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ympus DAO, Defi 2.0의 모델이 될 수 있을까?

Kev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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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min readOct 29, 2021

본 글은 단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본 글의 내용에 대해서는 보증을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투자를 진행할 때에는 본 글에 전면적으로 의거하여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투자에 관한 결정은 본인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크립토 업계에서 핫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Olympus DAO입니다. 점점 많은 투자자들이 올림푸스 다오에 투자를 하더니, 벌써 시가총액은 36억 달러(4조 가량)을 돌파했습니다.

올림푸스 다오가 다른 defi 프로젝트와 차별화되는 점은 유동성이 참여자(유동성 채굴자) 소유가 아니라 올림푸스 다오의 소유로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Defi의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Defi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 DEX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유동성이었습니다. 거래소에서 거래를 해야 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거래 상대방이 없어서 거래를 하지 못합니다. 당시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DEX는 IDEX였는데, 이 DEX조차도 몇몇 암호화폐 빼곤 거래를 사실상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예전 IDEX의 모습.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DEX는 느리고, 직관적이지 않고, 암호화폐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문제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거래량이 나오지 않고, 이 나오지 않는 거래량 때문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이 유동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유동성 채굴(Liquidity mining)입니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유동성 채굴

유동성이 필요하면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유저들에게서 유동성을 비용을 지불하고 사 오면 됩니다. 유동성 채굴이란,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유저가 자신의 유동성을 서비스에 제공해 주면, 그에 맞는 이자가 서비스의 코인으로 지급되는 모델입니다. 이 방식을 통해 많은 유저들이 유동성 채굴을 하였습니다. 이자도 꽤 됐고, 투자자산을 가만히 놔두는 것 보다는 추가적인 수입을 올리는 것이 더 나았기 때문입니다. 유동성 채굴 방식이 도입된 이후, DEX의 유동성은 엄청나게 좋아졌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DEX의 거래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DEX 거래량 순위. dYdX의 경우 24시간 거래량이 8조 원 이상 / 출처 : coinmarketcap>

DEX 뿐만이 아니라, 컴파운드(Compound), 와이언 파이낸스(Yearn.finance), 아베(Aave)등의 Defi도 유동성 채굴을 이용해 엄청난 사용자 증가를 기록하며 Defi 붐을 이끌었습니다.

유동성 채굴의 문제, 계속되는 토큰 발행

유동성 채굴은 유동성 공급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문제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유동성 채굴을 하면 보상을 토큰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상당히 비싼 이자율을 주다 보니 시장에 풀리는 토큰이 늘어납니다. 이 때문에 기존 홀더들의 토큰 비율이 희석되고, 가격뿐만 아니라 거버넌스 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동성 채굴을 하는 유저들과 홀더들이 원하는 방향이 다른 것이죠. 이처럼 유동성 채굴은 프로젝트를 런칭한 후 초기에 유저를 끌어들이는 측면에서는 효율적인 방식이었지만, 서비스가 성숙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의문점이 남는 모델이었습니다.

올림푸스 다오, 프로토콜 소유의 유동성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림푸스 다오는 ‘프로토콜 소유의 유동성’을 골자로 한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올림푸스 다오 소개. 출처 : 올림푸스 다오>

올림푸스 다오는 OHM 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 준비통화 프로토콜입니다. OHM 토큰은 유니스왑 같은 스왑 서비스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올림푸스 다오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채권(Bond)를 구매해도 됩니다.

<올림푸스 다오 채권 구매. 5일동안의 이자율이 4~5% 내외다 / 출처 : 올림푸스 다오>

이렇게 채권을 구매하게 되면 5일 이후 OHM토큰을 받게 되는데, 생각보다 이자율이 굉장히 높아서 투자자들은 직접 구매를 할 지, 채권을 구매할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채권을 팔아서 나온 수익은 모두 올림푸스 다오 프로토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자금은 유동성 풀에 사용되고, 나온 수익은 유저들한테 그대로 돌아갑니다.

원래라면 유동성 공급자가 보상을 받으면 이것을 시장에 매도하고, 새로 발행된 물량은 홀더들에게 부담이 되었는데, 올림푸스 다오는 아예 유동성 공급을 프로토콜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홀더들에게 이익이 되게 시스템을 설계한 것입니다.

높은 이자율, 스테이킹은 필수

올림푸스 다오가 이렇게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스테이킹 이자율입니다.

