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영웅들 ③- 결말


Springpad

지난 5월 한 개의 트윗이 5백만 스프링패드 사용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6월 25일자로 스프링패드를 종료함을 알려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2014년 5월 23일, 스프링패드 팀.

에버노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노트 시장에서 성공하는 듯 했던 스프링패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스프링패드는 GTD(Get Things Done; 할 일 관리)를 주요 기능으로 깔끔한 삶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0년에 출발했습니다. 추억의 ‘스프링 노트’를 연상시키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스프링패드는 디자인에서 매우 뛰어 났으며 감성적인 사용자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먼저 필자가 사용했던 스프링패드의 데스크탑 초기화면을 보시죠.

노트북의 등뼈(book back)를 다양한 색상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필자는 물망초라는 노트북에 여러 사이트나 앱의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저장해 뒀었다.

노트북(상위 폴더) 안에는 노트(하위 폴더)가 노트 안에는 이미지, 텍스트, 웹 페이지의 링크와 기타 첨부 파일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2012년 9월 스프링패드는 SNS를 흉내내며 다른 사람의 노트북을 팔로우하는 기능을 추가했었습니다. 스프링패드는 노트, 할 일 관리(check list)구글 캘린더와 연동된 일정 관리, 클리퍼, 그리고 SNS기능까지를 추가하며 IT세상의 흐름을 따라 변신을 거듭하며 버텼지만 노트 앱(notetaking software)의 왕좌자리를 에버노트에 물려주고 쓸쓸하게 퇴장한 것입니다.

스프링패드는 열성 사용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고, 좀 과장하면 일부 사용자는 지금이라도 유료로 전환해서 스프링패드를 살리자고 눈물로 호소했다고 합니다. 아래는 제게 온 이메일입니다.

Dear Senior Kko,
We are very sorry to announce that Springpad will be shutting down on June 25th. At that point, Springpad.com will no longer be available and all online and sync features of the mobile apps will stop working. Read more about this announcement
It’s our top priority to help you during this transition. We have created multiple ways for you to take next steps with your Springpad data including a full Evernote migration option, a viewable html data backup and an importable file for other services to use. Please visit https://springpad.com/savemystuff before June 25th to export your data.
Thank you to our loyal users — We hope that you have enjoyed using Springpad as much as we enjoyed building it for you!
Export Your Data Now
We understand that this transition may be difficult for many of you and we will try to help as much as possible. If you have questions or need help, please visit the Springpad Shutdown FAQ
Sincerely,
The Springpad Team

대충의 내용은 ‘서비스의 종료가 스프링패드 팀과 열성 사용자들에게 모두 고통스럽다는 것을 통감하며 죄송스럽다는 것과 서비스 종료일까지 사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서비스가 종료할 때까지의 한 달 동안 스프링패드팀이 보여준 노력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스프링패드는 최대의 라이벌이자 숙적이었던 Evernote로 사용자들이 이사하도록 충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진 노트 앱에로의 데이터 송출도 도왔습니다. 대다수의 스프링패드 사용자들은 에버노트로 데이터를 옮겼지만, 일부는 Fetchnotes, Intellinote, 그리고 Clipix등으로 달구지를 몰았습니다. 스프링패드의 공동창업자인 제프 제이너(Jeff Janer)는 “우리는 훌륭하게 싸웠으며 전투는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스프링패드에 투자했던 벤처 투자자는 약 1천만 달러의 투자금을 날렸습니다.

스프링패드의 부진은 데스크탑 버전의 출시가 에버노트보다 늦었으며,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문서규격인 RTF(Rich Text Format)를 따르지 않아 전문 저술가들로부터 외면당했으며, 지나치게 외관의 감성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다보니 속도가 느렸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의 단순성을 잃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었습니다. 필자는 ‘SNS 흉내 내기’가 스프링패드의 최대의 헛발질이었을 뿐, 위에 나열한 문제들은 아주 지엽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스프링패드는 여러 면에서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따지는 필자의 주관일지도 모릅니다. 한편에서는 스프링패드가 동부지역(보스턴)에 위치했기 때문에 위기를 헤쳐나갈 추가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실리콘 밸리 인근의 서부지역 회사들보다 불리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어쨌거나 멋진 제품과 비즈니스는 별개라는 것은 개인용 컴퓨터의 전쟁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러 면에서 뛰어난 스티브 잡스의 매킨토시가 산업표준을 앞세운 빌 게이츠의 짝퉁 후발 주자 윈도우즈에 밀려 난 일입니다.

결말

지금까지 3회에 걸쳐 Catch, Astrid, 그리고 Springpad라는 세 개의 뛰어난 앱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봤습니다.

앤젤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자금은 스프링패드가 약 1천만 달러, 캐치가 약 9백만 달러, 아스트리드는 비교적 적은 약 2백만 달러였습니다. 투자 금액의 많고 적음과는 관계없이 수없이 생겼다 사라지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미국의 스타트업들의 스토리는 경이롭습니다. 후일담입니다. 스프링패드의 엔지니어들은 대다수가 구글로 옮겼고, 캐치는 실질적으로 애플이 인수했으며, 아스트리드는 야후가 인수했다고 합니다.

한 번 실패하면 낙인이 찍힌 채 나락으로 떨어져 재기가 불가능한 우리 사회에서는 꿈과 같은 일입니다. 우리의 뛰어난 두뇌들이 실패를 두려워 하며 기존의 질서에 안주해 버릴 때, 많지도 않은 스타트업들이 수익구조를 요구하는 사이비 벤처투자자들의 요구에 허겁지겁하며 서비스 이용자들로부터 푼돈을 챙길 수 밖에 없을 때, 살아 남기 위해 전혀 창조적이 아닌 막일에 집중력을 빼았기고 있을 때, 그네들은 과감히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자와 그리고 사용자들의 평판과 부딪히며 훌륭하게 싸우다 소수는 성공하고 다수는 실패합니다. 실패한 다수에게 실패가 곧 사망은 아니라는 믿음을 주는 그네들의 환경이 부럽습니다.

영역을 확장하려는 탐욕스런 눈으로 자라기 전의 새싹을 뜯어 버리는 일부 아귀같은 대기업이 설쳐대고, 전문 지식도 없이 이권과 자리에 연연하여 규제와 사찰을 되풀이하는 관련 공무원이 상존하고, 심지어는 스타트 업을 빙자한 일부 몰지각한 잔머리꾼들이 타락한 학계나 산업계의 관계자와 결탁하여 정부 지원금이나 노리는 현 상황에서는 미안하지만 현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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