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디자인 챕터의 첫 컨퍼런스 참가 이야기

Hyunji Ma
당근 테크 블로그
9 min readApr 14, 2022

안녕하세요, 당근마켓 프로덕트 디자이너 James, Hazel, Lena예요. 2021년 말, 당근마켓 디자인 챕터는 처음으로 컨퍼런스에 참여했는데요.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가장 가까운 서비스 만들기”라는 타이틀로 사용자와 함께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사용자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지 나눴어요. 이번 글을 통해 발표와 라이브Q&A에선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준비 과정을 공유하려고 해요.

* 스펙트럼 콘(Spectrum Con)은 디자인 스펙트럼에서 매년 열리는 디자인 컨퍼런스예요. 2021년 스펙트럼 콘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EO 스튜디오 함께 유튜브 라이브로 12월 4일, 5일 양일간 진행됐어요.

당근마켓 디자인 챕터가 궁금하세요?

사실 당근마켓 디자인 챕터는 이전부터 외부 행사에 참가 요청을 받아 왔어요. 그동안은 디자인 챕터가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외부 행사에 집중하기 어려워 참가를 미뤄왔는데요. 당근마켓이 성장하면서 디자인 챕터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졌어요. 동시에 디자인 챕터 동료도 늘어나면서 당근마켓의 디자인 챕터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가하게 되었어요.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일하는 방식 돌아보기

스펙트럼콘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했던 고민은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지?’였어요. 처음으로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만큼, 저희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주제를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당근마켓 디자인 챕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근마켓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일까? 사용자들이 당근마켓을 쓰면서 다른 서비스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사용자와 제품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결국은 사용자

주제 선정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발산하며 키워드를 뽑아봤어요. 그랬더니 모든 키워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주제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바로 ‘사용자’ 였죠.

당근마켓 프로덕트 디자인 원칙 제 1번은 ‘당근마켓의 성장을 위한 개선인가요?’ 예요. 여기서 말하는 성장의 기준은 바로 사용자죠. 이 개선이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죠. 당장의 지표를 올릴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해친다면 진행하지 않으려고 해요.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이 가치에 공감하고 있어요.

당근마켓 디자인 챕터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

그래서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법 나눔🧡해요’라는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어요. 당근마켓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녹일 수 있는 주제였죠. 어떤 예시를 전할까 아이데이션 한끝에 몇 가지 사례들이 떠올랐어요.

  • 당근마켓은 지역 별로 작게 테스트하며 검증해요.
  • 당근마켓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시는 사용자분들이 계세요.
  • 투표와 같은 사용자의 직접적인 참여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요.

저희에겐 익숙한 사례들이지만 처음 들으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에 녹여 설명하기로 했어요. 이렇게요.

작은 테스트로 제품을 만들고 (지역 별 테스트 사례) → 그 제품 안에서 사용자가 기여하게 하고 (사용자 가 제품에 직접 참여한 사례) → 제품이 고도화되는 과정(사용자의 투표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킨 사례)

본격적으로 발표 준비하기

Step 01. 장표 제작과 발표 연습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발표할 내용을 구체화하면서 동시에 사전 촬영에 쓰일 장표도 준비했어요. 피그마를 이용해 세 명의 디자이너가 각자의 분량을 동시다발적으로 작업했어요. 준비한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한 장에 한 가지 내용만 담았고, 모션을 입혀 생생함도 더했어요. 또한 발표를 듣는 분들도 사용자라 생각하고 어려운 전문 용어는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장표의 글씨가 너무 작지는 않은지, 내용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빠르지는 않은지 꼼꼼하게 살폈어요.

장표 제작을 마치고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시작했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하고자 여러 번의 리허설을 거쳤어요.

Step 02. 프로필 사진 촬영 & 사전 녹화

참가 신청 페이지에서 사용될 프로필 사진도 찍었어요.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함께 찍은 사진이 없어서 오피스 라운지에서 당근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어요. 사진 찍는 게 어색해서 몇 번이고 다시 찍었지만 계속 비슷한 모습이어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당근이 덕분에 당근마켓 다운 사진이 나와서 다행이에요.

당근이 얼굴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자세를 잡다보니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James와 Hazel

발표 세션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어요. 스텝분들과 스펙트럼콘 진행자이신 지홍 님께서 저희가 긴장하지 않도록 차근차근 도와주셔서 무사히 녹화를 마칠 수 있었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방송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들어가는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녹화를 마치고 영상을 함께 보면서 체크했어요. 목소리와 자막의 싱크가 잘 맞는지, 내용 전달이 어색한 곳이 있는지 다같이 꼼꼼하게 검수한 뒤에 녹화를 마무리 했어요.

