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에게 직접 물어본 아테나스랩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아테나스랩이라는 회사가 시작된 지 6년 반이 다 되어가고 있어요. 지금까지 블로그를 통해 주로 각 챕터에서 하는 업무와 문화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블로그를 보시고 합류하신 팀원께서 현재의 아테나스랩을 만들고 키워오신 CEO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의견을 주셔서, 아테나스랩 CEO Kevin과 Special interview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아테나스랩의 운영총괄을 맡고 계신 Jane께서 인터뷰를 진행해주셨습니다.
Q. 케빈,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Kevin
늘 보던 분께 제 소개를 하려니 어색하네요. 안녕하세요, 아테나스랩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효원입니다. 아테나스랩을 창업한 지는 6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창업 이후에 저는 개발, 기획, 마케팅, 운영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주로 소방수 역할을 해왔습니다. 프람피와 오늘학교의 초기 서버/클라이언트 개발도 직접 했어요.
그 전에는 카카오, 카카오 벤처스, 바비톡, 에이블리 등에 있으면서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하고 성장시키는 업무들을 주로 했었습니다
Q.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Kevin
얼마 전에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다시 들여다 본 적이 있었는데요, 생활기록부의 장래희망이 ‘IT기업의 CEO’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어떤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1) 창업아이템 2) 자금 3) 함께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6~7년 전에 창업을 시작할 때 쯤에는 이것들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세 가지가 모두 완벽한 상태였냐, 제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었냐라고 하면 그렇지는 않았어요.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필요한 요건과 역량을 더 단단하고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조금 더 일찍 시작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리스크테이킹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역량이나 자금 같은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성장하지만, “내가 지금 얼마나 리스크테이킹을 할 수 있는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깎여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이나 출산 후, 혹은 직장에서 연차가 쌓일수록 점점 더 리스크테이킹하기가 어려워질 테니까요. 창업을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저의 역량을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고,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찍 하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하며 창업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Q. 창업 초기에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Kevin
처음 시작했던 서비스는 “프람피”였는데요. 초창기 프람피의 모습은 지금의 프람피보다 조금 더 범용적인 ‘프리랜서 연결 서비스’였습니다. 저는 대학생 때 프리랜서로 과외나 PPT 제작과 같은 일을 했었어요. 당시 일이 몰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차이가 나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을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기자금(Seed money)은 이전 회사에서 받았던 성과급으로 활용하였는데, 초기팀이 1~2년 정도는 유지될 수 있는 자금이었습니다. 창업 초기의 멤버들은 동생과 친구, 친구의 동생 등 지인들이었어요. 대학교를 휴학하고 함께하던 친구들이 많아서 이후에는 다들 졸업이나 취업을 위해 돌아가야했지만, 초기에 서비스를 출시하고 운영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창업 후에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Kevin
창업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부터 1~2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창업 당시에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시작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어서 창업을 해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전 회사에서는 이미 제품의 완성도가 높았고, 오직 성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인데, 제가 모든 것을 다 이루어냈다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창업 후 1년 정도 지났을 때, 제품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사람들을 리딩하는 역량에 부족한 점이 있고 제가 모든 영역을 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여야 했는데, 이 시기가 정말 힘들고 막막했습니다. 런웨이(보유 현금이 소진되기까지 남은 기간)가 3개월 안팎인 상태로 불안한 상황이 꽤 길게 유지되었는데, 당시에는 하루하루 앞이 까마득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아 사무실 옥상 정원에 올라가서 1~2시간씩 멍하니 있기도 했어요.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가족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를 겪으면서 저는 조금 더 겸손하고 신중한 타입으로 변화한 것 같아요.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즉흥적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더 고심해서 결정하게 되었고, 채용을 할 때에도 당장의 필요한 역량만 보지 않고 장기적으로 핏이 잘 맞는지를 고려하는 것으로 변화했습니다. 열심히 해도 성과가 안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겸허히 받아들였고, 당장의 실망감보다는 스스로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지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고자 했습니다.
