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번째 주 레터]이더리움의 이유 있는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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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chain Curation
12 min readJan 10, 2019

본 포스팅은 2019년 1월 3일(목)에 발송된 ‘뉴스 큐레이션 레터’의 내용입니다. 미디엄 보다 빠른 소식을 받아보시길 원하시면 구독 신청을 해주세요.

이더리움, 갑자기 왜 오르는걸까?

2018년 초 암호화폐 랠리가 진행 중이던 1월 4일, ‘이더리움’의 가격은 약 1,377달러였습니다. (코인마켓캡 기준) 그러나 2018년 12월 16일 약 84달러로 고점 대비 약 1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더리움으로 ICO를 모금했던 기업들이 재정난에 이더리움을 매도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리플’에 밀려 시총 3위로 밀려나는 ‘수모(!)’ 마저 당했던 이더리움이 새해 시작과 함께 주목받는 암호화폐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2019년 1월2일 오후 하드포크 이슈에 힘입어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총 2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2019년 1월3일 오후 2시20분 현재, 이더리움의 가격은 전날보다 9% 이상 상승한 $155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이더리움은 시장에서 많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마스터코인이 최초로 ICO를 도입했지만, 이에 아이디어를 얻은 비탈릭이 2014년에 이더리움의 ICO를 진행하여 약 3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모금했습니다. 이더리움은 현재까지도 가장 성공한 ICO 중 하나로 꼽히며, ‘ICO’의 개념을 시장에 널리 알린 선구자입니다. 또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계약’ 개념을 도입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비록 대중적인 수준으로 상용화가 된 디앱(dApp)은 적지만, 현재까지도 가장 많은 디앱을 거느리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이더리움이 2018년 롭스텐 테스트넷 단계에서 실패했던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올해 1월 중순에 재도전합니다. 하드포크는 시장의 주요 이벤트로 하드포크를 기점으로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이 극대화됩니다. 이번 하드포크를 통해 이더리움이 재도약할 기회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세레니티(Serenity)’까지… 이더리움의 대장정

이더리움의 로드맵은 순서대로 프런티어(Frontier), 홈스테드(Homestead),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세레니티(Serenity) 총 4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더리움이 정식으로 운영되기 이전에 퍼블릭 테스트넷으로 운영되던 것이 ‘올림픽’입니다. 올림픽은 이더리움 0.9 버전으로도 불리는데, 사용자의 참여도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올림픽은 ‘개념증명(Proof-of-Concept)’에 따라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10번째 개념증명을 마지막으로 퍼블릭 테스트넷은 종료됩니다.

‘올림픽 테스트넷’ 후, 2015년 7월 30일 이더리움의 제네시스 블록이 탄생하며 1단계인 ‘프런티어’가 시작됩니다. 프런티어는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비교하면 기능이 한정되어 있었지만, 프런티어를 통해 스마트계약을 작성 후 실행하고, 디앱을 제작하고, 채굴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단계 ‘홈스테드’는 개척지에 사람들이 이주해 오는 것처럼 유저와 디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가는 단계입니다. 3단계가 바로 ‘메트로폴리스’입니다. 대도시처럼 네트워크가 붐비기 시작합니다. 그 후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인 4단계 ‘세레니티’를 통해 이더리움은 PoW에서 PoS로 바뀌게 됩니다. 세레니티를 흔히 ‘이더리움 2.0’으로 부르기도 하며, 이더리움 로드맵의 종착지입니다.

로드맵의 단계가 넘어갈 때, 이더리움은 하드포크를 반복해 왔습니다. 포크의 개념을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블록체인의 규칙이 변경됨에 따라 실시하는 일종의 정기 업데이트입니다. 한 줄기에서 다른 갈래로 갈라져 나온다고 해서 ‘포크(Fork)’라고 합니다. 포크는 소프트포크와 하드포크 두 가지가 있는데 이번 이더리움의 포크는 ‘하드포크’입니다. 우리 핸드폰에 모바일 앱이 업데이트되는 것을 ‘소프트포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드포크’는 운영체제 윈도우와 맥처럼 차이가 커서 서로 호환되지 않는 큰 변화입니다. 이더리움은 지금까지 총 7번의 하드포크를 진행했습니다.

