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걷는 사람, 하정우> 걸으면서 배우는 하정우식 인생공부

Andrew Lee
andrewlee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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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min readMay 19, 2019

티베트어로 ‘인간’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인간 하정우의 걷기를 따라가면서 걷기 노하우도 배우고 인생공부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었지만 하정우라는 배우는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부족함을 느끼면 열심히 노력하고 훈련한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한줄 평은 ‘걸으면서 배우는 하정우식 인생공부’ .

게을러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때 꺼내는 책

이 책을 빌려준 지인은 몸이 게을러 질 때 이 책을 꺼내 보고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이 책을 읽고
나도 열심히 걷고 있다.

게으름을 없애주는 책이 분명하다 !!!

지금은 하루 1만보가 목표인데 적응이되면 하루 2만보까지 걷고 싶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걷기는 내가 살아있는한 계속 할 수 있다.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골프, 스키, 웨이크보드, 자전거등 도구를 쓰는 운동은 돈이 든다. 걷기는 도구 없이도 바로 시작 할 수 있다.

내가 사는 도시를 내 발로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동네에 연결된 작은 골목들을 알아가는게 나는 즐겁다.

집 주변을 걷고 여행지를 걸으면서 그 장소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송파구에 있는 칠지도 코스를 걸으면서 이 동네에 이사 온지 3달만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걷다보면 다음날 직원들과 여기에 들어서 밥을 먹어볼까도 생각한다. 서울 둘레길 3코스를 걸으면서는 다음에 여기에 집을 사면 좋겠다 하는 동네를 몇군데 발견하였다.

기분. 알고보면 우리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고 인생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일들의 결과와 행로까지 좌우하는 이 문제적인 놈. 이 ‘기분’이라는 것을 잘 달래가면 일상을 온전히 유지하는 방법이 어디 업을까?

걷기를 통해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걷는중에는 고민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걷기 후에는 애써 고민을 이어가려고해도 감정의 모드가 이미 바뀌어 기분이 나아 질 수 있다. 자리에 앉아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나는 그 문제를 걸으면서 반복적으로 생각한다. 걷고나면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가 되는것은 신기하다.

나는 나의 기분에 지지 않는다. 나는 나의 기분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믿음

나는 기분때문에 일을 망쳐버리거나 나 자신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나의 기분에 지지 않을 수 있다니… 걷기를 통해서 기분전환을 자주 시도 해야겠다.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그려나가기로 했다. 그림도 내 인생도. 지금도 나는 어중간한 그림 열점을 늘어놓았을 때보다 나를 닮은 그림 한 점이 완성되었을 때, 기분이 좋다.

내 갈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나는 지금까지 각자의 때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인생의 나침판을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름 나의 큰 목표를 달성해 나갔지만 해가 갈수록 이상하게 점점 속도가 나지 않고 쉽게 치고 방전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하나 배운건 내 보폭에 대해서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하고 무작정 달렸다는 것이다. 이제는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걸음걸이를 찾아야겠다.

나의 걷기 다이어트

하루 만 보씩 걸으며 식사량을 아주 조금만 조절해도 한 달만 지나면 살이 꽤 빠진다. 그뒤 식사 조절을 계속하면서 두 달째부터는 만 보에서 만 오천보로 슬쩍 늘려서 걸어본다. 그러면 체중감량에 가속도가 붙어 다이어트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것이다.

한달 정도 걸었는데 체중감량은 적었지만 훨씬 가볍게 걷고 있다.

휴식은 가만히 누워 있는게 아니야

현대인들은 정말 치열하게 일한다. 그런데 휴일에 꼼짝도 못하고 나가떨어질 만큼 평소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기 때문일까? 정작 일은 너무나 열심히 하는데 휴식시간에는 아무런 계획도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던져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휴식을 취하는것은 다르다. 나는 휴식을 취하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하루는 지인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나를 차로 지나가면서 보았는데 와이프분이 정말 슬픈표정을 하고 있다고 걱정했다고 한다. 나는 휴일에 잘 쉰다고 하였지만 내 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휴일에 계획이 없으면 걷는다. 할 일이 생각나고 정리될 때까지 걸으려고 한다. 아직은 어떻게 제대로 쉬어야 하는지 노력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계획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도움이 되는게 걷기다. 그래서 우선 걸어본다.

나의 롤모델중 한 분(전 회사의 테크리더)은 걸으면서 머리속으로 코딩을 한다고 했다. 좀 더 괜찮은 알고리즘을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분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아직 나는 이정도 경지에 오르지 못했으나… 우선은 잡념을 없애는데는 효과적인거 같아 걸으면서 휴식을 취해본다.

