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note#1]군산, 대선, 사회혁신

“여러분(군산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번영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요?”

Sunkyung Han
C.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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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in readMar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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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과 나 , 군산과 씨닷

대선 전날 그리고 다음날 이렇게 두차례 군산을 다녀왔다. 2009년 혹은 2010년 즈음 희망제작소 내 뿌리센터 출장에 껴서 다녀온 이후 처음이다.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시작되고 적산가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던 시절, 군산의 근대 문화 유산에 대한 고민을 가지신 학예사님과의 식사와 대화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어느 새 그 대화에 있었던 고민과 열정은 어느 정도 사회의 관심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군산은 젊은 세대가 찾는 매력적인 도시로 이야기 되고 있고, 도시재생이 지역과 만나고 , 로컬크리에이터가 사회혁신가를 대체하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이야기 되고 있다. 산업적으로는 군산은 산업도시로의 성장을 꿈꾸었다가 다시 거듭 좌절을 겪었다. 대우에서 시작된 꿈은 한국지엠, 현대중공업 조선이 군산에 들어오고 나가면서 가장 직접적으로는 1/4에 해당되는 인구에게 간접적으로는 군산 전체를 변화시켰다.

내가 그 동안 언론과 시민섹터에서 접한 군산도 바로 이와 다르지 않았다. 조선업의 위기, 제조업의 위기. 청년들의 유입을 통한 새로운 지역재생을 꿈꾸는 프로젝트들과 MZ세대들이 인스타에 올리는 카페들과 게스트하우스 등등.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군산이 ‘씨닷’의 고민 속에 들어온 건 2021년 연말즈음이다. 2019년 함께 했던 코스모 40의 성훈식 대표와 전화를 받고부터 그리고 2019년부터 함께 ‘지원주택’ 관련 논의에 초대해주신 서종균 박사님과의 대화 이후 부터다.

화요일 출장: 군산영구임대아파트

하루에 마무리하고 싶었던 출장이었다. 씨닷 멤버들이 가능한 모두 같이 가서 이런 저런 경험을 함께 해볼까 했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해지면서 한차례 미뤘다. 그리고 다시 일정을 잡으면서 어쩌다 보니 2팀으로 나눠 2회 출장으로 진행되었다.

화요일 군산 출장은 ‘군산'이 가진 여러 이미지들을 넘어선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모습 중의 하나를 만나는 날이었다. 영구임대아파트. 처음 주거복지 정책으로 제안 되었을 때 만해도 새로운 출발을 하기위해 제공된 주거 복지였다. 당시에는 꽤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발판으로 더 나은 삶을 준비할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영구임대아파트는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들의 집합소로 보인다. 전국 영구임대아파트는 평균 60% 의 가구가 수급을 받고 있으며, 우리가 방문한 군산의 영구임대아파트는 80%를 넘어선 곳이다.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도박) 중독으로 고독사와 자살이 계속 급증하고 있으며 이를 대응하기 위한 ‘복지 및 돌봄’접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에 더해 갈수록 주거 환경은 노쇠해지고 이와 함께 입주민들도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2010년 중반에 임대아파트의 연쇄자살이 언론에 소개된 이후 악화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최근 ‘찾아가는 마이홈센터’로 인해 ‘주거복지' 부분이 집중적으로 관리되면서 좀더 적극적인 대응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대응을 넘어서 문제와 원인을 밝혀내고 해결을 돕는 무언가를 찾을수 있을까?

원래 예정된 미팅 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결국 단지를 다 돌아보고 구체적인 사례들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3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센터장님은 입주민들이 어떻게 ‘삶의 의지’를 가지게 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계셨다. 그래서 그런지 현황이 정리된 글과 발표를 들을 때 가졌던 ‘두려움’은 센터장님의 의욕에 힘입어 옅어졌다.

목요일 출장: 군산시민문화회관

목요일은 ‘군산시민문화회관'을 앞으로 20년간 운영할 콘소시엄인 ‘거인의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건축가 김중업의 유작으로 알려진 ‘군산시민문화회관'은 리모델링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보고나니 더 흥미로워졌다. 이 공간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도 궁금했지만 그렇게 바뀐 공간이 군산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더 상상하게 되었다. 군산이 가진 자원에 대한 이해들 그리고 실력있는 팀들의 결합이 충분히 새로운 기운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년간 운영’이라는 시간 설정으로 이미 나의 상상은 군산의 2030을 넘어 2040, 2050으로 가고 있었다.

오후에 이름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음미당에서 (주)지방, (주) 루트에너지 , 건축공간연구소, 코스모 40, 씨닷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는 군산과 어떤 인연을 가지고 있는지 왜 이자리에 앉아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자리에 앉은 이들과는 서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한참 이야기하다 시간에 쫓겨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씨닷의 관점은 도시재생 측면에서 군산시민문화회관이 앞으로 어떻게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인가를 넘어선다. 군산은 현재 행안부가 진행하는 소통협력공간 공모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사회혁신이 군산과 본격적으로 만나게 되는 지점이다.

시는 사업이 선정되면 지역사회 문화적 소통공간으로 조성하고 청년을 위한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공간으로 조성해 전국의 청년들이 찾을 수 있도록 청년소통공간으로 만들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먼저 다양한 주체 공간을 공유하는 혁신공간으로 주민주도형 사회실현이 가능하고 지역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특히 호원대 실용음악과 등과 연계해 언제든지 전국의 청년들이 자신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청년문화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이 선정돼 소통협력공간으로 조성되면 전국 청년들이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전북의 유일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며 “침체된 나운동 지역의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한 몫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_ 군산신문

사회혁신과 군산

나는 이번 기회가 ‘사회혁신’을 통해 군산을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지역이 가진 자산의 활용은 일부가 아닌 군산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데 소통협력공간이 함께 결합된다면 군산전체가 사회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작업이길 바란다. 넛지, 거점등의 전략등이 많이 사용 될 테지만, 무엇보다 군산 시민들 전체의 역량이 달라 지는 것을 고려해 나갔으면 한다. 일부의 타겟만이 일부의 지역만이 아니라, 다양한 거점이 변화를 촉진하고 역량을 키우도록 격려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군산’이 가지고 있는 멘탈 모델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는 우리를 포함해 영구임대아파트의 입주민이건 군산시민문화회관의 이용자이건 새롭게 군산에 터를 잡게 될 외부 청년이든 혹은 함께 할 공무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건 힐러리 코텀(hilary cottam, 래디컬 핼프 저자)이 제안한 이 두가지 질문을 스스로 혹은 서로에게 하는 보고 싶다.

“나는 정말 무엇이 될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여러분(군산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번영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요? what support do you need to grow the capabilities you need to flourish”

군산에 직접 방문해보는 일정을 잡으면서 미리 읽고 싶었던 책은 “실직도시”였다. 기본적으로 군산이 가진 최근의 변화와 그 그늘을 알고 싶었다. 미리 읽어야지 했던게 결국 오늘에서야 마무리했다. 한겨레21의 기자인 저자 방준호는 표지에 적힌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6명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해준다. 방준호 기자가 이들을 알게 된 후 책을 마무리하기까지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나눴을 대화들과 만들어진 관계가 잘 드러나고 있어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겪은 좌절과 고민은 쉽지만은 않았다.

책제목: 실직도시, 부제: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 저자: 방준호
실직도시, 방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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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yung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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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 15 years connector and catalyst in social inno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