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파밍에 대한 짧은 고찰

번외편

Hyunbin Jeong
CURG
6 min readMay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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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bin Jeong in Banggu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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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poor by Terra

※ 일드파밍 사전지식 체크 — 예비 농사꾼을 위한 일드파밍 입문서

잡설

루나가 된 휴지조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인심에서 곳간이 증발한 것이 벌써 2주가 더 되었지만, 테라는 아직도 코인판 이야기로 가득하다. 적당히 하고 이젠 좀 그만 보고 싶어도, 막상 새로 런칭하는 루나 소식을 일단 체크는 해 두는 본인을 보며 나도 돈에 눈이 먼 한낱 코인충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이제는 일과가 된 것 같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능성을 고려해 어느 자산 관리 업체에 맡겨 놓았던 약간의 현금과, 많은 하락이 있었지만 아직은 팔지 않을 일부 NFT를 제외하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태 이후 얼마 남지 않은 가용 자금을 어떻게 활용해야 효과적으로 상황에 맞는 운용이 가능할지 고민해야 했다.

어쩌면 같은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디파이에 입문한 이후로는 거의 모든 자금의 원천으로 일드파밍을 활용해왔기 때문에, 최소한의 캐시플로우를 먼저 확보해 두고자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자본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파밍을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남겨두려고 한다.

레버리지

레버리지 활동은 보유 자산을 담보로 부채를 끌어와 운용하는 과정을 포함하는데, 이를테면 어떤 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빌려다 변동성 자산을 추가 매입하는 것은 해당 변동성 자산에 대한 롱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되고, 변동성 자산을 빌려다 시장에 매도하는 것은 해당 변동성 자산에 대한 숏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레버리지 파밍은 AMM을 채택한 온체인 거래소에 일드파밍을 위해 자산을 공급할 때 해당 자산을 담보로 같은 자산 혹은 페어 자산을 대출하여 더 큰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더 많은 보상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빌린 자산에 대해 대출이자를 지불하기 때문에 이를 웃도는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에 진입을 고려하게 되고, 빌리는 자산의 풀 구성을 위한 단일 예치 시스템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폴리곤 기반 온체인 거래소 meshswap

빌린 자산이 매매되지 않고 그대로 유동성 풀 구성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보통의 레버리지 투자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지만, 공급된 유동성 규모가 줄어들거나 빌린 자산이 상승하면 담보가 청산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파밍은 빌리는 자산에 대한 숏 포지션을 취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들 법한 의문은, 예를 들어 유동성 풀 구성에 사용되는 두 자산을 반반씩 담보로 해서 두 자산을 반반씩 빌리면 담보 자산이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빌린 자산도 같은 방향으로 변동하니 청산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을까 싶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CPMM은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을 수반하기 때문에 두 자산의 교환비가 크게 어긋나는 시점에 청산은 반드시 발생한다. (아래 사진 참고)

솔라나 기반 레버리지 파밍 서비스 francium에서 제공하는 시뮬레이터

직전 문단에 첨언하면 어떤 자산을 어떤 비율로 구성해서 담보로 잡는다 해도, 빌린 자산과 함께 유동성 풀에 공급되는 시점에 두 자산 규모가 50:50이 되도록 스왑되기 때문에, 담보 규모가 엄청 크거나 하지 않는 한 담보 자산의 구성 비율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거버넌스 토큰 (이하 곡괭이)

곡괭이는 언젠가 부서진다. 일드파밍의 보상이자 메인 현금화 포인트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차별적인 꾸준한 매수 유인이 없는 한 모든 곡괭이는 장기적으로 우하향한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정설이다. 반박 시 님 말이 맞다.

이전 섹터에서 레버리지 파밍은 빌리는 자산에 대한 숏 포지션을 취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리고 모든 곡괭이는 장기적으로 우하향한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농부들이 향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곡괭이를 빌려 레버리지 파밍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시장 상황이 영 좋지 못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가져갈 수 있는 풀을 고르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예시로 든 메시스왑의 MESH/USDC 풀의 경우 USDC만 사용하고 MESH만 빌리는 조건에서 아래와 같은 리워드율(APR)을 제공한다.

우하향하는 자산을 빌려 레버리지 파밍을 하면서 비교적 높은 리워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메시스왑의 경우 아래와 같이 자산을 빌릴 수 있는 풀에 예치된 거의 모든 MESH 토큰이 레버리지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MESH 토큰의 교환비를 구성하는 유동성 풀의 크기가 작아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가질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다는 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툭 치면 억 하고 줄청산 나면서 차트에 그려지는 피뢰침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잠깐만요

레버리지 파밍에 진입할 때 스테이블코인만 쓴다고 쳐도, 진입한 이후에 곡괭이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 스테이블코인 수량이 많이 줄어들텐데..?

까지 생각이 닿은 당신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이세계 농사꾼!
..이런 상황에서 개소리는 한 줄이면 충분하다.

매우 예리한 지적이다. 핀테크 자문회사 Topaze.blue와 근본 온체인 거래소 Bancor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니스왑 V3에서 거래수수료 수익을 넘어서는 비영구적 손실을 입고 있는 유동성 공급자들이 전체의 약 절반에 이를 정도로,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유동성 공급자에게 입힐 수 있는 손실은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레버리지 파밍에 진입할 때에도 리워드율이 변동성을 커버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내려가기만 한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닌 것이 앞서 숏 포지션을 취하는 것과 ‘비슷하다’ 고 표현한 이유이다.

대근본 Bancor 하지만 가격은 시궁창

한 술 더 떠서

‘레버리지 파밍이 잘 쓰면 좋아, 특히 곡괭이 하방 베팅도 돼, 그래도 비영구적 손실이 있으니 너무 떨어지기만 하는 건 곤란해’

까지 정리한 다음에, 이런 생각을 해보자.

‘비교적 안전하게 곡괭이/곡괭이 페어로 레버리지 파밍이 가능하다면?’

비영구적 손실은 유동성 공급된 두 자산의 교환비가 변하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똑같이 우하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 토큰을 페어로 묶어서 비영구적 손실 리스크를 줄이자는 발상이다.

‘아니 선생님 그러면 적어도 한 쪽 곡괭이는 담보로 잡아야 하는데요?’

까지 생각한 당신이 찾아야 할 곳은 하나다.

‘곡괭이 대출이 가능한 머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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