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취미신가요?
부제 — 책은 정말 짱

종종
책 좋아하시나 봐요. 독서가 취미세요?
하는 따뜻한 관심을 받기도 한다.
인사 치레 혹은 예의상 건넨 말 혹은
정말 궁금해서 혹은 어떤 이유일 수 있겠지만,
그런 질문은
내 안에서 한 번 더 되물어 보게 된다. .
음.
어? 취미는 아닌데..
독서가 내 취미인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을 때,
너무나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끼니 때가 되면 식사하는게 취미 신가요?
하루 세끼 먹는게 취미신가요?
하루에 한 번 잠자리에 드는게 취미 신가요?
책을 읽는 다는 건, 어쩌면 그냥
- 라이프다
라이프의 한 모습일 뿐이다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나가고, 동료와 농담하고,
그런 하루 일과의 풍경 중에
너무도 ‘당연한’ 하나의 행동 양식일 뿐인데.
‘일상’일 뿐인데.
사실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었고,
책이 술술 읽혀지지도 않았었다. .
근데 책과 관련된 일을 시작하면서, .
책을 자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
내가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세상이 좀 더 좋아질거야.” 라는 믿음으로 프로그램을 짜는 일을 하면서, 정작 내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다면 그건 사기꾼 혹은 멍청이 둘 중 하나 혹은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많이 읽다 보니
‘양의 질적 전환’이 일어났고
책이랑 친해지고 편해졌다
전에는 누구나 그렇듯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만 많이 있었지만, 친해지지를 못했던 것 같다.
언제부터 나는 책을 찾게 되었을까
09년 겨울부터, 대학에 있는 많은 시간이 너무도 답답했다. 학교에서 그 당시의 내가 유일하게 발견 할 수 있었던 쩌는 곳은
리얼 씬은, 과학도서관 그리고 유도장 이었다.
수업을 빠진 (대부분을 빠졌지만)
모든 시간은 도서관, 혹은 유도장에서 보낸 것 같다.
뭔가 인생이 ‘고장’ 났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시기였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혹은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고장’난 것이 아니라
내가 처한 ‘환경’이 내가 택한 ‘방법’이 잘 못 되었고,
그걸 고치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책’에서 배울 수 있었다.
#죽음의수용소에서 를 읽고 삶의 가치를 되돌아 보고,
루싄 의 글들에서 지식인의 용기를 엿보고,
이 세상은 신의 습작이라는 #반고흐 의 말 처럼
세상은 온통 버그 투성이의 프로그램이고, 여러 일들로 어지럽지만,
책 속의 세상은 늘 차분하고 조용한, 그런 곳이었다.
힘들 때, 나를
나무라거나, 버리지 않고
용기를 주고, 함께 힘들어해 주고
좋은 곳을 보여주었던
곁에 있어준 책이라는 친구가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을 뿐이다
책 없이 살아가는 건, 유도복을 챙겨 입지 않고,유도장에 나가는 일이다!
쩌는 걸 양껏 즐길 수가 없자나
유도복을 집에 두고
유도장에 놀러 가면
준비운동만 같이 하고 애들 시합할 때 구석에 앉아서 구경해야 하는데, 그것도 좋지만, 더 재밌는 걸 놓치게 되잖아! .
책이 내게 선생님, 어른이 아니라, 편한 친구가 된 순간 부터
책 읽기가 좋아졌고, 취미가 아닌
라이프가 되었다
겨울이 되면
날씨가 추워지는게 취미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