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중심 제품 개발: 진정한 User-Driven을 향하여
데이터와 UX 리서치로 사용자 관점 반영하기
필자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볼 때,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팀 빌딩, 커뮤니티 운영, 강의, 프로젝트 등 필자가 관여했던 활동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이기도 하다. 사람들과 공감하고 연결되는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런 경험은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이런 가치관은 일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하나의 명확한 지향점을 두고 제품 개발 팀이 움직일 때, 그 지향점이 사용자를 향하고 있을 때, 진정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반대로 일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누군가의 명시적인 성과를 위해 일하거나 누군가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일할 때다. 물론 조직 안에서 항상 공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만, 그런 순간들에서는 불편함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번 글에서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 관점을 반영하는 중요한 실천법인 데이터, UX 리서치를 제품 개발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살펴보겠다.
목차
📍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 ‘사용자 관점’에서 공감하고 해결해나가는 프로세스
— UX 리서치로 사용자 관점 이해하기
— 데이터로 사용자 관점 이해하기
📍 데이터 과학자로서 사용자 관점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Google은 사용자 리서치가 성숙하고, 그 결과를 제품과 비즈니스 전략에 진지하게 반영하는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Google의 주요 철학 중 하나로 꼽히는 ‘Google이 발견한 10가지 진실’은 창립 초기부터 만들어졌으며, 현재도 그 유효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첫 번째 원칙이 이 글의 시작점으로 적합하다.
#1 :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처음부터 Google은 최고의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Google은 새로운 인터넷 브라우저를 개발하든 홈페이지의 디자인을 새롭게 변경하든 언제나 내부의 목표나 수익보다는 사용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합니다.
Google 홈페이지의 인터페이스는 간단하고 명료하며, 페이지가 즉시 로드됩니다. Google은 누구에게도 검색 결과 게재위치를 판매하지 않으며, 광고의 경우 광고임을 명시할 뿐 아니라 관련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를 방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시합니다.
또한 Google은 새로운 도구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사용자가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작동하는 모델을 목표로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Google의 원칙이 단순히 멋진 말이 아니라, 사용자와 공감하며 일하는 방식이 주는 즐거움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믿는다.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라’는 원칙이 제품 개발팀에서 제대로 지켜질 때, 팀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며, 복잡한 문제도 매끄럽게 풀려간다. 사용자 중심의 철학이 곧 일의 흐름을 이끄는 힘이 된다.
이번 글에서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초점을 두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프로세스를 되짚어 보려고 한다.
특히 사내에 백원희 님께서 <데이터로 그리는 사용자 경험> 강의를 진행해주셨고, 큰 배움과 영감이 되어 이 글을 쓰게 됐다. 백원희 님의 저서 <사용자를 읽는 법 UX 리서치 플레이북> 도 추천드리고 싶다.
‘사용자 관점’에서 공감하고 해결해나가는 프로세스
UX 리서치로 사용자 관점을 이해하기
사내에 UX 전문가 백원희 님께서 진행해주신 <데이터로 그리는 사용자 경험>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1장을 참조하며 배운 점들을 기록한다.
- 사용자의 관점을 반영할 수 있는 리서치는 제품 개발의 모든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
-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의사결정에 적극 반영되도록 한다.
- 프로젝트의 방향을 함께 고르고 정해나가는 과정에 함께해야 오너십이 생긴다.
- 큰 그림이 결정되었을 때 미팅이나 워크샵을 해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 평가적 리서치는 언제든지 가능하나 탐색적 리서치(아이디어 발굴)은 연간 계획을 세우기 직전에 해야 효과적이며 타이밍 놓치면 반영이 어렵다.
- 사용자를 만나는 리서치 과정도 팀원들이 함께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기획하여 간식/ 피자를 먹는 Watch Party 로 만들 수 있다.
- 데이터 분석 과정도 리서처가 주도하지만, 가능하다면 함께 분석/ 디브리핑을 하면 편향에 빠지지 않으며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 리서치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여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한계점) 파악한다.
사용자 데이터로 사용자 관점을 이해하기
위 내용은 원희님의 강의였으며, 아래 내용은 필자가 과거에 정리한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서의 데이터 분석의 역할을 정리한 내용이다. 공통적인 내용이 많아서 한 글에 정리해봤다.
제품 출시 이벤트 전후로 데이터가 활용되어야 하는 영역들이 있고, 제품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출시 이벤트와 별개로 꾸준히 데이터가 활용되어야 하는 영역이 있다.
