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변화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Sunkyung Han
C.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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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n readMay 4, 2022

안녕하세요.

5월의 아침 햇살이 눈부시네요. 5월 2,3일 ‘지원주택 컨퍼런스’의 현장에 있었습니다. 제 5회를 맞이하는 컨퍼런스는 예전과 달리 재정적 지원 없이 진행되었지만, 어느 때보다도 눈부신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세션인 세션6 : 지원주택과 좋은 삶 에서 6지원주택에서 살고 계신 입주자 4분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진행했었는데요. 시설에서 수십년간 살다가 혹은 오랜기간 노숙과 정신질환, 알코올에 기대어 지내시다가 ‘지원주택’을 만나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삶을 되찾고 혹은 새롭게 만들어가는 여정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였어요. 이용찬, 이혜랑, 조중걸, 호영선. 1년전 이 분들과 생애서사 인터뷰로 마주했던 시간과 그 때보다 더 한층 ‘자신의 삶'을 구체화해나가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감사하구나 싶었어요. 다음 컨퍼런스에서는 ‘지역사회’라는 정책적 용어가 아닌 ‘동네, 마을’이라고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혜랑 님의 디제잉도 보고, 조중걸 님의 요리 솜씨도 보고 싶어졌습니다. 목포로 기차를 타고 가고 싶다는 이용찬님의 계획도 이뤄지길 기도해보았습니다. ‘후리덤’을 외치던 기개는 보여주시지 않았지만,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일’과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고민하시는 호영선 선생님을 더 응원하며 또 뵙기를 기대해보았어요.

세션 6 진행 모습 (출처: 씨닷)

제5회 지원주택 컨퍼런스는 과거 어떤 때보다 더 많은 준비를 했어요. 현재 지원주택의 쟁점을 살피기위해 사전논의를 진행했고, 컨퍼런스도 2일간 총 6개의 세션과 특별세션으로 진행되었어요. 총 33명의 발표자, 토론자들이 함께 했고, 짧은 홍보 기간에도 불구하고 줌 현장은 100명에서 140명까지 자리를 지켜주셔서 아주 뜨거웠어요. 지원주택 현장에서 참여해주신 실무자분들, 농성 현장에서 혹은 아침 지하철 농성을 마치고 바로 컨퍼런스 현장에 접속해주신 활동가분들도 계셨어요. 국회일정과 맞물려 있어 영상으로 발표를 보내주신 국회의원님. 이웃의 발표를 응원하기 위해 오신 지원주택 입주자 분들. 이런 이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2일간은 특정 기관의 예산 지원없이 운영기관, 발표자, 토론자, 개인들의 후원으로 겨우 진행되었어요. 십시일반의 컨퍼런스.

이틀간의 시간 속에서 ‘지원주택’을 둘러싼 변화의 모든 노력과 모습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정책적 연구와 제언들, 국회에서의 법제정의 노력들, 투쟁과 농성의 현장, 다양한 협의와 조정 그 속에서의 좌절, 희망, 답답함. 지원주택이라는 일터 속에서 실무자들의 고민들과 경험들의 공유 공간, 아직 이러한 현장 조차도 갖지못한 이들의 고민과 토론의 공간, 지원주택이 삶터가 된 이 들에게 보내는 축하와 격려로서의 축제. 어쩌면 ‘변화’란 이런 다양한 모습을 동시에 품은 채 이뤄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이틀간 ‘변화'의 한복판에 있구나 싶었습니다.

앞으로 이 여러가지 모습이 계속해서 지원주택 컨퍼런스에 담길 것입니다. 더 많은 축하와 격려와 응원이 담기길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모습을 담아내느라 애쓴 우리 씨닷 멤버들과 함께 축하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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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yung Han
C.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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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 15 years connector and catalyst in social inno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