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웃어서 광대가 아팠던 개발팀 워크샵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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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min readApr 24, 2024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트립 김보현입니다!

저는 백엔드 엔지니어이기도 하지만, 개발자가 되기 전에 창업을 하고 운영했던 경력이 기반이 되어 현재 개발팀의 DR(Developer Relations*) 업무를 같이 맡고 있는데요.
(*Developer Relations라는 직무에 대해서는 우형의 김범준 전 CTO/CEO님의 블로그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DR 업무를 맡기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개발팀 워크샵을 준비해보게 되었어요. 그 경험과 워크샵에서 즐거웠던 점들을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씁니다. 제가 쓰는 첫 블로그가 기술 블로그가 아닌 게 아쉽기도 하지만, 워크샵에 대한 블로그를 쓰면서 워크샵을 돌아보려고 생각하니 다시 엔돌핀이 샘솟아 막 웃깁니다.

아진짜 너무 웃었어요ㅋㅋㅋㅋ 그러면 시작합니다.

스포일러 겸 어그로:
사다리 게임 — 0.045% 확률이 가능해?

규희님(부대표, aka. CPO) 포함 개발팀 13명이 워크샵에 갔어요.
사다리게임을 총 3번 했는데요. (설거지 당번, 고기먹다 노래부르기, 아침식사 만들기) 세번 모두 규희님이 또 뽑혔어요!

13 ** 3이니까, 2,179분의 1의 확률이 우리 워크샵에서? ㄷㄷ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걸까요?

워크샵 왜 가요? — 워크샵의 목적

워크샵을 다녀오기로 일정이 정해진 직후에 부대표인 규희님에게 이번 워크샵의 목적을 뭘로 정할지에 대해 물어봤어요.

“스타트업 혹한기에 모든 팀이 영업이익 극대화를 위해 달리고 있잖아요. 아무래도 개발팀만 단독으로 가는 워크샵인 만큼 생산적일 필요가 있겠죠? 해커톤 같은 거라도 준비해볼까요?”

돌아온 규희님 답변은 꽤 명쾌했습니다.

“아뇨. 그냥 ‘리프레시’ 하나만 제대로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아멋있어. 👍🏻

“어차피 회의는 매주하고, 세미나도 매월 한두번씩 따로 하잖아요?” (만화: ChatGPT 作.. ㄷㄷ)

어쨌든 리프레시.

그동안 모두 열심히 일했으니 노트북 좀 내려놓고 하루쯤 편하게 리프레시하고 오자는 취지로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이제 그 시간만큼은 그냥 재밌게 놀다오면 됩니다. 이렇게 워크샵에서 ‘워크’가 빠지게 되었어요.

어디로 갈까요? — 장소선정

우리 개발팀이 워크샵을 처음 해본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번 하반기 워크샵도 재미 있었는데요. 회사 근처 역삼동에 위치한 모던 파티룸 라운지를 하나 빌렸어요.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기술 세미나도 했고요, 닌텐도나 다트같은 게임도 하면서 이야기도 꽤 했어요. 그것도 재미 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짧았던 것 같아요. 오전에는 업무를 하기로 하고 오후에 대관했더니, 대관시간 6시간이 금세 지나갔어요. 그래서 뭔가 아쉬운 기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값이면 조금 멀리 길게 가보자 싶었어요. 서울 근교의 에어비엔비를 찾아 보았고 영종도와 파주 주변에 40~60만원 선에서 여러 옵션들이 있었어요. 몇가지 옵션들을 찾아 보여주었고 투표 끝에 파주의 한 독채를 통째로 빌려 다녀오기로 했고요.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1층부터 4층까지 전층을 빌려 머물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근무일이었기 때문에 개발팀 13명 전원이 휴가 없이 참석하기로 하였고, 그렇게 파주로 워크샵을 떠나게 됩니다.

텅 비어 있는 ‘그 공간’의 사진을 이제와서 다시 보니, 그 자리에서 웃고 있던 팀원들의 얼굴이 떠올라 다시 즐거워지네요 ㅋㅋㅋ

자차를 보유한 3명의 팀원이 흔쾌히 픽업과 이동수단을 맡아주기로 했어요. 아니 이분들 운전하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사전에 답사까지 갔다 오십니다.

