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가 블록체인에서 구현되면 어떨까? [Zepeto and Blockchain]

Elin Park
C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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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min readFeb 19, 2021

written by BoSung Park in CURG

‘메타버스'가 미래의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Facebook, Epic Games (Fortnite), Roblox, Microsoft (Minecraft)와 같은 기업들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는 이러한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한 가상의 공간에서 ‘또 다른 나의 자아'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많은 컨텐츠와 강연들이 말한다. 하지만 이 가상세계의 생태계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 논하는 자료들이 많지 않아서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다.

필자는 메타버스가 블록체인 기술과 가장 합이 잘 맞다고 생각하며, 완성형에 가까운 메타버스는 블록체인 상에 구현될 것이라고 믿는다. 블록체인 기술과 메타버스가 만들어낼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Source: Zepeto

현존하는 메타버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성공적이라고 판단되는 제페토는 현재/미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디지털자산', ‘글로벌', ‘GenZ’ 키워드를 다 포함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 이 제페토라는 메타버스를 분석하고,
  • 블록체인 기술과 연관있는 영역을 찾아서,
  • 그 영역의 트렌드를 정리해보겠다.

글로벌 GenZ를 사로잡은 메타버스, Zepeto

Zepeto Overview

제페토 서비스 안에서는 나의 identity를 대변하는 3D 아바타를 만들어서 TikTok과 (거의) 유사한 각종 컨텐츠를 만들고, 가상의 교실, 영화 속 장면 등에 들어가서 다른 유저와 대화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유행에 민감한 GenZ를 고려하여 내 아바타가 최신곡 안무를 바로 출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작년 5월 네이버 Z 로 분사하면서 더 적극적인 파트너십이 진행되고 있다. 블랙핑크는 제페토를 통해 작년 9월 버추얼 팬사인회를 진행하였고 이 컨텐츠는 3000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 최근 JYP 엔터테인먼트의 Itzy와 Twice도 제페토를 통해 의상, 뮤직비디오 등을 공개했다. 글로벌 GenZ가 주 고객이라는점 때문에 팬덤 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것이다. 이번달 5일부터는 명품브랜드 Gucci 컬랙션을 시작했다. 올해 신상품을 포함하여 의상, 핸드백, 액세서리 등 제품 60여종을 공개하는 등 주요 기업들과의 활발한 제휴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영향력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Blackpink & Selena Gomez ‘ice cream’ Music Video

Zepeto Structure

제페토의 서비스 구조를 다음과 같이 분석해보았다. (개인의 관점이 많이 담겨있음)

source: 본 컨텐츠를 위해 직접 만든 이미지

(Technology) 3D rendering, 3D sensing 등을 위해 중국 Sensetime, Unity Engine을 쓰고 있음

(Device) 모바일에 의존: Apple App Store, Google Play를 통해 앱 내부 유료결제 진행

(Creator’s Economy) Zepeto Studio에서 크리에이터가 직접 디지털자산을 제작하고 수익창출 할 수 있음

(Marketplace) 개인, 브랜드, 기업이 아바타 전용의 디지털자산을 판매하며, 유저들은 앱 자체의 화폐로 구매

(3D Space) 1) SNS 처럼 서로 컨텐츠로 소통하는 공간, 2) 다른 유저와 함께 하는 미니게임 3) 다른 유저와 소통 가능한 가상공간 MAP들

Zepeto and Blockchain

분석한 Zepeto Structure 안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하였을 때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것이라 생각된 파트들은 (1) Digital Assets, (2) Marketplace, (3) Creator’s Economy 이다.

(1) Digital Assets

제페토 생태계를 돌아가게 하는 핵심이 바로 디지털자산이다. 회사의 핵심 BM도 아바타를 꾸미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유료판매 하는 것이다. 최근 MLB, Disney, Gucci,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과 함께 콜라보를 하며 더 특별한 (더 갖고싶은) 디지털자산을 계속 공개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NFT 기반으로 디지털자산을 만드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면 시장도 이례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이번달 18일에 공개된 2020 NFT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 NFT 거래액이 전년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고 한다. Nike, Louis Vuitton, Breitling, MLB 등 유명 브랜드들이 NFT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블록체인 이용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들도 시장을 접할 기회가 많이 생긴 것이다.

