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매너온도’ 글로벌 수출기 (2)-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Karrot score 신뢰 지표 만들기

Ina Jeon
당근 테크 블로그
6 min readAug 22, 2022

안녕하세요, 글로벌 프로덕트팀 프로덕트 디자이너 Ina예요.
오늘은 지난 Adeline의 ‘사용자 조사로 유저의 목소리 듣기’ 글에 이어, 글로벌 프로덕트에서 매너온도 개선 프로젝트를 어떻게 이끌어 나갔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영미권 유저들이 헷갈리던 포인트 공감하기

지난 글에서 ‘매너온도’ 대신 ‘Karrot Score 당근 점수’로 변경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드렸는데요.
서비스명과 기능을 변경한 후에도 별점 체계처럼 ‘신뢰를 한눈에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유저 보이스가 여전히 존재했어요.

  • 어려움의 이유는 30점으로 시작되는 Karrot score에서 확인할 수 있었어요. Karrot에서 만난 30점을 가진 유저가 서비스 안에서 부정적인 활동 때문에 떨어진 점수인 건지, 신규 유저인지 알 수 없어 신뢰를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신뢰와 관련한 Karrot score의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해 중고거래 서비스를 이용 경험이 많은 12명의 유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유저들이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판단할 때 참고하는 정보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됐어요.

1. 거래 상대방이 남긴 조작 불가능한 정보들:
거래 상대방의 리뷰/피드백, 거래 횟수, 추천 비율/점수
2. 오랜 기간 활동으로 쌓은 이력들:
가입 일자, 작성한 게시글 목록, 응답 시간, 뱃지
3. 데모그래픽을 추론할 수 있는 정보들:
프로필 이미지, 닉네임, 자기소개, 동네명

그중에서도 가장 신뢰하는 정보는 거래 상대방이 남긴 리뷰/피드백으로, 누적된 리뷰 중 부정적인 내용은 없는지 참고하고 있었어요.

정리한 유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유저들의 신뢰 판단을 돕는 개선을 진행했어요.

shutterstock/Cast Of Thousands
  • 첫 번째로 ‘리뷰’를 프로필 화면 최상단에 배치했어요. 신뢰 판단에 가장 중요한 상대방의 리뷰와 피드백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왔어요.
  • 두 번째로 Karrot score를 0점에서 시작하도록 변경했어요. 30점으로 시작하는 기존 방식에서는 Karrot 활동으로 쌓인 이력인지, 신규 유저인지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어요. 0점에서 시작하면 활동으로 쌓은 점수와 시작 점수의 차이가 생겨 유저들이 Karrot score를 통해 신뢰 정보를 판단할 수 있었어요.

1,000점 만점의 Score 방식과 레벨제 도입하기

Karrot score의 시작 점수를 30점에서 0점으로 개선한 이후 기존 유저들의 Karrot score 점수가 내려갈 수 있는 문제를 발견했어요.
이와 같이 개선 이후 유저들이 맞이하게 될 문제를 방지하고자 기존의 100점 만점 점수 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모두 나열해보았어요.

  • Karrot score는 서비스 안에서 긍정적인 활동을 하며 점수를 쌓아나가는 포인트 시스템이에요. 하지만 유저들은 중고 거래 시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리뷰 점수의 평균치라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 점수가 쌓이지 않은 신규 유저를 나쁜 유저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아직 Karrot은 초기 시장이라 신규 유저의 유입이 많은 상황인데, 좋은 경험을 주는 게 중요했어요.
  • 당시 유저들의 평균점수가 40점 이하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유저를 대할 때 신뢰를 느끼기 어려웠고 이는 Karrot이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Karrot Score를 1,000점 만점으로 변경하여 점수 체계의 개선과 포인트 시스템을 확실하게 인식시키기로 했어요. 여기에 유저의 Karrot 서비스 활동 상태를 보조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Level’을 함께 도입하기로 했고요.

Karrot Score의 level system
  • 유저들이 Karrot안에서의 긍정적인 경험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재미 요소가 되길 바라며 포인트를 쌓는 동시에 레벨 업하는 성취감을 주고자 했어요.
  • ‘레벨’은 신규 유저를 표현할 수 있는 보조적인 역할도 도왔어요. ‘Novice Karroter’ 레벨 표시를 통해 거래 경험이 없지만 새로 들어온 신규 유저라는 안내를 주어, 0점이더라도 Karrot에서 좋은 거래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했어요.

Karrot Brand 녹여내기

“매너온도”는 당근마켓 하면 떠올릴 수 있는 확실하고 강력한 브랜딩 요소로 유저들에게 자리 잡혀 있어요. Karrot Score 역시 Karrot 서비스의 주요한 브랜드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 고민하며 다음과 같은 시도들을 해 보았어요.

Karrot level 정보를 제공하는 카드뷰
  • Karrot score 점수 옆 Karrot 심볼을 넣어 유저들에게 더 자주 노출했어요.
  • Karrot score 레벨별로 따뜻한 안내문구를 넣어 유저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라는 인식을 주고자했어요.
  • 레벨명 뒤 ‘Karroter’을 붙여 Karrot 유저들을 칭하고, 이후 Karrot내의 공지사항이나 이벤트에서 ‘Karroter’를 활용해 계속 유저들의 서비스 내 소속감을 강조해주고자 했어요.

이 외에도 Karrot 브랜드가 유저들에게 잘 전달되기 위해 팀원들과 다양한 레벨 명칭을 고민했어요.
그중 하나는 식물 당근의 성장기 형식인 Seed → Baby → Budding → Flowering이었어요. 하지만 당근에서 시작해서 꽃을 얻어가는 마지막이 어리둥절해지지 않냐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어요. 😂

결과적으로 Novice → Rookie → Skilled → Pro → Expert 레벨, 1,000점 유저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Legendary 레벨을 만들어 직관적인 경험 기반의 레벨명을 가져가게 되었어요.

마치며

국내에서 사랑받는 매너온도 기능이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 차이로 인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요.
Karrot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부분까지도 배경의 차이를 기반으로 고민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해외 유저들의 멘탈모델을 이해하고 서비스에 적용하는 소중한 경험도 할 수 있었고요.

Karrot score 기능 개선은 이제 시작일 것 같아요! 서비스 내에서 꾸준히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점수와 레벨을 올리고 싶어지는 동기부여를 주어야 하거든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Karrot score의 신뢰 지표로서의 기능에 집중했지만 이후 더 많은 재미 요소들을 추가해 유저들이 서비스를 자주 방문하도록 발전시켜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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