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앞당긴 클래스팅의 미래

Hyungu Cho
Classting Team
Published in
6 min readJun 21, 2021
클래스팅 창업자, CEO 조현구

2012년에 설립하였는데 성장이 비교적 더딘 것은 아닌가?

학급을 운영할 때 SNS 방식을 활용하면 편하게 수업 관리도 하고 학생, 학부모와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 SNS를 교육적으로 접목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학교는 소프트웨어 구매에 인색하고 구매하더라도 아주 적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어, 학교나 교사에게 판매하는 것은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 적었다. 결국, 학교와 교사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연간 30조가 넘는 학교 교육 시장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BM을 선택했다.

교사가 학급 운영을 위해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매년 신학기 전에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3월에 한 번 크게 도입을 하고 거의 1년 동안은 유지가 되는데, 바꿔 말하면 사용자 확보의 기회는 1년에 한 번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이곳은 개척해야 하는 시장이기도 했다. 젊은 교사들을 확보한 이후에는 비교적 나이가 있거나 IT를 선호하지 않는 교사들까지 설득해야 했다. 즉 에듀테크의 필요성 자체를 어필하는 시장 개척과 고객 확보와 동시에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서비스는 다른 산업에서 성공하는 스타트업처럼 단기에 폭발적으로 사용자 지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롱텀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함을 알게 된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투자자가 필요했다. 조직 역시 확 불태우고 번아웃이 되어 퇴사하는 형태의 문화를 추구할 수 없었다. 나 스스로가 오래 버틸 수 있는 마인드셋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결국 아주 크고 단단한 기업이 되어있으리라 생각했다. 큰 산업을 가진 버티컬 영역(배달, 금융, 숙박 등)에서의 플랫폼이 되어 유니콘 이상이 되는 다른 스타트업을 보면서, 아직 학교 교육에서의 주도적인 플랫폼은 없었고 우리가 될 수 있다면 매우 임팩트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렇다고 계속 투자금만 태울 수 없으니 장기적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Monetization Model이 필요했다. 이때 생각한 것이 학부모 대상 광고 상품이었다.

우린 전 국민 대상의 서비스가 아니어서 광고 트래픽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자녀의 성별, 자녀의 학년, 다니는 학교 등과 같은 다른 매체들이 가질 수 없는 유니크한 데이터를 통해 고도로 타겟팅된 프리미엄 매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최소 CPM 단가가 8천 원으로 높게 책정이 되고 타겟팅 될수록 더 비싸지지만, 광고 상품은 지금은 2달 전에 미리 풀부킹이 될 만큼 성공적인 수익모델이 되어 장기적인 성장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체력이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달라진 업계 상황

우리는 서비스를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학교에 도입하기 위해 여러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수합하는 SCHOOL 서비스, 학습 쪽으로는 LEARNING, AI 프로젝트, 체험학습 플랫폼인 PLAY, 교육 커머스인 EDUSTORE 등이 포함된다. 정작 우리의 중심인 클래스는 거의 개선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코로나19가 터졌고, 교사들은 수업을 위한 온라인 클래스가 필요해졌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클래스팅 서버는 견디지 못했다. 개학 당일도 그다음 날도 못 버텼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학교에 우리가 지장을 준 것에 너무 큰 죄책감이 들었다. CTO를 비롯한 서버 담당자들은 3일간 잠을 못 자면서 문제를 해결했고, 결국 3일째 되는 날부터는 정상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었다. 사용자뿐만 아니라 체류시간, 페이지뷰 등 사용성 지표가 말도 안 될 만큼 급격히 성장하였다.

지표의 성장을 보고 기쁨과 동시에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꼈다.

‘이거 내년 신학기 때 온라인 클래스에서 경쟁이 엄청나겠는데?’

대략 6개월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현재를 사는 개인적인 버릇이 있는데, 이는 그간 회사 경영을 하는데 꽤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우리는 다른 여러 프로젝트를 신규로 진행하느라 클래스 쪽으로 3년 가까이 리소스 투자를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대로 1년을 흘려보내면 내년부터 펼쳐질지도 모르는 온라인 클래스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CTO와 함께 우리의 리소스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몇 개인지 파악해보니, 3개가 max였다. 선택을 해야 했다. 나는 CLASS, AD, AI 3가지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나머지 프로젝트를 종료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렇게 SCHOOL, PLAY, EDUSTORE 프로젝트는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종료 혹은 잠정 중단이 되었고 학습 분야인 LEARNING 프로젝트는 CLASS와 합병을 하기로 하였다.

다시 CLASS에 집중하려고 보니 기존에 만든 CLASS는 2011년부터 쌓인 legacy와 기술부채가 심해 추가로 개발하려면 이 legacy를 아는 사람에게 계속 병목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CTO는 CLASS를 다시 만들 것을 제안하였다. 그것이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것보다 더 빠르다는 것이다. 결국 우린 New CLASS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도메인 지식이 많이 필요한 제품이다보니 새롭게 CLASS를 만드는 것이 쉽고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결국 올해 신학기에는 beta를 붙이고 아직 많은 부분이 덜 완성된 New CLASS를 선보일 수 밖에 없었고, 90%의 선생님은 올해도 개선을 하지 못한 지난 CLASS를 사용하고 계신다.

올해를 위해서라면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병목이 많더라도 기존 CLASS를 개선하는 방향이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해 한해 거듭되면서 결국 가장 좋은 제품이 선택되어 전체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았다. 2022 CLASSTING과 그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우리 제품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지속가능하고 빠른 성장을 원한다면

아주 늦게 열릴 것 같았던 시장이 급속도로 빠르게 열렸다. 여러 경쟁 제품 중 최고가 되면서도 하고자 하는 교육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을 동시에 가져가기 위해 리소스가 더욱 필요해졌다. 투자의 필요성을 느껴 연초 대규모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하고 공격적으로 리소스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클래스터 모두들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AD와 AI 프로젝트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재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 덕에 투자 받은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투자금을 1억밖에 소진하지 못하였다.

우린 지금 그 어느 때 보다 속도에 목말라 있다. 모두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한다. 대규모 채용을 준비하는 동시에, 갑작스럽게 인원이 늘어나도 조직문화가 틀어지지 않고 온전히 리소스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비전과 미션을 명확히 정의하고 모두가 그것을 알 수 있도록 매월 전체 먼슬리팅 때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전사 1:1을 하면서 소통하고 있다. 또한 11가지의 클래스터 원칙(Classter Principles 이하 ‘CP’)을 정하고 각 CP 별로 데이터 포인트화하여 이 기준으로 채용뿐만 아니라 피드백, 인사평가, 보상 등을 시행하여 클래스팅이 하는 이 게임에서 잘하려면 어떤 능력치가 있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구성원에게 자유를 주는 우리 문화는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 현재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클래스팅의 가장 치열한 성장을 함께할 여러분과 곧 만나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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