위 사진은 답사를 다녀온 분들이 찍어준 사진입니다~ 부쩍 사진에 취미가 생4겼다면서 신나게 찍어다 주셨습니다. 👍🏻👍🏻👍🏻!

워크샵 가서 뭐해요? — 워크샵 일정

장소와 일정이 완전히 정해지니 준비가 거의 끝난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나서는 함께 워크샵 준비를 도와줄 준비팀 멤버들이 생겼어요.

중구난방으로 ‘워크샵때 뭐하지’ 슬랙 스레드에 의견이 난무하던 그때, 지난번 워크샵을 준비해본 적이 있는 ‘오락부장’ 소희님이 몇분만에 타임테이블을 하나 만들어 툭 던져주시고는, 멋지게 호주로 휴가를 떠나십니다. 👍

대강 요약하면 이래요:

오… 좋은데요? “그럼 이거 거의 그대로 갑시다. 소희님”

무슨 게임 할까요? — 워크샵 프로그램

일정표에서 가장 첫 순서로 있던 세미나 지원자는 재용님 한명이었어요.

최근에 재용님이 Elasticsearch를 엄청 깊이 팠거든요. Elasticsearch를 연구하면서 비용 최적화를 이뤄낸 과정에 대해서 알뜰살뜰 공유해주셨습니다.

자유시간에는 세상 신난 장난꾸러기들처럼 웃고 떠들다가도, 세미나를 시작하니 모두 집중하기 시작. 열띤 질문과 높은 집중력에, 다시 한 번 정말 멋있는 팀이구나 싶었습니다.

세미나 내용은 재용님이 나중에 블로그로 써주실거예요! 💪🏻

일정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그램이라고 준비할 것이 사실 별로 없었어요. 자유시간으로 편성한 시간이 많기도 하고, 먹을 거 잘 먹고 부족함 없이 놀다가 돌아오면 되는 거였거든요.

이제 ‘팀워크 게임’만 잘 준비만 하면 되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많아서 빨리끝나면 빨리 먹고 늦게 끝나면 늦게 먹으면 되도록 엄청 유연한 시간 계획이었어요. 어차피 마음 편하게 ‘리프레시’ 하러 간 거니까요.

준비팀 몇명이 각자 한개씩 게임을 정해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 종학님은 코딩 게임을 준비해오기로 하셨었는데요. 코딩게임은 재미 없을 것 같다고, 더 재밌는 걸 만들어 오겠다면서 코딩게임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임은 총 3개. 그중 개발에 관련한 게임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랩탑 완전히 덮고 JUST PLAY!

3가지 게임 모두 팀 게임이었기 때문에 세 팀으로 나누어 팀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벌칙이 없으면 재미없기 때문에 지는 팀에서 설거지를 하기로 했어요.

첫번째 게임은 런닝맨에서 많이 한 ‘양세찬 게임’. 소희님이 준비해줬어요.

양세찬게임 썸네일: 런닝맨 유튜브

원래는 위에 썸네일처럼 ‘이마’에다가 내가 맞춰야 할 제시어를 두고,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을 하며 내가 누군지 알아 맞추는 게임인데요.

우리는 모자 대신에 뒷목에 제시어를 붙이고 게임했어요. 시계방향으로 옆팀에서 제시어를 정해주었는데요. 우리 팀에서 “젠데이아”와 “라자냐”를 문제내어 1팀을 수렁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아직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ㅋ 🙇🏻 🙏

제시어를 뒷목에다 붙임 + 제시어 ‘젠데이아’를 맞춰야 하는 석호님

두번째 게임은 ‘나를 맞춰봐’ 게임이었어요. 이건 제가 준비했습니다.

사전에 각 팀원들로부터 각자의 모바일 홈화면 캡처나, 재택근무 데스크테리어, 유튜브 구독채널, 어렸을 적 사진 등을 미리 받아 놓았고요. 팀별로 한명씩 선발되어 나가서 화면이 뜨자마자 손을 들고 누구의 것인지 맞추는 게임이었어요.

맞추면 100점, 틀리면 -50점 !

