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운드 마음톡!] #1. 기자

“야근수당은 물론이고 보람 따위 필요해요”

서론(이라 안 읽으셔도 돼요)

보통 ‘익명’이라고 하면, 더욱이 사회생활에 대한 익명 이야기라고 하면 상사 뒷담화, 불합리한 회사 구조, 로그인과 동시에 로그아웃하는 월급에 대한 푸념 등을 떠올리게 돼요. 어라운드는 유일무이한 청정 SNS 인만큼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그런 이야기는 이미 많으니까요).

야근수당보다 보람 따위에 집중하며 직장 생활 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 합니다. 이름이 없어 더 솔직하게, 직업만 놓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보자는 취지로 말이죠. 어라운드 글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월급의 인_앤_아웃만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거 말이에요.

그저 내가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 보람 따위를 이야기하는 게 비공감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그런 걱정이라면 어라운드에서는 넣어두세요. 전세계적, 지구적 고민인 먹고 사는 문제! 툭 터놓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간, 한 번 가져보겠습니다.

본론(시작합니다)

첫 번째 만난 직업은 ‘기자’입니다.

우선 소개를 들어볼까요.

저는 잡지사에서 취업 관련 기사를 쓰는 취업 전문기자입니다. 2012년 말에 입사해서 5년 차예요. 다이어리가 5권이니까요. 대학교 졸업 후 바로 기자가 되었어요. 그때는 온라인 매체에서 한 8개월 정도 일을했고요.

취재에도 분야가 있나요?

취업이 메인입니다. 주로 대학생, 대학교, 기업을 취재해요. 취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해 신문, 잡지, 온라인에 게재해요.

취업 전문기자를 하게 된 계기는요

대학생에게 신문을 읽히기 위해 나온 아이템이에요. 실제 기업에서도 신문 읽기를 강조하니까요. 지금은 어디에서나 취업 이야기를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취업을 집중적으로 쓰는 매체는 없었어요.

‘평생직장은 없다. 평생 직업이 있을 뿐’ 그런 의미에서 참 의미 있는 일을 하고 계시네요

취재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시대가 정말 빨리 변해요. 취재하고 글만 쓰면 되는 시대는 지났죠. 갈수록 할 일이 더 많아져요. 근데 안 하고 있어요. 사장님에겐 비밀로 하고 있지만요. 하하하

직업 만족도는 5점 만점에 몇 점 정도

4.5점이요. 지금 상태로는 4.5점 이지만 5년 뒤에는 떨어질 것 같아요. 기자에게 요구하는 게 점점 많아지거든요. 지금은 주니어라 취재만 하면 돼요. 친구들 직장생활과 비교해 좋은 점도 많죠. 내 또래보다 다양한 경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나잇대에 비해(29세) 굉장히 좋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 걱정이 되긴 해요. 먹고 살긴 하겠죠. 야구까지 보기에는(두산 팬이심) 5년 후 서른 중반이 되었을 때도 과연 안정적인 직업일까 싶어요. 기자가 요구하는 역량이 달라지고 있으니까요.

‘기자’의 역량, 어떻게 달라졌죠

고백인데… 사실 처음에 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정의감이 강했죠. 지금은 월급쟁이가 됐어요. 과거는 기자, 지금은 월급쟁이, 5년 후에는 영업사원.

물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어요. 처음에는 경찰서도 돌고 사회 현상에 대해 발로 뛰며 현장을 전하자는 각오가 있었어요. 매일 밤 상상했으니까요.

무너진 건 어떤 사수를 만나고부터였어요. 입사하니까 당장 면 채우기에 급급했어요. 입사 한지 얼마 안 됐는데 영업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1년 차도 안 됐는데… 그때 처음으로 회의감이 들었어요.

“이게 내가 생각한 기자가 아닌데…”

더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나를 알게 된 거예요. 내 생각보다 나는 용감하지도 근면하지도 않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현실은 싫었지만 만족하고 다녀야했죠. 그래서 지금에 이르렀고 이렇게 지금….

