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UX 리서치에 가져올 변화

AI로 인해 변화된 UX 리서처의 역할부터 AI가 미치는 영향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봅니다.

Haeri Kim
MZC BizSol Blogs
9 min readSep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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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오늘날은 제품의 특성보다는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다양한 고객의 사용 사례를 분석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우수한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것은 제품의 성장을 촉진하고 시장 포화 상황에서도 차별화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간주되는데요.

분산된 터치포인트에서 고객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수집하고 그 속에서 유용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UX 리서처에게 항상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특히 정성적인 리서치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진화에 따라 이제는 걱정이 덜어지고 있는데요. AI를 활용하여 사용자 리서치를 실행함으로써 UX 리서처는 업무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나아가 UX 리서처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더 이상 고객에게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이 글은 지난 9월 6일 참석한 Qualtrics의 ‘경험 관리를 통한 사람 중심 비즈니스의 가치와 미래’ 웹 세미나로부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Qualtrics는 경험 관리(XM: Experience Management) 소프트웨어 회사로, 이번 세미나에서 AI를 활용하여 프론트라인에서 경험 관리를 지원하는 CustomerXM 시스템을 소개하였는데요.

프론트라인은 고객과 기업 사이에서 가장 밀접하게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최전선을 의미합니다. 이는 고객의 행동 분석, 고객의 문의사항 및 불편사항 처리,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원과의 상호작용 등 디지털 터치포인트부터 휴먼 터치포인트까지 모두 아우르는데요. 이전에는 프론트라인에서의 상호작용을 수동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생성형 AI의 도입으로 이러한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자동화하고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매여정 중 어디서 고객의 이탈이 일어나는지, 고객이 챗봇에 남긴 메세지에서 고객의 감정은 어떤지, 또 매장에서의 경험을 구글맵 리뷰에 남긴다면 어떤 매장인지, 응대한 직원은 누구였는지 등 고객 경험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https://www.qualtrics.com/frontline/
출처: https://www.qualtrics.com/frontline/

‘고객 및 직원에게 질문 할 필요 없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처: Qualtrics XM Live 2023

실은 세미나에서 이 문장을 보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곧 UX 리서처를 위한 솔루션이 나올 예정이라고도 하였는데요.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뷰와 설문은 곧 UX 리서치다.’라고 생각할 만큼 직접 사용자에게 필요한 질문들을 하는 것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UX 리서치 방법인데, 고객에게 질문할 필요 없이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UX 리서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흔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처럼 생성형 AI의 진화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비수치 데이터 수집, 즉 정성적 UX 조사에 AI 활용이 가능해졌다는 점인데요. 다시 말해, 이전에는 주관적이고 정확성이 떨어져 정량적 고객 데이터 분석에 한정하여 AI가 활용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젠 사용자의 동기, 행동, 그리고 생각까지 ‘why’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도 가능해졌습니다.

브랜드에서 신제품 출시 후 여러 유튜버의 언박싱 비디오를 수집하여 자동으로 음성에서 텍스트로 변환하고, 비디오에서의 어조와 표정 등 비언어적 행동을 분석하여 빠르게 고객의 반응을 알 수 있게 된 것이죠. 아래 이미지는 앞서 언급했던 Qualtrics에서 출시 예정인 UX 리서처를 위한 솔루션인데요. 살짝 공개된 예시 이미지만으로도 많은 기대가 되었습니다.

출처: Qualtrics XM Live 2023
출처: Qualtrics XM Live 2023

UX 리서처의 역할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ChatGPT를 비롯해 다수의 대형 언어 모델이 생겨나면서 AI 기술은 접근성이 높아졌는데요. 이러한 발전으로 사용성 테스트 및 포커스 그룹 인터뷰와 같은 기존에는 주로 전문가가 수행하던 UX 리서치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먼저, UX 리서처들이 AI 기반 툴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용자 조사 리크루팅 플랫폼인 User Interviews의 ‘AI in UX Research Report’에 따르면 UX 리서치 전문가가 AI를 활용하여 가장 많이 수행하는 작업 중 상위 3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1위 : Transcription(47.8%)
  • 2위 : Note-taking(40.8%)
  • 3위 : 설문(37.7%)

이러한 결과는 AI를 리서치 진행에 직접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의 효율성 향상과 시간 단축에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 했습니다.

