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힙합씬이 뜨겁다. 쇼미더머니10에서 심사 논란으로 시작된 염따 관련 구설수는 마미손과 염따의 싸움으로 발전했고 이 불길은 염따의 앨범 커버 및 옷 디자인에 쓰인 이미지의 저작권 문제까지 번졌다. 특히, 이 이미지의 원작자인 Corinna Marin은 이것을 NFT화 시켜 옥션에 올려놓은 상태여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는 블록체인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NFT를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언젠가는 나오게 될 NFT의 저작권과 소유권 문제를 다루고 싶었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부터 논란이 촉발되어 서둘러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NFT 생태계 내에서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해 보고 이것을 바탕으로 NFT가 이 문제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본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 Non-Fungible Token)은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을 뜻한다. NFT는 사진, 비디오, 오디오 및 기타 유형의 디지털 파일을 나타내는데 사용할 수 있다. 사본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디지털 항목의 사본은 누구나 얻을 수 있지만 NFT는 블록체인에서 추적되어 소유자에게 저작권과 소유권 증명을 해야한다. (Wikipedia)
NFT가 나온 배경
NFT는 위의 정의처럼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인데 반해, NFT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코인과 토큰들은 (FT, Fungible Token)이었다. 이 세상에는 단위 당 가치가 같은 것들(재화, 화폐, 포인트, 마일리지 등)이 있는 반면, 단위 당 가치가 다르며 그 자체로 고유한 것들(고흐의 미술품들 중 1개, 이 세상의 사람들 중 1명 등)이 있다.
NFT는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기존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FT로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 가치들을 대변하기 위해 나타났으며, 그로 인해 가치를 표현하기 위한 개수 단위가 아닌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는 새 지평을 열게 되었다.
이 글은 NFT 자체보다는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NFT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의 미디엄 링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이란?
저작권(著作權, copyright 카피라이트)은 창작물을 만든이(저작자)가 자기 저작물에 대해 가지는 배타적인 법적 권리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정되는 권리이다. 저작권은 만든이의 권리를 보호하여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저작권자는 법에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사람이 복제·공연·전시·방송·전송하는 등의 이용을 허가하거나 엄금할 수 있다. 저작권은 지식 재산권의 하나로, 인격권과 재산권으로 나뉜다. 저작권의 내용은 나라마다 다르며, 국제법은 베른 협약에 바탕을 두고 있다.
(Wikipedia)
보통 저작권이라 하면 저작물을 이용할 권리인 저작 재산권을 가리키는데, 저작권에서 정의하는 저작물은 지적·문화적 창작을 넓게 포괄한다. 일반적으로 소설·시·논문·강연·각본·음악·연극·무용·회화·서예·도안·조각·공예·건축물·사진·영상·도형·컴퓨터 프로그램·작곡·영화·춤·그림·지도 등이 포함된다.
특히, 저작물에는 물리적 매체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된 형태 역시 저작물에 해당된다. 즉 문자 형태의 어문 저작물 뿐만 아니라. 컴퓨터로 작성한 건축 설계도면, MP3와 같은 음악 저작물, DVD 영화나 비디오 같은 영상 저작물, 소프트웨어와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 그 밖에 디지털화된 미술이나 사진 저작물 등이 디지털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미 존재하는 저작권을 이용하거나 양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은 저작 재산권자에게 허락을 받아 이용하여야 하며, 허락(License 라이선스)을 받으면 그 허락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권리자가 허락 조건을 미리 명시해 놓은 경우에는 따로 허락을 받지 않아도 그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키백과에 실린 글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개발자들이 익히알고 있는 MIT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오픈소스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작물 중에서는 공정 이용 조건에 해당하여 저작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이 공정 이용 조건에는 인용, 보도, 학교, 도서관, 사적 이용 같은 것이 있다. 이때 해당 저작물을 지나치게 이용해서는 안 되며, 세세한 이용 조건은 나라마다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소유권이란?