총 13개의 문제를 내었고, 이 게임에서 일등 팀과 꼴등 팀이 많이 갈렸던 것 같아요. 서로 공유한 사진들을 분석하면서 서로 알게되었던 이 게임도 너무나 재밌었습니다! ㅎㅎㅎ

“아니.. 홈에 크리에이트립 앱이 안깔려있다니! 이거 누구!!?”
“봐봐, 이거 위스키 잔이잖아요!?”

역전을 위한 마지막 게임은 신서유기에서 보았던 ‘라이어 게임’이었어요. 이건 서연님이 준비해주셨는데요.

출처: 디글 유튜브

라이어liar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같은 제시어를 받고, 라이어 단 한명만 다른 제시어를 받아보는데요. 라이어를 제외한 일반 참여자는 라이어가 누구인지 알아 맞히고, 라이어는 자신만 모르고 있는 제시어를 알아 맞혀야 하는 일종의 눈치게임입니다. 팀마다 두명씩 출전해서 6명을 채웠어요.

자신이 라이어인데 이겼을때는 500점, 라이어가 졌을 때는 일반 참가지들에게 100점씩 돌아가기 때문에 라이어가 역할을 잘하고 라이어의 팀원이 라이어를 도와준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게 점수를 준비했지만!

큰 이변이 없이 아쉽게 끝났습니다. ㅎㅎ

않이, 규희님 ㅋㅋ 왜이렇게 열심히 하시는데요 ㅋㅋㅋㅋ

그래서 점수 합산 결과, 결국 규희님이 포함된1팀이 꼴찌를 했어요. 이제 고기를 먹은 설거지는 1팀에서 해야합니다.

설거지 몰아주기 — 대망의 네이버 사다리게임

(feat. 종학님의 네이버 사다리 해킹 👍)

1팀이 팀 게임에서 꼴등을 했고.

1팀 5명은 다시 한 명에게 설거지를 몰아주자는 의견을 냈어요. 다행히(?) 1팀에는 규희님(부대표)이 있었는데요.

원래 규희님은 원래 개발자들이 좀더 편하게 놀게 해주겠다며, 저녁도 안먹고 집에 돌아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치만 우리는 규희님을 칼퇴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어요.

그래서 종일 기회를 엿보던 종학님의 맥북으로 사다리게임을 진행합니다. 설거지 담당 결과는 — 당연히(?) 규희님 당첨!

이렇게 쉽게 규희님을 저녁 고기타임에 분명하게 붙잡아둘 수 있던 이유는, 프론트엔드파트 리드인 종학님의 노고로 네이버 사다리가 해킹되었기 때문입니다. ㅋㅋ

미리 준비된 네이버 사다리게임 해킹 익스텐션: 아 치밀해… 👍🏻
익스텐션에 이렇게 입력하고 네이버 사다리를 켜면, 무조건 규희님 당첨!
네이버 사다리, “무조건 규희님 당첨 익스텐션”에 뚫리다.

이런 이유로 당연히 고기를 다 먹어야만 설거지를 하실 수 있기 때문에, 집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던 규희님 계획은 무산되고 함께 고기를 먹고 가게 됐어요. ㅋㅋㅋ

이 이후에도,.

“사다리 걸린사람 노래부르기할까요?” — 규희님 당첨!
“다음날 아침식사 요리하기 사다리타기 할까요?” — 규희님 또 당첨!

총 세 번의 사다리게임으로 말도 안되는 확률로 규희님이 모든 사다리에 당첨되어버린 상황이 되었고. 어리둥절한 규희님과 웃겨 죽는 팀원들 ㅋㅋㅋㅋ

결국 규희님이 설거지 하기 직전에 모두 조작이었다는 걸 실토해버렸지만, 우리는 규희님을 집에 안 보내고 고기와 술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철벽같던 부대표에게 노래를 하게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ㅋㅋ

멋진 시간 만들어준 종학님에게 감사를 ㅋㅋㅋㅋ

고기다리던 자유시간! — 저녁메뉴와 술

고기 등 식자재 구매는 대강 리스트업해서 쿠팡으로 했어요. 다행히 숙소에서 로켓배송을 미리 받아주셔서 매우 쉽게, 예산에 딱 맞춰 장을 볼 수 있었어요. 신선한 고기 출격!