출처: User Interviews

리서치 계획, 사전 준비, 실행, 분석 — 이 네 단계 중 ‘분석’ 단계에 한정해서 보면 AI 활용 상위 3개는 1위 질적 코딩(Qualitative coding, 40.4%), 2위 통계 분석(37.9%), 3위 감정 분석(33.9%)이었습니다.

출처: User Interviews

질적 코딩이란 질적 데이터에서 주제와 패턴을 찾기 위해 체계적으로 범주화하는 과정으로, UX 리서치 결과 분석 방법 중에서도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리서처가 사전에 정의한 코드를 참가자의 말이나 행동에 태깅하고, 각 코드의 빈도를 기록하여 코드를 테마에 맞게 그룹화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리서치 목적에 따라 리서처가 정의하는 코드가 달라지며, 맥락적 단서들(강조, 뉘앙스, 감정 등)을 잘 캐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는 AI가 특히 ‘분석’ 단계에서 고급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한 차원 더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nngroup.com/articles/thematic-analysis/
출처: https://atlasti.com/guides/qualitative-research-guide-part-2/data-coding

그럼에도 직군별로 분류하여 보았을 때 UX 리서처들은 AI를 시도해 본 적은 있지만 연구에서는 피하려는 경향이 가장 뚜렷했는데요(44.3%). 윤리적 고려사항(사용자 데이터 보안), 주관적 해석과 판단 요소, 작은 샘플 크기(질적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큰 데이터셋을 필요로 하지 않음) 등 현재 생성형 AI의 활용을 제한하는 다양한 요소들 때문이지 않나 예상해봅니다.

출처: User Interviews

정리하면, 생성형 AI가 UX 리서치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AI 기반 UX 리서치 툴 사용의 이점:

  1. 비전문가 지원: AI 기반 UX 리서치 툴은 UX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손쉽게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어, UX 리서치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UX 리서처를 고용하기 어려운 프로덕트팀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예상됩니다.
  2. 데이터 공유와 협업: UX 리서처는 AI 기반 툴을 통해 얻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조직 내부적으로 쉽게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습니다. 이는 UX 리서치 전문가와 다른 팀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촉진하며, 적은 인력으로도 조직 내에서 UX 성숙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AI 기반 UX 리서치 툴 사용의 우려사항:

  1. 부정확한 분석 결과: AI는 학습 데이터에 의존하여 결과를 생성하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다양성에 따라 결과의 정확성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리서처가 툴에 너무 의존할 경우, 리서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데이터 보호 정책의 불투명성: AI를 사용하는 툴은 사용자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으므로 데이터 보호와 개인 정보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사용자 데이터의 수집, 저장, 및 보호 정책이 불투명하거나 무심코 처리될 경우 개인 정보 침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치며

“고객에게 질문할 필요 없이 그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시작하였지만, 글을 쓰면서 생성형 AI가 UX 리서치 영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그 영향력과 범위를 판단하기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UX 리서처가 생성형 AI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의사결정 권한을 직접 행사하여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함으로써 더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프롬프트를 넣으면 단 몇 초만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오늘날, 고객, 즉 사람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중요한 사용자경험 리서치에서 속도에 현혹되어 지나치게 AI 기반 툴에 의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동일한 맥락으로, 언제든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응답에 의문을 던지고 결과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스킬을 갖추는 것이 UX 리서처의 중요한 역량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현재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어떤 AI 기반 툴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이번 아티클을 통해 대인공지능의 시대에 AI 활용범위와 그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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