Step 03. 라이브 방송

대망의 스펙트럼 콘 첫날, 당근마켓은 두 번째 순서로 발표했어요. 20분의 발표 세션에 이어 40분 동안 라이브 Q&A가 진행됐어요. 주말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500여 명의 많은 분들이 실시간으로 함께해 주셨어요. 당근마켓 팀원 분들도 삼삼오오 모여 스펙트럼 콘을 관전했어요. 유튜브 채팅으로 올라오는 다소 극성맞은(?) 응원 세례에 긴장이 풀리기도 했어요.

Q&A 시간에 좋은 질문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그중에 인상 깊었던 내용을 공유할게요.

Q. 당근마켓은 많은 분들께서 동네에서 중고거래를 하는 서비스로 알고 있지만, 오늘 말씀해 주신 내용들은 그를 넘어 지역 내 커뮤니티를 굉장히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당근마켓에서는 지역 내 커뮤니티를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하나요?

네, 맞아요. 중고거래는 시작이에요. 지금도 중고거래 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이웃과 모임을 가질 수도 있고, 동네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에게 문의할 수 있어요. 지자체와 주민들의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하고요. 실제로 구청장이 주민들에게 안내글을 ‘동네생활’에 쓴 적도 있었어요. 이렇게 모바일 앱인 당근마켓에서 오프라인 실생활까지 이어지고 있는 ‘연결’을 더 강화하고자 해요. 키노트 세션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는 하고 싶은 게 정말 정말 많은데요. 아직도 동네에서 연결되지 못한 가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런 불편함을 해결하고, 우리 주변을 더 가깝게 연결하고 싶어요. 아직 준비 중이라 미처 말씀드리지 못하는 서비스들도 있는데요. 앞으로 많이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당근마켓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사용자’ 요. 당근마켓 디자인 원칙에서도 사용자 중심의 작업인지 계속해서 질문하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전사적으로 당근마켓 성장에 도움이 될지라도 사용자 경험을 해친다면 무엇이든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려고 해요. 그래서 디자이너가 보기에 아름다운 디자인보다는, 사용자에게 유용한 디자인을 생각하는 편이에요. 저희가 많이 하는 질문이 있는데요. ‘이거 우리 엄마, 아빠, 할머니도 잘 쓰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려고 노력해요. 실제로 저희 엄마도 핸드폰을 잘 못 다루시지만, 당근마켓은 잘 쓰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 가치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리고 모든 직군이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로서, 함께 제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개념으로 일하고 있어요. PM이 피그마로 화면을 제안하기도 하고, 개발자가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기도 해요.

이 외에도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드렸는데요. 당근마켓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길 바라요. 저희 역시 Q&A 시간을 통해 다시 한 번 당근마켓과 제품 디자인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컨퍼런스를 마치고

컨퍼런스를 마치고 함께한 동료들과 소감을 나눴어요. 저희가 나눈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은 귀한 시간이었어요.

  • James : 당근마켓에 온 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되었는데요. 물리적으로 긴 시간은 아니지만, 저 자신에게는 지난 2년의 시간이 밀도 있는 시간이었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번 스펙트럼콘 참여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그동안 저와 그리고 함께 고민하고 고군분투하는 동료분들의 이야기, 사용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첫 외부 행사이니 만큼 부담스럽고, 떨리고,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동료들의 도움과 응원이 큰 힘이 되어서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Lena : 예상은 했지만 컨퍼런스에 스피커로 참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저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역시 도전은 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제가 나오는 영상은 아직도 다시보기를 못하고 있다는 사실…)
  • Hazel : 저는 출연자 중 가장 뉴비인 멤버였는데요. 제임스와 레나, 그리고 함께 도와주셨던 팀원 분들이 있었기에 모든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저도 잘 몰랐던 당근마켓의 히스토리를 알게되는 시간이었고, 제품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또 앞으로 디자이너분들, 그리고 팀원분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제품에 대해 책임감도 더하는 좋은 기회였어요.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당근마켓 디자인 챕터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에요.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당근마켓은 지금 함께할 동료를 찾고 있어요. 당근마켓 프로덕트 디자이너 직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채용링크를 꼭 확인해주세요.

우리 주변을 더 가깝게, 저희와 함께 연결의 가치를 만들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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