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환을 위한
<2021 울산 사회혁신 캠퍼스> 3주차 현장 스케치

Hyunjoong Kim
C.Note
Published in
7 min readJan 24, 2022

3주차에는 다크매터랩스(Dark Matter Labs Korea 암흑 물질 실험실)의 강은지, 이은수님과 함께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사회문제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그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량이 필요한지를 학습했습니다. 그리고 이 배움을 바탕으로 우리가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울산의 문제를 시스템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보며 탐구해보고 앞으로 해결해나갈 문제를 정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지난주 팀이 처음으로 만나 앞으로 다룰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눠보았다면 이번 3주차에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본격적으로 학습하고 해결해나갈 문제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팀 프로젝트가 본격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지금부터 3주차에서 다크매터랩스의 두 분과 캠퍼들이 함께 학습하고 고민한 내용들을 나눠볼게요.

은지님은 먼저 은지님이 소속되어 있는 다크매터랩스를 우리에게 소개해주었습니다. 은지님은 다크매터랩스를 ‘우리가 직면한 기술 혁명과 기후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위대한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보다 민주적이며 분산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 제도를 만들고 재개발하는 조직’이라고 소개해주었습니다. 특히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시스템적인 변화를 위해서 반드시 변화되어야 하는 것들 가령 금융, 소유권, 규제 등을 ‘다크매터’로 칭하며 이것들을 디자인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은지님은 우리가 살고있는 이시대 이 지구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열거하고, 그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며 이제는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이 바로 시스템적 관점인데요.

시스템적 관점이란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관계된 수 많은 요소들의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시스템적 관점을 가지고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때 앞서 이야기한 사회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텐데요.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시민들의 혁신역량이라고 해요. 은지님은 이러한 역량을 갖도록 하기 위해 어떤 조건 혹은 어떤 변화들이 필요한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해주셨는데요. 혁신 역량을 갖춘 시민들이 이룬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보며, 우리 캠퍼스도 그러한 역량을 더 많은 시민들이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시스템적 전환을 위해 기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은지님은 앞서 설명해주신 시스템적 관점을 가지고 직접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실습을 진행해주셨습니다. 먼저 다양한 시스템 사고 방법론을 설명해주셨는데요. 시스템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방법론들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가운데 시스템 맵핑이라는 방법론을 실습해보기로 했는데요. 시스템 맵핑이란 복잡한 시스템을 파악하거나 설명하기 위해 시각화하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선적이지 않고 복잡한 연결관계를 맺고 있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공유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도구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처럼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 맵핑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상식지도(Knowledge Mapping)를 다함께 그려보았어요. 상식지도는 우리가 잘 아는 마인드 맵핑과 유사한 시스템 맵핑의 한 종류로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상식들을 동원해 우리가 파악하려는 시스템을 시각화하는 활동입니다. 열띤 토론과 함께 진행된 맵핑 활동을 통해 각자가 가진 다양한 지식과 경험들을 모아보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나가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우리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주제의 다양한 측면들을 보게 되었답니다.

상식지도를 그려보는 활동은 문제가 가진 복잡성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시스템 맵핑 자체가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주는 툴이긴 하지만, 직접 손으로 맵핑을 하는 것은 여러 한계를 가지는 것 같았습니다. 은수님은 KUMU라는 플랫폼을 소개해주시면서 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시스템 맵핑을 위한 다양한 템플릿들을 지원하는 KUMU는 사용자들이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복잡한 시스템을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캠퍼들은 전지에 그린 상식지도를 KUMU에 그대로 옮겨보는 실습을 했는데요. 처음에는 새로운 플랫폼이 낯설고 어렵기도 했지만 금새 적응하며 툴들을 활용했답니다. 은수님은 KUMU의 기능적인 부분 뿐 아니라 실제 시스템적인 접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 플랫폼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제 프로젝트 사례들을 통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 관점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잘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수님의 KUMU 강의 이후에는 앞서 진행된 논의들을 바탕으로 팀들이 앞으로 탐구해나갈 문제를 정의했습니다. 앞선 시간에 주제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을 복기하기도 하고 상식지도에서 발견한 사실들을 곱씹어보기도 하며 문제의 다양한 측면들 가운데 우리 팀은 어떤 측면에 집중할지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출지 등을 논의했습니다. 그렇게 팀들은 ‘How might we’의 형식으로 문제진술(Problem Statement)을 완성했는데요. 각 팀이 선정한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돌봄: 어떻게하면 노인들이 (60세 이상) 즐겁게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청년: 어떻게 하면 울산의 청년들이 원하는 관계를 더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환경A: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비닐봉투 재활용 방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을까?

환경B: 어떻게 하면 울산의 1인 가구 청년들이 분리배출을 더 잘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로 표현되기도 하는 다양한 난제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문제들은 저 멀리에 있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우리의 문제이죠. 그동안 우리는 그 문제들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았을까요? 혹 눈에 보이는 명백한 원인들만 가지고 우리가 그 문제를 다 안다고 단정짓지는 않았을까요? 그보다 조금 더 멀리 혹은 깊이 살펴보고 고민해볼 기회가 없었다면 이번 3주차의 시간이 매우 값진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이번 3주차를 통해 우리가 마주한 문제들은 결코 단선적인 논리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캠퍼스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팀 프로젝트 속에서 오늘의 배움이 문제를 탐구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시민으로서 울산의 문제를 고민하는 여정에서 멋지게 활용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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