[1] Extracting Opportunities : 유저 행동을 분석하여 프로덕트로 풀어낼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한다. 이 부분은 데이터를 통해서 할 수도 있고, 유저 인터뷰, 스토어 리뷰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결국 가설을 세우는 것인데, 정량과 정성의 힘이 합쳐질 때 특히 더 명확해진다. 잠재적인 기회 (Emergent Behaviors)를 발굴한다고 볼 수 있다 (Amplify 2020 사례).
- 유저 행동 분석 (User Behavior Analytics)
[2] De-risking : 프로덕트 개발은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한다. 리소스를 들이기 전, 프로덕트 개발에 있어서의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데이터가 힘을 보탤 수 있다. De-risking에 있어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방법도 존재한다. 아래 매트릭스와 같이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
- 유저 행동 분석 (User Behavior Analytics)
- 실험 설계 (Experiment Design)
- 손익 계산 (Cost & Benefit Analysis)
- 효과 추산을 통한 우선순위 정렬 (Impact Projection & Prioritizing)
더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 기반 프로덕트 개발의 비결 : Product Data Science 에서 참고 부탁드린다.
위에 원희 님께서 강조하신 포인트들은 필자가 데이터를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활용하며 느낀 바로도 모두 중요한 요소였다.
사용자가 남기는 행동 데이터와 UX리서치를 통해 수집하는 정성적 데이터는 형태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내용을 담고 있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데이터 과학자로서 사용자 관점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사용자가 남긴 데이터를 통해 그들의 문제점과 숨겨진 니즈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데에는 데이터 분석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을 올바르게 결함없이 잘 수행하여 전달하기 위해서는 묵묵하게 갈고 닦는 시간이 필요하다.
묵묵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생성하며 그 신뢰성을 철저히 검증한다.
정직하게, 결함 없이 데이터를 집계하고, 왜곡 없이 명확하게 시각화한다.
추가적으로 정직, 객관, 비편향, 수용성, 존중, 신중함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즉, 데이터 분석은 단순히 숫자와 통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로서의 윤리를 지키며, 객관적이고 비편향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정직하고 신중한 분석을 통해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참고로, 데이터 분석에서도 지키면 좋을 연구자의 윤리적 기준들을 아래에 보탠다. 몇 가지만 살펴보겠다.
연구의 윤리적 실천 원칙(Principles for ethical conduct in research), 2009
① 정직함 honesty
과학자는 데이터나 연구결과, 방법과 절차, 출판상황(publication status), 참여자의 기여도, 이해충돌의 가능성 등에 대해 정직하게 보고해야 한다. 논문, 보고서, 연구비 신청서들에서 데이터를 날조, 변조하거나 왜곡하여 제시해서는 안 된다. 과학자는 연구과정의 모든 측면에서 객관적이고 비편향적이며 정직해야 한다.
② 객관적 타당성 objectivity
실험계획, 데이터 분석과 해석은 물론, 논문심사, 연구비 신청, 전문가 진술 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객관적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 애써야 한다.
③ 개방과 수용 openness
과학자는 데이터, 결과, 방법, 아이디어, 기법, 도구, 재료 등을 공유해야 한다. 다른 과학자들의 비판을 수용하는 한편,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한다.
④ 비밀준수 confidentiality
논문심사와 연구비 제안서 등은 물론, 기업과 군사의 기밀사항, 그리고 연구대상인 환자나 피실험자의 개인기록에 대한 보안을 확보해야 한다.
⑤ 주의깊음 carefulness
과학자는 본인뿐 아니라 동료의 연구 수행 과정이나 결과 제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치 않도록 주의를 기해야 한다. 데이터 수집, 실험디자인, 피험자 동의 확보, 논문투고 후 교신 등의 연구활동에서 철저히 기록을 남겨야 한다. 꾸준히 스스로를 교육하여 전문가적 자신감과 탁월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과학계 전체의 탁월성 증진도 이루어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 자세한 원칙들은 https://www.kcse.org/books/index.php?SCBK1000111 에서 참고 가능하다.
본문 3줄 요약
- 사용자 중심의 제품 개발은 팀의 방향을 하나로 이끌고 제품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원칙이다.
- UX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은 제품 개발에서 사용자의 관점을 반영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리서치와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 행동을 이해하고, 기회를 발굴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 데이터 과학자의 윤리적 책임은 데이터를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다루고, 정직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분석과 사용자를 향한 공감이 합쳐질 때, 제품은 물론 조직도 더욱 즐겁게 일하며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