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거품

사실 NFT는 허상이었던 것일까?

Zix
CURG
5 min readMay 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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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붐이 사그라들고 있다. 작년 9월에는 하루에만 평균 22만건 이상 거래되었는데, 지난 4월은 하루 평균 3만건 거래에 그쳤다. 그마저도 4월 마지막 주는 하루 평균 2만 개의 거래도 일어나지 않았다. NFT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걸까? 사실 NFT는 허상이었던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을 잔뜩 담아 NFT가 작년부터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NFT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빨간 것은 거래 횟수, 흰 것은 거래액— 5월 1일 치솟은 Otherside. (출처: nonfungible.com )

아직 메타버스보다 현실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오늘날, 온라인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의 개념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게 들린다. 하루 종일 크립토복셀에서 파티를 열면 모를까, NFT가 말 그대로 쓸 데가 없다. 유의미하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현실과 유사한 메타버스가 나오지 않는 한, 사람들은 우클릭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파일을 ‘진심으로’ 살 수 없다. 그저 차익을 노리고 살 뿐이며, 결국 폭탄돌리기가 될 뿐이다.

ㅇㅇㅇㅇ

1)미술품 / 수집품

기존에 크립토펑크와 크립토키티가 있었지만, 2021년 NFT 붐은 Beeple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라는 작품이 6,930만달러(당시 약 785억원)의 가격에 판매되며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미술 역사상 3번째로 비싼 가격으로 팔린 이 작품으로 인해 작년 초에는 NFT는 곧 미술품을 의미했다. 때문에 누구나 NFT를 만들어서 올릴 수 있는 Opensea보다는, 엄선된(?) 작가의 작품만 받는 Foundation이나 Nifty Gateway가 ‘근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미술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딜러’와 ‘큰 손’이라고 한다. 좋은 안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혹은 가진 것으로 사람들이 믿는) 딜러의 추천이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큰 척도이기 때문에, 딜러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2차 거래도 딜러나 갤러리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결국 아는 사람들이 수익을 내는 구조인 것이다.

당시에는 NFT가 이러한 미술품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누구나 작품을 업로드하고 사고 팔 수 있고, 2차 거래 수수료 일부가 작가에게 돌아가는 등 여러 장점이 부각되었다. 심지어 세계 미술계 영향력 1위로 ‘NFT’가 꼽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탈중앙화 되어 있고, 무엇보다 작품을 계속 찍어낼 수 있다는 NFT의 특징은 미술품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가장 유명한 NFT 아티스트 Beeple의 작품조차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평균 거래 가격은 작년 이맘때에 비해 70% 이상 떨어진 작품이 대부분이다.

수집품은 크립토키티를 만든 Dapper Labs의 NBA Topshot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농구 명장면을 카드 형태로 담아 카드팩으로 판매하는 서비스이다. 자체 메인넷인 Flow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인기를 끌어 한때 Flow의 시가 총액이 8위까지 올랐던 적도 있으나, 이 또한 대부분 카드의 가격이 떨어지며 Flow의 가격도 하락하였다.

2) PFP / 커뮤니티

BAYC를 위시한 PFP NFT의 등장이 두드러졌고, 크라우드 펀딩 혹은 투자의 형태로 로드맵을 보고 NFT를 구매하는 민팅이 유행하였다. 홀더들과 함께 모두 들어오고 싶어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하나 대부분의 경우 쉽지 않다.

우연히 그 NFT를 민팅한 것 말고는 무엇 하나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이 가명으로 모여서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까? 그것도 언제든 사고 팔면서 멤버가 계속 바뀌는 조건 하에 말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자신을 대표하는 프로필은 단 하나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NFT가 더욱 바이럴이 되며 흥하게 된다. 결국 PFP는 디지털 명품의 포지션이 되어 일부의 NFT만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3)유틸리티

단순 PFP / 커뮤니티에서 발전한 방향이 NFT에 유틸리티가 주어지는 경우이다. 우선 자체 토큰이 채굴되고 DEX에 해당 코인이 상장되는 클레이튼 기반의 수많은 NFT가 있으나, 이 경우 소각처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위기에 봉착하기도 한다. NFT가 드랍되거나 WL를 제공하는 것도 프로젝트들의 가장 일반적인 유틸리티가 되었다. BAYC의 세럼, CloneX의 MNLTH, Azuki의 Beanz 에어드랍이 매우 성공한 사례.

4)프리미엄 멤버십

최근에는 유틸리티를 극대화한 프리미엄 NFT들이 각광받고 있다. Moonbirds는 무려 2.5eth의 살벌한 민팅가에도 완판되었고, 40eth 이상(현재 FP 25eth)까지 올랐었다. WL Raffle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툴인 Premint에서 나온 NFT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솔라나 기반의 NFT들이 특히 유틸리티를 강화한 것이 많음. 일례로 Famous Fox Federation은 스테이킹하면 나오는 자체 코인으로 솔라나 기반의 신규 프로젝트의 WL를 구매할 수 있다. 이 WL의 가격을 통해서 해당 프로젝트의 인기도도 확인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이 외에도 여러 게임 NFT, 랜드 NFT는 물론이고, M2E의 신발처럼 활용되는 방식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NFT를 활용하는 창의적인 새로운 방법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는 중이다. NFT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NFT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BAYC의 민팅이 작년 4월 30일이다. 고작 1년밖에 안 되었다는 게 믿겨지는가? Yuga Labs는 이미 40억 달러(5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NFT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고 말하기는 일러도 아직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내년, 내후년에는 시장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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