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공지능 국가전략 발표: 전 국민이 AI를 배워야 한다고?

Woojin Andy Kim
Algorima
Published in
5 min readDec 18, 2019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군 장병부터 공무원까지 AI 의무 교육

전세계 IT 투자의 ‘큰손’이자 재일교포 3세이기도 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1998년 IMF 위기를 맞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초고속 인터넷망의 필요성에 대해 조언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인터넷 사용 인구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오늘날 IT 산업은 GDP의 14% 이상, 수출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거대 산업이 되었습니다.

20년도 넘게 흐른 올해 7월, 손정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여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정부는 마침내(2019.12.18)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구호와 함께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하였습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AI 산업 육성을 위한 직접적 지원 뿐만 아니라, 전국민 대상 AI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담고 있는데요.

출처: <인공지능 국가전략> (2019.12.17)

초중등 교과과정에서 올해부터 시작된 소프트웨어(코딩) 교육 의무화를 넘어 AI 기본 소양을 쌓기 위한 수업을 필수화한다고 합니다. 또한, 성균관대, 국민대, 가천대 등 SW중심대학을 필두로 대학교에서는 AI 융합학과 신설과 더불어 전교생 대상 AI 교육 실시를 시작합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군 장병 및 공무원 임용자 대상 AI 교육을 필수화한다고 하니, 전 국민을 대상으로 AI를 교육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느껴지는 대목이죠.

출처: <인공지능 국가전략> (2019.12.17)

그런데 잠깐만, AI를 배운다고? 가만, 아직 코딩도 못하는 국민이 대다수인데, 어떻게 그 어려운 인공지능을 공부한다는 것일까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대상’ AI 교육의 목적은 모든 사람이 ‘코딩’을 통해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즉 ‘디지털 혁신’ 도구로서의 AI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모든 국민이 자동차 엔진을 설계할 수는 없어도 자동차에 대해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처럼, AI를 적극 응용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개인용 PC’ 시장을 앞서 내다봤던 Apple II

AI 교육은 코딩 교육이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197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기계를 어떻게 모든 사람이 쓰겠어?”라고 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기업용 컴퓨터 산업의 독보적인 거인이었던 IBM도 그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오늘날의 IT 공룡이 된 Apple, Microsoft에 의해 보기 좋게 무너졌습니다. 쉬운 Graphic User Interface와 점차 고도화된 성능이 뒷받침 되면서, 오늘날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책상에서 워드와 엑셀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게 된 것이죠.

몇 년 전 알파고가 세상을 들썩였을 때, AI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AI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신봉론과 막연한 회의론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직 일반 국민들의 AI에 대한 이해도는 걸음마 수준인데, 수학과 코딩 없이 우리가 AI를 실제로 이해하기 위한 마땅한 학습 콘텐츠가 아직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교양 도서와 현존하는 일반인 대상 영상 강의로는 피상적 개념 이해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그렇다고 엔지니어가 될 것도 아닌 사람들까지 높은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트캠프에서 처음부터 코딩을 배우는 것은 분명 비효율적이죠.

코딩은 AI의 개념과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심화 응용을 하거나 직접 모델을 만들 때 쓰이는 ‘언어’입니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도메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코딩을 먼저 반드시 배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정책을 통해 앞으로 산업과 전공을 막론하고 AI에 대한 이해는 점차 중요해질 것입니다.

비교적 체계화된 전공자용 교육과 달리 아직은 전무하다시피한 非전공자용 AI 교육 커리큘럼 및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와 학계, 교육계 뿐만이 아니라, 창의적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민간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적일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모두는 AI라는 것이 개발자를 위한 최첨단 기술이라고만 치부하기 보다, 자신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초 개념부터 학습해가며 ‘AI 시대’에 차근차근 대비해야할 것입니다.

IMF의 역경에서 벗어나 우리는 결국 당당한 ‘IT 강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저력으로 21세기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 강국’으로 도약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AI 도메인 전문가: 자신의 전문 분야(경영, 예술, 건축, 의학, 법률 등)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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