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뒤집어졌다! 거꾸로 교실,플립 러닝 (Flipped Learning)

Churry
CLASSUM 클라썸
Published in
6 min readMay 2, 2020

본 포스트는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의 Center for teaching에 게재된 글을 참고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https://cft.vanderbilt.edu/guides-sub-pages/flipping-the-classroom/)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시험만 보면 다 잊어버린다?
나만 그래?

점심시간 후 5교시의 ㅇㅇ고등학교 A반의 윤리 수업이 시작했습니다.
생소한 철학가와 사상에 대해 윤리선생님께서 설명합니다.

칸트, 데카르트, 논자, 맹자, 성선설, 정언명령, 정반합..
책은 눈에 안 들어오고 선생님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집중하고는 싶은데 용어들은 생경하고 점심 직후라서 잠이 솔솔 옵니다. ‘역시 윤리는 어려워…’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50분이 지나 수업이 끝나버렸습니다.

클라썸 Jeong이 고등학생 시절 직접 겪은 사연입니다. 많은 분이 위와 같은 “전통적인 교육법”에 익숙하실 거예요. 여기서 “전통적인 교육법”이란, 학생이 수업에서 어떤 정보에 ‘최초로 노출’ 되고, 이후 숙제 또는 시험을 통해 그 정보를 기억→이해하며 내재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안타깝게도 Jeong은 시험만 보면 공부한 내용을 다 잊어버렸다고 하네요. 설명 듣고, 외우고, 숙제하고 시험 보고 이런 과정에서 Jeong이 정말로 ‘공부를 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정보는
왜 매번 선생님이 알려줘?
다 뒤집어보자!

미국의 교육 심리학자인 벤자민 블룸은, 1956년에 동료들과 함께 교육학의 6가지 목표를 정립했습니다. 학생이 한 단원을 “공부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려면 블룸이 구분한 6가지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죠.

6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식: 학습한 내용을 기억, 상기해 내는 능력 (예: 자본주의의 개념을 정의하라)
  2. 이해력: 자료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예: 예시를 읽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구분하라)
  3. 적용력: 새로운 상황에 개념을 적용하는 능력(예: 예시를 읽고 자본주의와 연관지어 설명하라)
  4. 분석력: 자료의 구성요소를 찾아내고 요소 관의 관계를 발견하는 능력(예: 자본주의에 관한 기사를 읽고 유사한 사례를 3가지 적어라)
  5. 종합력: 분산된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전체를 구성하는 능력 (예: 위 5가지 상황을 종합하여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해 예측하라)
  6. 평가력: 가치나 중요성을 판단하는 능력(예: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위 주장에 대해 비판하라)

우리에게 익숙한 순서는 1단계에서 6단계로 흐르는 “전통적인 학습법”입니다. 바로 Jeong이 고등학교 시절 윤리 시간에 공부한 것처럼요.

그런데 Jonathan Bergmann과 Aaron Sams가 6단계를 거꾸로 뒤집어버리며 처음으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란 개념을 사용합니다. 플립 러닝 방식에서 학생들은 단순 암기, 정보 습득과 같은 낮은 차원의 지적 활동은 수업 밖에서 진행하고, 적용, 분석, 평가와 같은 고차원적인 지적 활동을 수업에서 진행합니다.

어머머.. 거꾸로 뒤집혀버린 교실…
괜찮았을까요?
교육 효과가 있었나요?

스탠포드 대학교의 물리학자인 칼 위먼(Carl Wieman)은 플립 러닝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한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먼저 수강생이 많은 물리학 수업에서 집단을 2개로 나누었습니다. 두 집단 모두 11주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2주째 수업에서 실험군 집단에만 플립 러닝을 적용했습니다. 실험군에 있던 학생들은, 12주째 배울 내용을 미리 과제, 퀴즈 등으로 접했어요. 그리고 수업 시간에는 집단 토의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별도의 강의는 없었죠. 대조군에 속했던 학생들 역시 수업 자료를 미리 접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실험군과 다르게 집단 토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결과를 분석해보니, 대조군 학생들의 참여도 수치는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실험군 학생들의 참여도 수치는 45점에서 85점으로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이후 실시한 객관식 시험에서 대조군 학생들은 평균 41점에 그쳤지만, 실험군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74점에 육박했습니다. 평균 점수가 33점이나 차이가 났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놀라운 플립 러닝의 효과,
이유가 뭐죠?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교육학 교수 존 브랜스포드 (John Bransford)와 그의 동료들이 저술한 논문에서 플립 러닝의 효과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한 학생이 올바른 질문법에 숙달하기 위해서는 1) 충분한 지식적 기반이 다져져 있어야 하며, 2) 개념적 맥락 내에서의 지식과 이론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3) 지식이 구조화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상기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p16)

수업에서는 동료 학생들, 그리고 교수자가 함께 있기 때문에, 학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오류나 잘못된 방향성을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 플립 러닝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얘기합니다.

플립 러닝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한가지 충족되어야 하는 전제가 있습니다. ‘학생들과 교수자가 함께 모여있는 환경에서 가장 달성하기 적합한 교육 목표는 암기, 정보 습득이 아니라, 적용, 분석, 평가이다’라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합니다. 영어 원어민 과외 선생님을 앞에 두고 단어 암기를 하고 있으면 비효율적이듯, 단어 암기는 혼자서 해 놓은 후, 선생님과는 회화 연습이라는 ‘적용’ 단계의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적용, 분석, 평가를 할 수 없는 환경의 수업에서는 플립 러닝을 적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올바른 플립 러닝을 위한 핵심 요소 4가지

플립 러닝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선 갖춰야 할 조건이 4가지 있습니다. 함께 확인해볼까요?

1. 수업 전, 학습 내용에 충분히 노출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고차원적인 방식이 아니더라도, 미리 교과서를 읽어보게 하던가, 팟캐스트, 유튜브 영상을 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 학생들이 수업이 대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세요

어차피 수업에 와서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수업 전 기본적인 준비사항이 충족되면 포인트를 부여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3. 학생들의 이해도를 평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세요

수업 전에 미리 퀴즈를 풀어오면, 오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더 맞춤화된 수업 진행이 가능합니다. 짧게 생각을 정리하는 에세이를 미리 작성하게 한다면, 본인의 생각이 더 잘 정리된 상태로 수업에 올 수 있을 것입니다.

4. 최대한 고차원적 지적 사고를 자극하는 활동으로 수업을 진행하세요

상호 간의 토론이나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이, 학생들이 습득한 새로운 지식을 최대한 적용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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