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렛워치 WalletWatch 4— 너의 이름은…

Pado
Pado Wallet Watch
Published in
11 min readAug 30, 2022

트랜잭션 내역을 보면 from X to Y이렇게 생긴 정보가 있습니다.
무언가의 소유권이 이동 되었는데, X에서 Y로 이동 되었다는 말이죠.
그럼 우리는 X,Y를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그 X,Y는 ‘누구’인지를 일컫는 정보 라고 생각합니다.(아닐 수가 있는 건가…)

그런데 트랜잭션 내역에서 ‘누구’‘지갑’입니다.
지갑을 소유한 사람(X나 Y에는 아무리 봐도 사람이 어울리는데…)이 현실세계 어딘가에 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고, 온라인에 표기되는 것은 지갑의 이름이죠. 이름이 있다면 불러줘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지갑의 이름을 부르는 여정을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갑, 너의 이름은…

이름에 대한 이야기 -1
70년대 중반, 개그맨 서영춘과 임희춘 콤비가 만들어 히트친 하드코어 개그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명문가이나 대대로 손이 귀한 서대감. 간신히 본 5대독자의 장수를 기원하는 이름을 지으려고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갔고, 그 점쟁이는 어마어마한 이름을 작명 했으니 그 이름은

서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 담벼락 서생원 고양이 바둑이 돌돌이

되겠습니다.

점쟁이는 이렇게 이름을 지어주며 “빠뜨리면 죽는다”고 경고를 했는데요, 서대감은 이 경고를 아들의 이름을 말할 때 한 글자라도 빠뜨리면 죽는다는 의미로 해석을 하고 늘 풀네임으로 아들을 불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이 우물에 빠지자 기겁한 하인이 서대감에게
“마님!! 글쎄 서 수한무 …돌돌이 도련님이 우물에 빠졌어요!”
라고 보고했고, 대감도 크게 놀라

“아니 우리 오대 독자 서 수한무 …돌돌이가 우물에 빠졌다고? 그럼 빨리 서 수한무 …돌돌이를 구하러 가야지!”
라며 서로 풀네임을 불러대는 사이 안타깝게도 이미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그제야 서대감은
“아 서 수한무 … 돌돌이의 이름의 글자가 아니라 서 수한무 …돌돌이를 물에다 빠뜨리지 말란 얘기였구나!”
하고 깨달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

이름에 대한 이야기 -2
저는 ‘스페인어권 문학의 이해’ 라는 교양과목을 들었었는데요, 그 때 과제 중 하나가 [100년동안의 고독] 이라는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고전 명작입니다. 엄청 두껍고 긴 내용의 이야기였구요. 그런데 그 내용의 양과 별개로 너무나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 때문이었어요.

구글 검색 결과

정말이지 이름들이 너무 헷갈렸거든요. 가계도를 보면서 봐도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를 놓치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반쯤 포기한 마음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쯤 되면 왕 이름이 겹치지 않게 하사, 앞글자만 따서 리듬 넣어 외울 수 있도록 해주신 조상님들께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실은 엄청 이과적인 분들이셨던 걸지도...)

100년동안의 고독 가계도 https://benetto.tistory.com/m/65

이름과 주소

[이름]이란 것은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람이나 사물, 단체, 현상 등에 붙여서 부르는 기호로, 이름이 주어짐으로써 사물은 비로소 의미를 얻게 되고 존재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하죠.
그런데 그 이름이 위 이야기들에서 그랬던 것 처럼 한 눈에 들어오지 않거나, 잘 기억되지 않거나, 부르기 너무 어려우면 과연 그것이 이름으로써의 의미가 있겠나 싶습니다.

