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렛워치 WalletWatch 3 — 사고 파는 것에 대한 고찰

Pado
Pado Wallet Watch
Published in
8 min readAug 24, 2022

지난 포스팅에서 우리는 트랜잭션이 무엇인지와 그 데이터를 구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구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의 내용을 뜯어보았습니다. 그 중 ‘이동의 종류’ 에 대한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할 것인지 먼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소유권 이동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요?

문제를 하나 풀면서 시작해보겠습니다.

다음 중 지훈‘구매’ 행위를 한 것을 고르시오.

  1. 지훈은 지수에게 대충 봐도 4만5천원 이상으로 보이는 꽃다발을 무심하게 건네며 “오다 주웠어” 라고 말하고는 귀가 빨개졌다.
  2. 재희는 지훈의 집에 있는 테이블이 마음에 쏙 들어 어디서 샀냐고 물었고, 지훈은 “우리동네 공방에 주문제작 넣었어” 라고 답했다.
  3. 지훈은 홈파티 요리할 때 쓸 만능슬라이서를 배송비 3,000원에 당근에서 득템했다.
  4. 지훈의 아버지는 지난 생신때 지훈이 선물한 운동화를 박스 그대로 지훈에게 버렸고, 지훈은 아버지에게 10만원을 두 번 송금했다. (10만원만 드리고 싶었지만…)
  5. 지훈은 설레는 마음으로 KTX를 타고 재희가 사는 천안에 놀러가서 병천순대국을 먹은 후 스타벅스 시애틀 머그컵을 주고 스타벅스 포틀랜드 머그컵을 받았다.
  6. 지훈은 애지중지 키우던 몬스테라 화분과 50만원 상품권을 현수에게 떠안기며 현수가 사놓고 쓰지 않는 아이패드를 납치한 후 급히 집으로 갔다.

정답은?
사실 모두가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 4만5천원을 주고 꽃다발을 샀을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정말 오다 주웠을 수도 있지요. 그 비밀은 지훈만이 압니다.
  • 테이블을 공방에 주문해서 샀을 수도 있지만, 멋쟁이 공방 작가가 이건 돈따위로 매길 수 없는 가치라며 잘 사용해주기를 부탁하고 떠나보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 3,000원의 배송비는 만능슬라이서에 대한 지불은 아니지만 돈을 쓴 건 사실이죠.
  • 지훈의 아버지는 어차피 안 신는 운동화를 아들에게 도로 준 것이고, 지훈은 용돈을 드린 것이지만, 어쨌든 지훈은 운동화 한 켤레가 생겼고 20만원을 썼습니다.
  • 지훈과 재희는 스타벅스 컵을 ‘교환’했지만 지훈은 교환을 위해 KTX 차표를 끊고 설렘을 얻었습니다.
  • 현수의 아이패드는 몬스테라화분+50만원의 가치로 소유권이 이동 되었는데 지훈이 그걸 ‘구매’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고 얼마의 값어치인지도 측정하기 애매합니다.

어떤 특징이 있으면 ‘구매’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우리는 보통 대체 불가능한(non-fungible, 물건이나 서비스)한 것을 대체 가능한(fungible, 돈) 것을 주고 소유권을 획득할 때 구매했다고 인지합니다. 구매의 특징을 가진 교환인 것이지요.
옷을 받고 돈을 준 것은 ‘샀다/구매했다’고 이해하지만, 옷을 받고 책을 주거나(교환), 사랑을 주거나(선물받음), 옷장 정리를 해 준 것(노동의 대가)을 구매했다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fungible한 것을 주고 fungible한 것을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환전’ 혹은 ‘깡’이라고 부르죠.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소유권 이동을 맥락에 따라 많은 단어로 표현합니다.
샀다, 팔았다, 교환했다, 거래했다, 바꿨다, 득템했다, 겟했다, 넘겼다, 쇼핑했다, 주문했다, 보냈다, 버렸다, 건졌다, 당했다, 빼았겼다, 적선했다… 등등
그리고 우리는 신기하게도 이 단어들이 ‘어떤 특징을 가진 소유권 이동’을 의미하는지 뉘앙스를 이해합니다.

블록체인 트랜잭션은 이동의 특징을 어떻게 보여주나요?

