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 What?

마크 쿨란스키 / Mark Kurlansky

Jace
B.J.M’s Talk with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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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만 가득하면 이상한 책인가? 생각했던, 생각하게 되는 질문, 또 무엇이 들어있을까? 질문이 질문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가?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진 질문을 그대로 적어도 되지 않을까?

  1. 어떻게 시작할까? How to Begin?

위대한 사상가들로 불리는 저술가들에게서 우리가 기억할 점은 무엇인가? 훌륭한 질문을 던지는 것, 그리고 그들이 던지는 질문의 수준, 이 두 가지가 그들을 남다르게 만들어주지 않는가? 훌륭한 질문을 던지지 않은 위대한 저술가들도 있긴 하지만 과연 그들이 위대한 사상가들로 여겨지는가?

2. 얼마나 많을까? How Many?

최초의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3. 어떻게? How?

절대적 확실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선언적 진술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오로지 질문할 때만 확고한 근거 위에 서지 않는가?

4. 왜? Why?

유한한 답변을 가진 사람이 무한한 질문을 가질 수 있을까? 한 예로 결혼이야말로 때로는 질문을 던지지 말아야 마땅한, 또는 최소한 질문에 답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질문은 항상 답변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내게 붙여놓은 그 이미지에 왜 내가 구속되어야 한다는 걸까?

5. 무엇? What?

많일 ‘누구’를 따지는 사람들이 험담하는 사람들이고, ‘왜’를 따지는 사람들이 몽상가들이고, ‘어디’를 따지는 사람들이 길을 잃은 사람들이고, ‘어떻게’를 따지는 사람들이 실용주의자들이라면 ‘무엇’을 따지는 사람들은 사물의 핵심을 뚫고 들어가는 사람들인 걸까?

6. 그래서? So?

왜 탈무드는 답변을 굳이 질문의 형태로 하는가?

7. 누? Nu?

거의 모든 것을 최초로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중국인들이 훌륭한 질문을 던졌었다는 사실이 과연 놀랄 만한 일인가?

8.어디? Where?

인종차별주의와 극단적 민족주의의 상당수는 이 ‘어디?’라는 질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 결과가 아닐까? 우리는 보통 ‘누구?’라고 물어본 다음에야 ‘어디?’라고 물어보지 않는가? 이런 무위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은 어디 있는가?

9. 언제? when?

전쟁이 대부분 선언과 함께 시작되는 반면, 대화(전쟁에 불가피하게 뒤따르는 대화도 포함해서)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최고라는 말은 사실이 아닌가? 인내심의 부족이야말로 그들을 혁명가로 만든 요인이 아닐까?

10. 안 그런가? Isn’t it?

혹시 그들은 선언적 진술이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떻게 지내?”
“너는?”
“힘든 하루였어, 안 그래?”
“음, 일주일 동안이나 비가 왔지, 안 그래?”
“정말 더럽게 끔찍했어, 안 그래?”
“맞아, 안 그래?”
“오, 너무 늦지 않았어?”
“그런가?”
“하루 종일 수다만 떨고 있을 수는 없잖아, 안 그래?”
“그래도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좋을 거야, 안 그래?”

11. 노예?, Thralls?

전쟁이 끝나고 나면 물어볼 질문이 무척 많지 않은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이제 우리 어떻게 하지?” “이걸 어떻게 가치 있게 만들지?” “GI(병사)들은 헛되이 죽은 걸까요?”

혹시 나는, 혹시 당신은 너무 조용했던 걸까? 침묵이라는 손쉬운 범죄가 있었던 걸까?

12. 어? Huh?

이런 질문들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또 다른 질문들로 이끌어나가는 것이었을까?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모른다고 해도, 물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13. 이게 불운한 건가? Is This Unlucky?

믿음은 당신이 항상 뭔가를 확실하게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하지 않는가? 우리는 어떻게 뭔가를 확실히 알 수 있을까?

14. 브루클린? Brooklyn?

우리는 이름 없는 사람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가? 그 두려움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변에 관한 두려움이 아닌가?

당신도 이름 없는 사람인가요? 그럼 세상에 우리 한 쌍이 있는 건가요?

15. 누구? Who?

내 질문에 답하라—나는 누구에게 말하는가? 내가 누구인지가 무슨 문제가 된단 말인가?

16. 프로이트는 뭘 원했나? What Did Freud Want?

17. 내가 꼭? Should I?

당신이 우리에게 잘못하면 우리가 복수하지 않겠습니까? 혹시 햄릿의 문제는 그가 질문에만 몰두해 있다는 점이 아니었을까? 당신도 질문을 던지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가?

18. 내가 감히 해도 될까? Do I Dare?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결정에서부터 어떻게 머리를 단장할지에 대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과연 이 사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게 있기는 한 걸까?

19. 당신은 어디로 가십니까? Where Are You Going?

가장 훌륭한 질문은 답변이 불가능한 것일까? 쇼펜하우어가 생각한 것처럼, 답변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은 결국 잘못된 질문을 던졌다는 증거일 뿐일까? “왜 저를 버리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예수) 이야기가 끝나버렸다면 과연 이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갔을까?

20. 우리가 아이들에게 싫어하는 것은? What Do We Hate About Children?

만일 아이들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라면 그들은 끝도 없는 질문으로 개성을 표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질문이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질문이란 단지 운송 수단일 뿐이며 답변이야말로 궁극적인 목적지가 아닌가?

당신은 매우 젊고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최대한 강하게 당신에게 간청하는 바입니다. 선생, 부디 당신의 마음에서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을 인내하시고 ‘질문들 그 자체’를 마치 걸어 잠근 방들처럼, 마치 완전히 외국어로 저술된 책처럼 사랑하려 노력하십시오. 지금 답변을 찾으려 들지는 마셔야 하는데, 당신이 답변을 얻지 못하는 까닭은 당신이 그 답변에 따라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모든 것에 따라 살라는 것입니다. 지금 질문에 따라 ‘살기’ 바랍니다. 그러면 당신은 점차적으로, 미처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언젠가 먼 훗날에, 살아가다가 답변과 마주할 날이 올 것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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