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X Blockchain, 니어 프로토콜이 그리는 self sovereignty 비전을 알아보자
박서현 | Researcher of CURG | retina10111@gmail.com
TL:DR
- 비탈릭 부테린은 AI와 블록체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교차지점 중, 새로운 목적으로서 더 나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매커니즘의 예시로 니어 프로토콜을 언급했다.
- 니어 프로토콜은 크라우드소싱을 통한 AI 플랫폼으로 시작하였으며, 결제망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이 된 이후 현재 self sovereignity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 Self sovereignty란,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의 주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니어 프로토콜은 AI에 수반되는 윤리와 신뢰 문제를 self sovereignty와 접목시켜 보다 투명한 플랫폼을 형성하고, shard community AI를 구현하고자 한다.
1. 들어가며
2024년, 블록체인 시장에서 주목받는 내러티브의 중심에 AI X 블록체인이 있다. 서로 다른 두 기술이 어떤 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니어 프로토콜의 비전을 예시로 들어 알아보도록 하자.
니어 프로토콜 (NEAR Protocol)은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샤딩 (데이터베이스를 조각내어 나눠서 관리하는 기술)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프로토콜이다. 특히 니어 프로토콜은 편리한 UI UX 제공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 설계, 실생활과 연계되는 사업개발 등에 주력을 가해왔다. 이는 사용자들의 불편한 사용자 경험을 최소화하고, 더 많은 유저들을 온보딩하고자 하는 니어 프로토콜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인 니어 프로토콜의 프로덕트로는 이더리움을 포함해 다른 블록체인과 호환 가능하도록 개발된 운영체제인 BOS와 계정추상화 기능을 활용한 FastAuth가 있다.
니어 프로토콜의 출범 배경
니어 프로토콜은 알고보면, 처음부터 블록체인이 아닌 AI로 출발한 플랫폼이다. 니어의 Co-founder인 일리야는 논문 ‘Transformer : Attention is All You Need’ 의 공동 저자다. 함께 Transformer 논문을 썼던 저자들 중 상당수가 AI 기업을 창업했으며, 각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킨 AI 분야의 핵심 기업가들이 되었다.
일리야 역시 AI 분야에서 인정받은 실력을 바탕으로, 공동창업자 Alexander와 함께 니어 AI를 창업하게 된다.
권위 있는 전문가의 창업도 초반에는 순조롭지 않았다. AI의 특성상, 플랫폼 운영에 있어 막대한 하드웨어 비용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곧 크라우드소싱 (crowdsourcing) 시스템을 해결책으로 고안해내는 배경이 되었고, 니어 프로토콜은 AI는 중국, 러시아, 폴란드를 포함한 전세계에서 노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력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국가간 송금을 집행하기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인데, 당시 존재하던 송금 솔루션보다 더 나은 결제망을 만들고자 한 것이 바로 니어 블록체인이 탄생한 배경이다.
2. AI X Crypto의 현주소와 의의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방식으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모두가 데이터를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투명성의 장점이 있다. 반면에, AI는 기계를 학습시켜 인간의 여러 능력을 인공적으로 생산해내는 기술이다. 다양한 처리 모델을 학습시키고, 생산해내는 과정에서 다량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의 주권이 특정 주체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고, 이는 곧 중앙화의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데이터를 다룬다는 공통점과, 중앙화와 탈중앙화의 교차 지점에서 AI와 블록체인의 시너지를 논의해볼 수 있다. 비탈릭 부테린은 그 중 애플리케이션 단계에서 두 분야가 낼 수 있는 시너지를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 게임의 플레이어로서의 AI : 인간의 입력값이 곧 인센티브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게임의 플레이어써 참여하는 AI
- 게임의 인터페이스로서의 AI : 사용자의 의도대로 행동이 실현되도록 인터페이스 기능으로써 작용하는 AI
- 게임의 규칙으로서의 AI : DAO와 같은 커뮤니티에 적용될 수 있는 규칙을 생성하는 AI
- 게임의 목적으로서의 AI : AI가 가지고 있는 유용성을 확대해 새로운 목적으로써 활용되는 AI
위 네가지 영역 중, 비탈릭은 특히 네번째 카테고리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한 게임의 목적으로서의 AI는 네 영역 중 가장 오랜 기간이 소요되지만 동시에 흥미로운 영역이라 설명하며,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참여자의 예시로 니어 프로토콜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과연 AI가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3. 목적으로서의 AI : 니어 프로토콜의 비전
목적으로서의 AI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 AI가 가지고 있는 문제 영역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AI는 복잡한 딥러닝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는 학습 모델로, 사용자는 입력값과 출력값 외에 중간에 어떠한 처리과정을 거치는지 알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블랙박스 문제”라 칭한다. 이로 인해 (1)사용자들이 AI를 신뢰할 수 없거나, (2)AI가 편향된 진단을 내리거나 (3)규제와 법적 요구사항의 영역에서 AI의 결정과정이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니어 프로토콜은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커뮤니티 인센티브를 창출하는 비전을 달성하고자 한다.