Q. 아테나스랩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Kevin
회사의 이름에 우리가 만들고 싶은 팀의 지향점이 담겨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르네상스의 피렌체와 같은 도시가 이상향의 이미지였어요. 훌륭한 인재들이 활동하고, 훌륭한 작품과 과학적 발전을 만들어낸 도시로서 인류 역사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우리도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마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아테나”는 그런 의미에서 선택한 이름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는 아테나를 상징으로 하는 도시이고. 아테나는 전쟁, 지혜, 승리를 상징하는 여신인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전쟁과도 같은 과정을 지혜를 가지고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기에 적합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구소/실험실이라는 뜻의 “랩”은 끝없는 탐구 정신으로 고민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결과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생각하면서 붙였습니다. “우리가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결과물, 인재상과 닮아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이 서비스명(오늘학교, 프람피)과는 별개의 이름(아테나스랩)을 회사이름으로 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테나스랩이 회사명과 같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제품을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아테나스랩 조직문화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요?
Kevin
작년에 문화적 원칙을 문서화해서 팀에 공유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개인의 역량이라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기준치보다 두 걸음 더 나아간(2 steps more) 기준치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제품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모든 것은 “사용자의 관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제품이란 결국 “사용자가 기꺼이 돈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개발, 운영 등 각각이 마주하는 고객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객부터 시작해서 두 걸음 더 나아간(2 steps more) 수준을 달성한다면, 팀 전체적으로 시너지가 나면서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팀원을 모실 때 높은 기준을 세우고 이것을 달성했던 경험이 있거나, 이러한 마인드와 역량을 가진 분들을 원합니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단순히 완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이기를 바랍니다.
Q. 오늘학교는 어떻게 출시하셨나요?
Kevin
처음부터 오늘학교가 나온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프람피라는 범용적인 프리랜서 연결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프람피는 개발, 디자인, 인테리어 등의 홈서비스, 레슨/과외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보유 자금은 한정되어 있는데, 범위가 넓다 보니 각 영역에서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대상의 재구매 주기가 짧지 않아(보통 6개월 이상), 늘 유저를 모집해야 했기에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존 모델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한계를 느꼈고,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에 이미 이용자들이 알고 스스로 찾아오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프람피에서 프람피 아카데미(현 오늘학교 아카데미)를 거쳐 오늘학교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프람피 매출이 연 2배씩 성장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2배보다 더 수익이 나는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열망으로 오늘학교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오늘학교는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시간표･급식표 등 다양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커뮤니티 기능이 보장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재 생산하고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지금은 학생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0년 9월 출시된 이후 2021년 1월에는 30만 명, 5월에는 50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14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높은 목표를 지향하는 관점은 아테나스랩의 문화적 원칙으로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크게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냅니다’
Q. 앞으로 집중하게 될 제품 방향성은 어떤가요?
Kevin
학생과 학부모가 일상의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오늘학교를 통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교육, 커머스, 광고 및 금융 등 분야까지 가치를 더할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학교를 이용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간 점유율(Share of time)을 높이고자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 대상 커뮤니티에서 현재는 주로 일상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커뮤니티 안에서 다양한 종류의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유틸리티 기능에는 학교 시간표, 급식 정보, 학사일정 등이 제공되고 있는데, 이 외에도 성적 관리, 학원 시간표 정보 등 학습에 도움이 되는 기능과 공부 기능들까지로 제공 서비스를 확장하고자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여있는 서비스라 학원 관리자와 과외 선생님도 오늘학교로 모이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가지고 있는 충족되지 않은 니즈(Unmet needs)들을 파악하여 학원의 운영과 관리에 도움이 되거나 광고 및 홍보를 위한 기능들도 제공하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후배분들께 해주실 말씀 있으실까요?
Kevin
막상 시작하고 나면 생각보다 고생하게 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창업을 꿈꾸고 계신 분들께 솔직히 어떤 부정적 조언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결국 스스로 원하는 대로 결정하면서 깨닫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가 처음 창업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회사 생활보다 주도적으로 일을 할 거라 기대하실텐데, 이런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창업 초기에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보다 자율성이 낮고 포기해야 할 항목들이 많습니다.
이를 알고 있다고 해도 와 닿지 않을 수 있으니, 우선 빠르게 시작하시고 직접 깨달으시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입니다.
마무리하며
Jane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까지에요. 바쁘신 가운데도 오랜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비스의 성장과 팀의 발전을 이끌어가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계시는 것을 알고 있고, 창업자는 업무와 일상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훌륭한 분들과 함께 아테나스랩(Athena’s Lab)의 정신을 만들어 보아요!
Kevi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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