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페이스북 Diem(구 Libra)이 뭐라고? (백서 개요 및 주요변경 사항 소개)

Jina Park
CURG
Published in
11 min readApr 15, 2021

“글로벌 빅테크 페이스북의 암호화폐(Libra) 발행 선언에 따른 통화 주권의 위협”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장 배경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다. 당시에도 페이스북은 전 세계 30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뉴스 하나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33조 원이 증발하는 영향력 있는 기업이었다. 이렇듯 거대한 민간기업의 세계 각지에서 결제 가능한 화폐 발행 선언은 각국 권위 당국에게 위협으로 다가왔다. 자신들의 고유 권한인 화폐 발행권(통화고권)을 약화시키고 통화주권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Libra 프로젝트에 대한 규제는 물론, 앞다퉈 민간 화폐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CBDC 연구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정작 불을 지른 Libra는 잠잠한 듯싶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미국 등 권위 당국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Compliance(규제 준수) 측면 등을 보강하고, Diem으로 리브랜딩 하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러 소식지에 따르면 올해(2021) 스위스 금융감독당국(FINMA) 승인을 받게 되면 자체 스테이블코인 Diem(구 Libra)를 출시할 계획이다.

<Diem Project Timeline>

본 글에서는 경직된 제도권금융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앞으로도 파급력이 지속될) Diem 프로젝트 개요 및 주요 변경사항을 소개하겠다.

Diem (한때 Libra였던 페이스북 디지털화폐)

* Diem 백서를 기반으로 작성하였다.

The Diem Mission

전 세계 사람과 비즈니스를 위한 신뢰성 있고 혁신적인 금융 네트워크 개발
- 모든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세계 어디서나 안전하고 저렴한 금융 서비스의 제공
- Diem 결제시스템은 돈의 이동이 메시지 전송처럼 쉽고 저렴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당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통해 얼마를 벌든)

전 세계인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 확대(금융포용)가 목표인 만큼 모바일 기반의 안전하고 신속한 결제를 지원하고자 한다.

<Diem 특징 6가지>

Diem 주요 변경사항 (vs. Libra)

① 기존 다중통화 코인(multi-currency coin, ≋LBR)과 더불어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single-currency stablecoin, LibraUSD, ≋USD 등) 추가

  • Diem 네트워크에서 법정 통화(USD) ➔ 스테이블코인(≋USD) 직접 교환 가능하며, 각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은 Reserve로 완전 담보됨(“fully-backed”)
    * Reserve는 (ⅰ) 현금, (ⅱ) 현금 등가물 및 해당 통화로 표시된 (ⅲ) 초단기국채로 구성
  • 다중통화코인(≋LBR)은 Diem네트워크 상의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의 합성자산
    * ≋LBR는 고정된 명목 가중치를 사용 ➔ IMF(국제통화기금)의 SDR(특별인출권) 산출 방식
  • 향후 CBDC를 디지털자산과 매끄럽게(seamlessly) 연결하는 역할 가능

② 견고한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워크로 Diem 결제시스템 안정성 향상

  • 규제당국 피드백 반영해 금융 준수, 위험 관리와 더불어 AML(자금세탁방지), CFT(테러자금조달방지), 규제 준수, 불법 활동 차단 기준 마련 노력
<Diem 네트워크 참여 주체>
  • 초기 네트워크는 Designated Dealers 및 Regulated VASPs만 접근 가능하며, 향후 관련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워크 확정 시 Certified VASPs 및 Unhosted Wallets로 접근 확대 예정

③ 비허가형(permissionless) 시스템으로의 전환 계획 취소

  • 검증자(validators)에 대한 주의 의무 부과 어려움에 따른 컴플라이언스 이슈 부각

④ Libra Reserve 보호 정책 강화

Diem 프로젝트 구성요소 (네 가지)

❶ The Diem Payment System (금융포용을 위한 결제시스템)

  • 안전하고 확장가능한 Diem 블록체인을 기술 기반으로 함
  • Diem 결제시스템이 발행하는 코인(≋LBR, ≋USD, ≋EUR 등)은 현금, 현금등가물 및 초단기국채로 구성된 Diem Reserve를 담보로 함
  • 독립적인 Diem Association 및 Diem Network에 의한 거버넌스

❷ The Diem Blockchain

목표: 수십억 명의 금융 니즈를 만족하는 글로벌 결제시스템 등 금융 서비스 기반

블록체인 요구 사항 :

  • 확장성 (수십억 개 계좌 지원을 위한 높은 트랜잭션 처리량, 저지연, 고효율, 고사양 스토리지)
  • 자금과 금융 데이터 안전을 보장하는 보안성
  • 금융 서비스 혁신을 이끌만한 유연성

접근법 :

① Move 프로그래밍 언어

  • Move는 Diem Blockchain에서 기존 거래로직 및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실행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 안전성 및 보안성을 최우선으로 함 (디지털자산과 물리적자산이 같은 특성을 가지도록 제한하는 “리소스 타입” 설정. 리소스는 단일 소유자를 가지며 이중지불 및 재생성이 제한됨)
  • 거래 자동 심사 (지불거래가 지급인과 수취인의 잔고만 변경하는지 여부 등)
  • Diem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에 대한 쉽고 안전한 설계 (지불거래, 검증 노드 관리 등)
  • Diem 네트워크 상의 컴플라이언스 설계 (트레블룰 및 프로토콜 단의 인가 심사 등)
  • 초기에는 Association 승인 후 퍼블리시 된 스마트계약만이 Diem 결제시스템 내 직접 적용 가능

