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업무용 컴퓨터 선택하기 글을 작성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당근마켓은 4년 전보다 구성원들도 늘어나고 주변 상황으로 업무용 장비 기준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4년간의 변화
2020년 마주하게 된 코로나 19 상황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되는 와중에 업무용 장비 지급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확진자 상황에 따라 강제 재택도 하는 등 아이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자진해서 아이맥을 반납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반납된 아이맥은 추후 다른 구성원이 필요한 경우 지급되었습니다. 인텔 아이맥이 단종되는 상황에서 다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역시 장비는 배신하지 않아요!?)
2018년에는 27인치 4k 모니터는 광활한 업무 영역과 선명한 텍스트 렌더링으로 업무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4년이 지난 2022년은 모두 27인치에 적응해버렸고 더 넓은 화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32인치 혹은 와이드 모니터 등 화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의자. 이제 IT 업계에서는 다들 허먼밀러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몇 년 전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정도 였다면 이제는 많은 회사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개인적으로 허먼밀러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편입니다.)
업무용 장비도 1 + 1 그리고 M1
4년 전에도 노트북 2대를 가지고 싶다는 요구사항이 있었지만 노트북은 들고 다니는 건데 왜 2대가 필요하냐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집에도 노트북 회사에서도 노트북을 사용하면 출퇴근 때 안 들고 다녀도 되고 편리했습니다. 다만 노트북은 데스크톱보다 성능이 안 좋은데 굳이 비싸고 성능 안 좋은걸 2대 살바에야 데스크톱 1대 + 노트북 1대가 더 좋은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타당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애플 M1이라는 변수가 나왔습니다. M1 은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맥북보다 성능이 좋았고 일부 작업들에서는 아이맥보다도 성능이 좋았습니다. 더 이상 아이맥이라고 성능이 더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당근마켓에서는 업무용 장비를 2대까지 선택 가능하도록 기준을 변경했고 노트북 2대도 가능해졌습니다. 개발자 한정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동일한 기준입니다. 애플 M1 장비도 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M1, M1 Pro, M1 Max 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커스텀 모델의 경우 리더와 협의해서 메모리, SSD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업무용 컴퓨터 2대에 M1을 선택할 수 있어서 기존 구성원들이 추가로 M1 장비를 많이 신청했습니다. 이렇게 오늘 당근마켓에는 71대의 M1, M1 Pro, M1 Max 장비가 도착했습니다. 비용이 크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할인받으면서 빨리 지급하기 위해 노력한 피플팀 Logan 에게 감사합니다.
이제는 32인치 시대
당근마켓의 기본 모니터는 LG 27UK850 모델이었습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고 집에서도 32인치를 사용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32인치 4k 모니터를 선택 가능하게 했습니다. 32인치 요구사항은 있는데 정말 좋은 건가 해서 집에 구매해서 사용해 보니 좋더라고요. 😆 회사에서도 미리 4대를 구매해서 한 달 정도 구성원들이 사용해 봤습니다.
당근마켓의 새로운 기본 모니터는 LG 32UN880 입니다. 4k 해상도에 모니터암이 내장된 모델입니다.
전에 사용하던 LG 27UK850 모델과 마찬가지로 32UN880 모델 역시 가격은 비싸지만 그에 못지않은 성능을 가진 제품으로 LG 에서 한정적으로 물량을 풀어서 총무 담당자 입장에서는 신규 입사자에게 주려고 보니 모니터 물량이 없어서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 등 관리가 어려운 모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무용으로 많이 지급되는 타사의 브랜드 모니터는 수급 등에서 안정적이고 할인도 더 받을 수 있겠지만 최고의 업무용 장비를 지급하기 위해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32인치 모니터와 함께 삼성 34인치 와이드 모니터도 선택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와이드 모니터에 대한 요구사항도 있어서 선택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해상도가 낮아서 글씨가 흐릿한 부분은 아쉽습니다.
32인치나 34인치 모니터 모두 한 개의 화면이 커지면서 듀얼 모니터에 대한 요구사항이 줄어들 수 있으니 이것까지 고려하면 비용에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32인치 받은 개발자들 보니 여전히 듀얼 사용하시긴 하더라고요 ㅋ
허먼 밀러 의자
당근마켓의 일부 멤버들은 이전 직장에서 허먼 밀러 의자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었는데 다들 그렇게까지 사용할만한지 의문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의자보다는 스탠딩 책상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스탠딩 책상은 지급 했지만 의자는 일반적인 20만원 가량의 퍼시스 의자를 선택했습니다.
어떤 이유였는지 몇 달이 지난 시점인 지금은 기억이 안 나지만 구성원들의 요구로 허먼 밀러 의자로 교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개인의 선택에 맡기기 위해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탠딩 데스크 + 일반 의자” 혹은 “일반 책상 + 허먼 밀러 의자" 였는데요. 스탠딩 데스크에 허먼 밀러 의자 하지 왜 이랬냐고 할 수 있는데 무작정 좋은 것만 하기보다 본인이 일어서서 일하기를 선호한다면 의자를 굳이 더 비싼 거 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 구성원이 늘어나고 조직 변경에 따른 책상 배치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현재는 스탠딩 데스크 + 허먼 밀러 의자로 통일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모든 장비를 한 번에 바꾸지는 않고 신규 입사자부터 차례차례 바꾸고 있습니다.
마무리
당근마켓은 창업 초기부터 좋은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업무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도 서비스를 잘 만들기 위한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회사의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비싼 거 다 살수 있게 하면 되지 왜 이렇게 모델 선정이나 교체 계획을 고민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통해 좋은 업무 장비에 대한 설득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적절한 비용을 추구해서 앞으로 더 좋은 업무 장비를 지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회사들과 좋은 장비로 열심히 업무를 하기 위해 회사를 설득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