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공부만 해서는 취업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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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생분들이 커리어 전환, 취업을 위해 코딩 공부에 열심을 다하고 계신다. 필자 역시 코딩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의 열심에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 동안 많은 학생들을 코칭하며 관찰한 내용들을 이 글에서 나누고자 한다.

코딩 공부만 열심히 해서는 취직, 이직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더 나은 팀으로 가기 어렵다. 회사는 코딩을 하는 기계를 뽑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드스테이츠의 경우 대략 5개월 정도의 개발 공부를 하고 취업을 시도하는데, 취업을 잘 하시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특징들을 한 번 살펴보자.

취업이 잘 안 되는 분들

  • 쉬운 내용도 어렵게 이야기하고, 어려운 내용은 더 어렵게 설명한다. 어렵게 이야기할 수록 수준이 높은 이야기라고 오해한다.
  • 고집이 세서 웬만해선 자기만의 방법론을 버리지 않는다. 학습과 협업에 있어 다양한 실험에 익숙지 않다. 학습 방식, 협업 방식에서의 방향을 조정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 자신의 업무 내용을 요약, 정리할 줄 모른다. 기회가 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하게 된다.
  • 자신의 과거 삶을 스토리로 만들어 전달하지 못한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재밌고 유의미하게 말해주지 못하는데 그 누가 자신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들을 수 있을까.
  • 항상 본인은 괜찮은데 문제는 남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협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나는 잘 전달했는데 상대방이 이해를 못해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 온 신경이 기술에만 꽂혀있다.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하고 우회하는 방법이나 숲을 보지 못한다.
  • 항상 기술적으로 어려운 내용과 용어를 사용하며 그래도 동료들이 잘 이해할거라 생각한다. 어렵게 이야기할 수록 실력이 있어보인다고 생각한다.
  • 일을 잘 해내는 것, 팀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기여하는 것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이 맡은 기술적 업무(코딩, 개발 등) 내용에만 집중한다.
  • 어려움에 빠져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본인이 해결할 수 있을거라 믿고 끝까지 간다. 주변에서 도와주려해도 거절한다.
  • 게임으로 치면 3인칭 시점, 버드뷰, 탑뷰를 가지지 못하고 항상 FPS 처럼 1인칭 시점으로만 활동한다. 자기객관화가 되지 않고, 스스로 보이는 부분만을 생각하며 움직인다.
  • 커리어코치, 교육 코치 분들이 도움을 주려 하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하고 주의깊게 듣지 않으며 적용하지 않는다. 본인의 경험에서 코딩 기술 말고는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취업이 잘 되는 분들

여기서 취업이 잘 된다는 말은, 단순히 취업이 된다는 말을 넘어서 자신과 기업과의 FIT까지 맞춰서 간다는 말이다.

  •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야기할 줄 알거나, 간단한 그림을 그려 설명할 줄 안다.
  • 생각이 유연하다. 다른 관점에서의 의견을 잘 수용하고, 그 중 나의 의견을 잘 섞어 종합적인 의견으로 발전시킨다.
  • 항상 겸손한 태도로 코딩 뿐 아니라, 수 많은 카테고리에서의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 코딩을 잘 하는 것을 넘어서서, 조직 내에서 일을 잘 하는 것, 좋은 팀 협업에 관심을 가진다.
  •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할 줄 안다. 마치 영화친구 김시선처럼 그의 이야기는 항상 들어도 재밌고 유쾌하다.
  • 항상 남을 돕는데 관심을 가진다. 남을 돕는 것이 가장 잘 배우는 방법임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돕는다는 것 자체가 함께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팀 협업을 잘 할 수 밖에.
  • 개발자 동료 뿐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팅 등) 의 동료들과 쉬운 용어로 소통할 줄 안다.
  • 문제가 생기면 나 자신을 가장 먼저 돌아보며 개선할 점이 있는지 찾는다.
  • 어려움에 빠져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도움을 요청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도움을 통해 배우고, 비슷한 카테고리에 대해 미래엔 스스로 해결할 줄 안다. 그리고 배운 점을 이용하여 남을 돕는다.
  • 문제를 잘 관찰하고 정의할 줄 안다. 풀어야 할 문제를 잘 고른다. 문제를 찾았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빠르게 찾아보고 실행한다.

물론 코딩과 개발을 잘 못하는데 위 내용만을 갖추고 있다고 해서 개발자로 잘 취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개발 기술과 문제해결 능력은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런 개발 능력의 범위에 대해 너무 좁게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코딩 캠프에 왔으니, 코딩 기술만을 배우러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유튜브 및 온라인에 수 많은 좋은 강의들이 있기 때문에 굳이 코딩 캠프에 올 이유는 없다. 코딩 캠프에 오는 것은 실제 현업에서 개발팀 안에서 일한다고 생각하고 함께 일 하는 방법을 배우러 오는 곳이다. 그렇다면 함께 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배우려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기업에서도 채용 시, 지원자가 신입인지, 아니면 개발이 아니더라도 다른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팀으로 조직 내에서 배운 코어 능력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똑같은 신입 개발자라도, 다른 과거 경험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배움의 속도, 팀에서 녹아드는 속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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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개발자 경력이 아니어도, 다양한 이전 과거 업무 경력이 있을 때, 개발을 배워 전직하시는 경우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업무 경험을 가지지 못한 신입 분들이 억울해 할 이유는 없다. 그 분들은 이제 취직하셔서 그런 업무 경험을 쌓고 배우면 된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코딩 캠프 안에서 동료들에게, 코스 운영자 및 코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학생 분들이 기업에 가서 다를까? 반대로, 코스 안에서도 모두에게 평판이 좋지 않은 분들이 기업에 가서는 좋은 평판을 받고 일을 잘 하실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뛰어난 수강생들은 탄탄한 코딩 실력 뿐만 아니라, 함께 일 하는 방식을 터득해 좋은 개발자로서 역량 개발 쌓는 방법을 일찍, 그리고 지속적으로 깨닫는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부트캠프는 현업의 축소판이나 다름이 없다. 취업을 위해 코딩 기술만 공부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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