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에서 2년간의 근황과 글또 시작
새로운 데이터 분석 환경에서의 적응과 성장
2022년에 네이버 검색 팀으로 옮긴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그간 소식이 뜸했던 이유는 사내 규정상 외부 공유에 신경 쓸 부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그동안 거리낌 없이 편하게 블로그 글을 작성하거나 외부활동을 하기에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커뮤니티 활동과 커리어 개발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던 이전보다, 나 자신을 돌보고 자신과 가까워지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2년간 늘 그랬듯이 데이터 분석 일을 사랑했고, 나의 자리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지냈다. MBTI J답게 개인 노션으로 일 관련 모든 것들을 기록하지만, 블로그 글로 구조적으로 정리하지 않다보니 지난 시간동안의 배움들이 아쉽게 휘발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침 10기로 마지막을 맞이하는 글또를 시작했다. 콴다에서 네이버로 이직한 후의 지난 2년 동안 쌓인 경험과 배움을 이제 조금씩 정리해보려 한다. 이번 글은 시작을 맛보는 티저와 포부 다지는 단계가 되겠다.
목차
📍 조직 문화의 차이 : 기능 조직 형태의 데이터 팀
📍 분석 문화의 차이 : 서비스의 규모 & 성숙도
📍 다루는 데이터의 확장 : 정성 데이터, 외부 시장 데이터
📍 직무 경험의 확장 : 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 PM
📍 문제 의식은 꾸준하게, 외부 발표로 표현
📍다시 돌아온, 늘 곁에 있었던 프로덕트 분석
조직 문화의 차이 : 기능 조직 형태의 데이터 팀
네이버에서의 조직 문화는 내가 이전에 경험했던 스타트업의 문화와 확연히 다르다. 사실 스타트업, 대기업 구분보다는 조직 구조와 데이터 문화가 일하는 환경의 차이를 만든다. 같은 회사여도 데이터 분석가는 다양한 조직 구조로 일할 수 있다.
네이버 검색은 대부분 기능 조직 형태로 운영되며, 각 팀이 특정한 기능에 맞춰 전문성을 가지고 작업과 협업을 진행한다. Data&Analytics 팀은 이들 중 하나로 DS(DA), DE, UX 리서처, PM 직무 분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 일하는 네이버 검색의 형태는 아래 데이터 조직 구조 중 ‘중앙 집중형 구조’에 해당하겠다. 이전에 콴다에서 일하던 형태는 ‘하이브리드 구조’ 에 해당하겠다.
중앙 집중형 구조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지만, 팀 간의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각 팀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 만큼, 타 부서와의 협력이 원활하지 않으면 업무가 지연되거나 혼선이 있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팀원으로 소속되어 2년간 팀의 성장을 함께하고 또 살펴보며, 매끄러운 협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하시는 것을 보며 참 많이 배웠다. 균형을 찾는 것도 어려운 작업인데, 유지하기 위한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배움이 있었다.
‘중앙 집중형 구조', ‘하이브리드 구조' 에서 각 2년씩 일해보는 경험을 하며, 데이터 분석가 입장에서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다고 느꼈다.
분석 문화의 차이 : 서비스의 규모 & 성숙도
네이버 검색에서의 데이터 분석 문화는 서비스의 규모와 성숙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듯 보였다. 스타트업에서는 빠르고 크게 변화하는 제품과 사용자 반응에 맞춰 즉각적인 데이터 분석을 요구받는 반면, 네이버 검색은 이미 큰 규모의 사용자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다.
이로 인해 데이터 분석의 접근 방식도 달라졌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이렇게 한다- 라기보다는 필자의 선호라고 보면 된다.
- 기본적으로 리텐션의 수준이 높고 사용자들이 쉽게 이탈하지 않으므로 즉각적으로 사용자의 이탈이 지표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 그래서 현상에 대한 파악을 할 때에도 가능한 장기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하는 것을 선호한다.
- 또한 사용자 이탈은 큼지막한 높은 단위의 지표보다 더 세분화된 지표 단위로 내려가서 살펴봐야 한다.
- 장기 데이터를 보아야 하다보니 데이터 집계 자체가 오래 걸려 분석 요구사항에 맞는 데이터 마트 마련이 많은 상황에서 필요하다.
- 검색 사용자를 이해하겠다는 것은 전국민을 이해하겠다는 것과 같아서 아래 *도식처럼 사용자 개인 단위에서 접근하게 되면 분석의 대표성이 떨어진다.