참 쉬운 하루 3만보 걷기 교실

뭐든 꾸준히 하려면 습관이 되어야한다. 우선 눈뜨자마자 곧장 러니머신 위로 올라간다. 런닝 머신을 타고 오십분 정도를 꼬박 걸으면 약 5천보에서 6천보 가량 찍힌다. 우리 걷기 맴버들 사이에서는 이 오십 분을 1교시로 친다. 그리고 발 디딜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걸어서 이동한다. 걸음수를 일상에서 알뜰살뜰 모아야한다.

누군가 해보면 알 것이다. 하루 1만보 걷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정말 알뜰살뜰 모아야 한다.

직장인 처럼 운동선수 처럼

기분좋을 정도의 술기운과 밀려오는 졸음이 걸음을 재촉한다. 집에 오면 씻고 쓰러져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새 나라의 어린이’ 처럼 반짝 눈을 뜬다.
나의 이러한 하루가 나는 마음에 든다. 지금 여기서 동이 터올 때까지 매일 축배를 들기엔 아직 나는 갈 길이 한참 먼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체력이 안되기도 하고 공부하고 배워야 할 게 많기에 시간을 아껴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란 사람은 놀줄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ㅎㅎ

단순한 행동과 결심이 훨씬 더 힘이 세다

- 일단 몸을 일으키는것

- 다리를 뻗어 한 발만 내디뎌보는 것

이러한 행동이 매일같이 이어져 습관이 된면 그다음부터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일어나 걸을 수 있다. 몸에 익은 습관은 불필요한 생각의 단계를 줄여준다. 힘들 때 자신을 가둬 놓는것 꼼짝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감옥의 수인이 되는것, 이런 것도 다 습관이다. 스스로 키워놓은 절망과 함께 서서히 퇴화해 가는 것이다. 하지만 걷기가 습관이 되면 굳이 고민하지 않고 결심하지 않아도 몸이 절로 움직인다. 내 컨디션이 좋고 여러 조건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때 비로소 걷는 것이 아니다.

습관처럼 자신을 가둬 놓는것은 내가 참 잘하는 것이다. 익숙한 방법이다.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으로 바꾸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걸으려고 노력하자. 인스타그램에서 #66챌린지에 참여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좋아요”를 눌러주면서 응원하다보니 나름 괜찮은 동기가 된다.

아, 힘들다 … 걸어야겠다.

나는 사람이 그다지 강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여러가지 요인들로 불안정해지기 쉬운 동물이다. 마치 날씨처럼 매일 다른 사건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기란 쉽지 않다. 변화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작은 물결에 배가 휩쓸려가서는 안되므로 닻을 단단히 내려둘 필요가 있다. 나에겐 일상의 루틴이 닻의 기능을 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매일 꾸준히 지켜온 루틴을 반복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실제로 내가 아는 정신과 의사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환자들에게 그게 무엇이든 루틴을 정해놓고 어떤 기분이 들든 무조건 지킬 것을 권한다.

내가 지키는 루틴은 다음과 같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단 러닝머신 위에 올라가 걸으며 몸을 푼다.

- 아침 식사는 반드시 챙겨 먹는다.

- 작업실이나 영화사로 출근하는 길엔 별일이 없는 한 걷는다.

루틴의 힘은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잠식하거나 의지력이 약해질 때, 우선 행동하게 하는데 있다. 내 삶에 결정적인 문제가 닥친 때일수록 생각의 덩치를 키우지 말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살다보면 그냥 나둬야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어쩌면 인생에는 내가 굳이 휘젓지 말고 가만 두고 봐야 할 문제가 80퍼센트 이상인지도 모른다. 조바심이 나더라도 참아야한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당장 해결하고 싶은 조급함 때문에 좀 처럼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어쩌면 그 순간 우리는 답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질질 끌려가고 있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내가 동행을 선택하는 법

시나리오를 어떻게 고르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런데 나는 시나리오를 고른다기보다는 먼저 그 영화 관계자들의 삶이 시나리오와 연결되어 있는지 읽어내려고 노력한다.

내게는 ‘어떻게 시나리오를 고르는가?’ 라는 질문보다 ‘어떤 사람과 일하길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이 더 맞는 것 같다. 배우가 받아보는 단계에서 사실 완벽하게 짜인 시나리오는 거의 없다. 시나리오는 언제나 배우와 스태프가 모두 구성된 후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한 절반 정도는 바꿀 생각을 하고 들어가는 거다. 나는 현재 시나리오의 반을 더 낫게 바꾸어나갈 열린 생각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 나와 절실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일하길 좋아한다.

