상할 있는 수준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21세기 AI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은 비개발자들은 AI에 대한 지식을 공식적으로 인증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합니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AI 관련 자격증이 생기고 있다고 하나, 보다 실효성 있는 자격 과정 신설로 비개발자 출신의 대학생·직장인들도 AI 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EasyDeep에서는 비즈니스에서도 세부 분야인 제조, 유통, 마케팅 뿐만 아니라 법률, 의학, 건축,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실효성을 느낄 수 있는 Use Case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허울 뿐인 자격증 발급이 아닌, 실제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공신력 있는 자격증 발급을 위해 현재 노력 중입니다.

EasyDeep 정식 버전에 탑재 예정인 도메인별 AI Use Case

‘교육 현장에서 IT 인프라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무슨 AI 교육이냐’, ‘산업에서 일할 AI 전문가도, 교원도 부족한데 어떻게 AI 교육을 하라는 것이냐’ 등 분명 전 국민 AI 교육에 대한 매서운 비판도 존재하고, 모두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부분을 앞으로 준비하고 개선해 나아가야 함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목에서 ‘오늘’이라는 표현 대신 ‘어제’라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2020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 만큼,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지금까지의 낡은 문제는 ‘어제’로 보내고, 희망찬 ‘내일’을 위해 우리 모두 오늘은 새로운 자세로 AI 교육을 하나씩 개선해 갔으면 합니다.

다음편에서는 <해외 AI 교육 정책 동향 및 선진 사례>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딩 없이 배우는 가장 쉽고 재미있는 AI 학습 솔루션

EasyDeep 베타테스트 신청하기

[참고 문헌 및 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