<올림푸스 다오 이자율. 현재 연 8,355% / 출처 : 올림푸스 다오>

올림푸스 다오는 현재 기준으로 연 8천 %가 넘는 스테이킹 이자를 지급합니다. 이 말은, 스테이킹은 필수라는 것입니다. 연 8천% 라는 것은, 1년이 지났을 때 발행된 올림푸스 다오의 개수가 1년 전에 비해 80배가 증가한다는 것인데, 공급이 증가하니 가격 하락은 필연적으로 올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푸스 다오를 중~장기로 보유하려는 홀더들은 무조건 스테이킹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림푸스 다오를 접한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율을 보고 투자를 선택하고, 심지어 스테이킹 비율이 워낙 높아 시장에 풀린 올림푸스 다오가 적습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많은 투자자들이 올림푸스 다오에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시가총액 4조,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올림푸스 다오

<올림푸스 다오 시가총액 추이. 출처 : Dune Analytics>

올림푸스 다오는 여러 이유로 계속해서 성장을 거듭해 현재 시가총액이 무려 36억 달러(4조 원 가량)나 됩니다. 시가총액 순위로 따지면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50위권의 시가총액입니다. 또한 현재까지 벌어들인 LP 수익도 1,100만 달러 가량 됩니다.

또한 올림푸스 다오는 이러한 자신들의 모델을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도 제공하고자 올림푸스 프로(Olympus Pro)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자신들이 이러한 모델을 운영하면서 얻었던 노하우나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현재 올림푸스 프로 Treasury에도 30만 달러 수준의 자금이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의 높은 이자율, 결국에는 내려가게 될 것

현재 올림푸스 다오가 연이율 8천%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올림푸스 다오의 Treasury 내부에 존재하는 자산이 OHM 발행 개수에 비해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올림푸스 다오는 “OHM의 가격을 1DAI 이상으로 유지하겠다” 라고 하였습니다. 유지하는 방법은 OHM의 가격이 1DAI 밑으로 떨어졌을 시 올림푸스 다오의 Treasury 자금으로 OHM을 구입 후 소각하는 것입니다. 즉 올림푸스 다오는 현재 발행된 OHM을 1DAI로 환산했을 때, 시가총액보다 내부 Treasury에 있는 자산이 더 많기만 하면 됩니다.

현재 올림푸스 다오 Treasury에 있는 자산 규모는 6.4억 달러 정도 되는데, OHM 발행량은 아직 331만 개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계속해서 OHM을 찍어내도 1달러 이상으로 가격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고, 어차피 그 이자는 올림푸스 다오 생태계를 지지하는 스테이커들한테 돌아가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도 그만큼 개수가 늘어나니까 상관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발행량보다 계속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inflow가 많아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높은 이자를 계속해서 지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선 발행된 OHM 토큰 개수 대비 Treasury에 있는 자산의 가치가 매우 커야 하는데, OHM의 발행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이 비율이 똑같이 유지되려면 외부에서 계속해서 자금이 들어와서 Treasury를 채워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는 올림푸스 다오의 관심도가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유입되어 이 부분이 문제가 없었지만, 계속해서 자금이 들어오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일정 수준 이상부터는 이자율이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림푸스 다오의 이자율. 초기에 비해서 이자율이 많이 내려왔다 / 출처 : Dune Analytics>

높은 이자율은 중요치 않아

이자율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실제로 서비스가 창출하는 가치가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서비스의 가치가 그대로인데, 계속해서 자체 코인을 통해 이자를 지급하면 코인의 가격이 하락하고 이자의 의미는 없어집니다.

올림푸스 다오는 OHM를 1DAI 이상으로 가격을 받쳐주겠다고 했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채권 판매시에도 OHM 채권을 1DAI 이상에 팔아야 합니다. 채권을 1DAI보다 저렴하게 팔면 Treasury에 있는 코인 가치보다 발행된 OHM이 더 많아 1DAI 이상으로 가격을 받쳐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OHM 채권을 1DAI 이상에 판다는 것은 OHM의 가치는 1DAI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올림푸스 다오에서 이자 외에 다른 방식으로 스테이커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초기 OHM 투자자의 수익은 신규 투자자들에게서 나왔다

