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는 사람이 찾는다는 용기 커피와 함께 해요.

Sunkyung Han
C.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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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n readAug 31, 2021

커피를 아주 좋아해요. 아주 예민한 혀를 가지고 커피맛을 감별해내는 능력은 없지만, 신선한 커피를 좋아해 8년전 커피 분쇄기를 구입해 매일아침마다 분쇄해 그때 그때 모카포트로 커피를 끓여마셔요. 아침에 남편과 기본적으로 모카포트로 2–3샷을 넣은 카페 라떼를 마시고 점심 이후 또 한잔하는게 반복적인 일상인데요 제 커피는 늘 생협에서 구매한 커피콩으로 200그람 기본이었어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하루 종일 집에서 재택하면서 남편과 매일매일 마시는 커피양이 많아지고, 200그람씩 생협에서 여러개를 집어오는데 집에 와 바로 포장지를 버리게 되니 아깝더라구요. 1달이면 1kg을 충분히 소화한다는 것을 알고는 한번은 아름다운 커피에서 솔브 원두를 배송으로 시켰어요. 1kg용량이 없어서 500그람을 샀는데 포장이 친환경적이고 디자인도 너무 좋은데 금방 재활용으로 분리시키니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아름다운 커피의 한수정 처장님을 태깅해 페이스북 포스팅으로 요청을 드렸죠. 용기 들고가서 한달에 한번 1kg 로스팅된 원두를 가지고 올 방법이 없냐고. 그랬더니 ‘용기커피’라는 클럽을 론칭해주셨어요.

용기커피는 무엇인가요? (페북그룹에서 퍼옴.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

  • 택배가 아닌, 그릇 들고 가서 커피를 담아와요.
  • 기간제 예약으로, 신선한 커피를 맛나게, 남는 것 하나 없이
  • 플라스틱 줄이고, 탄소발자국 줄이고
  • 공정무역 실천으로 커피농가 힘없는 사람들과 연대합니다.

저는 사직동 용기클럽 멤버예요. 아직 얼굴을 못 뵈었지만, 사직동 보급소의 소장님은 엄소희 대표님(키자미테이블)입니다. 보통 금요일 혹은 월요일에 용기커피를 받아오는데 이번에는 하루가 늦은 화요일에 챙겨왔어요. 이렇게 각기 다른 용기들이 놓인 테이블을 보니 묘하게 기분이 따뜻해져요. 물건을 사고있다는 기분보다는 선물을 받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용기커피 픽업 현장. 다양한 용기에 용기러의 이름이 적혀있어요.
용기커피 픽업 현장. 다양한 용기에 용기러의 이름이 적혀있어요.

제가 받아오는 커피는 1kg. 다른 이들과 똑같은 용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직접 재보지 않으니 알수가 없어요. 하지만 믿는 거죠. 그리고 혹시 부족하거나 넘치는 걸 발견한다면 말씀드리고 다음 기회에 더 받아오면 되구요. 저 하나의 신뢰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신뢰가 소장님께 있는거죠. 이런 신뢰를 기반으로한 거래를 매일 즐기는 커피로 하고 있어 기뻐요 그리고 공정한 커피여서 더 좋구요.

지구를 위해 혹은 사회를 위해 일상을 바꾸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알고 있어요.생각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가 되려면 실질적인 나의 욕구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용기커피는 페북 그룹 내 소통을 보는 것만으로 상당한 사회적자본이 커지는 기분이고, 이와 함께 공정하고 지구를 위하는 데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도 있어요. 일상은 단숨에 바뀌지 않으니까 하나씩 바꾸고 있어요. 입욕제를 모두 고체비누로 바꾸는데 저 또한 5년에서 6년정도 걸렸던것 같아요. 일회용 컵을 쓰지 않게 된 것도 겨우 3, 4여년이예요.

지금 지구를 생각하면 더 빨리 바뀌어야 하지만 우리는 편한 것을 좋아하고 생각보다 변화가 쉽지 않은 인간이니까 새로운 방법을 자꾸 생각해보고 시도해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용기커피 보급소는 이제 16개로 늘어났고, 5개의 보급소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변화를 보는 것 또한 나의 변화를 가속화하는데 더 많은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어떠세요? 오늘 하루 용기를 내어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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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yung Han
C.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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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 15 years connector and catalyst in social inno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