Self Sovereignty
니어 프로토콜의 비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self sovereignty다. Self sovereignty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선택하는 행위에 대해 온전한 주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Self sovereignty의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사용자들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주체가 제시하는 규칙을 따랐다. 만약 은행이나 정부에서 제시하는 규칙에 따라 자산의 전부를 맡겼는데, 그들이 어느날 갑자기 파산했다고 가정해보자. 이에 반해, 스스로의 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셀프 커스터디의 선택지가 주어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은행에 돈을 보관하지 않고, 시드문구와 프라이빗 키로 지갑에 접속해 셀프커스터디가 가능한 Web3 사용자 경험이 그 예시다. 이처럼 self sovereignty는 사용자에게 스스로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제공힌다.
이는 AI와도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AI는 인공적으로 지능을 생성해내는 기술이기에,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요구한다. 따라서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들 역시, 본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인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이를 학습하는 AI 모델은 더욱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블록체인은 이처럼 정보의 확실성을 확보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AI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무신뢰성의 목표를 달성하며 더 많은 데이터가 기록, 처리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궁극에는, 니어 프로토콜은 완전히 sovereign하게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예시로, 사용자가 그들의 데이터나 자산을 노출하지 않고도, 개개인에 맞게 맞춤화되어 있는 AI비서를 두는 세상을 떠올려 볼 수 있다.
Shared community AI
두번째로, 니어 프로토콜의 비전을 Shared community AI로 설명할 수 있다. 해당 키워드는 AI와 블록체인의 교집합에서 새로운 커뮤니티 인센티브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다.
Web3와 커뮤니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커뮤니티에 탈중앙화 거버넌스 및 인센티브 시스템을 접목시켰을 때, 강력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는 공통된 목적 혹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그 어떤 규모의 집단도 될 수 있다. 작게는 소수의 모임부터, 회사, 도시를 넘어 국경을 뛰어넘는 규모도 해당된다.
한 커뮤니티에서 커뮤니티 모델을 위해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용자들은 투명하게 데이터의 입력값과 출력값을 알 수 있고, 사용된 커뮤니티 모델이 선정된 것에 대한 증명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티 모델을 달성하기 위해, 니어 프로토콜은 다음과 같은 영역들을 강조하고 있다.
- 사용자들의 매스 어돕션을 촉진하는 경제적, 기술적 기회의 제공
- 블록체인과 AI 분야의 더 많은 오픈소스 기여
- 사용자들로 하여금 최대한 편리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고도화된 Web3 사용자경험
- 개인의 self sovereignty를 가능케 하는 사용자 소유 기반의 AI
- 거버넌스가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 소유의 AI 모델
실제로 가장 보편화된 모델인 Chat GPT, 머신러닝 기반의 맞춤 추천 서비스 등 AI 기반 서비스는 사람들의 실생활에 막대한 편리함을 제공해 주었다. 이러한 모델이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더 나은 인센티브 구조와 거버넌스 등에 활용된다면, 니어 프로토콜이 그리는 비전은 비탈릭이 언급한 것과 같이 목적으로서의 의의를 가지는 AI와 블록체인의 시너지에 해당될 것이다.
4. NEAR Task
니어 프로토콜은 실제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온체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인 NEAR Task를 개발중이다. NEAR Task는 AI 모델에 필요한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 일거리를 공급하는 Vendors와 해당 수요자인 Tasker사이의 마켓플레이스다. Tasker로써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는 NEAR Task를 통해 계정을 생성하고, 태스크를 고른 뒤, AI model에 필요한 답변을 작성한다. 이에 대한 보상은 니어 프로토콜을 통해 빠르고 투명하게 진행되며, 즉시 출금도 가능하다. NEAR Task는 처음 니어 프로토콜의 출발이었던 AI 크라우드소싱에 대한 수요와 블록체인으로 풀고자 했던 “결제망 서비스”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구현체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NEAR Task는 AI의 일자리 대체 문제를 보완해주는 서비스리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AI의 발전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급격하게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사항을 고려했을 때, 일리야는 오히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잡마켓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AI로 인해 발생되는 가짜뉴스 혹은 선동성 메세지 등의 리스크를 블록체인 기술이 방지해주고, 더 나아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의 영역에서도 더 활발한 마켓플레이스가 형성되는 그림을 꿈꾸고 있다.
이외에도, 니어 프로토콜은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니어 플랫폼에 온보딩하고, AI를 향한 비전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일리야는 AI와 관련된 여러 가능성과 문제점들을 세분화하고 직접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해커톤을 주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 글을 마치며
이번 글은, 현재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AI와 Crypto의 현주소와 니어 프로토콜이 달성하고자 하는 비전을 알아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니어 프로토콜은 크라우드소싱을 통한 AI 플랫폼으로 시작하였으며, 결제망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이 된 케이스다. 10억 유저를 목표로 하는 니어 프로토콜은, self sovereignty라는 비전 하에 블록체인 기술이 AI의 문제점까지 보완하고, 보다 더 나은 시스템을 함께 그려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AI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AI가 불러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니어 프로토콜이 그리는 방향대로, 두 기술의 융합이 서로의 문제 영역들을 보완해주는 것을 넘어 한 단계 더 앞선 커뮤니티 모델을 제시하는 과정이 되길 희망해본다.
Reference
https://vitalik.eth.limo/general/2024/01/30/cryptoai.html?ref=0xplayer.com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6120830021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306074291g
https://near.org/blog/self-sovereignty-is-near-a-vision-for-our-ecosystem
https://www.news1.kr/articles/?5308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