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 Me Before You

조조 모에스 / Jojo Moyes

Jace
B.J.M’s Talk with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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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이야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소설, 드라마, 영화의 이야기는 처음 몇페이지를 지나면서 예상이 되었다. 그 예상은 대부분 맞았다. 캐릭터의 과장된 설정, 인과가 맞으면 뻔한 이야기가 되고, 인과가 없으면 억지를 부릴 뿐이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소설이라는 장르는 내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중에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것들이 전혀 없진 않았다. 아직 그 이유를 명확히는 모르겠다. 요즘 다시 소설을 접하며 어슴프레 이건가 싶어온다. 그건 나중에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불러도 될 지 좀 아리송하지만, 미 비포 유(Me Before You)가 아마 내가 재밌게 본 거의 유일한 로맨스 소설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기존의 선입관을 날려버리진 못했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라면 읽고 싶다. 좀 늘어짐만 지워준다면…

살아가며,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사랑은 관계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자. 삶을 살아가며 선택의 자유를 미리 걷어차버리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무리 도와주고 싶어도 도움받기를 싫어하면 어쩔 수 없잖아요.

혼자서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정해놓고 온갖 경험들을 아예 막아놓고 있잖아요. …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보고, 아무 데도 안 가봤는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어렴풋하게나마 알 길이 없었는데? … 해봐요. 마음을 열어요.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도 자존심, 미안함, 기우, 공포 등 여러가지의 이유로 미리 앞의 길을 정해 놓고 그 외의 길을 선택할 기회를 막는다. 루와 윌은 모두 그런 사람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조금은 변했지만.

쓸 수도 없고 느낌도 없는 사지가 그렇게 심한 고통을 준다는 건 너무 울한 일이었다.

내가 윌 같다면… 가정할 필요 없다. 어떤 면에서는 같은 상황이니까. 이해는 된다고 하겠지만, 사람들은 삶이 BAD보다는 GOOD에 가깝고 더 많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진실을 알겠는가. 사람에 따라서는 아닐 수도 있다. 난 그렇지 않으니 혹여나 걱정할 필요없다.

귀찮아도 나한테 물어봤더라면 말이요, … 나와 의논을 했더라면, 말을 해줬을 거요. … 하지만 당신은 한번 물어보지도 않았지. … 내 대신 결정을 해줬지.

이러한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타인과의 소통이다. 책 역시 저자가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를 멋대로 예측하고 멋대로 결정하고 멋대로 강요한다. 배려라고 말하고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루, 윌 등의 선택과 행동 중 짜증나는 것들은 대부분 난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을 알아갈수록, 사랑을 해나갈수록 그랬다. 상대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고, 상대는 나를 너무 모른다고 생각했던 적이 몇번일까, 아니었던 적인 몇번일까.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뭔지를 찾아서 내가 원하는 일이 뭔지를 알아내고, 그 두 가지 일이 가능한 직업의 훈련을 받은 겁니다. … 간단해요. 문제는, 굉장히 힘이 든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고 싶지 않은 거죠.

무슨 일이든 시간이 필요해요. … 젊은이 세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일을 우리보다 훨씬 더 힘들어하는 것 같더군요. 모두들 만사가 거의 즉각적으로 자기 뜻대로 돌아갈 거라 예상하면서 성장했으니까요. 다들 자기가 선택한 인생을 살게 될 거라 기대하지요. 특히 윌처럼 성공을 거둔 사람은 더 그렇고, 하지만 시간이 걸린답니다.

행복할 수 있는 것, 원하는 것을 찾는다. 정말 열심히 찾는다. 운좋게 그 것에 천재성을 타고나지 않는한 훈련이 필요하고 노력해야 한다. 게다가 훈련과 노력은 금방 끝나지 않는다. 긴 시간이 필요한다. 그런데 훈련, 노력을 참 싫어한다. 그만큼 행복은 힘든 것이다. 가까이 있는 파랑새를 찾는 것은 힘들지만 어린이들에게 할만하다고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그 후의 훈련, 노력, 시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이유는 역시 훨씬 몇배, 몇십배, 몇백배 더 힘들기 때문이다. 미리 포기하지 않도록말이다. 나에겐 얼마나 많은 훈련, 노력, 시간이 필요할까?

하지만 그 친구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살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억지로 살라고 하는 건, 당신도, 나도, 아무리 우리가 그 친구를 사랑해도, 우리는 그에게서 선택권을 박탈하는 거지 같은 인간 군상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난 주인공들의 로맨스보다 선택이 더 관심이 간다. 누군가의 선택이 잘못이라고 생각되면 그 선택을 박탈해도 되는 것인가.

로맨스 소설을 읽고 이따위 생각들이 나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책의 표지에는 사랑, 감동, 눈물로 호객 행위를 하는데, 그리 특별할 건 없어 보인다. 조조 모예스는 선택에 관해 나에게 물었다. 옳고 그름의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 상대의 선택, 우리의 선택 등에 어떻게 대해야할까를 말이다. 아마 이 생각도 꽤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겠지만 행복하기 위한 내 답을 찾아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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