이더리움은 현재 3단계 메트로폴리스 단계에 있습니다. 메트로폴리스는 두 가지 하드포크가 진행됩니다. ‘비잔티움 하드포크’와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입니다. 비잔티움 하드포크는 지난 2017년 10월 진행되었습니다. 그 후 1년 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2019년 1월 중순 다시 하드포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더리움의 하드포크 일대기

이더리움은 현재까지 총 7번의 하드포크를 진행했습니다. 4번은 로드맵에 포함된 하드포크였으며(위의 ‘이더리움 주요이슈’ 표에서 빨간색 원), 로드맵 위엔 없지만 해킹, 서비스 거부 공격(DoS)과 같은 외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3번의 추가적인 하드포크를 진행했습니다(표에서 보라색 원). 이중 가장 최근 하드포크인 비잔티움, 해킹으로 인한 하드포크인 다오(DAO), DoS로 인한 하드포크인 스퓨리어스 드래곤(Spurious Dragon)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잔티움 하드포크(Byzantium hard fork)

비잔티움 하드포크는 가장 최근에 진행되었으며, 이 하드포크에는 8개의 EIP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EIP는 이더리움 개선 제안서(Ethereum Improvement Proposal)를 뜻하는데 이더리움 네트워크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합의를 통해 네트워크에 반영하게 됩니다. 따라서 하드포크에 반영된 EIP를 살펴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잔티움 하드포크를 통하여 변동된 사항은 대표적으로 채굴난이도 조절과 ZCash의 영지식 증명을 응용하여 도입할 것을 들 수 있습니다. EPI 649를 통해 보상으로 채굴할 수 있는 이더리움의 갯수는 5개에서 3개로 줄었으며, 난이도 폭탄 실행은 1년 뒤로 미루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EIP 196, EIP 197은 ZCash의 영지식증명(ZK-Snarks)을 응용한 제안입니다. 영지식증명은 쉽게 표현하자면 내가 가진 정보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아도, 내가 그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입니다.

(2) 다오 포크 (DAO fork)

다오 포크는 이더리움의 로드맵상에 예정된 하드포크는 아니었지만, 가장 유명한 하드포크입니다. 이를 통하여 ‘이더리움 클래식(ETC)’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2016년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정신과 상통하는 분산형 자율 조직인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를 출범시킵니다. 다오는 이더리움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벤처였습니다. 다오는 약 1.5억 달러를 모으며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해커들이 이더리움 환전 시 발생하는 취약점에 공격 코드를 삽입해 다오를 해킹, 이더리움을 탈취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다행히 다오 규정상 이더리움은 27일 동안 출금을 할 수 없게 되어있었습니다. 해킹당한 물량과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더리움은 예정에 없던 포크를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드포크를 할 때 본래의 탈중앙화 의미에 위반된다며 ‘코드가 곧 법(Code is Law)’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드포크 후 잔존하는 블록체인에 남게 됩니다. 이 체인에 남은 토큰이 거래소 ‘폴로닉스’에 ‘이더리움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기습 상장되고, ‘하드포크 잔존물’이라는 비판에도 높은 시총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더리움 클래식 개발팀 중 한 팀인 ‘ETCDEV’가 자금난과 타 팀과의 갈등으로 개발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3) 스퓨리어스 드래곤 하드포크(Spurious Dragon hard fork)

이더리움 체인이 서비스 거부 공격(DoS)을 당해 실시한 하드포크입니다. 공격자는 스마트계약 안에 특정 연산 부호를 넣어 체인을 공격해, 다른 유저의 트랜잭션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EIP 150, EIP 158 두가지 이더리움 개선 제안서(EIP)에 따라, 공격에 이용된 트랜잭션의 가격을 조정하고, 네트워크 교란을 위해 악의적으로 생성된 빈 계정들을 체인에서 삭제하여 체인의 과부하를 해결하였습니다.

2016년 10월 19일에 일어났던 ‘EIP-150 하드포크’ 역시 서비스 거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하드포크를 시행했던 사례로, 스퓨리어스 드래곤 하드포크에서 사용되었던 EIP 150, EIP 158을 사용했습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로 개선되는 것들

2018년 10월 13일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시험하기 위한 롭스텐(Ropsten) 테스트넷이 가동되었지만 429만9999번째 블록에서 지연되고, 클라이언트 사이의 합의 문제로 실패했습니다. 이에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하드포크를 서두르기보다 시간을 갖고 다시 한번 점검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후 12월 7일, 이더리움 개발팀은 708만 번째 블록에서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시기는 1월 중순인 16일 전후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더리움 2.0으로 일컬어지는 ‘세레니티’의 목표 중 하나가 PoS(지분증명, Proof of stake)입니다. 따라서 이번 하드포크는 PoW(작업증명)에서 PoS(지분증명) 합의 알고리즘으로 옮겨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에는 5가지 EIP가 반영됩니다.