소유권(所有權)은 물건을 자신의 물건으로서 직접적·배타적·전면적으로 지배하여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사법(私法)상의 권리를 말한다. 물권(物權)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권리이다. 이러한 소유권은 본질적으로 물건이 갖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전면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권리이자 완전물권이라는 점에서 물건이 갖는 가치의 일부만을 지배할 수 있는 제한물권과 구별된다.
(Wikipedia)
소유권은 물건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등 기타 모든 가치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작용한다. 대한민국 민법 및 일본 민법의 “사용, 수익”은 소유물을 자기, 타인이 물질적으로 사용하거나 소유물로부터 생기는 과실(천연과실 및 법정과실)을 취득하는 것을 말하며 물건의 사용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분”은 소유물이 가지는 교환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뜻하며 사실적 처분(물건의 소비·개조·파괴)과 법률적 처분(양도담보권의 설정·포기)을 아우른다.
소유권은 이와 같은 물건의 사용·수익·처분권능의 총화(總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물건에 대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고(소유권의 적극적 내용) 물건에 대하여 누구의 간섭도 배제할 수 있는(소유권의 소극적 내용) 물건에 관한 모든 포괄적 기능을 말한다.
소유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소유권을 인정하는 객체를 물건에 한정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소유권의 객체인 물건에는 유체물 이외에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도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과 같은 권리에 대하여는 소유권이 성립할 수 없으며, 공법에 의하여 성립하는 재산적 지위, 기업체와 같은 물건과 권리의 집합에 대하여도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저작권과 소유권의 관계
현실 세계의 저작권과 소유권의 관계
기존의 현실 세계에서는 이미 법적으로 정의된 저작권과 소유권의 관계를 통해 저작물에 대한 충돌을 해결하고 있다. 위의 그림에서도 보여지듯이, 물리적 저작물(미술품, 건축물, 조각, 공예 등)은 저작물을 만든 원저작권자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물리적인 형태를 띄고 있어 누군가가 소유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원작품은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다"라는 희소성에 의한 가치가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물리적 저작물을 사이에 두고 교환과 거래 등 과정에서 저작권과 소유권 사이의 분쟁이 일어난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저작권과 소유권이 충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권리를 조정하는 규정을 통해 이러한 분쟁을 해결한다.
반면, 디지털화 저작물(소프트웨어, 컴퓨터로 작성한 건축 설계도면, MP3와 같은 음악 저작물, DVD 영화나 비디오 같은 영상 저작물 등)은 물리적인 형태가 없어 소유권 자체가 통하지 않을 뿐더러 완벽하게 디지털 적으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떨어져 소유로 인한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화 저작물은 원저작권자에게 귀속되어 있는 저작권에게만 영향을 받고 소유권과는 거리가 멀다.
마지막으로 저작권이 소멸한 물리적 저작물은 원저작권자가 물리적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포기하거나 공정 이용 조건에 들어가거나 저작권 유효기간이 지나 자동적으로 저작권이 소멸한 경우에 해당하는 물리적 저작물을 뜻한다. 이 경우에는 저작권이 소멸되어 누구나 저작물에 대해 편집, 재가공 등의 이용을 할 수 있지만 누군가가 해당 물리적 저작물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라면 그 저작물에 대해 소유권을 침범하는 형태로 무단 절취나 도촬로 저작물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그 이외의 경로로 적법하게 그림에 대한 복제본을 얻었다면 마음껏 이용해도 된다.
NFT 세계의 저작권과 소유권의 관계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과 함께 NFT가 나타나자 저작권과 소유권의 기존 관계가 아주 큰 변동을 맞게 되었다. 기존의 디지털화 저작물은 무료이고 쉽게 복제가 가능하여 대체가능성을 가졌지만, NFT가 대체가능한 디지털 정보에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부여함으로써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주었다. 이와 같이, NFT는 독특한 디지털 데이터 특성을 갖기 때문에 기존의 소유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디지털화 저작물을 소유가 가능한 범주로 끌고와 저작권과 소유권 양쪽의 영향을 받게 만들었다.
