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CHEQUER Works (1) — Introduction

난 어린 시절부터 운 좋게 일찍이 코드를 접하며 컴퓨터에 빠져 살던 컴퓨터 광(오타쿠)였다. 물론 오타쿠가 되는 과정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시키며 내 컴퓨터 시간을 빼앗아가는 고등학교는 나에게 자퇴의 대상이 되었고, 고리타분한 원론만 이야기하던 CS 학부시절도 내 두 번째 자퇴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인생의 중심에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을 두고 주위 사람과 환경,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설계했다. 너무 일찍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은 탓인지 대부분의 사람이 “이게 정상적인 길이지" 하고 겪는 시간을 건너뛰거나 혹은 무시하거나 혹은 나만의 방법으로 보내곤 했다. 고등학교를 그만 두던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이런 삶은 너무 극명하게 장/단점이 나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17살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던 적이 없던 것 같다. 모의고사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도, 수능등급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도, 명문대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도 없고 심지어 토익점수 스트레스, 취업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도 없이 살다 보니 오히려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사람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되었든 지금 난 스스로 행복하다고 하는 내 삶의 연장선에 ‘창업’이라는 새로운 일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5년, 10년 뒤에도 내가 겪었던 과거 시간처럼 지금 이 순간들이 행복한 기억과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그래서 매일 고민한다. 무엇이 내 창업의 행복이고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인지를.

소프트웨어 회사를 산업화 시대에 빗대어 이야기하면 “소프트웨어 만드는 공장” 이다. 반도체, 화학, 전기/전자 등의 산업에서는 유형의 재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억/수조의 생산설비나 하드웨어가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는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무형의 자산이며 “사람” 그 자체가 만들어내는 위대한 지식 산물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사람”이다.

이 깨달음 없이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한다면 100% 망한다는 것에 내 뱃살을 건다. (응?) 그렇다면 “사람”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좋은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도 만들고, 매출도 많이 내고, 주목받는 회사가 될 수 있을까? 마치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처럼 말이다.

나 또한 글로벌 회사에 다녀본 적도, 글로벌 회사를 만들어 본 적도 없어서 무엇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과거 2년간 카카오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몇 가지 핵심 철학과 내 나름대로 경험과 생각으로 지금 우리 회사가 갖추고 있는, 또 앞으로 더 갖추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문화, 인사, 시스템, 전략을 소개하면서 가장 좋은 정답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몇 편의 글을 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갖춘 우리 회사의 모습을 글로 정리하면서 나 스스로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시간, 또 앞으로 해야 할 모습들을 설계하는 시간, 또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더 나아갈 모습을 상상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아주 유익할 것 같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갖춰야 할 문화와 철학을 깨닫는 데에는 초기 카카오라는 회사가 지금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뛰어난 기업 문화와 시스템을 갖춘 카카오의 Brian(김범수 의장)을 비롯한 공동창업자와 P&C(People and Culture)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How Google Works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과 같은 책에서 좋은 간접 경험을 했다.

다음 편에서는 내가 ‘법인’을 만들고 처음 쓰기 시작한 우리 회사의 Company Guide를 소개하고 이 가이드에 담긴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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