현재까지는 새롭게 들어오는 OHM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지탱해 주었습니다. 현재 1OHM은 1,127달러이고, 이 가격을 주고 OHM을 구매한다면 올림푸스 다오의 Treasury 비율은 좋아집니다. 현재 OHM 개수와 Treasury 자산가치의 비율은 1 : 5.8정도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1 : 1,100의 비율로 자금이 유입된다면 Treasury의 비율은 계속해서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겨우 1OHM이 늘었을 뿐이지만, 풀에는 1,100달러 가량의 가치가 유입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Treasury에 자금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올림푸스 다오는 이자를 더 지급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계속해서 새롭게 유입되는 투자자들로 인해 초기에 OHM을 스테이킹했던 유저들은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신규 투자자의 유입만을 바랄 수는 없습니다. 올림푸스 다오는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청산가치에 비해 비싼 OHM. 가치는 어디서 나올까?

현재 OHM의 시가총액은 36억 달러이고 올림푸스 다오 Treasury에 있는 자산가치는 6.4억 달러입니다. 즉, 1OHM = 1,127달러 중 194달러는 청산가치고 나머지 933달러는 다른 곳에서 오는 가치입니다. 이 가치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OHM이 청산가치 이상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에서 어떠한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지금 OHM이 실제로 제공하고 있는 가치는 유동성 공급을 통한 수수료 수익입니다.

<올림푸스 다오가 유동성을 제공해 얻은 수익 / 출처 : Dune Anayltics>

올림푸스 다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이용해 유동성 채굴을 유니스왑, 스시스왑에서 진행하고 있고, 수익이 꽤나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유동성 채굴을 통해 많은 수익이 발생할 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먼저, 올림푸스 다오는 OHM이 1DAI밑으로 내려갈 시 가격을 방어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1달러에 페깅된 DAI나 FRAX, LUSD등을 보유하지 않고 이더리움을 보유하다가 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실제로 발행된 올림푸스 다오의 양보다 Treasury에 있는 코인의 가치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OHM의 가격을 1달러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올림푸스 다오 Treasury의 암호화폐 가치. 대부분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 출처 : Dune Analytics>

따라서, 올림푸스 다오는 자산의 대부분을 안전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보유해야만 합니다. 현재 Treasury에 있는 자산 대부분도 DAI나 그 외 스테이블 코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urve 스테이블 코인 페어에 유동성을 제공해서 수익을 낼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한 수익률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테더 사의 자산 보유 현황 / 출처 : 테더>

암호화폐 시장에 많은 상품이 생긴다면, 테더처럼 보유한 스테이블 코인을 어느정도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도 가능할 듯 합니다. 하지만, 안전한 자산은 그만큼 적은 리스크, 적은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에, 역시 큰 수익은 내지 못합니다.

올림푸스 프로, 올림푸스 다오 생태계의 시작

그럼 어디에서 올림푸스 다오의 가치가 나올까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앞으로 형성될 올림푸스 다오 생태계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푸스 다오는 자신들의 성공 노하우를 올림푸스 프로(Olympus Pro)라는 서비스를 통해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알케믹스(Alchemix)는 올림푸스 다오의 본딩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올림푸스 다오는 본딩 판매 금액의 3.3%를 수수료로 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StakeDAO, Pendle, Frax, Float, Index 등도 본딩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올림푸스 다오의 지금까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림푸스 다오를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가 형성된다면 그 곳에서 올림푸스 다오가 얻는 이점은 상당할 것입니다.

92%의 스테이킹 비율이 가져오는 올림푸스 다오의 커뮤니티 파워는 상당히 강력합니다. 이러한 커뮤니티를 활용해 올림푸스 다오는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생태계로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올림푸스 다오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이러한 올림푸스 다오 생태계의 미래가치에 비중을 두고 투자를 진행하시는 듯 합니다.

마치며

현재까지 올림푸스 다오는 많은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36억 달러 가량의 시가총액, 33억 달러 수준의 TVL, 47,400명의 토큰 홀더를 무려 7개월도 안되는 시간에 해냈습니다. 올림푸스 다오가 제안한 프로토콜 소유의 유동성 모델이 많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 그리고 스테이커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의 유동성 관리 방식은 Defi의 발전 과정에서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동성 관리 모델이 지속 가능할지, 올림푸스 다오가 구축하고자 하는 생태계의 모습은 어떨지는 계속해서 고민해봐야 할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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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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