앞으로의 방향성
그렇다면 NFT가 지금의 흐름대로 발전하면 어디까지 저작권과 소유권을 NFT 내에서 다룰 수 있을까?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기존에는 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저작물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디지털 소유권'이라는 권리도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NFT의 기술을 통해 기존에 소유권이 인정되기 힘들었던 디지털 저작물에 대해 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저작물에 대해 불가피한 권리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NFT는 어디까지나 블록체인에서 발급된 토큰(증표)에 불과한 것이고, NFT를 이전하더라도 블록체인 밖에서 행해지는 권리의 이전, 즉 당사자 간의 합의(계약)의 성립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또 ‘NFT 매매’의 경우 도대체 무엇을 (무엇에 관한 권리를) 거래하고 있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NFT가 당사자 간의 합의(계약)까지 다룰 수 있다면 패러다임이 달라지지 않을까?
필자는 그림에서 나타난 것처럼 NFT가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한 충돌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저작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자의 의견이다. 저작권에 대한 법도 결국은 원작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따라서, 원작자의 의견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생각한다면 원작자의 의견이 들어간 NFT는 저작권 및 소유권 분쟁을 해결할 충분히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NFT 생태계가 확장 매우 많이 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저작물에 대해 이렇게 분류가 가능할 것 같다.
- 저작권 O | 소유권 X → 원작자가 저작권을 가진 저작물에 대한 증빙서
- 저작권 X | 소유권 O → 원작자가 저작권을 포기하거나 저작권이 소멸된 저작물
- 저작권 O | 소유권 O → 원작자가 저작권을 가진 저작물
먼저 저작권과 소유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NFT는 원작자가 저작권을 가진 저작물에 대한 NFT이다. 이 NFT는 모든 저작권이 원작자에게 귀속되어 있지만 발행된 NFT에 대해서 구입을 하게 되면 소유권은 구매자에게 귀속된다. 현재의 NFT가 기존의 법 체계로 들어온다면 거의 모든 NFT는 이 형태를 띄게 된다. 그러나 원작자가 이 NFT의 라이선스 규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해당 NFT의 소유자가 일정 기간 라이선스를 가지거나 혹은 라이선스를 소유권과 함께 넘겨 받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물론 원작자의 의견에서 나온 결정이므로 분쟁이 일어날 소지는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저작권은 있지만 소유권은 없는 NFT는 원작자가 저작권을 가진 저작물에 대한 증빙서로 표현될 수 있다. 이 때의 NFT는 사실상의 소유 가치가 없다. 단지 증빙을 위한 계약 문서 정도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원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유틸리티 NFT 같은 형태를 가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저작권은 없지만 소유권은 있는 NFT이다. 이것은 원작자가 저작권을 포기하거나 저작권이 소멸된 저작물에 대한 NFT로 이 NFT를 구입한다면 구매자는 해당 NFT를 가지고 재가공, 편집 등의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결론
맨 처음에 예시를 들고 시작했던 염따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염따는 옷에 대한 모든 판매 수익금을 그림 원작자에게 넘기기로 합의했으며 해당 NFT도 13.42 이더리움에 구입을 했다고 한다. 이 경우 기존의 법 체계에서는 염따가 이 NFT를 13.42 이더리움에 샀어도 소유권만 가져왔을 뿐 저작권은 원작자의 의견에 따라 저작권을 가져온 것은 아니므로 옷의 판매 수익금을 모두 넘기는 걸로 보인다. 이 경우에 대해서도 NFT 기술이 좀 더 받쳐주었더라면 이 두 사람간의 분쟁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NFT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NFT 세계 내에서 저작권과 소유권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기존의 낡은 법 체계로는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계속해서 한정적으로 변한다는것은 현실적인 문제로 닥쳐오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는 기술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 중심에는 NFT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한 단단한 정의를 바탕으로 세워진 NFT 기술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법적인 충돌이나 분쟁들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필자는 생각하면서 이 글을 마쳐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