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Me: 23andMe 유전자 검사를 통해 본 헬스케어 UX

Haeri Kim
MZC BizSol Blogs
Published in
8 min readApr 7, 2023
  • 뜨거운 트렌드로 자리잡힌 유전자 검사! 직접 경험해보고 UX 관점에서의 느낀 점을 솔직하게 리뷰합니다.

들어가며

오늘날 개인 맞춤화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유전자 검사’입니다. 미국에서는 2013년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유방절제 사례를 통해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싶은 욕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단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뱅크샐러드와 마크로젠이 함께한 유전자 검사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평균 30: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유전자 분석은 현재 뜨거운 트렌드 중 하나인데요.

이러한 욕구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개인 맞춤화된 건강·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DNA를 기반으로 라이트한 웰니스(wellness)부터 헤비한 일니스(illness)의 서비스까지. 이보다 더 정확할 수 없는 환자 정보를 가지고 개인 맞춤화된 건강·의료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틈타 이번 아티클에서는 23andMe 유전자 검사를 직접 경험해보고 사용자경험을 분석해 본 내용을 리뷰합니다.

헬스케어 UX?

본격 리뷰에 앞서, 헬스케어 UX라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많을 텐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용자가 건강에 관련된 디지털 또는 물리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을 말합니다. 사용자 경험은 전 분야에서 중요하지만, 특히 헬스케어 분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의 사용 환경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고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 설계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UX 디자이너의 23andMe 경험기

23andMe의 유전자 검사도 사용자가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경험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23andMe’는 미국 유전체 기업으로서, 개인 고객의 타액 샘플을 우편으로 받아서 120여 개 질병에 대한 위험도를 포함한 200개가 넘는 유전적인 특성을 분석해줍니다. 5백만 명 이상의 유전자 분석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12만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3andMe 인스타그램 계정

제가 이번에 체험해본 키트는 ‘Health + Ancestry Service’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혈통 뿐 아니라 건강 데이터를 알 수 있는 Essential Plan이었습니다.

출처: https://www.23andme.com/compare-dna-tests/

키트는 종이 가이드북과 샘플러로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열자마자 인사를 해주니 괜히 설레는 언박싱이었습니다. 차근차근 가이드북에 있는 스텝을 따라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미지와 함께 큰 텍스트로 명료하게 설명이 되어있어 굉장히 쉽게 검사를 완료할 수 있었어요.

23andMe 유전자 검사 키트

샘플러에 그어진 선까지 침을 뱉은 후 달려있는 뚜껑을 누르면, 딸깍 소리와 함께 뚜껑에 있는 용액이 침과 섞이게 됩니다(30분 전 아무것도 섭취하면 안 된다고 해요. 커피를 무의식적으로 마시게 되어 이게 은근 어려웠답니다.)

키트 내 샘플러

그리고 샘플러에 있는 QR을 스캔하면 14자리 바코드를 등록하는 웹페이지가 뜨는데요. 등록 후 이메일로 23andMe 가입까지 하면 끝입니다.

샘플러 바코드 입력

그리고 약 1주일 뒤 유전자 분석이 완료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어요!

유전자 분석 완료 이메일

결과를 받아보니 침으로 그렇게나 많은 건강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게 놀라웠는데요. 그 내용은 뒤에서 더 다뤄볼게요.

23andMe의 사용자 여정

요약하면 23andMe의 사용자 여정은 키트 구매, 키트 수령, 유전자 검사, 키트 등록, 그리고 결과 확인까지의 과정을 5단계로 나뉘어요.

각 여정 단계별로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두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모바일 앱이 지원되지 않아 웹에 한해 리뷰하였습니다)

#1. 사용자의 흥미 유지를 위한 다양한 온라인 진입점 제공

검사 후 결과를 받기까지 대략 1–2주 정도 걸리는데요. 예상보다 유전자 검사는 간단하게 끝났고, 이는 검사 결과의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키트 내 종이 가이드북에 있는 앱 다운로드 QR 코드와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 안내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튜브(왼쪽에서 두 번째 이미지)의 겉면에 QR 코드를 제공하여 검사 직후 웹사이트 내 사용자 정보 등록이 용이했습니다. 등록 후에는 지속적인 팔로업 메일로 분석 상황을 공유해 주었고, 건강 커뮤니티 또는 23andMe에서 진행한 연구를 짧은 아티클로 소개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검사는 단시간에 끝났지만 그 이후로도 지속적인 서비스 진입점을 제공하여 흥미를 유지시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유전체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높은 검사 당시에, 직관적인 사용법은 사용편의성을 높여주고 유전자 관련 콘텐츠가 제공됨으로써 사용자의 리텐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 유전자 검사 결과 이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직관적인 UI

23andMe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온 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건강 상태와 관련된 정보였습니다. 확인 전, 웹사이트 내 유전자 관련 교육 콘텐츠를 학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의학 언어가 많아 당황스러웠는데요. 그래서 ‘Variant Not Detected(변이 검출 없음)’라는 결과 중심으로 각 건강 항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보구조상 불필요한 depth(아래 이미지 참고)가 추가되어 집중이 필요한 섹션을 우선적으로 보여주지 않아 일일이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반면, 혈통 리포트(Ancestry report)와 신체적 특성, 웰니스 섹션에서는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복잡한 의학 정보’라는 인식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습니다. 혈통의 구성을 시각화하여 제공하고, 나아가 해당 지역의 문화지리적 정보를 간략히 설명해 주는 것으로 이어져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예측된 신체적 특성을 비교하며 꽤 뛰어난 정확도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유전 정보 분석의 정확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비주얼 디자인도 함께 제공될 때 사용자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리하며

Pros

  • 사용자 친화적인 유전자 검사 키트 설명서
  • 지속적인 분석 현황 공유를 위한 F/U 메일
  • 직관적인 비주얼 디자인
  • 개인 신체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제안 (라이프스타일)

Cons

  • 어려운 의학 용어로 인한 피로감
  • 헷갈리는 정보 구조로 인한 불편한 웹사이트 내비게이션

마치며

유전자 분석 검사는 건강 관리, 질병 예방 및 맞춤형 치료에 유용한 서비스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유전자 분석 기술의 미래 활용 범위와 분야가 넓은 만큼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법과 규제,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다각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 23andMe 키트를 웹사이트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바이오뱅크의 유전 정보 활용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데요. 이때 사용자들이 바이오뱅크에 자신의 유전자 데이터를 제공하기 전에, 데이터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UX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유전자 검사 결과 이후 개인적으로 어떤 액션으로 이어지지 않아 ‘결국 일회성에 그치는 서비스인가?’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많이 남았습니다. 따라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방대한 양의 유전 정보를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법과 D2C 헬스케어 서비스를 의료계 관점이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UX 디자이너로서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면서도 데이터 민감도에 대한 보호를 유지하기 위해 윤리성을 고려하여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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