EIP 1234는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 도입을 12개월 늦추고,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 시 보상으로서 채굴되는 블록의 수를 3이더에서 2이더로 줄어들게 합니다. ‘난이도 폭탄’은 이더리움 채굴 난이도를 높임으로써 PoS로 전환하게끔 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난이도 폭탄을 시행할 경우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염려되기에 난이도 폭탄은 좀 늦추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EIP 1014는 비트코인의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비슷한 개념으로 체인에 새로운 채널을 추가하여 온체인(On-chain) 외에 오프체인(Off-chain)에서도 거래가 수행될 수 있게 합니다. 이로써 이더리움 체인의 확장성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EIP 1052는 계약상의 모든 바이트 코드를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에 필요한 해시만을 체크하여 작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됩니다. 그리고 EIP 1283은 스마트 계약 구현시에 필요한 ‘가스(gas)’를 절감하게 해주며, EIP 145는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에 비트 이동 연산자(Bitwise Shifting)를 추가해, 스마트 계약시 필요한 가스를 줄여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PoW에서 PoS로 전환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채굴에 소모되는 엄청난 전기 에너지를 없앨 수 있으며 중앙화된 채굴 세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51%의 공격’에 더 높은 보안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PoS의 경우 51%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이더리움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PoW 합의 알고리즘에서 필요한 해시파워 보다 더 큰 비용이 들기에 51% 공격을 감행하기 더 어려워집니다.

하드포크에 대한 전망들

작년 10월에 열린 이더리움 데브콘4(Devcon4)에서 비탈릭 부테린은 ‘세레니티’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비탈릭은 세레니티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이더리움의 PoS 합의 알고리즘인 ‘캐스퍼(Casper)’와 데이터를 분할 처리하는 방식으로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샤딩(Sharding)’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기술을 갖춘 미래의 블록체인은 현재보다 수천 배 이상 효율적일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선물거래소의 CEO인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2018년에 ‘ICO 시장은 죽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12월 26일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이더리움(의 가격은) 공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다. ICO 시장은 12~18개월 내 다시 회복될 것이며 이 경우 이더리움은 $200 구간을 테스트할 것이다”라는 새로운 전망 내놓았습니다.

중국계 거래소 Gate.io의 리서치 센터는 작년 12월 이더리움의 하드포크와 시장의 변동성에 관해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프론티어 하드포크를 제외한 6번의 하드포크 때 발생한 이더리움 가격 등락 폭을 산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하드포크 진행 전 7일간의 등락 폭이 가장 크며, 이 중 2016년 3월 14일에 실시된 홈스테드가 하드포크 전 7일간 22.74%의 상승률을 보이며 가장 높았습니다. 가장 최근인 비잔티움의 하드포크 7일 전 등락 폭은 11.76%입니다.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가격을 견인하는 요인이 되어왔습니다. 새해 벽두에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세를 탄 데는 하드포크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하드포크에 대한 기대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코인텔레그레프의 기사에 따르면 샌티먼트(Sentiment)가 2018년 11월 17일부터 12월 17일 한달 간 집계한 자료 중 ICO 프로젝트들의 이더리움 지갑에서 40만 이더리움이 출금됐다고 합니다. 출금한 이더리움을 모두 거래소에서 팔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실정을 고려해보았을 때, 프로젝트들이 이더리움의 현금화 목적으로 출금했을 가능성도 클 것이라 분석됩니다. 이처럼 개발 및 운영 자금이 필요한 ICO 기업들이 이더리움을 대규모로 매도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하드포크로 자신들의 토큰을 제공할테니 특정 지갑으로 이더리움 송금을 권유하는 프로젝트를 조심해야합니다. 일례로 비트코인 커뮤니티인 비트코인토크(bitcointalk)의 한 유저는 이더리움 노와(Ethereum Nowa) 프로젝트의 팀원들의 프로필이 도용된 사진이라 증거를 제시하며, 의혹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노와의 홈페이지의 팀 프로필은 내려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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