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Johann Wolfgangvon Goethe

Jace
B.J.M’s Talk with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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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가 사랑의 좌절로 죽음을 선택했다? 아닌 것 같다. 아니, 아니다. 베르테르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능력있는 이들을 대표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사랑은 마지막 의지처, 쉼터, 돌파구가 아닐까? 베르테르는 결국 그 마지막 쉼터가 사라짐으로써 잠깐씩 치유되던 상처를 치유할 수 없게 된다. 그 상처가 터져버린다. 총성과 함께…

사람들은 무심한 현재를 참아 내기보다는 차라리 열심히 상상력을 발휘하여 지나간 불운의 기억을 되살린다는 자네 말이 백번 맞네.

이 세상에는 어쩌면 간계나 악의보다는 오해나 게으름이 더 많은 갈등을 빚어내는 것은 아닐까 새삼 생각했네. 적어도 간계와 악의가 더 드문 것만은 사실일세

그러니까 자네가 나한테 책을 보내 주겠다는 말인가? 이보게, 제발 부탁이니, 책으로 날 괴롭히지 말게. 나는 더 이상 그 누구의 이끌림도 받고 싶지 않고 그 어떤 자극이나 격려도 원하지 않네. 내 마음은 혼자서도 충분히 끌어오른다네. 나한테 지금 필요한 것은 끓어오르는 마음을 달래 줄 자장가인데, 그것은 호메로스 안에 풍성하게 들어 있네.

베르테르 당신의 편지를 읽으며 난 몰입을 잘하지 못했다네. 그 감정의 묘사, 흔하디 흔한 삶에 대한 투덜거림. 도대체 왜 당신의 편지가 그리 매력적이라는 걸까? 이런 생각이 대부분이었다네. 1/4 정도 읽었을 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네. 나는 내 감정에 얼마나 솔직할까? 요즘 TV에서 유행하는 19금에 대한 것 뿐 아니라, 보는 것, 듣는 것, 느끼는 것, 등 모든 것에 대해 얼마나 솔직히 표현하고 있을까?

묘사, 수사의 능력이 부족함이 또 하나의 큰 원인이겠지만, 우리는 이런 표현을 은근 터부시 하고 있던가 보네. 나 역시 그렇게 배움을 통해 세뇌되었고… 말하고 싶거나, 글쓰고 싶어질 때 조차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게 되었다네. 누구한테 따져야는지 알면 좀 가르쳐주게.

베르테르 당신이 겪은 사랑, 삶의 고난은 요즘 사람들에게는 참 흔한 일이라네. 금기시 되는 것도 있지만 말이네. 아마 당신이 살아 있던 그 때도 마찬가지였을걸세. 그것을 모든 이들을 대신해 말해줌으로써 영웅이 된 것이 아닌가.

나에게도 흠집조차 나지않는 상자가 있네. 베르테르 당신의 마법 잉크가 그 상자를 열려고 하네. 열 수 있기를 바라고, 나도 같이 도와보려네. 나 혼자서는 어떤 수도 없던 것이니… 지나간 시간만큼 그 두께는 더 두터워진 듯 하네.

고맙네. 다시 노력할 수 있게 해줘서. 사이사이 나오는 오글거림과 오버스러움에 미소지었네. 가끔은 낯섬으로 인한 난해함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낯섬이 낯익음으로 변해가니 다행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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