0x779e59E303D1A799F8B49d5383A005DEAC1d5a8C

위에 있는 0x로 시작하는 문자열은 우리가 사용하는 크립토월렛이 가지고 있는 이름의 모양입니다. 0x로 시작하고 숫자와 알파벳으로 엄청나게 길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건 엄밀히는 이름이라기 보다는 ‘주소’ 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 그러니까 어떤 사람과 거래했다 라고 인지를 하고 “누가 샀어?”, “누구한테 팔았어?” 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누구’와 거래를 했다는 속 뜻이 있기는 하나 표면적으로 일어난 현상은 어떤 지갑의 ‘주소’로 어떤 것들의 소유권을 주고 받은 것이거든요.

세상에는 동명이인이 많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름이 같은 사람이들이라고 해서 그 존재가 동일한 사람은 아니니,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지만 적절히 구분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보편적인 동의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람 뿐 아니라 세상에 이름이 같은 존재들은 많구요, 그래서 큰일이 난다기 보다는 갸우뚱 정도이거나 언어유희로 써먹거나 전설로 만들거나 웃어넘깁니다.

하지만 주소라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름이 같지만 서로 다른 도시는 있을 수 있어도, 주소가 같은데 서로 다른 장소는 존재하면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갑에 딸린 정보도 주소인 것이고, 중복되는 지갑 주소가 없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지옥같은 문자열을 만들게 되었겠죠?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컴퓨터는 이 긴 문자열에서 숫자 하나만 달라도 이를 기가막히게 구분하겠죠. 다만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모양새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보통 적당히 줄여서 표기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앞 몇자리만 보이게 줄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앞 몇자리 … 뒤 몇자리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표기까지는 가능하다 치고, 도무지 입으로 부르거나 일필휘지로 써제낄 수가 없구요. 친근감이라고는 전혀 없습니다. 이에 비하면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는 너무나 귀여운 수준입니다.

이와 유사하게 생겼는데 우리가 아주 익숙하게 접하는 정보들이 몇개 있기는 합니다. 은행 계좌번호가 좀 하드한 편이구요, 한국인은 주민등록번호 외우는 데에는 익숙해져있구요, 학번/군번? 뭐 그런 것들이 있겠고, 비교적 쉬웠던(과거형) 것으로 전화번호가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 모든 것도 위의 지갑주소만큼 난해하진 않습니다. 적어도 숫자로만 이루어져있고 훨씬 짧거든요. 자동차번호는 숫자와 문자가 섞여있지만 아주 짧은편이죠. 그리고 우리는 이 정보들을 사람(소유자)과 매칭 시키고 상대방을 부를 때는 그 사람의 이름으로 부릅니다. ‘이 긴 숫자 정보의 주인장은 누구’ 이런 식이죠. 은행 거래내역에도 이름이 표기되지 계좌번호가 표기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만 🤖

사람이 연결된 정보인 이상 사람 이름같이 생긴 걸로 부르고 싶구요, 그것이 이름이든 주소든, 눈으로 보았을 때 적절히 구분이 가고 무언가 이해될 수 있는 정보를 주어야 가치가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온라인에서의 이름은 어떤가요?
ID라고 하거나 닉네임, 계정 등으로 불리죠.
이들은 어떤 유니크한 한 사람의 구분자로 사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이름은 하나도 존재하면 안됩니다. 주소와 같죠. 혹지훈(이 있다고 칩시다) 이라는 동명이인이 현실세계에 수천명이 있더라도(없을 것 같지만) 온라인에서의 이름은 반드시 서로 다릅니다.

이메일을 예로 들어볼까요?
구글, 네이버, 카카오 메일을 사용하는 혹지훈은 모든 메일의 id를 jihoon으로 지었습니다. 그러면 이름이 똑같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뒤에 @gmail.com / @naver.com / @kakao.com / 으로 서로 다른 단어가 붙고 이렇게 구분자가 붙은 풀네임이 온라인 세상에서 지훈의 고유한 이름으로 사용됩니다. 세 개의 서비스는 각기 다른 회원 분류 체계로 지훈의 계정을 분류하고 내부 시스템에 따로 컴퓨터가 좋아하는 형태의 이름을 지어서 저장해놨을 거구요.

