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렛워치 WalletWatch 1 —‘사람’의 언어로 말하는 것에 대하여
헛소리를 하거나, 못 알아듣게 말 하거나, 너무 어려운 말을 하는 사람을 보고 미국인들은 당당히 말하죠.
“Speak English, please!”
제가 이더스켄 페이지를 마지못해 열 때마다 하고싶은 말입니다.
“저기, 영어로 말하고 있거든 🙃” 이라고 답하면 할 말이 전혀 없지만, 저는 미쿡인조차 아니니까 기계어+영어라서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거겠죠.
일단 적절한 정보까지 찾아가는 길 부터가 딱 비호감이구요, 사용하는 단어나 각종 숫자+알파벳 조합이 길게 늘어선 걸 1초만 곁눈질로 봐도 토나옵니다.(아래 이미지 캡쳐 하고 잠시 토.. 🤮)
그래서 너무 죄송하지만, 프로젝트 초반에 내용 파악하라고 누군가 위와 같은 화면으로 갈 것 같이 생긴 링크를 던져주면 클릭하는 것 부터가 너무 지옥이라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으악! 하고 눌러 보거나, 누군가 먼저 보고 해석해주면 손녀딸을 안고 뛸뜻이 기뻐하며 아 그런 거군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더스캔은 엄청 아주 미친듯 자세하고 방대한 정보를 큰 목소리로 저에게 말 해주고 있지만 저는 아직 귀가 막혀있는걸요 🎧. 어려워서 외면하거나, 노오력을 해서 들어보아도 자칫 잘못 이해하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 딱 좋습니다. 세상 그렇게 힘들게 살고싶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대한민국 홈텍스에 길들여진 거칠고 강한 사람들이니 이 정도 문제는 언젠가 극복해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아~ 네에. 다 잘 되길 바라구요오!(슈카님 성대모사 하는 중)
더불어 우리는 극악의 보험 약관도 문제 없이 이해하고 싸인 했었구요, 카드 발급 신청 문서 정도는 쉽게 작성했었구요, 펀드 수익률 안내 문서 따위 껌씹듯 해석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호옥시 모를 인간의 실수를 위해 보험설계사, 카드 상담사, 은행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형광펜으로 중요한 지점을 표기도 해주시고, 내가 잘 하나 못 하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체크를 해주시고 “아 이게 이렇다는 말씀이시죠?” 하면 “아 네 고객님 이렇다고 생각하셨군요! 그런데 이건 사실은 저런 겁니다!” 하고 우리가 ‘이해’를 위해 할 노력을 대신하여 ‘알아듣게 설명’ 해주셨더랬었죠.
아! 물론 여기서 어마어마하게 사소한 문제가 있는데, 이는 10~20년 전의 일들이라는 것입니다.
위의 친절한 분들이 해주셨던 일을 요즘은 온라인화 된 서비스들이 몹시 ‘당연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능력에 완전히 젖어있구요.
어떤 식이냐 하면, “다 보려면 봐 근데 중요한 건 요정도야!” 하고 요약해서 안내하구요, 중요한 건 형광펜으로 줄 긋듯 한 장면 한 장면에 한 문장씩만 뜯어서 보여주며 체크하고 넘어가게 만들구요, 실수를 하면 귀엽게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아니, 님 그거 아님" 하고 뭐가 왜 틀렸는지 알려주고 더 큰 실수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단속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모든 과정을 너무나도 친숙한 내 영혼의 단짝 나의 스마트폰을 들고 침대에 누워서 해결하죠.
카드 결제 내역, 은행 거래내역, 투자 수익률 보는 것 정도? 숨쉬듯 할 수 있죠. 아! 나 얼마 썼네, 얼마 보냈네, 월급이 들어왔다 사라졌네. 휴우휴유.
현실을 살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이더스켄 화면같이 생긴 은행 거래내역이나 카드 결제 내역을 보라고 하면 아마 눈으로 침을 뱉으며 그 서비스와 거래를 끊을 겁니다.
맛있었던 그 식당의 업종코드, 사업자번호, 카드사 수수료, pg사 이름, 거래 일련번호, 결제 성공 여부 등을 알려주겠다고 하면 손사래를 치며 도망갈걸요. 결제 성공 여부? 결제가 지금 됐잖아? 설마 아니야? 뭔소리야? 하면서요.
이더스캔 욕은 이쯤 하구요,
그래서 저희 팀은 Pado Wallet Watch를 만들면서 ‘사람의 언어로 말 하는 서비스’ 즉, ‘알아야 기분이 좋고’, ‘이해할 수 있게’ 생겨먹은 정보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상상하고 고민했습니다.
고맙게도 저희가 가는 방향을 지지하고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힘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갖은 삽질을 통해 지갑 활동 내역을 만들면서, 아 이 이과나온 놈들만 이해하고 사용하는 미친 기계의 뇌 구조와 언어를 어떻게 인간의 것으로 바꾸지? 하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너무 많은 잘 모르는 일들이 매 초 일어나고 있거든요 🦾
어떤 고민의 과정을 거쳐 어디까지 왔는지 상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Pado App #WalletWatch 에서
유명인, 고래, 친구들의 wallet을 “watch”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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