놀라운건 개발자가 받아보는 단계에서 완벽한 기획서는 없다. 기획서는 기술검토와 개발도중에도 수시로 더 나은 방향을 찾아서 개선된다. 영화 제작도 소프트웨어 개발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아니 대부분의 좋은 결과물은 그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닐까 ?

슬럼프 선생님- 배우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많은 배우 지망생들이 곧장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하고 싶어하지만, 나는 연극무대를 꼭 경험해보라고 조언해준다. 연극에서 관객들은 배우의 전신을 바라보고, 배우가 연기하는 무대의 전경과 마주한다.
연극 무대에서는 가만히 서 있는 자세, 걸어가는 모습 등이 객석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계속 연습해야한다. 그렇게 아주 사소하고 당연한 것으로부터 연기를 배워나가는 것이다.

이 적나라한 무대에서는 꼼수를 쓸 수가 없다. 하루하루 무대가 끝날때마다 동료들의 평가와 관객들의 반응에 직면한다. 무대에 설 때마다 나에게 지금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고, 매일 자신에게 조금씩 실망하고 내가 채워야 할 거대한 빈틈을 응시하게 된다. 잘못하면 나의 재능을 탓하며 슬럼프에 빠지기 딱 좋다. 그러나 연극무대는 내가 무너지면 곧장 대체할 배우를 구할 수가 없다. 슬럼프든 우울이든 어쨌든 개인적인 속사정을 이겨내고 무대에 올라야만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허우적거리는 시간을 줄이고 다음 스텝으로 빠르게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배우의 길에 들어서면 어떻게 될까? 자신의 발아래 지반이 너무나 약한 상태이므로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고 휘청거린다.

IT업종에서는 연극무대가 중소기업이고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이 대기업이지 않을까? 오래전에 나도 다양한 스킬셋을 얻고 빠르게 많이 배우려면 스타트업에 가라고 조언했었다. 지금은 그 반대다 중견 또는 대기업이 더 체계적으로 기반을 다지도록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잘 구축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의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뉴스보다 노동력 착취와 성추행등 안좋은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 수년간 경험한 주관적인 의견이다. 좋은 회사 찾기가 정말 힘든 시대이니 지인들을 수소문해서 내부 사정을 잘파악하고 가길 바란다. 좋은 사람과 환경 그리고 선한 미션을 가진 회사에 갔다면 어디서든 기반을 잘 다져서 좋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을것이다.

노력의 장인들

지금 고통받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곧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혹시 내가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오지 않을 버스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수시로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살아가면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노력이 그다지 대단한 게 아님을 깨닫는 순간들을 수없이 맞게 될 것이다.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은 순간에도, 틀림없이 그 최선을 아주 작아지게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엄청난 강도와 밀도로 차원이 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새로운 날들이 기다려진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난 참 불만이 많았다. 주변을 탓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 가면서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고 자부했고 한 때는 나의 잣대로 현재에 안주하는 주변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하곤했다. 우물안에 올챙이였던 시절이다. 그렇게 조금씩 큰회사로 이직하다 거인들을 만났다. 정말 노력의 밀도와 차원이 다른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차고 넘쳤다. 그때부터 다시 공부에 내 일에 집중하였다. 사짜가 되지 않고 진짜가 되려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세상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내 주변에 그러한 사람이 없다면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지 자각해야 한다. 멀리 세상으로 나가보길 바란다. 당장 이직이 어렵다면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알 수 있다.

삶은 그냥 살아나가는 것이다. 건강하게, 열심히 걸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삶에서 해볼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른다. 내가 아무리 고민하고 머리를 굴려봤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인생이란 어쩌면 누구나 겪는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일에서 누가 얼만큼 빨리 벗어나느냐의 싸움일지도 모른다. 결국 늪에서 얼만큼 빨리 탈출하느냐, 언제 괜찮아지느냐, 과연 회복할 수 있느냐가 인생의 과제일 것이다. 나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든 지속하는 걷기, 직접 요리해서 밥 먹기 같은 일상의 소소한 행위가 나를 이 늪에서 건져내준다고 믿는다.

내게 주어진 재능에 겸손하고, 이뤄낸 성과에 감사하자. 걸으며, 밥을 먹으며, 기도하며 나는 다짐해본다.

걷기를 지속하기 위해서 인스타의 습관만들기#66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이 서평을 작성할 시점에 100km 이상을 걸었고 계속해서 도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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