트랜잭션 역시나 소유권 이동 안에 아주 많은 경우들이 존재합니다.
#보내기, #받기, #민팅하기, #교환하기, #구매하기, #판매하기, #소각하기, #소매넣기(동의 없이 몰래 보내놓기), #공짜로 민팅하기, #에어드랍받기… 등등

그런데우리가 트랜잭션 내역에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보낸 것-받은 것 에 대한 데이터 뿐입니다.
구매한 건지 교환한 건지 소각한 건지 단어로 표현해주지 않죠. 그래서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받았는지를 보고 유추해서 판단하고 사용자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1 #보냈다(sent)/ #받았다(received)
말 그대로 코인, 토큰, NFT를 한 방향으로 보내거나 받은 경우입니다. 트랜잭션 내역에 보낸 데이터만 있고 받은 데이터가 없을 때 보냈다 라고 판단합니다. 반대의 경우는 받았다겠죠.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이동입니다.

2 #교환했다(traded)
보내기와 받기가 동시에 일어난 경우입니다. 하나의 트랜잭션 내역 안에 무엇을 보냈는지(sent), 무엇을 받았는지(received)에 대한 데이터가 들어있으니 이를 표현해줍니다.

3 #구매했다(bought) / #판매했다(sold)
사고 판 것은 크게는 교환에 해당합니다.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받았느냐에 따라 교환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확할 수도 있고 구매/판매로 표현하는 편이 좋을 수 있습니다. 우리팀은 NFT가 교환의 한 쪽에 끼어있다면 구매/판매로 표기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세계의 구매와 유사하게, 대체 가능한(Fungible Token, Coin) 것을 보내고 대체 불가능한(Non-Fungible Token = NFT) 것의 소유권을 획득했다면 구매했다(bought)고 보려 합니다. 반대로 토큰이나 코인을 받고 NFT를 보냈다면 NFT를 판매했다(sold)라고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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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민팅했다(minted)
엄밀하게 따지면 민팅은 모든 자산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지만, 대체로 NFT를 ‘민팅’ 한다고 표현합니다. 해당 NFT가 속한 컬렉션(컨트랙트)에 코인이나 토큰을 보내고 NFT를 받는 것입니다. 민팅을 따로 표기해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특정 NFT 거래의 시작, 즉 탄생이고 어떤 NFT를 가지고 있는 지갑(사람)이 탄생 시점에 NFT를 획득했는지 그 이후에 다른 홀더로부터 소유권을 이전 받았는지가 퍽 궁금한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분양 받은 것인지 산 것인지 궁금해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까요? 😌

그런데 이 민팅의 방법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흔하게 토큰이나 코인을 주고 NFT를 받는 경우가 있구요, 따로 주는 것은 없지만 가스비는 부담하는 경우가 있구요(택배비 내고 나눔받는 것처럼), 경매 시스템을 이용해서 민팅하는 경우도 있구요, 제가 모르는 어떤 다른 우주의 경우도 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 #소각했다(Burned)
크게 보면 sent 입니다. 내 자산을 어디론가 보내긴 보냈는데, 그 소유권을 받은 사람이 없는 상태입니다. 0x000000… 이런 식의 존재하지 않는 주소의 지갑에 보내서 말 그대로 버린 거죠. 쓰레기를 소각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소각했다 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받은 것은 없습니다.

6 몇 가지 풀기 난해한 문제들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소매넣기 같은 것입니다. 소매넣기는 소매치기에서 비롯된, 어느 작명천재가 만든 것이 분명한 단어인데요, 지갑의 주인의 동의 없이 스팸메일처럼 제멋대로 무언가를 보냈다는 의미입니다. 어디선가 공지를 했더라도 지갑 주인이 알지 못했을 수도 있구요. 지갑 주인은 무언가를 받고도 기분이 안좋을 수 있죠. 다만 동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의 사실, 혹은 보낸 주체가 좋은마음이었는지 나쁜 마음이었는지가 트랜잭션 내역에 표기되지는 않습니다. 받기가 실행된 그 순간 이 트랜잭션이 소매넣기인지 아닌지 알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뭔가 또 스팸의 향기가 나는 듯도 한데…🤔 하고 의심해보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서 말이죠.

트랜잭션에서 이동의 종류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해보았습니다.
다음으로는 보여줄 정보와 뺄 정보, 그리고 못생긴 정보를 더 가치있게 보여주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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