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S (2) House on UK (80 late~ 90 early)

탐방탐방 전자음악 (2) 하우스, 영국에 상륙하다

전자음악감상회 <장르 연구 : 불끄고 오세요>, 둘째주엔 영국으로 건너간 하우스 음악을 다루어보았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만 다룹니다.

acid ☺

하우스, 영국의 차트를 점령하다 (80‘후반)

1986년 여름, 영국 차트 탑 텐에 하우스 노래가 세 곡이나 올라왔다. 바로 △팔리 잭마스터 펑크(Farley “Jackmaster” Funk)의 “러브 캔트 턴 어라운드(Love Can’t Turn Around)”(1986) △스티브 실크 헐리(Steve ‘Silk’ Hurley)의 “잭 유어 바디(Jack Your Body)” △레이즈(Raze)의 “Jack The Groove”.

팔리 잭마스터 펑크

팔리 잭마스터 펑크의 쉰 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열린 파티

팔리 잭마스터 펑크는 1984년까지 팔리 펑킨 키스(Farley Funkin’ Keith)라는 이름을 썼다. 이후 “잭마스터(Jackmaster)”라는 중간 이름을 쓰며, 제시 샌더스(Jesse Saunders)와 함께 하우스로는 처음으로 영국 차트에 입성하게 된다. 때는 1986년 중반.

△Love Can’t Turn Around (1986, London Records)

위 곡은 이삭 하에스(Isaac Hayes)가 1975년에 발매한 <초콜릿 칩(Chocolate Chip)>(HBS, ABC Records)에 실린 곡 “아이 캔트 턴 어라운드(I Can’t Turn Around)”를 커버한 곡이다.

△이삭 하에스의 원곡, I Can’t Turn Around (1975, ABC Records)

레이즈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 본 메이슨
레이즈가 그루브 스테이션(Groove St.)에서 1986년에 발매한 앨범 <점프 인 유어 댄스 / 잭 더 그루브(Jump In Your Dance / jack the Groove)>

레이즈는 1979년부터 활동해온 프로듀서 겸 연주자 본 메이슨(Vaughan Mason)과 보컬 키스 톰슨(Keith Thompson)으로 이루어진 듀오로, “잭 유어 그루브”로 영국에서 1987년 1월에 1등을 했을 뿐만 아니라 1988년에 “브레이크 포 러브(Break 4 Love)”로 미 핫 댄스 클럽 파티 차드에서 1등을 했다. 이 곡은 2001년 펫 샵 보이즈가 커버하였으며, 2004년 GTA의 BGM으로도 쓰였다.

△ Raze의 앨범 <Break 4 Love>(1987, Groove St.)에 실린 동명의 곡
△GTA San Andreas의 OST로 실린 버전
△어머니, 아버지, 펫 샵 보이즈도 커버했도다

스티브 실크 헐리

비단 같이 고운 남자, 스티브 실크 헐리에 대한 설명은 (귀찮아서)생략하겠다…

△1986년에 발표된 동명의 엘범에 수록되어있다.

그런데 미국 시카고를 휩쓸던 하우스가 어떻게 영국까지 흘러오게 되었냐고?


영국의 씬

어디 미국에서만 춤추고 술마시며 놀겠는가. 영국과 유럽에도 많다. 하지만 1986년까지 클럽들은 재정적으로 힘들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몇몇 로컬 디제이들과 클럽들이 존재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프랭키 너클스, 마샬 제퍼슨(Marshall Jefferson), 핑거 아이엔씨(Finger Inc.), 그리고 아도니스(Adonis)가 DJ 인터네셔널(DJ International)으로 영국의 문을 두드리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한편 영국에 하우스가 유행하게 된데에는 이비자 클럽의 영향도 있다. 이비자는 지중해의 작은 섬으로, 좋은 날씨와 멋진 자연 경관, 관대한 원주민들의 개방적인 사고방식 덕에 인기가 많았던 관광지다(LSD도 많았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모여 노는 곳에 춤과 술이 빠질 수 있으랴. 많은 클럽들이 있고, 그중에서 암네시아 클럽(Amnesia Club)이 유명했다. 남미에서 망명한 한 청년이 이 섬에 정착해 클럽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클럽이 문 닫는 새벽 3~4시에 정리를 하면서 음악을 틀어두면 어떨까싶어 틀었다가 사람들이 몰려와 애프터 하워 클럽의 시초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출처 필요).

이 곳에는 전세계의 다양한 관광객이 찾아왔고, 그러다보니 음악도 다양한 장르가 섞였다. 이들 클럽에서 틀던 믹스 스타일은 발레아릭 믹스(Baleric Mix)라고 불렸다. 결국 1980년대 후반, 이비자에서 공수된 음악들이 영국으로 대거 넘어가며, 레이브를 촉발시키며 엄청난 하우스 붐을 일으키게 된다.

△<발레아릭 비츠(Balearic Beats)> (1986, FFRR)

이렇게 영국에는 다양한 레이브 클럽이 생겨난다. 대표적인 레이브 클럽으로는 런던의 슘(Shoom), 라코타(Lakota), 크림(C.R.E.A.M) 등이 있다.