- 그렇다고 아래 *도식처럼 연령대와 성별이 같은 세그먼트에서 사용자 분석을 접근하게 되면 늘 알고 있던 내용을 재확인하게 되어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
다루는 데이터의 확장 : 정성 데이터, 외부 시장 데이터
테이블 형태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타고 오는 정량적인 빅데이터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다루게 되었다. 특히, 정성 데이터와 외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험은 새롭고 도전적이었다.
- 정성 데이터: 사용자 및 전문 평가단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하게 되면 사용자의 만족도와 경험을 수치화하고 변화를 트래킹할 수 있다. 전국민 대상 서비스답게 사용자 풀 또는 평가단을 구성할 때에도 전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분포로 구성해야 한다. 또한 서베이 자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분들의 치열한 고민과 논의가 들어간다. (멋있다)
- 외부 시장 데이터: 네이버 검색 내부 데이터만 보았을 때는 감지할 수 없는 위기 및 기회를 외부 시장 데이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사용자로 한정짓지 않고 전국민을 대상 으로 한 통계청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보는 것도 실질적인 시장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시장 트렌드, 경쟁사 분석은 전략 수립에 꼭 필요하다.
정량 데이터와 정성 데이터에 대한 개념을 아래와 같이 참고로 보탠다.
직무 경험의 확장 : 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 PM
2023년 1분기 때 DnA 팀 내에서 신규 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 PM을 맡았다. 평소 다양한 서비스 팀과 협업하는데, 서비스 팀의 반복되고 확장되는 분석 요구 사항을 플랫폼으로 해소하자는 취지였다.
요구 사항은 있지만, Zero-to-one으로 맞춤형 플랫폼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유사 경험, 팀 내 전례, 다른 기업 사례 글 마저 없었다. 당시에 막막했지만 주어진 문제가 명확했고 주도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몰입해서 진행했다.
함께한 분들과도 팀워크가 좋았고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두 분기 정도를 PM 업무에 할애했고 정말 인상적이고 재밌었다.
어떤 플랫폼인지, 과정에서의 주요한 배움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는, 사내 데이터 플랫폼 개발, 처음이라면? 글에 자세히 써두었다.
문제 의식은 꾸준하게, 외부 발표로 표현
꾸준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향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감사히 외부 발표의 기회도 가졌다. 단순히 지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지난 배움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발표하면서 오히려 내가 동기 부여 받아가는 에너지 교환이었다.
가장 따끈한 소식으로는, 24년 9월에 서울대학교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학회 Growth Hackers 에서 불러주셔서 이야기 나누고 왔다. 19년도에 학회원으로 활동했던 곳이라 반갑고 애틋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실무자 입장에서 어떻게 잘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다뤘다. 정답 없는 영역이라 주관적이지만, 최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드렸다. 나중에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자료들을 정리해서 글을 쓰고 싶다.
이외에도 감사히 찾아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 나눴었다.
- 고려대학교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학회 BADA
- 이화여자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초청세미나, 강윤철 교수님)
-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와 데이터 마이닝, 조대곤 교수님)
- Korea Summer Workshop on Causal Inference (인과추론 워크샵, 박지용 교수님)
- 서울대학교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학회 Growth Hackers
다시 돌아온, 늘 곁에 있었던 프로덕트 분석
지난 2년간 팀에서 프로덕트 및 사용자 분석을 틈틈이 진행해왔지만, 최근 1년 가까이의 기간 동안은 이 일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쁘다.
그동안은 팀에서 주로 큰 지표들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에 집중했었다. KPI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들을 식별하고, 성과 변화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난이도 높아 챌린징하면서 중요한 일이었지만, 사용자 행동 분석에 깊이 관여할 기회가 적어 아쉬웠다.
수개월이 걸렸지만 함께 사용자 단위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 이제는 더 수월하고 효율적으로 세부적인 사용자 행동을 중심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 패턴이 제품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큰 진보다….)
사용자들의 세세한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리텐션과 그로스 전략을 세우는 의사결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용자들이 제품 내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지, 또는 어느 지점에서 이탈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제품 개선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사실, 제품 분석이라는 건 늘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익히며 문제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아무래도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듯 하다.
마무리하며
10기로 마지막을 맞이하는 글또를 시작했다. 콴다에서 네이버로 이직한 후의 지난 2년 동안 쌓인 경험과 배움을 이제 조금씩 정리해보려 한다.
이번 글은 글또의 시작을 맛보는 티저와 포부 다지는 시간이었다.
사실 오랜만에 일 관련 글을 쓰다보니 최대한 안전한 내용만 썼음에도 걱정이 된다. 만일 문제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댓글 달아주시거나 개인적으로 연락 부탁드린다. (미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