(2) Marketplace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위의 디지털자산이 자체 디지털 화폐로 거래된다. 제페토 는 Zem, Coin이라는 디지털 화폐를 갖고 있으며 in-app으로 결제하여 화폐를 사고, 그 화폐로 디지털 자산을 구매할 수 있다.

개인 Zepeto App 화면 캡쳐

위와 같은 아바타에 Gucci 가방을 하나 사기 위해서는 35 Zem (2500원) 정도가 필요하다. (현실세계에서는 살 수 없는 Gucci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밀 수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자산 거래를 위한 마켓플레이스가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많이 등장했다. Rarible, SuperRare과 같은 NFT 거래 플랫폼은 낮은 중개수수료와 투명한 거래를 기반으로 더 믿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NFT 시장이 커지면서 마켓플레이스의 거래액도 늘어나고 있다.

(3) Creator’s Economy

Creator’s Economy는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플랫폼 생태계를 의미한다. 제페토는 서비스 내 디지털자산 거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양질의 자산을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를 많이 양성하고자 한다. ‘수익보장'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작년 3월에 제페토에서 발표한 제페토 스튜디오는 유저, 브랜드가 직접 간단한 툴을 이용하여 디지털자산을 제작하고, 거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출시 한달 만에 거래액 8억원을 넘겼으며 (창작자 6만명이 2만개 상품 등록) 월 순수익 300만원 넘긴 창작자도 존재했다고 한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유튜버'라는 본업이 생긴것 처럼 제페토 안에서도 크리에이터가 본업이 될 정도로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시기도 올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중개인의 역할을 최소화하여 크리에이터가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The Sandbox 에서는 크리에이터가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고 ‘Play-to-Earn’ 이라는 컨셉을 제안하기도 했다.

각 요소를 설명해줄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각 분야에서 참고할 만한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이 기업들을 바탕으로 각 분야의 발전 현황을 설명하겠다.

source: 본 컨텐츠를 위해 직접 만든 이미지

Zepeto and Blockchain — (1) Digital Assets (NFT)

NFT기반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진행하는 스타트업 중에서는 Dapper Labs가 눈에 띈다. 크립토키티 개발사로 유명한 이 기업은 지금까지 총 $52.5M를 투자 받았으며 실리콘밸리 주요 VC중에 하나인 Andressen Horowitz로부터 초기부터 투자를 꾸준히 받아왔다.

크립토 덕후들을 위한 서비스였던 크립토키티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난 뒤로는 NBA와 손을 잡고 NBA TopShot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는 농구팬들을 위한 디지털 수집품 플랫폼으로, NBA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된 라이브 카드를 디지털 토큰 형태로 만들어서 경매처럼 팬들이 매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집품이라 팬들에게 소중하게 받아들여질 것 같다.

올해는 명품 브랜드들의 NFT 프로젝트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명품 시계브랜드 Breitling은 고객 고유의 비공개 디지털 패스포트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하였다. 디지털 패스포트에서는 시계에 연결된 디지털 소유권 인증서를 관리할 수 있다. 패스포트를 이용해 제품에 대한 주요 정보를 추적/관리 할 수 있으며, 투명하게 담당 직원과 혜택을 공유할 수도 있고, 중고거래시 더 안전하게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

Zepeto and Blockchain — (2) Marketplace

NFT를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 중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Crypto Art 발행 및 거래 플랫폼들이다. Nifty Gateway, SuperRare, MakersPlace, Async art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source: SuperRare 홈페이지

미술작품은 희소성과 소유권 증명이 중요하기 때문에 NFT로 구현 했을 때 가장 적합하다. 전 세계 아트 시장의 성장과 함께 Crypto Art 거래액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12월 NFT 기반 예술 작품 총 거래액은 그 전달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89억을 기록했다고 한다.