이 중 하나의 클럽만 살펴보자. 영국인 저스틴 버크만(Justin Berkmann)은 미국의 하우스 클럽들을 보고 반해 런던으로 돌아와 1991년에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Ministry of Sound)라는 클럽을 차린다. 첫 프로그램에는 래리 레반(Larry Levan), DJ 하비(DJ Harvey) 등 전설적인 미국의 하우스 DJ가 초빙되었다. 저스틴은 한 인터뷰에서 자기네 클럽에서 중요한 건 “첫째로 음향 시스템, 둘째로 조명, 셋째로 디자인”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지금까지 운영이 잘 되어 매년 30만 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어디에서 하우스 앨범이 나왔을랑가?

한편 이 시기 영국의 주요 레이블은 잭 트랙스(Jack Trax), 리듬 킹(Rhythm King), 자이브 레코즈(Jive Records)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워프 레코즈(Warp Records)와 네트워크 레코즈(Network Records) 등이 하우스/테크노 레이블로 유명하다. 이들은 미국과 이탈리아의 댄스뮤직을 영국에 알리고 영국 댄스 뮤직을 촉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리듬 킹 레코드(Rhythm King Records)

리듬 킹 레코드는 1986년 설립되었으며, 초기에는 댄스 음악, 특히 하우스, 애시드 하우스, 애시드 재즈를 주로 다루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영국 차트에서의 댄스 뮤직 강세에 힘입어 단기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워프 레코드의 설립에 영향을 주었다.

워프 레코즈 (Warp Records)

1989년 영국에서 설립된 인디 레이블. 초기에 주로 시카고/디트로이트 테크노와 애시드 하우스 위주로 냈다. 이후 워프는 전자 음악에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배출,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레이블이 된다.

△ 포지마스터스의 1989년 곡 “트랙 위드 노 네임(Track With No Name)”
△엘 에프 오의 엘 에프 오(1990)

네트워크 레코즈(Network Records a.k.a. Kool Kat records)

쿨 캣(좌) / 네트워크(우)

영국 버밍험에서 1988년에 설립된 하우스 레이블이다. 그 당시에는 쿨 캣 레코즈(Kool Kat Records)라는 이름을 쓰다가 네트워크 레코드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들은 후일 유럽에 디트로이트 테크노를 소개했다.

△쿨 캣에서 1987년에 발매된 리아즈(Liaz)의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케빈 샌더슨(Kevin Saunderson)이 1988년에 쿨 캣에서 발매한 “포스 필드(Force Field)”

잭 트랙스 레코즈 (Jack Trax Records)

잭 트랙스 레코드는 방패 모양의 로고를 즐겨 썼다.

잭 트랙스 레코즈는 1987년 설립되었으며, 주로 미국에서 라이센싱한 <잭 트랙스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였으며, 특히 인기 있는 트랙들은 12인치 싱글로도 발매하기도 했다. 이런 컴필레이션 앨범은 80년대 후반 찾기 어렵고 비싼 (수입)하우스 음악들을 쉽고 편리하게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만, 장사가 잘 안 됐는지 1992년에 문을 닫았다.


애시드 하우스와 퓨쳐

애시드하우스(acid house)는 바로 이때 탄생한 장르로 알려져있다. 이 장르는 통상 영국에서 인기 몰이를 하며 태어났으며, 미국으로 다시 역수입되었다고 얘기된다.

하지만 애시드하우스는 이미 1985년 시카고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주인공은 퓨쳐(Phuture)로, DJ 피에르(DJ Pierre)와 얼 스팽키 스미스(Earl “‘Spanky” Smith a.k.a. DJ Spank Spank), 그리고 허버트 허브 제이 잭슨(Herbert ‘Herb J’ Jackson)으로 구성된 3인 그룹이다. 이들은 롤랜드 303을 조물락거리며 ‘애시드’ 사운드를 이미 그들의 음악에서 선보였다. 제목은 “애시드 트랙스(Acid Traks)”로 피에르에 따르면 1985년 초쯤에 만들어진 트랙이라고 한다.

△ 뿅뿅 사운드가 인상적인 퓨쳐의 애시드 트랙스

하지만 퓨쳐는 이 트랙을 바로 발매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트랙은 한동안 론 하디의 노래라고 잘못 알려졌었다. 사연은 이렇다. 퓨쳐가 발매도 전에 이 노래를 론 하디(Ron Hardy)에게 틀어보라고 넘겨줬기 때문이다. 곡을 받은 바로 그날밤, 론 하디는 퓨쳐의 음악을 네 번이나 틀었다고 한다. 처음 틀 땐 “씨발 이게 뭐야?”하던 사람들이, 네번째엔 좋아들했다고.

이들 트랙은 마샬 제퍼슨에 의해 영국으로 넘어가 트랙스 레코즈(Trax Records)에서 1987년 공식 발매되었다. 참, 그래서 바이닐로 발매된 최초의 애시드 하우스 트랙은 아도니스와 마샬 제퍼슨이 만든 “아이브 로스트 컨트롤(I’ve Lost Control)”로 1년 앞선 1986년에 발매되었다.