1년도 안 되어 그런 들었는데 그만두지 않고 5년이나 했다는 건 용감하고 근면한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상황이 그랬던 것 같아요. 처음에 신문을 썼어요. 그때는 주 1회 취재, 잡지는 2주에 1번 마감,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온라인-잡지-신문을 매번 그렇게 했어야 하니까 정신이 없어서 딴 생각을 할 여가가 없었어요. 그렇게 2년이 흐르고 3년이 흐르고… 그 후에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기자가 아니면 뭘 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진 1인 미디어가 되어볼까.”

회사에서도 요구하는 건데요. 요즘에는 플랫폼이 다양하니까 가능할 것도 같아요. 나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접목해서 말이에요. 그래서 포스트를 하고 있는데. 어렵네요.

직업과 나의 궁합은 5점 만점에 몇 점 정도

3점이요.

궁합은 안 맞는데 만족도가 높아요. 매번 도전하고 있군요

나한테 맞는지 확신은 없지만 하면 좋아요. 잘하는 일이기보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하는 게 맞겠어요. 암만 생각해봐도 잘하는 것 같진 않아요. 오히려 잘하는 건 ‘니하오?’(중국어 전공자)

같은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요? 선배, 동료, 후배에게 궁금한 게 있나요

이게 항상 딜레마인데요. 나는 지금 완전 기자가 아니거든요. 출입처가 정해져 있지 않아요. 잡지기자인 동시에 온라인 기자예요. 붕 떠 있는 위치죠. 딱히 선배라고 할 수 있는 매체가 없어요.

기자로서 궁금한 건 많아요. ‘진짜 기자’도 나랑 같은 고민을 할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출입처 있고 기사만 쓰는 일간지 기자들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은 기자라는 업을 두고 어떤 고민을 할까요. 내가 그런 기자가 아니라 붕 떠 있는 기자서 그런 고민을 하나? 늘 그런 고민이 들어요.

지금과 다른 일을 한다면요

아무 조건 없이 한다면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집에서 열심히 미니어처 밥상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돈이 안 되겠죠? 그것 말고는 선생님이요. 중국어 전공할 때 교직 이수를 해서 자격증이 있어요. 중등학교 2급인데 중, 고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요. 만약 가르친다면 아무래도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좋겠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젠가 할까 싶어요. 임용을 정말 하고 싶어졌어요. 공무원처럼 나이 제한이 없거든요.

할 수 있 어 요 !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을 찍을게요.

직접 찍은 기자 손

손톱을 정말 잘 깎고 다니시네요 매니큐어 없이 깨끗해요

있다가 지웠어요. 팔찌도 없고. 오늘 아무것도 없네요. 여기만(엄지) 손톱을 하도 물어뜯어서 기사를 쓰면서 계속 물어 뜯으면서 쓰니까 매니큐어 발랐어요.

진짜 마지막으로 #직업시를 지어볼게요

어라운드 마음톡! 시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 소 개 ]

이름 없이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소셜 다이어리 앱 <어라운드> 입니다. 본 인터뷰는 어라운드 콘텐츠팀 내 익명 인터뷰 전문 팀원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실제 인터뷰 인증을 위해 인터뷰이의 음성과 직(접)찍(은) 손 사진을 게재하였습니다.

[ 참여 및 문의 ]

참여 ‘보람 따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분, 120만 어라운더에게 나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분은 연락 주세요. 어라운드 앱에서 #졸업후나는지금 해시태그를 정주행하고 아래 내용을 간단하게 기재하여 cee@conbus.net 으로 보내주세요. 어라운드의 오프라인 속풀이 타임으로 생각하셔도 좋아요. 저는 프로공감러 이니까요.

*기재내용

하는 일 / 해온 일 / 직업 만족도(5점 만점) / 일의 전망 (5점 만점) / 나랑 궁합(5점 만점) / 같은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궁금한 점 /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면?

문의 인터뷰 기사의 저작권은 어라운드에 있지만 모든 플랫폼 및 매체에 게재 가능합니다. 본 인터뷰가 플랫폼 및 매체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심박수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쳤다면 cee@conbus.net으로 문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