Coindesk: Crypto Art Data

Gen Z 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상 디지털 인플루언서 릴미켈라의 미술품이 작년에 SuperRare에서 1억에 가까운 금액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작품의 희소성과 영향력이 높아질 수록 그 가치도 올라간다. 지금은 Crypto Art가 초기 단계라서 낮은 퀄리티의 작품도 고가에 거래되는 등 크립토세상에서만 있을법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현존하는 미술품(실물자산) 거래 시장이 Crypto Art 쪽으로 적극적으로 넘어온다면 시장이 많이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SuperRare에서 판매된 Lil Miquela 미술품

미술품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NFT를 거래, 수집, 제작할 수 있는 Opensea, Rarible과 같은 플랫폼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Source: OpenSea & Rarible Website

2017년에 설립된 Opensea는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중에 가장 빨리 자리를 잡은 플랫폼이다. 120개 이상의 카테고리와 300만개가 넘는 ERC-721 기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초반부터 Y Combinator, Coinbase Ventures 등의 투자를 받는 등 탄탄하게 성장해온 서비스이다. 하지만, 2020년에 등장한 Rarible이 OpenSea의 거래액을 넘어섰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창작물을 더 올리기 편하고, 거래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 토큰을 지급해주는 등 상대적인 장점이 존재해서 급성장 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source: MESSARI

Zepeto and Blockchain — (3) Creator’s Economy

Minecraft의 블록체인 버전인 The Sandbox 게임은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 방점을 찍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source: The Sandbox 발표자료 (2020 신흥시장오픈포럼)

아래에 보이는 VoxEdit이라는 툴을 이용해서 크리에이터들은 디지털자산을 만들게 되고,

다음과 같은 마켓플레이스에서 그 아이템을 판매하여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진정한 디지털소유권이 보장된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까지 하여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게 하는 모델은 이 게임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최근에는 The Sandbox 게임에서 판매한 디지털 부동산을 직접 만든 디지털 자산으로 장식하여 더 높은 값에 땅을 되팔아 이득을 취하는 유저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현실세계 부동산 거래와 비슷한 양상)

Metaverse and Blockchain

아직까지는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non-blockchain service)와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blockchain service)사이의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이 둘의 사이가 좁혀지고 Gen Z라는 비슷한 유저층을 갖게 될 때, 메타버스에 블록체인이 적극 도입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non-blockchain 메타버스 서비스의 블록체인 도입이 정말 큰 의미가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에 새로운 유저를 유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말 미래의 가상세계에 블록체인이 필요한 존재임을 증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생겼다. Genies 라는 셀럽 아바타 서비스가 크립토키티 제작사 Dapper Labs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Genies는 3D 형태의 개인, 혹인 셀럽의 디지털 클론을 생성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100만가지가 넘는 옵션중에 선택하여 나만의 유일한 아바타를 만들 수 있으며 Facebook Messenger, WhatsApp 등과 연동하여 아바타 이모티콘을 보낼 수도 있다. 최근에는 Gucci와 협업하여 아바타 관련 디지털자산을 선보였다.

제페토와 굉장히 흡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Genies가 블록체인을 도입하기로 한 이유는 NFT기반으로 더 효과적으로 디지털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Genies는 초반부터 Justin Bieber, Cardi B, Rihanna와 같은 글로벌 셀럽의 아바타를 만들어서 팬덤 문화에 활용하고자 했다. 작년 Justin Bieber 크리스마스 특집 앨범 홍보영상도 Genies 아바타로 트위터에 공개했다. 단기적으로는 이 셀럽들의 팬들이 한정판 굿즈, 앨범 등을 구매할 때 확실한 디지털 소유권을 증명해주는 기술에 블록체인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Justin Bieber는 이미 자신의 빈티지 수집품을 팬들에게 판매하는데, 이런 실제 생활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일들을 디지털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제페토 내부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Genies와 같은 케이스처럼 NFT기반 디지털자산에 대한 블록체인 기술 적용부터 시작하여 점점 적용을 확장시켜나갈지, 자체 블록체인을 개발할지 등의 방향성은 확실하지 않지만 블록체인 업계에서 쭉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이 업계에서만 주목받을 만한 서비스보다는 미래의 메타버스를 고려한 일반 이용자도 쉽고 거부감 없이 접할 만한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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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n Park
CURG
Writer for

💻 member of CURG (Crypto United Research Group)&D3LAB / bs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