△ 약을 빨아서 정신을 잃는 게 아니라 음악이 좋아서 그런 거다. 그런 거다.

왜 때문에 애시드?

애시드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분분하다. 퓨쳐의 노래제목 “애시드 트랙(Acid Tracks)”에서 왔다는 설이 있는데 이 제목도 퓨쳐가 직접 지었다는 설이 있고 트랙스 레코드의 래리 셔먼(Larry Sherman)이 애시드 락(acid rock)에서 따 지었다는 설로 나뉜다.

한편 누구는 “애시드”가 LSD 같은 약 이름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론 하디가 플레이한 클럽 뮤직 박스(the Music Box)에서는 애시드를 탄 음료를 팔았다. 한편 영국에서 “acid burning”이란 말은 “훔친 물건”의 뜻을 가진 속어다. 그러니까 애시드하우스라는 장르가 샘플링 등 다른 음악에서 훔쳐와 만든 음악이라는 설.

어쨌건 영국의 클럽들과 마약이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기 시작하며, 1994년 “UK Criminal Justice and Public Order Act”가 발의된다. 이후 클럽과 하우스 음악은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된다.


추천곡

아래 곡들은 주예킴이 자기 입맛에 따라 고른 곡들이다.

Krush — Walking on Sunshine (1992, Network Records)

Coldcut — Stop this crazy thing

1989년 발매된 콜드컷(Coldcut)의 첫 앨범 <왓츠 댓 노이즈(What’s That Noise?)>에 실린 곡으로, 총 15곡의 샘플이 사용되었다. 이 앨범은 『1001 Albums You Must Hear Before You Die』에 실리기도 했다능. 참, 콜드컷은 닌자튠 레코드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Yazz & The Plastic Population — The only way is up (1988, CBS Records)

콜드컷이 프로듀싱한 곡으로 1988년 영국 싱글차트에서 5주간 1위를 했을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독일,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노르웨이(헥헥) 등에서도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Bomb the bass — Beat Dis (1987, Mister-Ron Records)

1988년에 발매된 밤 더 베이스(Bomb the bass)의 데뷔 싱글로 영국 차트 2위, 빌보드 핫 클럽 댄스 플레이 차트 1위까지 찍었다. 총 72곡에서 샘플해왔다고 여겨지며, 여기에는 퍼블릭 에너미 같은 힙합 뿐 아니라 지미 카스터 번치 같은 펑크에다가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엔니노 모리코네(!)까지 포함된다.

S’ Express — I like it (1991, Rhythm king records)

실린 앨범은 <인터코스(Intercourse)> (1991, Rhythm king records)

Black box — Ride on Time

로레타 홀로웨이가 1980년에 발표한 디스코 히트송 “러브 센세이션(Love Sensatation)”을 샘플하여 만든 곡이다. 전세게에서 히트했는데, 영국에서만 6주간 1위를 했다고…


나아가며
_하우스의 진화&분화 (90' 초반)

1990년대 초를 지나며, 하우스 음악은 실험적인 시도들로 풍성해진다. 그 중 한 조류는 ‘칠링 아웃’ 컨셉이다. 칠아웃 음악은 종종 여러 장르들을 뒤섞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예컨대 앰비언트, 트립합, 다운 템포, 뉴에이지 등이 있다. 그럼에도 긴 서스테인 톤과 부드러운 소리를 쓰며, 퍼커션을 많이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통해 더 케이엘에프(The KLF)의 <칠 아웃(Chill Out)>(1990)이나 에펙스 트윈(Aphex Twin)의 “아날로그 버블배스(Analogue Bubblebath)”(1991) 같은 앰비언트 하우스의 시초가 될 음악들이 탄생하게 된다.

△에펙스 트윈이 AFX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EP <아날로그 버블배스>(1991, Mighty Force). 1971년 생인데 이 앨범은 그의 나이 열일곱이 되는 1987년부터 작업했단다. 하하하.
△ KLF의 <Chill Out> (1990, KLF Communication)

하우스 클럽 씬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들이 혼합되며 여러 장르로 분화되어 갔다. 킥스 라이크 어 뮬(Kicks Like a Mule)의 “더 바운서(The Bouncer)”(1992, Tribal Bass Records)는 브레이크비트에 영향을 주었고, SL2의 “온 어 라가 팁(On A Ragga Tip)”(1992, XL Recordings)는 후일 dnb와 정글의 모태가 되었다.

△킥스 라이크 어 뮬의 더 바운서
△ 1992년 봄, 영국 전체 차트에서 3주간 2등을 했고, 탑 텐에 8주간이나 머물렀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들은 처음에는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라 불리다가, 런던 클럽에서 명성을 얻으며 이들은 “이너 시티(inner city)” 음악이라 불리기 시작했단다.

오 노, 이후 영국에서 분화된 장르가 너무 많기에 다음 언젠가로 미루겠습니다. 다가오는 주에는 잠시 테크노로 한 눈을 돌릴 예정입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337호실에서 모임이 열리니 많이들 사랑해주세요.

Show your support

Clapping shows how much you appreciated !an’s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