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진화의 단계와 의미 : 틸 조직이 되자!

CYDAS Korea
사이다스 코리아
4 min readMay 29, 2020

한국에서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경영분야, 조직관리와 관련해서 한순간에 일본 전역에 확산되었던 책이 있습니다.

바로 「Reinventing Organizations」라는 책으로, 한국에서는 「조직의 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출판된 바 있습니다. 매킨지&컴퍼니에서 전략과 조직분야, 인간개발 분야의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이력이 있는 ‘프레데릭 라루’의 저서인 이 책은, 일본 참의원예산회의에서 생산성혁명의 맥락으로 소개되었을 정도로 일본 사회에 선풍적인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대작이라 섣불리 요약하기가 어렵지만, 새로운 매니지먼트와 조직 운영의 모습을 소개함과 더불어, 종래의 매니지먼트와 조직에 관한 생각에 대한 ‘부작용’과 같은 폐해에 대한 지적이 이 책 내용의 골자입니다.
이 책이 제안하는, 매니지먼트의 상식을 뒤엎는 차세대형 조직은 ‘틸(Teal) 조직’입니다. ‘틸’은 청록색을 뜻하는 단어로, 책에서는 조직형태 변천과정의 어떤 한 단계를 칭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Teal’이 뜻하는 청록색이 입혀진 일본판 「Reinventing Organizations」 표지

저자는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커뮤니티와 조직을 만들어온 진화의 패러다임에 따라, 무색, 마젠타(신비형), 레드(충동형), 엄버(순응형), 오렌지(달성형), 그린(다원형), 틸(진화형)이라는 7개의 단계를 정의합니다. 색 구분은 켄 윌버의 ‘통합이론’에 기반을 두었다고 합니다. 무색(조직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상태에서 출발해, 조직이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다음 스테이지로 건너가고(다만 조건과 환경이 갖춰진 경우에 한해), 동시에 해당 스테이지는 이전 스테이지의 상태와 조건을 내포합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바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모든 조직은 틸 조직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한다, 이를 위한 방법론을 생각해나가자,라고 받아들일 수 도 있습니다. 단, 책 본문에도 일부 기재가 되어있지만 이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러한 형태의 조직형태의 적용이 적절하지 않은 조직이 있는 와중에 무리해서 이 방향으로 모든 것을 바꾸려 하면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조직형태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왜곡된 형태로 그 모습이 정의될 수 있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아직 틸 조직을 실현할 방법론과 이론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착오의 단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러한 컨셉은 10년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비슷한 조직 컨셉을 가지는 Holacracy조직을 들 수 있습니다. Amazon이 인수한, 신발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펼치는 Zappos가 이 사고법으로 조직운영을 해왔던 것이 화제가 되었죠. 이 조직에는 계층구조가 없고, 팀 단위로 모든것이 결정되어 갑니다. 즉, ‘매니지먼트’에 해당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은 긍정적인 평판이 우세했던 조직형태였지만, 최근에는 이에 관한 한계와 과제도 지적되고 있어, 아직 완성된 형태로 받아들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보다 ‘소프트’한 면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인간성과 인간관계보다는 ‘하드’한 전략, 효율성과 효능만을 중시한 기존의 방식에 대한 저항이 적지않게 이 주목의 정도에 반영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조직은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듯) 개인, 인간관계, 조직역학을 생각한 매니지먼트를 해나가지 않으면 조직은 존속할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 조직이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지, 왜 조직에 있는지, 이러한 일 그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힌트를 「Reinventing Organizations」는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견문이 잘 조합되어 있어, 가볍게 훑어보는 것 만으로는 정확한 이해가 어렵습니다. 저도 앞으로 정보를 수집하며, 주위 분들과 의논을 거쳐가면서 이러한 컨셉의 이해, 실용적인 매니지먼트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가려고 합니다. 그리고나서 조직을 ‘데이터’로서 취득 및 관리하여 매니지먼트해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데이터 기반의 조직 매니지먼트에 대해서도 추구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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