고기굽기는 승우님과 정현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

술은 쿠팡주문이 안돼서 숙소로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소주,맥주를 몇개 구매하기도 했지만, 팀원들 몇 명이 각자 자진해서 준비한 술들도 있었는데요. 이 고급진 술들만 마시기에도 너무 충분해버렸어요.

고기를 다 먹고 나서는 완전한 자유시간.

루미큐브와 같은 보드게임이나 닌텐도같은 콘솔 게임을 하는 그룹도 있었고, 3층에 마련된 오락기로 철권을 하는 그룹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가 마당에서 ‘불멍’을 하며 소주와 함께 진지한 대화를 하는 그룹도 있었어요. 모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기고 서로 가까워지는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살아 남은 자들의 시간.. 블로그엔 더이상 공유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

튼튼발자들의 모임 — 아침 러닝

우리 개발팀에는 서로(만) 알아주는 튼튼발자들이 있는데요.
튼튼발자* 뭔지 아시나요?

*튼튼발자: 출처 경경수님(waterglasstoon) 인스타그램

워크샵 장소가 정해진 직후에, 우리 크트의 대표적 튼튼발자 재용님이 쓰레드에서 말합니다.

“우리 워크샵 가는 숙소 근처에 운정호수공원이라는 아주 달리기 좋은 공원이 있대요. 둘째날 아침에 모여서 달리기 하고 오실 분?”

슬랙 쓰레드에서 너도나도 좋다고 튼튼발자들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

워크샵 당일이 되었고, 저는 이 사람들 술마시는 텐션을 보니 내일 아침 러닝은 글렀다고 생각했거든요? (러닝이고 뭐고 잠이나 푹 자야지)

그런데 새벽 4시 5시까지 술을 그렇게 마시고도 아침에 달리기 하러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ㄷㄷ

러닝 주최자였던 재용님도 그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아마도 재용님도 이렇게까지 술자리가 재밌을 일인 줄은 몰랐을 거예요. 그래도 재용님이 먼저 달리기 하자고 던져놨으니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어도 어떡해요, 나가야지.

저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아침 바람에 한 2킬로미터 쯤 뛰고 나니 술과 잠이 확 깨면서 상쾌해지더라고요. 달리고 난 후 바람을 쐬면서 마시는 커피도 꿀맛이었고, 날씨도 엄청 좋았어요.

운정호수공원에서 술+잠이 덜깬 상태에서 달리고 난 후. 커피먹다가 만난 골든리트리버, 리치

‘일로 만난 사이’가 이렇게 즐거워도 될 일이야? — 마치며

웃고 떠들고 놀다가 정작 단체사진 찍는 거는 까먹음 ㅠ 딱딱한 거보다 이게 좋네요!

1박 2일이어서 아쉬웠던 워크샵 시간 동안 서로 즐겁게 원없이 떠들고 놀다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워크샵 목표였던 리프레시? 대성공입니다.

한 명 한 명이 뛰어난 개발자로 각자의 위치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로 만난 사이’에 함께 일하는 것 만으로도 서로 두텁게 신뢰하고 있는 팀이라고는 생각했는데요. 사실 워크샵을 준비하면서도 직장 동료들과 이렇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사실 재택근무때문에 일주일에 한두번 보고 있지만 —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온/오프라인에서 한 방향을 보면서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찐웃음과 영감을 주는 매력적인 사람들이라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실을 이번 워크샵을 통해 완전히 깨달아버렸네요.

이상 너무 웃어서 광대가 터져버릴 뻔 했던 2024년 상반기 워크샵 후기였습니다.

취미부자 정현님의 고급진 아침 브런치로 워크샵 마무리!

크트의 개발팀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아 뭐지. 이 팀은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고 진심으로 즐거워서,
그래서 이 팀을 더 오래 유지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을 해내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만의 이 즐거움을 블로그에 공유하는 이유는,
당연히 이런 팀에서 채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허

MAU 150만의 크리에이트립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면서 —
우리와 기분 좋은 에너지와 팀웍으로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는 실력있는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채용중인 공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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