더불어 우리는 어떤 하나의 서비스에서 한 번 jihoon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면 그 어느 누구도 다시는 jihoon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gmail이라는 세상에서 jihoon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은 혹지훈 한 명 밖에 없는 것이지요. 김지훈 박지훈 이지훈은 적어도 구글, 네이버, 카카오에서는 jihoon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싫지만 jihooon, jihun4885뭐 이런 걸 생각해내서 작명을 해야 하죠. 현 인류의 큰 고민 중에 하나 아닐까요?

이메일과 ID, 닉네임, 계정 등은 사용자가 이름의 일부분을 스스로 지어서 쓰게 해놓았기 때문에 썩 사용할 만 하고, 우리는 그것을 명함에도 넣고, 자기소개할 때도 쓰고, 본인인증 할 때도 사용하면서 ‘나’ 즉 사람과 동일시하는 데 익숙해져있습니다.

지갑에도 이름을 주자!

저와 같은 생각(지갑주소 토나옴)을 저만 한 것은 당연히 아니겠죠.
훌륭한 해결책 중 하나가 ENS(Ethereum name service) 입니다. 웹사이트 도메인을 구매하는 것처럼 이더리움 지갑용 이름을 하나 구매해서 내 이더리움 지갑과 연결해놓는 솔루션입니다.

원하는 단어를 골라서 사면 뒤에 [단어.eth] 같이 생긴 주소를 얻게 되는 거죠.

저희는 pado.eth를 사려고 했는데 이미 누군가 소유권을 갖고 있어서🥺

padoapp.eth를 샀습니다 😏

이렇게 ENS를 사서 지갑에 넣어놓고 세팅을 해 두면 긴 지갑 주소 대신 ENS로 짧게 표기할 수 있게 됩니다.

Pado에서의 이름

Pado 서비스는 지갑과 사용자(사람)를 1:1로 매칭시켜 놓았습니다. 이메일주소처럼 지갑주소가 하나의 ID로 여겨지는 것이지요. 로그인도 지갑 주소로 할 수 있구요. 이것이 web3서비스의 특징 중에 하나입니다. 지갑이 한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난해한 지갑주소를 사용자의 이름으로 보여주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싶으니 pado에서 사용할 닉네임을 설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혹 닉네임 설정이 안 된 지갑이라도 ENS가 설정되어있다면 이를 활용해서 사람답게 표현해주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구요.

0x5fe9…e29828 지갑은 cocchang.eth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지갑 주소와 ENS 정보는 모두 공개되어있는 정보라서 pado에도 가져다 적용시킬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내가 지어주고 나만 보는 다른 사람 지갑의 이름, [메모] 기능도 야무지게 넣었습니다.

아래 화면을 보시면 특정 지갑들의 목록이 있구요, 그 지갑들에 대한 정보가 박스 안에 들어있습니다. 좌/우는 지갑의 이름 부분을 다르게 표현한 것인데,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좌 : 지갑주소로 표기 / 우 : 닉네임, ENS로 표기

목록의 첫번째에 있는 박스안의 내용을 좌/우 화면 버전으로 각각 읽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가 녹색 바탕에 도깨비그림인 0xej394…g41sef 라는 주소의 지갑이 2일 전에 Beautiful…#3356이라는 NFT를 보냈다.
  • 프로필 이미지가 녹색 바탕에 도깨비그림이고 ‘나랑 친구 맺은’ ‘수진이러버’ 가 2일 전에 Beautiful…#3356이라는 NFT를 보냈다.

아무래도 오른쪽이 편하죠?
이제 우리는 너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지갑에 이름을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이름만으로 모자란 것이 있더라구요. 이미 다른 서비스(트위터, 디스코드..)에서 알고 지내는 이름들과 지갑의 이름이 서로 따로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트위터에서 친구로 지내는 사람의 지갑에서 어떤 트랜잭션이 일어나는지 알고싶은데, 그 사람의 지갑주소는 대체로 직접 물어보지 않고서는 알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양쪽의 정보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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