② LibraBFT(Byzantine Fault Tolerance) 합의 프로토콜 채택

  • 안정성 : 네트워크의 1/3이 실패하는 상황에서도 프로토콜은 정상 작동
  • 효율성 : PoW(작업증명방식)보다 많은 거래 처리량, 저지연(low-latency), 에너지 효율적
  • 거래 종결성(finality)

③ 일반적인 블록체인 데이터 구조 활용

  • 머클 트리(Merkle tree) 구조 활용
  • 단, 일반 블록체인과 달리 블록체인을 거래 및 상태를 기록하는 단일 데이터 구조로 봄. 따라서 어떤 시점에서든 데이터 무결성 확인 가능.
    * 즉, 모든 주체(검증자, Diem Networks, VASP, 규제당국, 제3자)가 감사(audit) 가능

❸ The Diem Reserve (각종 Diem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실물자산 담보)

초기 Libra 백서에는 여러 통화 바구니(basket)로 구성된 다중통화 Libra Coin (≋LBR)만 있었다. 한편 각국의 통화 주권 침해 및 통화정책 효율 저하 우려가 커짐에 따라,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single-currency stablecoin”, ≋USD, ≋EUR, ≋GBP 등)을 추가하였다. (단, ≋LBR는 환위험 노출 및 규제로 국내 거래에 이용되지 않고 따라서 위협이 아니라는 입장은 고수한다)

<다중통화코인(≋LBR) 및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 구조>

각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은 현금, 현금 등가물, 초단기국채 등 실물 자산으로 구성된 Reserve로 1:1담보(“fully-backed by Reserve”) 된다. 따라서 돈이 새롭게 창출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렇듯 Diem Association는 복수의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시스템 비용 감소 및 효율성 증대 효과를 기대한다. 그와 동시에, 규제 기관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하며 통화 잠식 등 우려에 대응하려 한다.

더 나아가 각국이 발행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Diem Network에 직접 연결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이 경우 Diem Network는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Reserve를 보관할 필요가 없어 신용 및 신탁 위험이 경감된다. 또한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EUR)을 해당 국가 CBDC로 대체할 수도 있다.

다중통화 코인(≋LBR)은 여러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에 고정된 명목 가중치를 적용한 스마트계약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다.

<≋LBR 계산식 예시>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사용하는 SDR(특별인출권) 산출 방식과 유사하다. ≋LBR는 각국 통화로 1:1 담보된 스테이블코인의 고정 합이기 때문에, ≋LBR 또한 1:1 담보된 것과 마찬가지다.

* Libra Coin 보유자는 Reserve로부터 이자를 받지 않을 것임을 명시하였다.

❹ The Diem Association

글 작성 시점에서 Diem 웹사이트에 게시된 연합 멤버이다. 프로젝트 초기와는 변동 사항이 있지만 온라인 결제 플랫폼부터 기술, 블록체인, 비영리 단체, 통신사 등 다양한 단체가 참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출시 당시와 비교해서 마스터카드, 비자, 페이팔 등이 빠졌다. 아무래도 Libra에 대한 규제당국의 많은 우려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최근 페이팔, 마스터카드, 비자는 일제히 암호화폐 결제 지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The Diem Association>

전 세계를 모두 연결하는 결제시스템 — 잠재 위기와 기회

🌹 장밋빛 미래에 대한 섣부른 약속

유럽연합의 단일통화인 유로(€)를 생각해 보자. 유럽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통화 공동체를 형성하려 했다. 그럼으로써 국가 간 교역 등 경제활동 편리성이 크게 향상될 것을 기대했고, 실제로도 그러하였다.

다만 예측 불가능했거나 혹은 그 위험을 간과한 일도 벌어졌다. 탄탄한 제조 기반의 독일과 달리 빚(부채)을 내어 생활하던 소비 중심(관광업 등) 경제를 가진 그리스 등은 계속 부채를 축적했다. 불균형이 축적된 결과 PIGS 발 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졌다.

이렇듯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관할권)을 통합하려는 시도는 결코 달갑지 않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Reserve는 유로화뿐만 아니라 달러화 등을 포함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화폐에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잠재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로부터 화폐는 ① 교환의 매개체, ② 가치 저장 수단, ③ 가치의 척도 역할을 수행했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던 과거에 화폐의 통용은 지리적 경계(국가 등)에 종속되었다. 특정 지역에서만 교환이 이뤄지고 가치를 인정하며 또 가치를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화 및 유통 기술 발달로 국경이라는 경계가 무색해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는 온·오프라인 경계마저 지우고 있다.

이제 확실히 암호화폐는 제도권에 진입했고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다. 또한 각국은 CBDC를 검토 중이며, BIS(국제결제은행)는 multi-CBDC를 통해 상호호환되는 국제 송금 방식을 장기 연구 과제로 채택했다.

Diem 프로젝트는 글로벌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로 충분히 그 중심에 위치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써 암호화폐와 CBDC를 연결하고, 국경과 국경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온라인↔온라인, 온라인↔오프라인이 모두 연결되는 seamless한 미래를 우리는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SEAMLESS FUTURE>

참고자료 :

[1] Diem, 백서

[2] KOTRA, 페이스북의 ‘리브라’, 디지털 암호화폐의 빅뱅 될까?

[3] 코인데스크코리아, 리브라가 디엠(Diem)으로 리브랜딩하는 이유: 페이스북

[4] 조선비즈, 페이스북 추진 가상화폐 ‘리브라’, ‘디엠’으로 이름 바꿔 연내 출시

[5] Observer, How an Eloquent Congressman Stunned Mark Zuckerberg Speechless During Libra Hearing

[6] 코인데스크, Libra Rebrands to ‘Diem’ in Anticipation of 2021 La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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