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Animal Farm

조지 오웰 / George Orwell

Jace
B.J.M’s Talk with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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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는 말을 들었다. 민주주의에서 이를 위해 활용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얼핏 스친 에피소드들은 그냥 우리들 이야기로 생각되었다. 어느쪽일까?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마 새벽 2,3시 정도였을 것이다. 동물들이 말을 하고 회의를 하고 주인과의 다툼을 예고하는 동화같은 이야기. 영화 ‘치킨 런’이 생각났다. 여러 등장인물 아니 등장동물의 소개가 지나가며 글쓰기 강의때 들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쓰는거구나’

인간은 생산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그들은 젖도 만들지 못하고 알도 낳지 못합니다. 그들은 몸이 너무 약해 쟁기도 못 끌고, 토끼를 잡을 만큼 빨리 달리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동물의 왕입니다. 그들은 동물들을 부려먹고 겨우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만 동물들에게 돌려줍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몽땅 자기들이 차지합니다.

동물들의 인간에 대한 평이 나오는 순간이다. 그냥 ‘맞아, 맞아’를 하며 피식하고 지나갈 수 있는 내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 동물’이라는 주인공 얼굴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뉴스의 얼굴들로 떠오른다. 요즘 뉴스의 주인공들, 지나간 많은 뉴스 주인공들이 스쳐 지나간다.

스노볼, 나폴레옹, 스퀼러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여당과 야당, 그리고 언론과 정확히 일치한다. 아마 누군가는 절대 아니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우리네들 세상보다 반대편 세상에 맞춤시키려고 할 것이다. 어디나 해당 역할을 하는 인물, 모임은 존재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을 놓아두고 다른 이들을 찾을 필요는 없다.

적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함께 하던 이들은 각자의 역할이 달라지며, 자신들의 이익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이라고 말한다. 모두 평등하다고. 하지만,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장점들 사이의 우위가 나타난다.

상황에 따라 그 우위는 변할 수 있지만, 처음 우위를 차지한 이들은 시작부터 그 우위를 이용한다. 그리고 그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기존의 말들은 교묘히 바뀌고, 사람들의 망각 기능, 그리고 정보, 지식, 지혜의 부족을 적절히 이용한다.

여러가지 방법들이 나오지만 가장 핵심은 힘이다. 그리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보의 독점, 자신의 우월감을 이용한다. 이때 항상 붙는 말이 있다.

존스가 되돌아오기를 원하지 않겠지요?

조지 오웰이 아직 살아있다면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말할까? 존스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 우리에겐 북한이 아닐까. 어느 나라나 주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강대국, 인간들의 농장이 있다. 옳고 그름의 판단보다 충성과 열심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복서도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며 돼지들은 적이라고 하는 상대와 비슷해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이유가 있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고 다른 이들에게는 말한다. 나중엔 돼지와 인간은 구분하기도 힘들게 된다.

‘랄라라 랄라라 라라라라라’ 스머프를 기억하는 이가 있을까? 어릴 때,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 보던 만화다. 하지만 스머프는 사회주의적이라고 비난 받기도 하고, 민주주의적이라고 비난 받기도 한 참 기구한 만화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럴 수도 있나?’하며 이상했다. 하지만 결국 사회주의, 전체주의, 민주주의, 동물주의까지도 모두 결국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전체주의의 이야기가 우리네 이야기와 100% 동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

고전이라는 것을 다시 읽어보자 하며 시작한 책이다. 다시라기보다는 처음이다. 제대로 본 적은 없으니. 고전의 어려움인 분량과 난해함 없이 재밌게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세상 이야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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